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서사 Migration: Speaking Nearby (가까이에서 말하기)
2019. 11. 23 ~ 2020. 2. 23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쥬느비에브 퀵, < 청자 행성: 우리의 수신기는 작동하고 있다 >, 3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0분, 2018.
이주에는 서사가 따른다. 국경을 넘는 데에는 항상 이야기가 따르기 마련이다. 이주를 위한 지식은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된다. 이 네트워크는 느슨하게 짜여있으며 가족이나 친구로 구성된다. 이렇듯, 이주 이야기는 공식적으로 역사에 편찬되지 않으며 편지, 대화, 전화, 소셜 미디어, 책, 영화, 사진, 드로잉, 노래, 예술로 기록되고 기억되며 전해진다. 이주가 무엇이고 어떻게 언제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는 이주를 규정하고 제한하는 사람들이 아닌 이주의 여정을 밟는 사람들이 결정한다. 또한, 이주는 공간과 시간과 연관해서 살펴야만 한다. 이주가 발생하는 곳에는 항상 새로운 내용이 작성된다. 이주는 역사를 만든다. – ‘이주 서사’ 큐레토리얼 프로젝트 자문 나나 하이덴라이히의 소개 글 발췌-
밍 웡, < 손에 손잡고 >, 복합매체, 싱글채널 비디오, 인쇄된 직물로 제작된 의상, 세네갈 매체 ‘르 솔레이’에 실린 시진핑 기고문(2018년 7월 20일), 비디오: 컬러, 사운드, 14분 36초, 2019. 한국, 중국, 홍콩 괴테 인스티투트 공동 커미션
독일문화원(괴테 인스티투트)의 계획으로 시작돼 2018년부터 진행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이주 서사’ 프로젝트는 다양한 예술적 관점과 큐레토리얼 접근으로 이주의 서사와 이야기를 탐구한다. 9개 도시(서울, 광주, 베이징, 홍콩, 울란바토르, 타이베이, 싱가포르, 방콕, 자카르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9명 큐레이터와 21팀 작가들은 그동안 한국과 독일에서 진행된 세미나 및 워크숍과 중국 베이징, 몽골 울란바토르, 홍콩에서 진행된 소규모 전시 및 토론을 통해 각자의 연구를 발전시켜 왔다. < 이주 서사: Speaking Nearby >전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이주 서사’ 프로젝트의 마지막 여정으로서 그 결과물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이달 23일까지 펼치는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주의 다층적이고 복잡한 양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고 입체적인 접근을 제안한다.
믹스라이스, < 열대 흔적 >, 복합매체, 2채널 비디오, 아카이브, 가변크기,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아카이브: 비디오, 사진, 텍스트, 벽화, 시멘트, 석고, 목재, 2019.
동시대 사회에서 인간과 문화의 이동과 교류는 일상이 되었다. 이주의 다양한 양상 및 상황과 이로 인한 사회·문화의 변화 그리고 그 다양성과 복잡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을까? 또한 이주가 보이는 방식뿐만 아니라 이해되고 다루어지는 방식에 미치는 이미지의 영향력과 힘에 대한 인식을 전제한다면, 어떻게 시각예술을 통해 이주라는 주제에 접근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에이사 혹슨, < 비커밍 화이트 - 공주 퍼레이드 >, 싱글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8분 8초, 2018.
전시의 영문 제목 < Speaking Nearby >는 영화 제작자이자 작가, 작곡가, 학자인 트린 티 민하(Trinh T. Minh-Ha)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표현에서 차용한 문구다. “Speaking Nearby(가까이에서 말하기)”는 대상과 주제를 객관화하지 않고 말하기 자체를 성찰하며 대상과 주제에 매우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간접적 말하기를 의미한다. 트린 티 민하의 영화적 재현에 대한 복합적인 성찰을 반영하는 이 개념을 차용해 참여 큐레이터와 작가들은 이주라는 주제에 접근하는 다양한 관점과 방식, 태도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개념으로 “가까이에서 말하기”를 소환한다. 전시는 작품을 통해 ‘끝이 열린 다층적이고 다성적인 이주’로 제안하며, 이런 다성적 말하기가 관객 참여를 통해 계속 이어지고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자료제공: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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