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t
magazine

특집

여성미술인으로 살아가기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젠더 밸런스가 불균형한 상황 속에서 무거운 존재감을 지닌 여성 작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간 남성 작가들에게 주어져 온 기회를 여성 작가에게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 작가들만이 참여한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의 일설이다. 이렇듯 여성미술인들의 상황을 짚어볼 이유가 대두되고 있다. 여성미술인들에 대한 애정과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조금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이 특집을 기획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는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회적 편견의 대상이 된다. 기혼이든 비혼이든, 출산을 경험했든 하지 않았든 여성에게 씌워지는 프레임 때문에 많은 여성이 사회적 제약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불평등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넘지 못한 벽이다. 특히 네트워크가 공고하지 않은 여성미술인들의 경우 불합리한 제도 속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은 채 공공 기금과 레지던시에 의존해 작품활동을 해야 하는 작가들의 경우 작업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불안과 불가능의 연속이다. 여성미술인으로서 자신의 좌표를 점유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남성보다 더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월간미술》은 국내 미술계에서 여성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활동을 지속해가는 미술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현재 그들이 겪고 있는 난관은 무엇인지, 그 지점들을 공유하고 연대할 방안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먼저 나름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7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각기 다른 연령대의,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난항 속에서도 작업을 지속하게 하는 동력과 노력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뒤이어 미술계의 불합리한 제도와 여성에 대한 편견을 공유하는 좌담을 통해 미술인으로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출산을 앞둔 여성미술인들이 공공 기금 공모에서 소외되고 있는 현상을 경험을 통해 짚어준 작가의 글도 싣는다. 마지막으로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은 작가들이 같은 어려움을 공유하는 여성 작가들의 연대를 위해 자력으로 만든 모임 ‘사공토크’를 조명한다. 여성미술인으로 삶을 이어가면서 겪은 숱한 좌절에도 예술의 끈을 놓지 않고 자립과 연대를 도모하는 여성미술인들에게 이 공론장이 미미하나마 지지대의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

목차

편제 32

편집장 브리핑 42

모니터 광장 44

칼럼 46
블록체인과 아트마켓 제2편 | 캐슬린 김

기자의 시각 48

핫피플 54
할 포스터 | 우정아

사이트앤이슈 58 60
〈생·활(生·活)〉 지난 10년과 오는 10년 사이에서 생기 찾기 | 이나연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일러스트레이터 슈테판 마르크스의 일요일 이야기 | 염하연

핫 아트 스페이스 62

코디 최의 문화 지형도 다시 읽기7 68
모더니즘의 타락과 동시대문화연구소 | 코디 최

특집 72
여성미술인으로 살아가기

전시와 테마 98
3ㆍ1운동 100주년
3ㆍ1운동 100주년 기념 대표 전시 소개 | 편집부
1919년 3ㆍ1운동과 한국 근대미술의 전개 | 배원정

작가 리뷰 108 114
정지현 정지현 : ‘만들기’의 실천 | 전효경
이제형 도구의 초상 | 서준호

전시초점 120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주체의 자각과 사회혁신의 역동적 미디어, 1960~90년대 아시아 미술 | 김영순

월드 리포트 126
〈12×12〉 교차, 모임 그리고 ‘Made in Germany’ | 최정미

월드 토픽 132
〈disappearing act〉 미술의 한계를 확장하다 | 서상숙

크리틱 138
예술가의 책장ㆍ김보민ㆍ백현진ㆍ이태량

큐레이터스 보이스  143
확장된 매뉴얼 | 한희진

리뷰 144

프리뷰 148

전시표 156

논단 새로운 영상문화 도래와 한국 싱글채널 비디오의 태동 4 162 166
총체적 공감각 풍경과 박화영의 비선형적 내러티브 비디오 | 문혜진
다다이스트 고한용(高漢容) | 김노암

유선경의 곁을 보는 시선들 16  170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 유선경

위대한 사진 시리즈 – 한미사진미술관 소장품 노트 7  172
잃어버린 명성황후의 얼굴을 찾아서 | 정재숙

아트북 176

아트저널 178

독자선물 182

표지
손이숙 〈부채가 있는 방〉 archival pigment print 2018
최근 작업 중인 〈버지니아의 방〉 프로젝트의 한 작품. 시간과 정서가 묻어나는 공간을 찾고 그 공간 속 여성들을 거울에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