CRITIC 백남준의 작품 이 던지는 화두들

김지훈 중앙대 영화·미디어연구 교수

2013년 3월 나는 스미소니언 미술관의 백남준 아카이브를 방문했다. 단 하루의 짧은 체류기간 동안 그곳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기록물은 수십 장의 천공카드(punched card)와 초기 컴퓨터 언어인 포트란(Fortran) 연산명령의 프린트물들이었다. 이것들은 백남준이 1966년부터 1968년까지 벨 전화연구소(Bell Telephone Laboratories)에서 방문예술가로 일하면서 수행한 컴퓨터 실험의 성과들이었다. 나는 이 기록물들이 지금까지 국내외 백남준 연구에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벨 연구소에서의 작업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가설을 갖고 미술관을 떠났다. 그로부터 약 2년 후, 스미소니언 미술관은 아카이브에 보관된 백남준의 초기 컴퓨터 작업 3편이 기존의 작품목록에 등재되지 않은 작품들이라는 점을 공식화했다. 이 작품들 중 하나는 내가 백남준 아카이브에서 살펴보았던 천공카드와 프린트물들이 포함된 <에튀드 1(Etude 1,1967~1968)>이었다.
<에튀드 1>은 백남준이 벨 연구소의 아날로그 컴퓨터 GE-600을 사용하여 프로그래밍한 포트란 언어로 생성된 전자 드로잉을 포함한 미완성 작품이다. 백남준은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포트란 언어로 팩스용지에 네잎클로버처럼 생긴 네 개의 동심원을 그렸다. 이 네 개의 동심원은 “God” “Dog” “Love” “Hate”라는 네 개의 단어로부터 생성된 형상이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이 작업이 백남준의 잘 알려진 비디오 및 인터미디어 작업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향후 연구의 몫으로 남지만 몇 가지 접근경로(access point)들은 확실히 눈에 띈다. 우선 백남준 본인의 의도를 따르자면 <에튀드 1>은 퍼포먼스와 비디오를 통해 현대음악을 혁신하고자 했던 그의 아이디어가 연장된 결과다(1960년 퍼포먼스 <에튀드 포 피아노 포르테(Etude for Piano Forte)>를 함께 떠올릴 수 있다). 백남준은 벨 연구소 방문을 위해 록펠러 재단에 보낸 편지에서 “음악사에서 최초의 컴퓨터 오페라를 작곡하는 것이 나의 야망”이라고 쓴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에튀드 1>의 동심원은 비록 무성이자 미완성이지만 백남준이 구상한 컴퓨터 오페라의 악보라는 의미를 갖는다.
또 다른 접근경로는 백남준의 벨 연구소 작업을 컴퓨터에 기반을 둔 실험 애니메이션과 확장영화(expanded cinema)의 맥락에서 평가하는 것이다. 내부에 필름 프로젝터와 드로잉 시스템을 구비한 아날로그 컴퓨터는 알고리즘에 근거한 컴퓨터 언어의 시각적 표현 가능성을 탐색하던 당대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도구였다. 1960년대의 벨 연구소는 바로 이 예술가들의 실험을 후원했다. 케네스 놀턴(Kenneth Knowlton), 스탠 반데르비크(Stan VanDerBeek), 마이클 놀(A. Michael Noll), 릴리안 슈워츠(Lillian Schwartz)는 바로 벨 연구소에서 컴퓨터의 코드를 추상적이고도 복잡한 형태들로 변환시키는 작업들을 만들어냈다. <에튀드 1>의 동심원은 바로 이들의 작품들과 닮아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백남준이 컴퓨터의 숫자와 점들로 작업한 애니메이션인 <벨 연구소에서의 디지털 실험(Digital Experiments at Bell Labs, 1966)>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 두 경로보다 더 중요한 접근경로는 미디어 고고학적인 관점에서의 질문이다. 무의미해보이면서도 고도의 시각적, 언어적 유희를 포함한 이 동심원 형상은 백남준이 상상했던 컴퓨터와 디지털에 대한 관념들을 담고 있다. 이 관념들은 오늘날 컴퓨터 문화의 가능한 과거들에 대한 암시를 전해준다. 단순함과 복잡성을 함께 표현한 동심원 형상은 오늘날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과거를 비춰준다. 그러면서도 언어와 시지각의 유희를 표현한 이 형상은 백남준이 상상한 컴퓨터가 표준적인 컴퓨터와는 달랐음을 시사한다. <노베르트 위너와 마르셀 뒤샹>과 같은 글에서 백남준이 제시한 우연과 불확정성의 논리를 구현한 컴퓨터(즉 위너의 사이버스페이스보다는 뒤샹의 아이디어가 구현된 컴퓨터)라는 관념이 <에튀드 1>의 작업과정과 결과물에 표현되어 있다. 실제로 <에튀드 1>의 동심원이 뒤샹의 영화적 실험인 <빈혈증 영화 (Anémic Cinéma, 1926)>와 닮았다는 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이처럼 <에튀드 1>은 백남준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일련의 과제들을 제기하는 동시에 그의 비디오아트 및 퍼포먼스 작업들과의 새로운 접점을 마련한다. 이런 시사점들을 밝히기 위해서는 국내와 미국을 종횡하는 초국적이고 교차학제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 연구가 실현될 환경은 불행히도 충분치 않다. 스미소니언 미술관에 백남준의 작업들과 문서들을 기증한 Nam June Paik Estate와 국내 백남준 관련기관과의 불편한 관계가 이런 사정을 낳았다. 국내 연구자들의 방문연구와 해외 연구자들의 국내 방문연구가 활성화될 때 백남준에 대한 연구가 현재진행형이 될 것이다. <에튀드 1>을 발견한 조지아공대의 그레고리 진먼(Gregory Zinman) 교수는 현재 존 한하르트(John Hanhardt)와 백남준의 글들을 모은 모음집을 MIT출판사에서 출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위 백남준 <에튀드 1> 1967~1968

REVIEW

크리스틴 아이 추 개인전
송은아트센터 4.28~6.20

강렬한 색채와 추상적 형태의 페인팅 작업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여성작가 크리스틴 아이 추의 국내 첫 개인전.
종교적 해석과 뛰어난 색채가 돋보이는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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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DSC

박철 개인전
다도화랑 4.24~5.9

오랜 기간 형상적 부조작업을 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부조와 드로잉을 조합하여 ‘작가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부조 끝부분에 여백을 두어 자연스러움의 미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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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H

홍석창 개인전
갤러리 H 5.20~6.16

거침없는 운필과 분방한 화면 표현으로 문인화를 그려온 홍석창의 개인전이 개관전으로 열렸다. 작가는 선명한 원색과 천진난만한 유희가 있는 화면 구성으로 자신만의 동양화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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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옥션 (2)

이정규 개인전
통인옥션갤러리 4.22~5.11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작가에 대해 “사람 중심의 인간애를 표현하며 감성을 전달한다”고 표현했다. 자연풍경을 담은 그의 작품은
자연의 본질과 생명의 에너지를 표현하며 자연의 숭고미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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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아이지 (2)

상처 바라보기
LIG아트스페이스 한남_STUDIO L 5.7~30

용도 폐기된 질료를 재발견해 새롭게 탄생시키는 작가 정현과 연평도 사건의 참화 현장을 담은 사진을 선보인 홍상현의 2인전.
<힐링 모자이크전>의 1부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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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_열화당 (1)

이석우 개인전
열화당 갤러리로터스 4.1~5.31/6.1~7.31

겸재정선기념관 관장이자 역사학자인 이석우의 그림전. <책 사이에 그림을 걸다> 이후 4년 만에 열린 전시로 이번 전시의 제목은 <옛것에서 오늘을 찾다>다. 전시는 1부와 2부로 나눠 열리며 일부 작품이 교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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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진 (1)

최익진 개인전
갤러리 자인제노 4.15~30

재료와 기법상의 실험정신을 작품에 구현해 한국화의 외연을 넓혀 온 최익진의 개인전. 작가는 실크 천 위에 검은색 잉크를 풀어 스퀴즈로 당겨 유리 뒷면에 착색하는 기법을 사용해 수묵화 같은 효과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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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에고

Something Happend
알떼에고 5.7~6.19

Khai Kim, 훗한나, 고등어란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가 3인의 전시로, 불안 부재 트라우마 등 살면서 느끼는 내밀한 감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각 작업의 알레고리 사이에 맞닿은 지점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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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규

조승규 개인전
수원문화재단 기획 전시장 5.9~16

작가는 평면, 입체,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한다.
이경모 미술[section_title][/section_title]평론가는 조승규를 “빛의 파동 및 색채의 연속성, 형상의 해체와 조합, 형태의 실험과 질료의 탐구를 거듭한 작가”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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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예지 (3)

류예지 개인전
토포하우스 5.13~19

일상의 오브제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작가만의 톡톡 튀는 상상의 세계를 펼친다. 작가는 단순한 대상 표현과 아름다운 색감, 재치있는 작품 제목을 통해 대중에게 미술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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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정 개인전

문혜정 개인전
갤러리 파비욘드 5.19~30

<Time and Tide>란 타이틀의 작가 문혜정의 제17회 개인전이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암시하는 여러 조각의 조합된 풍경화에는 화가로서 자신의 삶과 작업에 대한 반추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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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석 (1)

홍찬석 개인전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5.13~19

작가는 자연의 위대함, 신비로움, 희망적인 에너지에 매료됐다. 새와 나비, 나무, 태양 등이 화면을 채우며 생명의 에너지를 화폭 가득 담았다. 자연의 순환을 그린 그림을 통해 자유로운 상상력을 자극한다.

PREVIEW

잉카 쇼니바레
대구미술관 5.30~10.18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으로 날카로운 주제의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 잉카 쇼니바레의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 작가는 폭넓은 인문학적 통찰력으로 역사와 문학, 미술사와 음악사를 넘나들며 역사의 이중성, 문화적 혼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아프리카적인 소재를 주로 사용하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사유는 보편성을 지닌 채 시대를 반영하며 서구 제국주의에 의해 자행된 아프리카 식민주의 역사를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서구중심적 사고체계에 의한 차이, 차별, 배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생물학적 ‘다름’을 이유로 야만적 침탈을 서슴지 않았던 강자들에 대한 비판이 숨어있다. 많은 노력에도 해결되지 않는 ‘흑’과 ‘백’의 비극적 상흔을 웃음과 깊은 여운을 통해 전한다. 침략을 통한 역사적 단절과 정신적 약탈을 통한 정체성의 상실이 빈번해진 세상에 대해 말하는 이번 전시는 조각, 평면, 설치, 영상작업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87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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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스테판바토리

폴란드, 천년의 예술
국립중앙박물관 6.5~8.30

쇼팽과 코페르니쿠스의 고향, 폴란드의 국보급 예술작품들이 국내로 반입돼 한 자리에 모인다. 폴란드의 역사와 예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대규모 기획 전시로 19-20세기 회화와 조각 등 폴란드 예술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얀 마테이코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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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우리가 알던 도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5.19~10.11

주거환경으로서, 사회시스템으로서의 도시에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온 강홍구와 박진영 두 작가의 시선을 통해서 우리가 사는 도시에 대해, 그리고 도시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사진이라는 매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박진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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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아

함경아
국제갤러리 6.4~7.5

사회 속에서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는 급진적이고 정치적인 이슈들을 개인적 삶의 실천적 문제로 보고 상관성 규명에 천착해 온 작가 함경아의 개인전. 이번 전시는 대규모 신작 자수회화 시리즈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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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카렐

니나 카넬
아르코미술관 5.29~8.9

물질의 성질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유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드는 스웨덴 출신의 조각가 니나 카넬. 이번 개인전 <새틴 이온>에서 에너지의 변환 과정을 아름답게 가시화한다. 전통적인 ‘조각’의 개념을 넘어서 물질의 의미와 개념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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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훈

성동훈
사비나미술관 6.12~7.12

지난 25년 동안 공업용 특수시멘트와 금속을 이용해 고유한 물성을 드러낸 거대한 규모의 조각작품을 제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5년간 대만, 중국, 인도 등 국내외에서 제작한 작품 20여 점을 총망라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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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김준
박여숙갤러리 5.22~6.21

‘문신작가’로 잘 알려진 김준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에서 발표되지 않은 신작 ‘Somebody’ 시리즈의 디지털프린트 및 영상 작업을 선보이며 가짜 살덩어리 오브제 위에 문신을 새긴 초기작들도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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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 우에마츠

케이지 우에마츠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5.26~8.23

신체와 오브제, 오브제와 환경, 혹은 그 모든 것 사이의 관계와 역할에 대한 관심을 중력, 만유인력, 천문학적 관점 등으로 작품에 표현해 온 케이지 우에마츠의 개인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1970년대 사진작품에서부터 최근 설치작업까지 광범위하게 펼쳐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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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GA-03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
대전시립미술관 5.23~8.23

20세기 한국 근현대기의 문화사적 관점에서 한국미술을 재조명한다. 19세기 후반의 장승업과 그의 제자들로부터 출발하여 경제개발과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나타난 예술작품을 60여 명의 작가의 대표작을 통해 압축해 보여준다.
권진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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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김윤숙

mind-scape
닻미술관 5.10~7.12

많은 요소들이 일으키는 감정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모았다. 이번 전시는 감정의 요소와 정서를 각각의 방법으로 담아내는 5명의 여성작가 김미경 김윤숙 미니리 아만다 이진원이 작품을 통해 마음의 풍경을 소개한다.
김윤숙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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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권기범

옅은 공기 속으로
금호미술관 5.27~8.23

흑과 백을 중심으로 공간과 대상의 유기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전시. 회화, 영상, 사운드 등으로 구성된다. 무채색의 미감과 조형성에 대한 작가의 실험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로 권기범 김상진 김수영 김은주 박기원 이기봉 카입+김정현 하지훈 홍범이 참여한다.
권기범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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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칼로

프리다 칼로
소마미술관 6.6~9.4

초현실주의 작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중심으로 그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 당대 멕시코 작가 10인의 작품을 비롯해 사진 및 영상물, 장신구, 서신 등 다양한 자료 50여 점 등 총 100여 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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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구

강경구
갤러리 소소 5.30~6.28

한국화가 강경구의 목판화 50여 점을 선보인다. 운필의 탄력적이고 자유스러운 흐름과 먹을 다루면서 체득한 흑백구성, 그리고 전각으로 다져진 사각형 화면처리와 칼의 맛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매력을 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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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희, Night Blossom, 2014, 캔버스에 유채, 162x130cm, 작가, 갤러리현대 제공

도윤희
갤러리 현대 6.12~7.12

개인의 실존을 탐구해온 도윤희의 개인전 <Night Blossom>.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작가는 연필과 모필로 진행하던 기존 작업의 스타일을 버리고 손을 이용해 표현한 새로운 느낌의 신작 회화 2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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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발데사리

존 발데사리
pkm갤러리 6.3~7.12

대중매체에서 차용한 이미지들을 해체하고 재조합함으로써 새로운 내러티브의 가능성을 찾는 존 발데사리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제작된 작품 중 존 발데사리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작품과 신작 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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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천

낙타를 삼킨 모래시계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5.22~8.16

그림과 글, 미술과 문학, 시각예술과 언어를 함께 볼 때 한 작가의 작품세계에 온전히 다가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임승천의 ‘낙타’와 현미의 ‘모래시계’를 통해 서사성, 우화성 등 두 작가의 전반에 흐르는 공통성을 어우른다.
임승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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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우

한성우
스페이스비엠 5.20~6.20

사물이나 풍경을 ‘보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방법을 모색해 온 한성우의 개인전. 총 12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 <풍경의 뒷모습>을 통해 작가가 치열하게 고민해온 재현이라는 문제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음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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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묵

김양묵
미광화랑 6.2~20

다양한 작업을 통해 자연과 사람을 다각도로 바라보는 김양묵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절제된 색조로 은은하고 담백하게 표현한 찻사발을 통해 외형이 아닌 내면에 집중하며 욕심 없는 선비와도 같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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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원_인생7_Life7_199×148cm_광목천_위에_한지_아크~

양대원
갤러리 담 5.27~6.10

사회에 반항적 태도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양대원 작가는 이번 전시 <검은 별>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검은색을 통해 이상적인 세계를 그려내며 권력, 돈, 명예만을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PREVIEW 2

피스마이너스원 : 무대를 넘어서
서울시립미술관 6.9~8.23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 지드래곤과 국내외 예술가들의 협업을 통해 현대미술과 대중문화의 수준 높은 접점을 만들고,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고취시키고자 기획된 프로젝트. 지-드래곤이 보여 왔던 가시적 퍼포먼스를 넘어서,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음악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현대미술 작품들을 통해 팝뮤직과 시각예술의 창의적 키워드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마이클스코긴스 파비앙베르쉐 유니버설에브리띵 다비드콰욜라 소피클레멘츠 제임스클라 이외에도 한국작가 6명이 참여한다. 미술관과 대중문화 아이콘의 만남이라는 이색적이고 실험적인 기획 시도를 통해 상대적으로 현대미술과 거리가 멀었던 청소년과 대중음악 팬들을 미술관으로 유도하여 관람객 저변을 확대시키고 동시대 한국미술을 해외에 알리는 기회를 마련한다.
유니버설에브리띵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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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징맨

시징의 세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5.27~8.2

삶과 제도의 모순을 어떻게 이야기 할 것인지를 고민하던 김홍석, 첸 샤오시옹, 츠요시 오자와가 결성한 그룹 시징맨의 전시. 작가들은 시징(西京)이라는 가상의 도시를 만들고 동시대 삶의 허위에 대해서 비판적이지만 황당한 희극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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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근

권혁근
이유진갤러리 6.11~7.9

동양적 감수성을 포착해 작품에 드러내는 평면 추상작가 권혁근의 개인전. 작가는 이번 전시 <바람이 손을 놓으면>에서 여러겹으로 쌓인 물감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물성을 강하게 표현한 추상작업 20여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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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주]

남여주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6.3~8

자연과 생명체들의 이미지가 투명한 물에 비치거나 담겨 만들어지는 잔상을 캔버스에 담아온 남여주의 개인전 <물, 생명, 자연의 궤적을 좇는 순례>. 작가는 이번전시에서 ‘Reflective’라는 일관된 주제의 작품세계를 견지한 연작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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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그러므로
가나아트스페이스 6.24~29

북아트와 수학기호가 만났다. <∵ ∴>는 사단법인 한국북아티스트협회의 9번째 전시로, 20여 명의 북아티스트가 각자 수학기호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책을 해체하고 변형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회화, 조형, 일러스트 및 디자인의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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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헌)박민준

박민준
두가헌갤러리 5.27~6.28

작가가 상상해낸 라포르 서커스단이라는 가상의 공간과 그 안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전시. 전시에 출품된 28점을 통해 박민준의 더욱 자유롭고 유연해진 표현력과 작가의 풍부한 내러티브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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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_수집한_열대식물을_각목으로_조~

조혜진
케이크갤러리 5.30~6.28

우리의 생활방식, 문화현상 안에서 열대식물의 소비 방식과 보이지 않는 형태로 존재하는 ‘열대’에 대한 사회적/집단적 환상을 드러내는 <한시적 열대>. 열대식물을 중심으로 나열된 방대한 리서치 자료와 작가에 의해 가공된 사회적 식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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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희

임철희
갤러리 가비 6.13~7.3

특정 상황 속에서 감정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방인’을 주제로 작업하는 임철희의 개인전. 작가는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인물의 초상을 그리며 인물의 형체가 변형, 손상되거나 사라지는 과정 속에서 인물을 정의하는 본질은 오히려 더욱 생생해짐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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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훤

홍진훤
스페이스 오뉴월 5.29~6.20

사회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풍경사진’으로 나타내온 홍진훤의 개인전. 작가는 이번 전시 <마지막 밤(들)>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풍경을 담았다. 고속도로의 공식적 쉴 곳인 휴게소에서도 휴식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쉴 곳이 아닌 낯선 공간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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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민성식_Swimming_pool_2015_Oil_on_canvas_80.3x116.7cm

회화, 시간을 멈추다
아뜰리에 아키 6.10~7.10

다양한 매체가 공존하는 현대미술계에서 회화의 속성과 내러티브의 성격에 주목한 전시. 각기 독자적인 화풍으로 미술계에서 자리를 굳히고 있는 민성식 서상익 정보영 등 3인의 작품을 통해 회화적 조형언어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민성식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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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

강경록
김제 벽골제 아리랑문학관전시실 5.30~6.5

도시라는 소재로 작업을 진행하는 강경록의 12번째 개인전. 작가는 도시가 가지는 여러 가지 의미를 <도시연가>라는 타이틀 아래 담아낸다. 한정된 재료의 물성 속에서 자유스러운 화풍으로 매력적인 작업을 보여주며 회화 본래의 의미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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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영보

금영보
갤러리 두 6.1~20

갤러리 두 개관 5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금영보의 <매혹>. 작가는 한국 전통 민화처럼 친숙한 대상이나 풍경을 작가 고유의 감성으로 표현하며 따뜻하고 재치있는 그림을 통해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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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웅]

박현웅
여니갤러리 6.11~29

박현웅의 작업은 우리에게 허락된 상상을 구현하는 이미지와 사건들을 생산하는 상상력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처럼, 메마르고 각박한 삶에서 상상 속의 찰라들을 따라 시간의 경험을 통과하지 않은 신세계로 진입하게 하는 일탈의 도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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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리에)허남준

허남준
아트리에갤러리 6.12~25

얼굴을 기호처럼 표현하는 허남준의 개인전. 작가는 인간의 두상을 고착된 이미지가 아니라 자발적인 생명력을 지닌 유기체 덩어리들이라고 생각하며 그림 안에서 유기적인 생명체들이 부단히 증식하며 나타나는 새로운 익명의 얼굴을 찾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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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자

김수자
서울도서관 6.2~27

동화책을 통해서 대중에게 역사적 의미를 환기시키고 동시에 아름다운 우리 문화의 모습을 알리는 김수자의 원화전시회. 서울의 주요 장소, 문화의 거리 인사동, 자연과 어우러진 창덕궁, 서울 성곽길의 과거와 현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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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애

최미애
갤러리 조이 6.12~7.12

눈에 보이는 것 이면의 진실을 화면에 그려내는 최미애의 작품을 모았다. 그가 그려낸 투명한 진실과 소통하는 숨결을 통해 화면의 순수한 자유로움과 가공되지 않은 이미지의 무한한 암시성이 우리 삶의 가장 깊은 마음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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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2015_연두나비,차원이_되다.

장선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6.5~11

나비, 나무, 씨앗, 꽃별, 우주 등 생명과 존재를 상징하는 소재들을 크고 작은 색면으로 나타내는 장선아의 개인전. 작가는 삶의 중심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에게 감각적인 치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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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평예

임평예
부천 소로로갤러리 6.1~30

숲과 나무는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온 현대인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는 공간이다. 작가는 숲에서 어린시절의 기억 속으로 돌아가 꿈을 주고 행복을 주던 자신만의 풍경인 숲을 그리고 그 안에 자리 잡은 새와 나비, 꽃을 통해 동심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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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홍

모기홍
갤러리 아인 6.11~7.10

점묘로 자연을 표현하는 작가 모기홍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의 겹겹이 쌓인 산등성이를 조금 벗어나 넓은 바다, 양평의 강줄기가 함께 하며 더 넓어진 느낌을 주는 따듯하면서도 편안한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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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락

임현락
갤러리 분도 6.8~18

수묵화와 설치 작업에 꾸준히 매진해온 임현락의 개인전. 작가는 먹과 한지를 재료로 풀을 소재로 삼아 전통 화초도 양식을 현대적으로 이어가며 새로운 내용과 형식을 지속적으로 실험하며 한국화가 나아가야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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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철_lonely+walk,_440x260cm,_캔버스에_유화_2015

황우철
아트스페이스펄 6.10~30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인생의 여정에서 예술가가 살아가는 이유와 목표에 대해 고민하는 황우철의 개인전. 이번 전시 <One Way Ticket>에서 예술가로서 진지한 질 문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기나긴 여정의 단편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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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신

싱그러운 조각
갤러리 파비욘드 6.2~13

한국의 여류조각가 4인이 네 가지 색채로 여름을 맞이한다. 다양한 재질과 형식으로 여성의 감성과 내면의 이야기를 담은 조각작품들 약 20여점이 펼쳐진다. 자연과 인간, 생명이 계절의 푸르름과 어울려 따듯한 울림을 준다.
지연신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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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영

행복이 가득한 집
갤러리 마레 6.8~25

우리가 추구하는 삶과 꿈의 원천인 사랑, 건강, 행복이 모든 드림의 시작인 ‘행복한 집’을 테마로 다시금 소중한 집에 대한 아름다운 상상을 펼쳐보이는 전시. 마음 따뜻하고 기분좋은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황미영 작

KIM SHIN’S DESIGN ESSAY 10

마가레테 쉬테-리호츠키 <프랑크푸르트 부엌> 1926~1827
2011년 MoMA에서 열린 <Counter Space: Design and the Modern Kitchen> 전시광경
오스트리아 최초의 여성건축가 리호츠키가 선보인 프랑크푸르트 부엌은 붙박이 싱크대와 찬장을 갖춘 현대식 주방 시스템의 효시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Gift of Joan R. Brewster in memory of her husband George W. W. Brewster, by exchange and the Architecture & Design Purchase Fund

분 바르는 여자들이 학교 많이 오면 안 된다고?

김신 디자인 칼럼니스트

20세기 초에 바우하우스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진보적인 학교였다. 교장 발터 그로피우스는 그야말로 최전선의 모더니스트였다. 하지만 그런 진보 인사조차 당시 바우하우스에 여학생이 너무 많이 입학하는 것을 우려해 그 수를 제한하려고 했다. 바우하우스에 입학을 해도 여학생들은 전공이 편중되었다. 주로 직조와 도자기에 집중되었다. 금속이나 가구와 같은 전공에는 여성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었다. 마리안느 브란트는 금속을 전공한 극도로 예외적인 여성이었다. 남성 중심의 금속공방에서 브란트는 차별을 받았다. 남자들은 그녀에게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만 시켰다. 오늘날 바우하우스의 금속공방을 대표하는 사람은 바로 마리안느 브란트다. 그녀가 디자인한 찻주전자와 탁상용 조명, 재떨이는 마르셀 브로이어의 금속 파이프 의자들과 함께 바우하우스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 제품들은 당시 독일 산업체에서 생산돼 가난한 학교 바우하우스의 재정에 큰 보탬이 되었다. 그로피우스가 제한하려고 했던 여학생에게서 바우하우스의 지속성이 보장되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마리안느 브란트뿐만 아니라 초기 모더니즘 디자인의 역사에서 여성은 배제되거나 차별을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주방으로 현대적 시스템 키친의 원조를 탄생시킨 마가레테 쉬테-리호츠키는 디자이너이기 전에 뛰어난 건축가였다. 그러나 남성 중심의 건축계는 논쟁적이고 정치적 신념이 강한 리호츠키의 건축적 능력을 폄하했다. 그녀는 자신이 단지 주방기기 디자이너로만 기억되는 것에 한이 맺힌 삶을 살아야 했다. 아이노 알토는 본인도 건축가였지만 남편인 알바 알토가 건축가로서 위대한 길을 갈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에 충실했다. 스스로 건축에서 벗어나 가구와 인테리어 분야로 자신의 재능을 제한했다. 레이 임스는 남편 찰스 임스와 함께 모든 가구 디자인에 참여했다. 남편은 주로 공학적인 부분을 책임졌고, 레이는 미학적인 부분에서 더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1946년에 뉴욕 현대미술관의 초청 전시회가 열렸을 때 제목은 ‘찰스 임스의 새로운 가구’였다. 그 뒤로도 오랫동안 레이의 이름은 배제되었다가 지금은 모든 디자인이 찰스와 레이 임스의 이름으로 표기되고 있다.
초기 모던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의 위대한 성과 뒤에는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묵묵히 일한 여성들이 있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게는 마리온 마호니 그리핀이라는 출중한 직원이 있었다. 르 코르뷔지에의 LC 시리즈 의자들은 샬롯트 페리앙이 없었다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네덜란드 데스틸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이자 오늘날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슈뢰더 주택은 게리트 리트벨트가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주택의 혁신적인 개념은 이 집의 여주인인 트루스 슈뢰더로부터 나온 것이다. 리트벨트는 디자인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트루스 슈뢰더의 범상치 않은 디자인 능력을 알아보고 그 뒤로도 그녀의 도움을 받았다. 만약 이 여성들이 20세기 중반 이후에 태어났다면 자하 하디드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19세기에 기득권자인 남자들은 여성을 감정적이고 예민하고 변덕스럽고 수줍어하고 덜 솔직하기 때문에 사회적 활동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고 노동의 영역에서 제외시켰다. (값싸고 반복적인 공장노동에서만 여성이 까다로운 남성을 대체할 자원으로 환영 받았다.) 여성은 부드럽고 순종적인 존재로서 가정을 지키고 남성을 위해 헌신하는 일로 그 역할이 조정당했다. 서구 사회에서 그런 고정관념을 깨는 데 10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것이 고정관념이라는 사실은 남성들이 더 우월하게 한다는 모든 분야에서 수많은 여성이 똑같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회를 주지 않았으므로 여성이 남성보다 재능과 능력이 떨어진다는 관념과 신화가 생긴 것이다. 여성이 핑크색을 좋아하고 부드럽고 조용하고 소극적이라는 건 교육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신화일 뿐이다.
박용성 전 중앙대 재단이사장이 2015년 대입 전형 과정에서 여학생보다 남학생을 더 뽑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오면 뭐하나”라는 그의 말에 이게 과연 21세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인가 귀가 의심스럽다. 그는 정말 남성이 일을 더 잘한다는 신화가 기회 균등의 상실에서 온 것을 모른다는 말인가! 한국은 이 남성우월주의 신화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여전히 투쟁이 필요한 후진적인 사회인 것이다.●

ART BOOK

비엔날레의 판타지즘에 태클을 걸다

심상용 《속도의 예술》한길사 2008

MM_ABD비엔날레는 과연 미술의 유토피아적 미래를 확장시킬 최선의 형태인가? 지난 5월 9일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가 개막했고 전 세계 미술인의 시선은 베니스에 집중됐다. 현대미술의 최전선에 위치한 작가를 확인하고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세계미술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미술담론의 장으로 이해되며 비엔날레는 관객들의 눈을 자극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비엔날레도 같은 공식을 채택해왔다. 2014년에는 광주, 부산, 서울을 비롯해 창원, 대구, 금강 등 6곳에서 국제비엔날레가 열렸다. 그러나 특색 없이 동시다발로 열리는 비엔날레에 대해 본래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현대미술의 무목적성 판타지즘을 자극하는 비엔날레라는 형태 자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연장선상에 서있다. 2008년《 속도의 예술》을 펴낸 저자 심상용은 비엔날레 전시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다. 지금은 비엔날레가 갖는 판타지즘에 콩깍지가 한꺼풀 벗겨지면서 비판적인 시각이 심심치 않게 논의되지만 이 책이 출간됐을 때만 해도 ‘이제 정착단계에 들어서는 국내 비엔날레의 성공가도를 막는다’는 언짢은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책에서 “이 책의 요지가 비엔날레를 반대한다는 식의 정치적 행동주의나 선동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오히려 “비엔날레라는 거대한 물적 인적 집적을 불가피한 운명이거나 미래의 비전으로 믿고 추구하게 만드는 정신과 심리의 저변에 돌고 있는 강력한 욕망을 확인하고 그 출처를 확인하는 것이다”(p.36~37)라고 밝히고 있다. 책이 출간된지 8년이 흐른 지금, 비엔날레에 대한 저자의 견해는 어떻게 변했을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상황은 악화되었다.”
저자가 비엔날레를 해석하는 이론적 토대는 폴 비릴리오의《 속도와 정치》와 예술과 경제의 관계를 톱니바퀴에 비유한 예술사회학자 레이몽 물랭의 영향을 받았다. 폴 비릴리오에 의하면 현대의 모든 기계에는 모터가 달려 있다. 사회의 구성물 대부분에 모터가 부착되면서 현대사회는 빠른 속도를 재촉해 왔다. 속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다양성은 사라지고, 가속에 가속을 더하면 결국 돌아오는 것은 권태다. 심상용은 “속도의 문제는 미술에서도 유효하다”고 말한다.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는 현대미술 담론이 휘발되는 주기를 앞당겼고, 미술의 트렌드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마다 교체되는 궤변적 메커니즘을 생성했다. 또한 비엔날레는 ‘글로벌 아트’의 등장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국내 비엔날레 시장이 확산된 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비엔날레는 국제무대에서 ‘글로벌 아트’로 도약하기 위한 일종의 엑스포로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거래와 교환이 이뤄지는 글로벌 아트시장은 존재할 수 있지만 ‘글로벌 아트’는 전체주의화된 무형의 단어일 뿐이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우리 스스로 ‘글로벌 아트’에 대한 아웃라인을 만들고 하나의 이미지로 착상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강박성에 사로잡혀 있다”며 비엔날레를 통해 단순히 스타작가를 생성해내는 것이 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내실을 단단히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 속도의 예술》이 출간될 당시보다 악화된 부분은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그리고 미술관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최근 아트페어가 ‘전시’를 흡수하는 움직임이 만연하다. “철저히 경제적인 논리로만 봤을 때, 새로운 스타작가들이 빠르게 순환되어야 한다.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미술계의 구조에 시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시장에서 작가를 발굴하여 거래뿐 아니라 공급도 담당하겠다는 논리인데 이는 매우 우려되는 현상이다.”
미술을 넘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은 우리의 현실과 맞아떨어진다. 경제 급성장으로 얻은 이익은 강조되지만 그로 인해 잃은 것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저자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하며 반성과 대안을 찾는 논의의 장이 열릴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임승현 기자

심 상 용 Shim Sangyoung
1961년 태어났다. 서울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제8대학에서 조형예술학으로 석사와 박사, 파리 1대학에서 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현대미술의 욕망과 상실》 《명화로 보는 인류의 역사》 《천재는 죽었다》등이 있다. 현재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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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7)마크 로스코
아니 코엔 솔랄 지음/이인혜 엮음
프랑스 문화역사가인 저자는 색 자체의 존재감으로 깊은 울림을 주는 마크 로스코 회화의 근원을 ‘유대인 이민자’라는 사실에서 찾는다. 한 화가의 일대기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미술의 성장을 살펴본다.
다빈치 304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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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3)그림이 보인다
리즈 리딜 지음/안희정 옮김
영국 런던 슬레이드 미술대학교 회화과 부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그림을 보는 방법을 구성과 형태, 재료와 장르를 망라해 살펴본다. 특히 그림의 디테일을 확대해 짚어봄으로써 그림 감상의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한다.
DnA 248쪽·16,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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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5)그림에 나와 우리를 묻다
박제 지음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미술사 속 대표 작가 20명의 작품을 20가지 테마로 분류해 살펴본다. 정의, 용기, 중용, 창의력, 개혁 정신, 허영, 거짓 등 1부와 2부로 나눠 사적인 삶과 공적인 삶의 가치를 제시한다.
이숲 240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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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1)그라피티와 거리미술
애너 바츠와베크 지음/이정연 엮음
미술운동, 장소의 개념, 공공성의 문제 등 다각적 측면에서 전 세계 각지의 대표적인 거리미술 작품을 분석해 거리미술에 새로운 미술사적 해석 측면을 제시한다. 또한 그라피티와 거리미술의 다양한 스타일도 소개한다.
시공아트 264쪽·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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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2)사진기호학
진동선 지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스티븐 쇼어, 구본창, 배병우, 이갑철 등 국내외 사진가의 주요 작품을 통해 사진 표현, 해석을 둘러싼 코드를 기호학을 빌려 설명했다. 사진기호학의 기초 개념부터 형식과 내용을 다루는 실전까지 다뤘다.
푸른세상 552쪽·2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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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4)장우진의 종횡무진 미술 오디세이
장우진 지음
만화 형식을 취해 미술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간다. 이미지와 텍스트, 실사와 패러디, 철학적 논제와 콩트 등이 돋보인다. 미술작품의 조형 원리에서부터 미술의 장르, 담론을 두루 살펴보며 현대미술에 접근한다.
궁리 340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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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9)시대를 훔친 미술
이진숙 지음
《러시아 미술사》, 《미술의 빅뱅》 등을 펴내며 다양한 시대와 매체로 미술사에 접근해온 저자의 신작. 피렌체 르네상스와 프랑스혁명부터 양차 세계대전, 미국 대공황까지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 속에서 회화를 읽어나갔다.
믿음사 556쪽·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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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6)나도 작업실을 갖고 싶다
제인 필드루이스 지음/신혜정 엮음
누구나 무엇인가를 창작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꿈꾼다. 아트 디렉터이자 스타일리스트인 저자는 소설가, 미술가, 음악가, 원예가 등 다양한 분야 예술가의 개성있는 작업실 36곳을 소개한다.
북노마드 184쪽·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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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 한 점
이정아 지음
사소하게 스쳐가는 일상의 의미와 소중함을 그림을 통해 일깨운다. 기자, 에디터, 웹진 편집장,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던 저자의 감각적인 글은 명화와 만나 자전적이며, 공감을 자아내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팜파스 244쪽·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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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비비안 마이어, 존 말루프, 마빈 하이퍼만 지음/박여진 엮음
40여 년간 거리로 나가 수십만 장의 사진을 찍었으나 미공개로 생을 마감한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의 셀프 포트레이트와 희귀한 컬러 사진 등 235점의 작업을 담은 책. 사진을 통해 작가의 삶을 역추적하는 글이 인상적이다.
윌북 289쪽·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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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8)뜻밖의 미술
제니 무사 스프링 외 지음/손희경 엮음
공공 장소에 불쑥 나타나서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 설치미술의 순간을 생생한 도판과 함께 소개했다. 방 안을 떠도는 흰 구름, 도시 속으로 들어온 알루미늄 빙산 등 58개 팀의 작품을 소개하며 대중과 현대미술의 거리를 좁힌다.
아트북스 180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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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0)미술관 옆 카페에서 읽는 인상주의
나카노 교코 지음/이연식 옮김
짧고 간결한 설명으로 인상주의 회화의 중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림을 보는 즐거움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 시민사회의 성장, 노동자와 여성의 삶 등을 그림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이봄 264쪽·12,800원

ART JOURNAL

우성 김종영의 예술세계를 만나다
김종영 탄생 100주년 맞아 회고전 잇달아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예술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전국에서 열린다. 특히 김종영미술관, 서울대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에서는 “불각의 아름다움, 조각가 김종영과 그 시대”라는 같은 주제로 특별전을 이어가 주목된다.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아래)은 1부(김종영의 삶과 예술)와 2부(김종영과 그의 빛)로 나뉘어 5월 7일부터 8월 28일까지 이어진다. 1부에서는 유품, 연구자료, 유실된 작품 등을 연대기로 소개해 김종영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도록 했다. 2부 전시는 김종영의 예술관(觀)을 잇는 한국 조각가들의 작품을 모아 보여준다.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에서 격년으로 시상하는 ‘김종영조각상’, 김종영미술관이 진행해온 ‘오늘의 작가’ 수상자들의 작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한편 5월 7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대학교미술관(위)에서는 ‘한국 현대조각의 형성기의 조각가들’을 주제로 김종영과 동시대에 활동했던 조각가들과 그의 제자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특히 김종영이 흠모했던 세잔과 김정희의 예술세계를 비교한 부분은 새로운 시도로서 김종영의 작업을 읽는 신선한 접근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편 전시에 맞춰 5월 21일에는 논의의 장을 확대해 조은정 김진아 최태만 등이 김종영의 예술세계를 분석하는 글을 발표하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두 전시가 끝난 후에는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김종영미술관과 서울대미술관에서 진행된 전시를 통합 및 재구성한 전시(9.10~12.9)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는 개관 1주년 기념전시로 《simple 2015 장욱진과 김종영전》(4.28~ 8.16)(가운데)을 열었다. 소박함과 순수함을 표현한 장욱진과 김종영의 작품 40여 점을 함께 선보여 두 작가가 표현한 고독한 자기수행의 결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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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통한 한국미술 탐방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한국 문화를 담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는 5월 1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구글아트프로젝트에 새롭게 합류한 국내 기관을 소개하고 1만3500여 점의 국내 문화유산을 온라인으로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기가픽셀과 제작 플랫폼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의 총괄 디렉터 아밋 수드가 참석해 구글아트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내용을 전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기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근현대디자인박물관, 재단법인 아름지기, 호림박물관을 포함해 총 10곳이다. 구글컬쳐럴 인스티튜트 사이트(www.google.com/culturalinstitute/home)에서 ‘박물관 보기’를 통해 온라인으로 박물관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경우 여러 층에 걸쳐 설치된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해 온라인 관람만의 장점을 살렸다. 또한 약 70억 픽셀(화소)로 이미지를 찍어, 육안으로 관찰하기 힘든 캔버스 위 물감의 질감과 세밀한 붓터치 묘사를 볼 수 있는데, 국내 작품으로는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 이우환의 <선으로부터>와 ‘덕온 공주의 원삼’과 같은 전통 복식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정배 관장 직무대리는 “우리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산과 미술작품이 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 문화예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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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의 새 수장
임동락, 제9대 집행위원장으로 최종 승인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5월 21일 부산시청에서 ‘2015년도 제2차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부산비엔날레 제9대 집행위원장으로 임동락(사진)을 최종 승인했다.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2014년 6월 전임 운영위원장 사퇴이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어왔다. 임동락 집행위원장은 5월 21일부터 2017년 2월 28일까지 부산비엔날레 행사 실행 총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임동락은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 부산국제바다미술제 등의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1954년 대전 출생으로 조각가이자 현재 동아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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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마을이 열리다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형공공주택 오픈

서울 중심부인 중구에 예술인마을,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형공공주택(이하 막쿰)이 들어섰다. 이곳에는 미술 설치 건축 영화 영상 연극 문학 출판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29가구가 입주했다. 지난 2013년 SH공사 모집 공고를 통해 그해 겨울 입주민이 선정된 후 올해 3월 입주가 시작됐다.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함께 모인 이곳은 긍정적인 자극과 협업을 통해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월 30, 31일 이틀간 막쿰의 오픈을 알리는 개막행사가 진행됐다. (위치: 서울시 중구 만지래로 27길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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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문턱을 낮추다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2015〉열려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2015〉가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다. 아트페어에는 77개의 국내 갤러리와 4개의 해외 갤러리가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 3000여 점을 선보였다.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행사들이 마련되었다.
아트와 디자인, 건축을 결합한 작품을 소개하는 〈디자인 아트워크 특별전〉, 브랜드 캠페인 일환으로 BMW 코리아가 진행한 이탈리아 작가 엘레나 맨퍼디니와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호주 원시예술전〉, 〈스타 초대전〉 등 다양한 전시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매년 국내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영아티스트〉에는 김명진 김수원 김한나 김민경 문지혜 신예담 이지현 임남훈 전기숙 조혜윤이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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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패션의 만남
이세현과 살바토레 페레가모의 협업

5월 7일 청담동 페라가모 플래그십에서 이세현과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협업한 리미티드 에디션 컬렉션이 발표됐다. 이 에디션에는 이세현의 신작 〈Between Red-JAN02〉를 재해석한 스카프, 포켓칩 숄 등이 포함됐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아뜰리에 아키가 Art advisory로 참여해 작가와 브랜드 사이의 예술적 가교 역할을 했다. 행사 당일에는 페레가모 플래그십 건물 전면에서부터 전공간에 이세현의 작품과 작품이 담긴 다양한 페레가모 제품이 전시됐다.
한편 이세현은 올해 6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한국현대미술기획전>과 9월 프랑스 릴에서 열리는 <Lille 3000전> 등의 해외전시에 참여하고 9월에는 미메시스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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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2015 무등에 서다
임옥상, 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전시 열어

민중미술 1세대로 꼽히는 임옥상이 5·18민주화운동 35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뜻깊은 전시와 이벤트를 펼쳤다. 옛 전남도청 앞 민주평화광장 분수대 앞에서 시민참여형 예술퍼포먼스를 선보였는가 하면 ‘광주, 2015 무등에 서다’라는 주제 로 신작전을 개최했다.
5월 16일 광주시 동구 남동 민주평화광장 분수대 앞에서 펼친 시민참여형 예술퍼포먼스 작품 〈무릉무등(武陵無等)〉에는 어린이와 학생, 시민들이 참여해 1980년 ‘그날’의 정신을 기렸다. ‘나’와 ‘너’, 민주주의에 대한 사전적 정의 등을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써내려간 시민도 있었고, ‘누가 너를 남과 북으로 갈라 놓았느냐’, ‘혼자 외롭지, 둘이면 외롭지 않아 같이 가’ 등의 글귀를 쓴 학생도 있었다. 1980년 5월 광주여고 1학년 학생이었던 50대 여성은 “아무것도 모르고 상무대를 지나 금남로를 걸었다. 피의 거리를…”이라고 적었다. 이 행사는 5월 15일부터 26일까지 메이홀에서 열린 신작초대전을 기념한 퍼포먼스로, 5월 9일 오후 5시 18분에 시작해 다음날인 10일 오전 새벽 5시18분까지 12시간 동안 계속됐다. 5·18 광주민주항쟁 35주년을 맞아 20년 만에 광주에서 전시를 여는 임옥상은 “결국은 사람이다”라는 말로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평소 ‘벽 없는 미술관’, 공공미술 등을 통해 시민 참여를 강조해왔다.
이와 함께 ‘광주, 2015 무등에 서다’ 주제의 신작전에서는 캔버스에 흙으로 그린 무등산과 사람들의 얼굴, 대한민국헌법병풍 등 임씨의 회화작품 20점을 선보였다.광주=박진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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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열을 가다듬다
새롭게 출발하는 독립잡지《브라켓([B]racket)》

대구에서 종이로 발간되는 독립잡지 가운데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미술 관련 독립잡지는 《브라켓([B]racket)》(이하 브라켓) 일 것이다. 《브라켓》은 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편집의 주축을 맡아왔다. 지난 2013년 10월에 창간호를 낸 《브라켓》은 무료 배부 형식으로 발간됐다. 초창기 500부를 찍던 발행부수가 1000부로 늘어나며 전국으로 독자층을 넓혀놓은 상태다. 이 잡지의 편집장은 미국인 제스 힌쇼(Jess Hinshaw)로, 디자인과 관리 모두 외국인을 주축으로 발행했다. 이들은 대구를 중심으로 교환교수, 외래교수 등의 활동을 하면서 시각 출판 디자인과 전시 활동을 함께 해 온 동료들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활동이 보장될 수 없어 《브라켓》은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현대조각가 정세용이 《브라켓》의 새 편집장으로 추대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작품 전시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그가 독립출판 잡지의 편집장이 된 사실은 문화계에 화제로 떠올랐다. 정세용은 창작 활동 이외에도 대구 방천시장 내에서 대안 미술공간 <스페이스 바>를 수년째 꾸려왔고, 시장 일대에 아트마켓을 조직해서 운영해왔다. 또한 그는 꾸준히 《브라켓》 창간 편집진과 교류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켓》은 어려운 과제를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매달 적지 않은 액수의 출판비용 충당은 큰 어려움이다. 여기에, 최근 정세용의 대안공간이 인근 김광석길의 관광 열기에 연동해 상업지구로 변하며 건물주가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일까지 벌어진 상태다. 이와 같은 안팎의 어려움에도 《브라켓》은 특별한 예술 활동인 동시에 사회운동으로 지지 받을 가치가 있다.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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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각양각색의 자화상을 보다
서신갤러리 에서 열린〈자화상전 십육전〉

서신갤러리 대표 기획전 〈자화상전 십육〉이 5월 13일부터 6월 9일까지 계속된다. 올해로 16번째를 맞은 이 전시는 기존 작가들과 신진작가, 미술학도들의 작업을 통해 전북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왔다. 이번 자화상전은 조각, 회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하고, 젊은 작가들 간 교류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 기획됐다.
올해는 작가 37명, 군산대 예원예대 원광대 전북대 조선대 등 5개 대학 미술 관련학과 대학생 및 대학원생 186명, 총 223명이 참여했다. 김시오, 이가립, 이동형, 이보영 등의 신진작가들을 비롯해 김정인, 양성모, 이주리, 윤대라, 탁소연 등 독특한 작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그리는 작가들과 중견작가들까지 폭 넓은 장르와 주제의 작품이 출품됐다. 전주=최정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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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성으로의 전이
박은생 개인전〈흔적/The Trace〉열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40대 중견 조각가 박은생의 개인전 <흔적/The Trace>이 4월 10일부터 5월 25일까지 해운대 폼갤러리에서 열렸다. 그는 20년 넘게 철이라는 금속재료 본연의 성질에 관심을 둔 작업을 해왔다. 그의 철 조각은 자연 발생학적 담금질을 거치면서 본래의 표면 광택을 잃고 새로운 물성으로 자연스럽게 전이되는 과정을 통해 시간과의 상관관계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용접의 뜨거운 불길을 이겨낸 예술가의 우직한 노동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로 주목받았다. 부산=김은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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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하다
이광오 개인전 〈HAPPY VIRUS〉열려

캔버스에 기쁨과 희망을 담는 작가 이광오의 개인전이 5월 6일부터 12일까지 갤러리 이즈에서 열렸다. 미술평론가 임두빈 단국대 교수는 “누군가 이광오의 그림에 슬픔과 고통이 없어 비현실적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의 그림에 기쁨과 희망과 사랑만이 있어 허구가 아닌 진실한 세계라고 말하겠다”며 그가 그린 현실세계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이광오는 1993년 단성갤러리에서의 첫 전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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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회화의 표현을 넓히다
추원교 개인전 〈Good Luck〉열려

40년 넘게 산업공예, 금속오브제, 칠보회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우리 공예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온 추원교의 개인전이 인사아트센터에서 5월 20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그의 작업은 칠보를 새로운 회화 방식으로 해석해 한국성과 국제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추원교는 199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8회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금속공예디자인학회 회장을 겸임하고 한양대 디자인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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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의 현재성을 확보하다
〈2015 비평페스티벌〉

강수미 동덕여대 교수가 기획한 새로운 형태의 ‘비평예술 프로젝트’ 〈2015 비평페스티벌〉이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동덕아트갤러리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예술창작과 비평담론을 자유롭게 발화하는 장으로 2014년 상반기에 진행된 동명의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이 행사는 시각예술 비평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표로 기획됐다. ‘말과 예술’ ‘현실 속 미술창작과 비평’이란 주제로 2회의 비평워크숍을 열고 마지막날 〈비평: Live〉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괄행사는 팟캐스트를 통해 현장 생중계하고 이후 웹사이트에 아카이브해 공개할 예정이다.
비평 워크숍에 참여하고자 하는 작가와 비평가는 5월 26일부터 6월 3일 6시까지 이메일 (art_free@naver.com)로 접수가능하다. 이외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비평페스티벌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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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갤러리 FM

“누구나 미술을 가까이에서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

“언젠가는 미술관을 세우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그러나 내실 없이 미술관 건립만을 목표로 조급하게 나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못하면 다음 세대 혹은 그 다음 세대가 이루겠죠.” 올해 초 안국동 대로변에 위치한 우리은행 2층에 개관한 신생 갤러리, 갤러리FM의 배기성 대표(사진)의 말이다. 이제 막 갤러리 문을 연 초보 관장이지만 그의 말에는 느림의 운영미학이 담겨있다. 처음 공간을 운영하기에 조급한 마음이 앞설 만도 하지만 배 대표는 갤러리의 분위기만큼이나 차분하고 평온했다. 그는 대표이기 전에 오랜 기간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작품을 수집해 온 컬렉터다. 미술에 입문한 지는 약 35년이 흘렀고 그간 대중을 대상으로 미술작품 수집과 관련한 강의, 글쓰기도 해왔다. 은행에서 근무하던 시절, 굵직한 갤러리들의 대표를 고객으로 응대하다보니 미술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생겼다. 1980년대 후반, 한 오디오 관련 잡지에 배 대표가 소장한 오디오가 표지에 소개될 만큼 열정적인 오디오 마니아이기도 한 그는 컬렉터로서의 과감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미술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도자, 목가구, 고서화, 그림, 조각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작품을 수집하며 안목을 높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미술전시와 옥션 행사장을 종횡무진한 열정적인 컬렉터이지만 대표로의 역할 변화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컬렉터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작품 판매자가 아닌 구매자로서, 소장자로서 다가가다 보니 겪는 문제다. 그럼에도 30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은퇴한 후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개인 컬렉션의 매체를 규정짓지 않았듯, 갤러리에서 여는 전시도 규제 없이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콘셉트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도 있다. 그러나 배 대표는 “재정적 기반이 되는 일부 미술전문가들만이 갤러리를 차릴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 같은 샐러리맨도 그림을 오랫동안 애호하고 공부한다면 공간을 꾸릴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라며 갤러리를 운영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갤러리FM’이란 이름도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 군대용어인 ‘FM(Field Manual)’, 즉 야전교범이란 뜻을 그대로 차용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의미이자 FM라디오 음악방송처럼 언제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꾸미고자 한 의도를 담았다.
올해 갤러리FM은 총 4회의 기획 전시만을 열 예정이다. 다급하게 준비해서 공허한 전시를 열기보다 철저한 리서치를 통해 내실이 다져진 전시만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첫번재 기획전시는 이희중의 개인전 <심상풍경과 우주>(5.14~31)이다. 기획전시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배 대표의 소장품이 전시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57 우리은행 재동지점 2층)
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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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라익스아카데미(Rijksakademie) 레지던시프로그램
참여작가가 정체성을 뜻한다”

엘리자베스 판 오딕(Els M.W.A. van Odijk) 라익스아카데미 디렉터

광주에 건립될 예정인 아시아문화의전당 내 아시아문화정보원 개관을 위한 세미나가 지난 4월 30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렸다. 아시아문화정보원의 아시아문화아카데미에 대해 소개하고 사업의 전문화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월간미술》은 이 세미나에 참석한 세계적인 레지던시프로그램 네덜란드 라익스아카데미(Rijksakademie)의 엘리자베스 판 오딕(Els M.W.A. van Odijk) 디렉터를 만났다.
이번 방문목적은 무엇인가? 우선 광주문화의전당 건립 진척 사항을 확인하고 레지던시프로그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는 10년 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했는데 올해 이를 기념하는 행사나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라익스아카데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철저히 작가의 성장과 계발에 목적을 두고 있다. 레지던시프로그램에 특화되어 있다는 말이다. 대중적인 행사로 1년에 1번 3일간 오픈하우스를 여는 데 약 7000명이 작가 스튜디오를 방문한다. 라익스아카데미는 17세기에 왕립학교로 출발했기 때문에 고미술 작품이 많다. 간혹 그것을 감상하려는 관람객들이 방문하기도 한다.
레지던시프로그램 작가 선발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매년 12월 홈페이지에 작가 모집공고를 내고 이듬해 1월 한 달간 지원서를 접수한다. 작가 선정은 심사위원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맡긴다. 왜냐하면 작가 선정 그 자체가 우리 아카데미의 질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45~50명이 선정되는데 해외에서 25명, 나머지는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채운다. 프로그램은 2년 동안 진행된다.
라익스아카데미에 참여하는 한국 작가들의 특징이라면? 지원서를 읽어보면 한국 작가는 사회구조를 작품에 반영하려는 의욕이 있다. 그들의 정체성이라기보다는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본다.
9월, 아시아문화의전당과 벌일 파일럿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소개해달라.
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4명은 라익스에서, 4명은 공모를 통해 한국과 인접국가에서 선발한다. 광주에서 아시아지역에 대한 아카이빙 프로그램을 3개월 동안 하고, 1년 뒤인 2016년에 역시 3개월 동안 라익스에서 작가별로 시차를 두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황석권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