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맹의 섬

아트선재센터

2019. 5. 17- 7. 7

artsonje.art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 전시는 김주원, 비요른 브라운, 마논 드 보어, 우르술라 비에만 & 파울로 타바레스, 쉬 탄, 유 아라키, 임동식 & 우평남, 파트타임스위트 등 국내외 8팀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인간과 자연 간 공존 문제를 포함하여,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정체성을 가진 타인이 세계에 함께 존재하고 관계 맺는 방식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불화의 이미지가 넘치고 오염으로 숨쉬기 어려운 환경이 된 지금, 전시는 삶의 전제 조건으로서 공존을 생각하기 위해 공감과 생태적 사고를 중심으로 끌어온다. ‘공감’은 대상과 자신 사이의 다름을 인식하면서도 서로의 심리적 동일성을 경험하고자 하는 시도이자, 타인이 가진 생각을 입장 교환을 통해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감을 강요하거나, 그 필요성을 역설하기 이전에 공감의 형식은 어떻게 시각화될 수 있으며, 작업은 이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는 생태적 사고의 토대가 되는 질문이다. ‘생태’는 일차적으로 자연을 연상시키나, ‘생태적 사고’는 자연 보호를 역설하거나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는 공존에 대한 고찰이다. 급격한 대기오염과 피부로 느껴지는 기후 위기는 근본적으로 다양한 타자화의 체계에서 기인한다. 생태적 사고는 학문의 경계와 반식민, 페미니즘, 반 자본주의의 공간과 만나며 국가와 종을 넘어선 우리를 둘러싼 ‘환경’ 속 다양한 관계들에 대한 확장적 생각을 포괄한다.

전시는 이처럼 넓은 생태적 사고의 자장(磁場) 안에서 대칭적인 입장 교환을 통한 공감의 형식을 지닌 작업을 소개한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있어 인간 중심 구도의 위상 전환을 제시하며,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함께 있는’ 상황을 그리며, 그 기쁨과 이면을 함께 바라본다. 전시는 생태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미시적인 관계 안에서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제안하면서 고립의 섬이 아닌 공존의 군도를 상상한다.

이미지 제공: 아트선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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