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쉬퍼 Esther Schipper

작가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실험적 갤러리
The Interview

에스더쉬퍼 갤러리 창립자. 1989년 독일 쾰른에 갤러리 문을 연 이래 현재 베를린, 파리, 서울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필립 파레노, 피에르 위그, 리암 길릭, 안젤라 블록,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스터 등 50여 명의 소속 작가와 함께 일하고 있다. 2013년 문화예술공로 기사훈장(Chevalier des Arts et des Lettres)을 받았다. 2004년 ‘갤러리 위켄드 베를린(Gallery Weekend Berlin)’을 공동 설립했으며, 아트바젤과 프리즈의 셀렉션 커미티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아트리뷰가 선정하는 ‘파워 100’에 오른 바 있다. 사진:박홍순

작가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실험적 갤러리
심지언
편집장

에스더쉬퍼는 베를린, 파리, 서울에서 공간을 운영하고 바르셀로나, 베이징, 런던, 뉴욕, 모나코/니스, 타이베이 등지의 디렉터들과 협력하는 글로벌 갤러리이다. 갤러리 설립 초기부터 전시 자체를 하나의 예술 형태이자 개념, 즉 자신의 철학을 표현하고 주장할 수 있는 매체로 바라보는 작가들과 협업해 왔다. 필립 파레노, 피에르 위그, 티노 세갈 등 실험적인 작가들과 함께 하며 미술시장에서 소외된 장르를 지원하고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강조해 왔다. 에스더쉬퍼는 이렇듯 소속 작가들이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예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확고한 자기 철학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협력자이자 후원자로서의 갤러리 모델을 제시해 왔다. 지난 2월 한남동으로 확장 이전한 에스더쉬퍼 서울점에서 갤러리 설립자인 에스더 쉬퍼 대표를 만나 갤러리 비즈니스의 철학과 노하우, 한국 미술계와의 관계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에스더 쉬퍼, 이름이 곧 역사이자 상징

갤러리를 시작하던 시점의 이야기부터 나눠볼까요?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전시를 많이 보고 자랐다고 들었는데, 미술계 입문은 어떻게 하셨나요?
역사학자이자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대부분 시간을 미술관에서 보냈어요. 그래서인지 일찍이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나 미술사학자는 맞지 않았죠. 1980년대에는 큐레이터라는 직업도 없었고 지금과 같이 다양한 기회가 없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갤러리에서 일하면서 미술계에 입문하게 되었고, 20대 중반에 제 갤러리를 열었어요.

에스더쉬퍼 갤러리는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강조하며,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여 왔습니다. 갤러리의 성장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세요. 1989년 쾰른에서 시작해 베를린, 파리, 서울로 확장해 온 과정과 각 지점들은 어떻게 유기적으로 운영되는지 궁금합니다.
1980년대 초 쾰른에 처음 방문했을 때 당시 쾰른의 현대미술과 음악계의 역동적인 에너지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직감하며 쾰른에 정착하게 되었죠. 당시 런던과 그르노블에서 큐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미술계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고, 동시대의 젊은 예술가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아이디어와 작품에 영감을 받아 작가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1989년 갤러리를 설립했어요.

처음에는 저 혼자 갤러리를 운영하며 모든 일을 처리했죠. 1990년대 중반까지 쾰른과 베를린 두 곳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다가, 독일 통일 이후 많은 예술가가 베를린으로 이주하는 걸 보고 1997년 갤러리를 베를린으로 이전했습니다.

2014년 갤러리가 법인으로 전환되고, 남편 플로리안 보이나르 (Florian Wojnar)가 파트너로 합류했고 이듬해, 요넨갤러리(Johnen Galerie)를 인수하여 작가 명단과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아시아와의 교류 강화를 위한 방문과 협업이 시작되었고 2017년, 한국 진출의 첫걸음을 내디뎠는데 이것이 2022년 에스더쉬퍼 서울 개관으로 이어졌습니다. 같은 해 파리 지점도 개관했고 올해 2월, 서울 지점이 더 큰 공간으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각 지점은 우리의 갤러리 구성 내에서 전체 비전을 공유하는 동시에 각각 고유한 역할을 합니다. 각 공간이 해당 지역의 문화 환경과 깊이 연결되는 동시에 광범위한 국제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현지 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Twilight is a Place of Promise》 에스더쉬퍼 베를린 전시 전경 2024
사진: Andrea Rossett Courtesy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갤러리 명에 설립자의 이름을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갤러리 운영에서 본인 이름의 중요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989년 갤러리를 시작했을 때, 저와 소수의 작가가 긴밀하게 함께 일했기에 제 이름을 갤러리 명으로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어요. 그것은 단지 저만의 비전이 아니라 작가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예술적 대화를 의미하는 것이었죠. 수년에 걸쳐 에스더쉬퍼는 작가들과의 장기적인 협업과 독특한 큐레토리얼 비전을 상징하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법인으로 전환할 때, 제 이름을 유지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을 판단했어요. 그 이름에는 우리의 역사와 예술적 탁월함에 대한 약속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30년 넘게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갤러리의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30년 이상 신뢰와 대화, 예술적 여정의 공유를 바탕으로 관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장시간의 교류와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이 진전되는 것은 일의 가장 보람된 측면 중 하나입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개념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신선한 예술적 관점도 포용합니다. 처음부터 함께 작업해 온 많은 작가가 이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더불어 새로운 작가들에게도 갤러리는 열려 있습니다. 우리는 글로벌을 지향합니다. 갤러리가 위치하고 참여하는 지역과 문화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이러한 개방성을 통해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예술계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에스더쉬퍼는 현재 50여 명의 작가와 함께하고 있는데, 갤러리가 작가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는 특히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 작가들이 예술을 어떻게 인식하고 참여하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국경을 초월하여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문화적 맥락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각적, 개념적 언어가 있거든요. 다양한 문화와 예술적 표현에 대한 저의 관점을 지속적으로 넓혀가면서, 작가의 아이디어가 전 세계적으로 소통되는 다양한 방법을 탐구하고 있어요.

작가가 저를 잠시 멈추게 만드는 순간, 즉 그들의 작품이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무언가를 보게 하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바로 그때 비전이 진정으로 공감되는 작가를 찾았다는 걸 알게 되죠. 마찬가지로 작가들이 자신의 질문과 관찰한 것을 예술로 표현하기 위한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써진 소설처럼 예술 작품은 즐거움, 놀라움, 통찰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전에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갤러리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중요한 프로젝트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든 전시는 저마다 어려움과 보상을 동시에 안겨주는 모험이기에 단 하나를 선택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최근 프로젝트 중 몇 가지는 갤러리의 접근 방식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거의 모든 전시는 단순히 작품의 모음을 넘어 공간 내에서, 때로는 그 너머까지 총체적이고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2020년 필립 파레노와 함께 한 전시는 기술적으로 복잡했지만 실현에서 만족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그 결과 전시의 모든 요소가 서로를 인식하고 반응하도록 설계된, 끊임없이 진화하는 상호 연결된 시스템이 탄생했습니다. 정적인 전시가 아닌, 공간이 살아있는 자동 장치처럼 기능했습니다. 즉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나타나는 사물들의 집합체로서, 존재와 부재, 출현과 소멸의 역동적인 상호 작용을 만들어냈습니다.

마찬가지로 복잡하면서도 매우 보람 있었던 프로젝트로 2022년의 대규모 회화 기획전 《L’Invitation au Voyage》와 2024년의《Twilight is a Place of Promise》가 있습니다. 《L’Invitation au Voyage》는 상상 속 여행의 힘을 탐구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들이 모여 꿈과 환상, 예술적 표현의 교차점을 살펴본 전시입니다. 《Twilight is a Place of Promise》는 이 대화를 확장하여 정체성, 영성, 예술적 실천의 사회적, 정치적 함의라는 주제를 탐구하며 전통적인 회화의 구분에 도전한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회화나 조각 외에 미술시장에서 거래하기 어려운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미술 작가들에게 집중하고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장에서 이러한 작품을 유통하는 에스더쉬퍼만의 전략이 있나요?
수년 동안, 에스더쉬퍼는 실험적이고 시간 기반(time-based) 예술을 위한 시장을 창출하는 선구적인 역할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1990년대부터 갤러리가 지원해 온 작가들은 전시가 무엇일 수 있는지를 재정의해 왔습니다. 제가 쾰른에서 시작할 때, 세계화와 디지털화가 예술 담론을 형성하던 시기였고, 저는 이러한 새로운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시장에 유통할 방법을 찾는 것이 흥미로운 도전이라 생각했습니다. 항상 참여적이고 몰입적인, 시간 기반 예술, 즉 퍼포먼스, 필름, 그리고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작품에 매료되었고, 이러한 작품을 전시하고 컬렉터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무척 흥미로워요. 이러한 예술 형태에 대한 갤러리의 책무는 작가들의 야심 찬 프로젝트의 실현을 지원할 뿐 아니라, 그들의 작품이 기관 및 개인 컬렉션에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스더쉬퍼 갤러리는 강연, 퍼포먼스, 토크쇼 등 전시 이상의 복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작가 프로모션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쾰른에서 갤러리를 시작할 때부터 전시를 넘어 강연, 토크, 퍼포먼스, 음악 행사 등을 포함하여 실험과 지적 참여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 왔습니다. 이러한 학제 간 접근 방식은 갤러리의 핵심 사명이며, 작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한 의미있는 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각 전시마다 작가와 함께 워크 스루(walk through)를 진행하며 모든 사람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작품이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관객이 예술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확장함으로써, 작가의 활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증진시키고, 그들의 작품과 대중 사이에 지속적인 연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베를린과 파리 외에도 중국 본토, 대만, 스페인, 미국에 갤러리 팀을 두고 전시가 개최되는 지역 사회와 직접적인 연결과 다양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토미야스 라당의 〈What a Time to be Alive〉 퍼포먼스 장면 애스더쉬퍼 서울 2024
사진: 이현진 Courtesy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갤러리스트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시나요?
갤러리스트의 일은 본디 미술품을 거래하는 것이니 딜러의 역할이 한 축이 되겠죠. 한편으로는 출판사의 에디터와 같은 역할도 있고요. 무엇보다 내가 대변하는 작가의 커리어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딜러와의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갤러리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갤러리 운영에는 숙련된 예술적 안목, 예술사에 대한 깊은 지식, 국제 비즈니스에 대한 탄탄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예술적 비전과 전략적 전문성을 균형 있게 유지함으로써, 복잡한 글로벌 미술시장을 헤쳐 나가며 작가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한 가장 큰 투자 또는 변화는 무엇이었나요?
저희 갤러리의 중요한 이정표는 2015년 요넨갤러리를 인수한 것입니다. 30여 년 전에 쾰른에서 설립된 요넨갤러리는 개념미술과 현대미술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 곳이었죠. 갤러리 인수를 통해 작가 명단을 확장하며, 다양한 예술 활동을 대표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서울과 파리에 새로운 지점을 열고, 2023년 뉴욕에 사무소를 설립한 것 또한 마찬가지로 혁신적인 변화였습니다. 이러한 이정표는 갤러리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전 세계의 예술가, 기관, 컬렉터와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갤러리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으신가요?
앞으로 저희는 국제적인 영향력을 계속 확장할 계획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예술적 관점과 문화를 수렴해 현대미술을 발전시키는 대화를 촉발하고 싶습니다.

한국과 세계 미술을 잇는 가교

2022년 서울 지점을 개설한 이후 약 3년간 한국 미술계를 경험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에스더쉬퍼는 2022년 이태원에 첫 번째 프로젝트 공간을 열었지만, 그전에 10년 이상 한국 미술계와 관계를 맺고, 작가, 기관, 컬렉터와 깊은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서울이 글로벌 아트의 허브로 빠르게 부상한 것은 매우 흥미로웠으며, 한국 미술계가 발전하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우리는 한국 미술시장이 역동적이고 참여도가 높으며, 기성과 더불어 새로운 현대미술에도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실험적이고 다학제적 활동에 대한 개방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갤러리의 프로그램 및 비전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입니다.

서울 지점 개관 3년 만에 새로운 장소로 확장 이전했는데, 이전 배경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번 이전은 한국에서 갤러리의 입지를 심화시키면서 작가들에게 가능한 최고의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에스더쉬퍼 서울의 김선일 디렉터를 갤러리의 파트너로 임명하고 공간을 확장하면서 한국 미술계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이 역동적인 시장에서 갤러리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자 합니다.

갤러리의 첫 한국 작가로 전현선을 영입했습니다. 한국 작가들에게서 주의 깊게 보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2023년 베를린과 서울에서 개최한 전시 《뒤집기(Dui Jip Ki)》에서 최하늘, 전현선, 김홍주, 김택상, 이배, 김수연, 손동현, 진 마이어슨을 소개해 독일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니콜라스 부리오 감독이 최하늘의 작품을 접하고 광주비엔날레에 최 작가를 초대했죠. 이렇듯 베를린, 파리, 뉴욕 등에서 한국 작가를 소개하는 가교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현재 갤러리2와 협력하여 전현선 작가를 해외에 소개하고 있는데, 전 작가는 혼합에 굉장히 능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모티브는 굉장히 글로벌한 측면이 있어 해외에서 수용성이 높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시에 갤러리가 함께 작업하는 첫 한국 작가이기에 간접적으로라도 한국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를 기대했는데, 그 부분에서 전 작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는 9월에는 베를린에서 이배 개인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한국에 올 때마다 작가 스튜디오를 방문하며 다양한 작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갤러리는 한국 현대미술의 역동적인 생태계에 참여하고 지원하는 것을 우리의 핵심 가치로 생각합니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제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이라는 맥락을 벗어나 국제적으로 이해받을 수 있는가를 중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전 작가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것이라 확신하며, 앞으로 다양한 한국 작가들과 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에스더쉬퍼 갤러리는 한국 미술계와 상호 성장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작가들은 갤러리의 프로그램과 문화를 함께 형성해 왔습니다. 시작부터 우리는 기존 규범에 도전하고 살아있는 역사에 참여하는 것에 전념해 왔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한국에서도 이어져 소속 작가들과 한국 미술계의 의미 있는 교류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아니카 이와 필립 파레노에 이어 리움미술관에서 개최되는 피에르 위그의 전시에 대해 특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고 론디노네, 라이언 갠더, 리암 길릭은 모두 한국의 주요 기관에서 전시를 개최하며 예술적 대화를 발전시켜 왔죠. 또한 한국에 덜 알려진 로사 바바 (Rosa Barba)와 같은 작가의 전시회와 토크를 통해 현대미술에 대한 다양한 교류의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모든 것은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이 의미 있는 문화 교류를 이끌어 내고 예술이 무엇이고, 또 무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며 궁극적으로 시장의 유기적인 성장에 기여하는 원동력입니다. 예술적 혁신과 문화 간 대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한국 미술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근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미술시장을 어떻게 보시나요?
아시아는 더 이상 신흥 시장이 아닙니다. 예술 이벤트, 기회, 역동적인 시장의 주요 허브로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에스더쉬퍼는 중국 본토,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한국에서 작가들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는데, 이는 이 지역이 현대미술에 깊이 참여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시장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변화에 따라 항상 진화합니다. 불확실성이 방정식의 일부이지만, 우리는 현대미술에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2025년 2월 확장 이전한 에스더쉬퍼 서울에서 개최되는 《CONVERSATIONS》 전시 전경
사진:이현준 Courtesy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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