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에 힘입어 국내 미술시장에 봄바람 부나
제32회를 맞은 성황리에 폐막
1979년 시작해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아트페어 ‘화랑미술제’가 3월 5일부터 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화랑협회 소속 94개 화랑이 참여해 3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특정 작가의 작품이 여러 화랑에서 중복 출품되는 것을 방지해 미술시장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2013년 도입 시행된 ‘집중조명작가’ 제도는 화랑당 주력 작가를 3명으로 제한한 것을 올해 5명으로 늘려 컬렉터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방문객 수는 지난해 보다 증가한 3만6000여 명을 기록했고, 다양한 작품들이 거래되어 총 620여 점이 총 37억 원에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30억8000만 원이었던 지난해 대비 20%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편 개막식에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참석해 안창홍 의 <꽃>(2009, 왼쪽)과 강주영의 <향기- 떠다니기>(2013, 오른쪽)를 현장에서 구매해 미술시장 활성화에 앞장서려는 적극적 행보를 보여주었다. 총 1억 원의 예산으로 구매된 두 작품은 정부미술은행에 귀속돼 국가기관 대여에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미술은행은 정부 미술품의 전문적 구입과 국가기관 무료 대여 등을 통합한 제도로 올해 6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유진룡 장관은 “미술시장 활성화에 정부도 힘을 보태겠다. 정부 미술품 구입규모를 점차 확대해 100억 원대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정부는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미술시장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5월 중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행사기간 중 ‘올해의 CEO 대상’을 수상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이 ‘아트콜라보레이션-기업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윤 회장은 화랑의 뛰어난 감각과 인프라를 활용한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국내 화랑에는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방법을, 기업에는 브랜드 가치 상승 방안과 새로운 투자 방향을 제시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올해의 작가는 누구일까?
구동희 김신일 노순택 장지아, <올해의 작가상 2014> 후보 작가로 선정돼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은 SBS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14> 참여 작가로 구동희, 김신일, 노순택, 장지아가 선정됐다. 오는 8월 5일부터 10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선정작가 전시에서 후보작가 4인은 각자 신작을 선보이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전시작가 4인은 ‘올해의 작가상’ 운영위원회의 미술계 추천위원 10인에 의해 추천됐고, 이숙경 테이트 아시아태평양 리서치센터 큐레이터, 이영준 계원예대 교수, 구로다 라이지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학예실장, 톰 트레버 전 아르놀피니 미술관장 등 5인의 국내·외 심사위원단의 스튜디오 방문과 인터뷰를 통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전시작가에게는 SBS문화재단에서 제공하는 각 4,000만 원의 후원금이 제공된다. ‘2014 올해의 작가’ 최종 수상자는 전시기간인 9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며, SBS를 통해 다큐멘터리가 제작·방영되는 혜택이 부여된다.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수상제도로 자리매김한 ‘올해의 작가상’은 제1회 때 문경원·전준호, 제2회 때 공성훈이 선정된 바 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예술의 역할은?
<2014부산비엔날레> 주제 발표
개막 200일을 앞두고 지난 3월 4일 <2014부산비엔날레>(9.20~ 11.22)를 관통하는 주제가 발표됐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는 본전시 감독을 맡은 올리비에 케플렝(Olivier Kaeppelin)은 ‘세상 속에 거주하기’라는 주제를 통해 “오늘날의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예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Voyage to Biennale-비엔날레 속의 한국현대미술 50년’을 주제로 기획되는 <비엔날레 아카이브展>은 부산문화회관 대전시실과 중전시실에서 개최되며, 이건수 큐레이터 (前 월간미술 편집장)가 전시 기획을 맡았다. 한편 또 하나의 특별전인 <아시안 큐레토리얼展>은 아시아 주요 도시의 젊은 기획자들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전시이다. 이외에도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현대자동차가 11년간 테이트미술관을 후원한다
테이트모던 ‘터바인홀’ 전시 지원 및 백남준 작품 9점 구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1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2014년부터 10년간 12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1월 20일 영국의 세계적인 미술관 ‘테이트 미술관(Tate Muse-um)’과 향후 11년간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테이트미술관의 원칙상 후원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테이트미술관 니콜라스 세로타(Sir Nicho-las Serota) 총관장은 3월 7일 방한해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자동차가 백남준(1932~2006)의 작품을 9점 구매하도록 후원했으며, 테이트 모던 하반기 첫 전시로 백남준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테이트미술관은 2010년 테이트 리버풀에서 백남준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지만 지금까지 그의 작품을 소장한 적은 없다. 이번에 구입한 백남준의 작품은 <캔 카>(1963), <세 개의 달걀>(1975~1982), <오피스>(1990~ 2002) 등 1963년부터 그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 백남준의 40여 년 작업세계를 아우르는 작품이다.
또한 이번 협정에 따라 테이트 모던의 심장부인 ‘터바인홀’에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The Hyundai Commission’이라는 이름의 전시가 매년 가을부터 봄까지 열리게 된다. 터바인홀은 동시대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는 국제적인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1층에서 5층까지 하나의 공간으로 관통된 초대형 전시장이다. 아니시 카푸어, 루이즈 부르주아, 올라퍼 엘리아슨, 아이웨이웨이 등 세계 정상급 작가들의 전시가 이곳에서 열렸다. 세로타 총관장은 “특별 커미션 작가는 당해 프로그램을 발표할 때 공개한다는 테이트의 원칙에 따라 리스트는 공개되지 않지만 한국 작가는 1명 이상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 작가로 첫 전시를 시작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각국의 미술계에는 알려져 있지만 세계 미술계에는 인지도가 낮은 작가를 발굴해 터바인홀 전시를 통해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테이트미술관은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모던, 테이트 리버풀,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총 네 개의 미술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테이트 모던은 연간 관람객 수가 500만 명이 넘는 세계에서 관람객이 가장 많은 현대미술관으로 꼽힌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전속 작가 12명이 최고의 자산
갤러리 시몬 개관 20주년 기념전
<시몬의 친구들>역량 있는 작가를 꾸준히 발굴하고 지원해 온 갤러리 시몬(대표 김영빈)이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3월 20일부터 5월 9일까지 열리는 <시몬의 친구들전(Simon’s Friends)>에는 문범 배형경 노상균 강애란 최선명 권소원 김주현 황혜선 구자영 김신일 이창원 김지은 등 전속작가 12명이 참여했다. 갤러리 시몬은 1994년 개관년도부터 해마다 4월이 되면 ‘시몬의 친구들’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었다. 작가와 화랑은 친구라는 개념으로 기획해 온 그룹전이다. 신사동 본점과 청담동 분점을 운영하던 ‘강남 토박이’ 화랑에서 2011년 종로구 자하문로에 건축가 유병안이 설계를 맡은 4층 건물을 신축해 활동무대를 옮겼다.
김 대표는 “미술시장이 불황이지만 큰 걱정 없다. 갤러리 20년 운영해서 12명의 작가가 남은 게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전속 작가를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내가 작품을 보고 매혹되어야 한다. 작품과 인품이 일치하지 않는 작가를 싫어한다. 작가의 인품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시퀸으로 작업하는 노상균의 별자리 형상 작품과 책을 소재로 빛과 기술을 이용한 강애란의 작품 등이 출품됐다. 김 대표는 “앞으로 젊은 작가를 계속 발굴해 전속작가를 늘리고 세계무대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토론의 장
전국 미대 학장협의회 심포지엄
전국미술디자인계열 학장협의회(회장 이순종, 서울대 미대 학장)는 미술과 디자인분야의 교육과 연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예술교육 연구 진흥을 위한 Art Korea(AK)’ 사업을 계획하고, 3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조국가를 위한 예술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예술교육과 연구 분야에 대한 국가 지원이 매우 미비한 수준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기조 발제 <창조사회와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시작으로 1부에서는 김성희 서울대미술관장의 <예술교육의 새로운 시대적 요구>, 하준수 국민대 교수의 <국내외 예술교육 연구 지원현황과 한국 예술교육 연구의 과제>, 2부에서는 최민영 성신여대 교수의 <창조국가 구현을 위한 AK사업의 제안> 등이 주요 발제로 진행됐다. 토론에서는 예술교육과 예술진흥을 위한 AK사업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졌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삶의 벼랑에서 희망을 시작한다.
대안공간 힘이 기획한 지역협업전 <옥상의 정치>
부산 수영구에 새롭게 자리 잡은 ‘대안공간 힘’이 ‘벼랑의 삶, 벼랑의 사유’를 주제로 지역협업전 <옥상의 정치>를 기획했다. 3월 14일 5개 도시(부산, 광주, 대전, 대구, 서울)에서 동시 오픈한 <옥상의 정치>는 옥상을 다루는 작업들을 통해 우리 시대 미술이 삶의 어느 지점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고자 한다. 삶의 임계와 미술의 임계를 통해서 우리 삶과 미술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은 부차적 효과일 수 있다.
전시의 연장선에서 동명의 책《 옥상의 정치》가 갈무리 출판사에서 발간된다. 글쓰기를 통해서 ‘옥상’의 의미를 검토하고 도처에 펼쳐진 삶의 임계들을 통찰하려 한다. 삶의 경험 그리고 문학, 영화, 건축, 미술, 역사를 아우르며 동아시아적 맥락을 포괄하는 ‘옥상’을 통찰한다.
부산 전시는 권도유 김경화 김해진 노순택 박항원 방정아 서평주 은주 이영현 전이영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는 3월 28일까지 열렸다.부산=김은경 통신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근현대미술사에 끼친 효산의 영향력을 조명하다
<효산 이광열–필묵의 흐름전> 열려
전북도립미술관 (관장 이흥재)에서는 <효산 이광열-필묵의 흐름전>(2. 21~4.20)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시서화 삼절에 능했던 효산 이광열(1885~1966)이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끼친 영향력을 명확히 밝히고 전북미술사에서의 위상을 정리하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1935년 호남지역 최초의 서예학원인 한묵회(翰墨會)를 결성하여 서화 발전에 힘썼던 효산은,《 전주부사(全州府史)》를 편찬해 전주 지역의 숨은 역사를 찾아 기록하고 많은 작품을 남기는 등 작가이자 교육자 그리고 향토사학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면서 항일정신을 불태운 그는 글씨와 그림 (사군자)분야에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1927년과 1928년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 작품을 출품하여 입선했으며, 1930년에는 일본 교토문예전에 입선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효산의 서예, 문인화, 전각, 사료 등 100여 점을 비롯해 효산의 필묵을 이어받은 두 아들인 인당 이영균과 윤당 이기봉의 작품 30여 점, 특별한 인연을 맺은 고암 이응노(1904~1989)와 묵로 이용우(1902~ 1952)의 작품 등 모두 160여 점이 선보였다.
눈길을 끄는 것은 효산과 교유한 묵로 이용우와 고암 이응노의 작품이 한 자리에 선보인다는 점이다. 효산은 17세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묵로와 절친하게 하게 지냈다. 효산은 묵로의 작품에 화제를 써주기도 하고 서로 평생을 의지하며 생활했던 인물이다. 고암은 1928년 젊은 나이에 고향을 떠나 전주에 7년간 거주하면서 ‘개척사’라는 간판집을 운영했다. 이 당시 고암은 효산의 문하에 들어가 서화의 가르침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 고암이 효산의 진갑을 기념하여 제작한 <묵죽> 작품이 최초로 공개되어 고암에게 효산이 어떠한 존재였는가를 짐작게 한다. 전주=최정환 통신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미술시장 대중화를 위한 미술박람회
<A&C Art Festival 2014> 열려
한국미술평론지《 미술과 비평》이 주최하는 <A&C Art Festival 2014(이하 ACAF)>가 3월 15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한국 미술시장의 대중화, 작가와 컬렉터 간의 교류를 구축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이 국제무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올해 7회째를 맞이한다.
회화, 조각, 사진, 판화, 영상 미디어 작품을 망라하는 작가 공모를 통해 선정작가와 초대작가 총 120여 명이 참여해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동시대성을 선보였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폭력에 맞서 짱돌을 쥐어라
프로젝트 스페이스 반야지에서 열린 여상희 개인전
여상희의 7번째 개인전이 프로젝트 스페이스 반야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제도와 권력, 이데올로기와 전쟁 등 수많은 폭력에 대항하는 분노와 저항 등을 주제로 한 작업들로 구성됐다. 강렬한 색감의 극사실적 유기체를 다루던 이전의 작품들은 최근 큐브 등의 미니멀한 형태와 무채색의 설치작품들로 변모하고 있었다. 주된 매체로 사용된 신문지는 지난해 부산시청에서 열린 <한일 리싸이클링 아트전>에서 선보인 바 있는데, 신문지를 물에 담가 불린 뒤 틀에 응고시킨 작업들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전시에 새롭게 등장한 것은 짱돌이다. 신문지를 일일이 만두 빚듯 손으로 꾹꾹 눌러 빚고 매끈매끈하게 닳도록 여러번 바닥에 문질러 동그스름하고 단단한 돌과 같이 윤을 냈다. 짱돌은 때론 저항의 상징으로, 때론 바둑돌과 같이 정치적 사회적 의도의 역학적 점유와 영역 표시, 즉 땅 따먹기를 은유한다. 신문지 역시 물에 풀어지고 문자가 해체되는 현상으로 권력의 옹호자 언론에 대한 분노를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바로 옆에 놓여있는 콘크리트 큐브들은 체스판을 상징하며 같은 맥락의 영역 찾기 게임을 상징하고 있었다.
한편, 전시장 입구에는 작은 원뿔, 큐브 등의 입체모형들을 방사형으로 쌓아올리고 가운데 동그란 등을 낮게 달아 마치 원자폭탄을 맞은 히로시마처럼 파괴, 소멸되고 재생되는 도시를 연상케 하는 작품을 설치, 보이지 않는 권력에 의한 도시파괴를 재현하였다. 이것은 또 다른 작은 방안에 있는, 책《 집단 기억의 파괴》와 함께 놓인, 건물이 분진을 일으키며 붕괴되는 모습의 드로잉이나 모형들과 같이, 한 집단의 정체성을 말살시키고 그 속에 담긴 가치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파괴자의 도시학살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들이다.
여상희 작가의 독립자생공간인 반야지의 이번 전시는 기획 의도부터 전시 형식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고정관념 비틀기를 표방했다. 전시기간을 ‘3월’로만 정해 전시시작과 마침의 날짜를 없앴으며, 홍보는 인쇄 매체없이 SNS만을 활용하는 자율적 운영을 시도했다. 작가로서 운영자로서 여상희의 작업 근간은 미술과 사회, 예술과 정치가 분리될 수 없다는 의지와 신념으로 읽힌다. 그것이 끊임없이 그 접점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다음번 선택을 벌써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대전=이정윤 통신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흔들림 없는 인간과 풍경에 대한 탐구
이상국 화백 별세
소시민의 생활상과 자연풍경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표현해 온 이상국 화백이 3월 5일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7세. 7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은 고인은 투병 중에도 작품 활동에 매진했으며, 2011년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에 이어 지난해 가을에는 관훈동 나무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학교 회화과와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고인은 1970년부터 약 40여 년간 투박하지만 절제된 조형언어의 그림과 목판작업을 고집했다. 그의 작업의 주제는 ‘사람’과 사람을 둘러싼 ‘풍경’이었다. 삶의 현장에 다가가 <산동네>, <공장지대> <맹인 부부 가수> 등 암울한 시대상을 그려내 화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산>과 <나무> 시리즈 등 굵고 거친 선과 제한된 색을 통해 자연의 생동하는 기운을 신명나게 표현했다. 고인은 한때 민중미술운동에 참여한 바 있지만 미술사의 흐름이나 사조에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작품세계에 천착해 한국적 정서와 인간의 삶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2011년 제12회 이인성미술상을 수상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삶의 여정, 허수아비 철학
서양화가 남궁원 개인전
‘허수아비’라는 인간 대리역을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을 탐구한 서양화가 남궁원의 개인전 <2막1장-Fantasy of Husuabi>(3.19~27)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약 2년간 작업한 회화, 디지털아트, 설치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의 ‘허수아비 철학’을 심도 있게 표현했다. 허수아비란, “허(虛)- 비움과 나눔, 수(守)-지킴, 아(我)-키움, 비(非)-세움”의 철학을 뜻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는 지난 44년간의 교직생활을 뒤로 한 채 40여 년간의 작품세계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작가인생을 연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100여 점의 작품을 독도수호기금으로 전달함으로써 의미있는 나눔활동을 펼친다.
남궁원은 가천대학교 회화과 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남송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다. 2009 성남시문화상, 2010 문화예술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3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청계천 골목에 담긴 시간의 흔적
제이 안 개인전
오랫동안 미국에 거주하면서 뉴욕을 비롯한 유럽 대도시 거리의 분위기를 독특한 색채감각으로 담아 온 사진가 제이 안의 5번째 개인전 <청계천- 기억될 시간들>이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렸다. 작가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청계천 공구상 골목의 독특한 정서와 풍경을 자신만의 색채감각으로 표현한 사진을 선보였다. 사진평론가 김승곤 순천대 교수는 “제이 안의 멈춰선 시간에는 빛과 그림자와 색채가 빚어내는 초현실적인 광경이 민감한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적인 조형과 화려한 색채를 가진 도심의 번화가가 아닌 청계천의 뒷골목을 누비면서 이제 곧 사라져 볼 수 없게 될 공구상 거리의 사람 냄새와 이야기를 오랜 세월 그곳에 켜켜이 쌓여서 높은 밀도로 응축된 시간의 흔적으로 담아냈다.
제이 안(안정희)은 숙명여대를 졸업하고 동양방송(TBC) 아나운서, 뉴욕 한미방송 아나운서를 했다. 현재 한국여성사진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십장생도의 현대적 의미
라오미, <제1회 KOTRA 한류미술공모전> 대상 수상전 열어
서양화가 라오미의 개인전 <행복의 진화>가 KOTRA 오픈갤러리에서 3월 5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작가는 지난해 4월 시행된 <제1회 KOTRA 한류미술공모전>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이번 전시에는 수상작인 <십장생도 – 복 짓는 길>을 비롯해 십장생도를 다각적으로 해석한 회화작품 13점을 선보였다. 라오미는 “동양의 유토피아를 담은 십장생도를 통해 현대인이 갖는 불로장생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시장 전면에는 십장생과 십이지 모양의 전통 나무인형 ‘꼭두’ 150여 개로 채워진 <백수백복도 (百壽百福圖)> 아트월이 설치됐다. 작가가 ‘한류 문화체험 문화교실’을 두 차례 진행하면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만든 작품이다.
라오미는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인도 뉴델리 한국문화원 오픈 아트월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외벽에 작품을 설치한 바 있으며, ‘인터파크 아트월 프로젝트 NO.1’ 대상을 수상했다. 2013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주관 아트키스트(ART KIST) 레지던시 1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