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네트워크를 향한 여정
광주시립미술관 상록분관에서 <아시아 민주주의 거울과 모니터전>열려
제3회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책임기획 서진석)이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주는 전시 <아시아 민주주의 거울과 모니터>가 광주시립미술관 상록분관에서 8월 22일 개막해 9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에는 ‘민주주의와 예술’이란 개념을 바탕으로 배영환, 허예창, 야오-주이 창, 모건 옹 등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 프로그램’ 회원국의 기획자 20명이 추천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본전시는 아시아 17개국 27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방식에 따라 담론을 모색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각국의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토양에 따라 아시아 민주주의의 의미와 정체성을 고찰하고 재해석한 다양한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전시 개막에 앞서 8월 21일에는 광주시립미술관 본관에서 <21세기 아시아의 조화론적 민주주의와 예술의 공공적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경제적 소득, 계급, 종교 국가 간의 갈등과 충돌 등 우리 시대에 도래한 문제들 속에서 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노암 촘스키가 ‘미국 정책의 추동력’을 주제로 영상강연을 펼쳤고 베른하르트 제렉스, 김규항, 서진석, 제이슨 바커, 페트릭 D. 플로레스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발제 후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는 동북·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교류 지역을 확대해 30개국 43개 창작공간의 기획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22일 개최된 비공개포럼에서는 두 그룹으로 나눠 협의체 확대와 지속적 발전을 위한 계획과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2015년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역할과 그 속에서 아시아 창작공간이 추구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다만 포럼의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되지 않아 단순한 의견 교류에 머문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행사 내용은 오는 10월경 출판물로 제작될 예정이며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 온라인 사이트(www.asiaartspace.net)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광주=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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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 점의 미술자료가 한곳에 모인다
김달진미술연구소 자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기증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 소장이 지난 40여 년간 모은 미술자료 2만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단계적으로 기증한다. 김 소장은 그동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으로 창전동에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열고 수집한 자료를 공개해왔다. 그러나 오는 9월 30일부로 지원이 끊기게 됨에따라 마땅한 장소를 찾던 중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7월 3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기증 협약식을 가졌다.
김 소장이 기증하기로 한 자료에는 1926년 1월 31일에 나온 교과서로 제4학년 아동용 《 보통학교 도화첩(普通學校 圖畵帖)》과 같은 미술교과서와 《 향토(鄕土)》 창간호,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 미술월간지《 신미술》 창간호 등 한국 근현대미술에 의미 있는 도서자료가 다수 포함됐다. 이외의 기증자료에는 전시도록, 미술잡지, 학위논문, 전시 팸플릿이나 브로셔 등이 있다. 자료는 분류작업을 거친 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디지털정보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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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을 만나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기념 <천국의 문-평화와 위로의 선물전>열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교황의 방한을 기념해 미술계에서도 크고 작은 전시가 열렸다. 8월 15일부터 11월 14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천국의 문-평화와 위로의 선물전>은 중세부터 바로크까지의 유물로 눈길을 끈다. 이 전시는 천국의 문 전시추진위원회와 피렌체 두오모대성당 박물관이 공동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조각가 로렌초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오페라 델 두오모 박물관에 복원 설치되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헬로, 프란치스코!전>(7.26~8.18)은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부터 지금까지 교황과 관련된 150여점의 사진을 전시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천주교 관련 근대유물 400여 점을 선보이는 <서소문·동소문 별곡전>(8.8~10.31)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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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미학을 전시디자인에 담다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2014 수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렸던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 (1.28~8.31)이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에서 주관하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2014>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분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시상제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이번 수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단색화>(2012), <그림일기: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2013)에 이어 3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은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의 건축과 예술세계를 살펴보는 회고전으로 미술관에 기증한 고인의 아카이브와 유족 소장품으로 구성되었다. 이타미 준의 건축 미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의 실제 건축에 보이는 특징인 검정의 농담, 구조의 열림과 닫힘, 부유하는 공간을 살린 디자인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4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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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즐기는 그림 쇼핑
<제12회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개최
<제12회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Asia Hotel Art Fair(이하 AHAF))>가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AHAF는 매년 2월과 8월에 홍콩과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호텔 아트 페어다. 특히 이번 페어는 롯데호텔과 공동으로 개최하면서 페어가 열리기 전인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롯데 에비뉴엘 전관에서 타이완 출신 디자인 그룹 STAYREAL의 특별 기획전이 열리고, 8월 13일부터 31일까지 일본의 유명 3D아트 작가 마쓰에다 유키의 개인전이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열리는 등 다양한 전시가 함께 진행되었다.
표갤러리, 이화익갤러리, 313 아트프로젝트, 금산갤러리 등 국내 갤러리를 비롯하여 캣스트릿(홍콩) 아트비투스(홍콩) 다이나스트(대만) 등 아시아 60여 개 갤러리의 600여 명의 작가, 4000여 점의 작품을 70여 개의 객실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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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근·현대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보다
대전시립미술관 특별전 <피카소와 천재화가들>
지난 7월 2일부터 10월 9일까지 100일간 대전시립미술관 제1~4 전시실에서 특별전 <피카소와 천재화가들>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미국 양대 컬렉션 중 하나인 필립스컬렉션이 소장한 세계 유명 걸작들 중 국내 미공개 회화작품 85점을 최초로 선보였으며, 피카소, 고흐, 모네, 마네, 드가, 고야, 세잔, 고갱, 마티스, 보나르, 칸딘스키, 잭슨 폴록 등 68명 작가의 85점이 소개되었다.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필립스컬렉션은 던컨 필립스가 수십 년에 걸쳐 수집한 3000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으로 그중 엄선한 85점을 이번 전시에 공개하는 것이다. 시립미술관과 대전MBC, 충청투데이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신고전주의부터 추상표현주의’까지 19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서양 근현대미술의 역사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서 그 의의가 있다.
21일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개막 51일 만에 누적관람객 10만 명을 넘어섰다. 미술교과서를 통해 익숙한 서양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전시됐다는 점과 모두 원본이자 대표작 수준의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다양성이 전시의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야의 <회개하는 성 베드로>(1820~4), 앵그르의 <목욕하는 여인>(1826), 폴 세잔의 <생 빅투아르 산>(1886~7), 고흐의 <오베르의 집>, 작품 속 숨은 초상화의 발견으로 화제가 된 피카소 <푸른 방> 등 너무나 잘 알려진 작품들뿐만 아니라 피카소와 동시대에 활동한 입체파 작가이면서도 덜 알려진 작가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돼 비교하며 감상 수 있는 점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으로 옮겨져 오는 11월 25일부터 내년 3월 1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대전=이정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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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술계 추모 분위기에 젖어
김태수 맥향화랑 대표, 최창윤 미술평론가 별세
대구미술계에 공헌해 온 두 인물이 잇달아 세상을 떠났다. 맥향화랑을 이끌어 온 김태수 대표(왼쪽)가 7월 13일에 별세했다(향년 73세).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염색산업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우연히 색채에 매료되어 시작된 고인의 미술 인생은 1976년 대구에서 맥향화랑을 개업하면서 본격화되었다. 그는 40여 년 동안 화랑업을 중심으로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 수많은 작가가 그의 화랑을 거쳐갔으며, 한국판화미술진흥회, 대구미술아카데미를 키워냈다. 또한 고인은 지역화랑 대표로는 최초로 한국화랑협회 회장을 맡으며, 외환금용위기 시기에 위축된 미술시장에서 화랑 측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재작년에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대구 출신 화가 이인성의 1937년 작 <포도나무와 여인>을 대구문화재단에 기증했다. 그가 떠난 맥향화랑은 부인 김성희 씨와 딸 김주영 씨가운영을 맡으면서 2세 경영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한편, 미술평론가인 최창윤 씨(오른쪽)도 지난 8월 9일에 지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를 공부한 고인은 일찍이 현장에서 문화운동을 벌인 투사였다. 대학생 시절부터 시를 써서 발표하기도 한 그는 2008년 계간지《 사람의 문학》을 통해서 등단, 본격적인 시인의 길을 걸었다. 미술평론과 시 창작과 시민사회 운동을 동시에 펼친 고인의 이력은 대구 민예총과 예술마당 솔, 대구작가회의, 대구미술비평회 등의 단체에서 살림꾼 역할을 맡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대구경북작가회의장으로 치러진 고인의 장례식에는 여러 분야의 활동가들이 집결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족인 부인 박순남 씨는 신조미술대상을 수상한 화가로서, 고인이 완성하지 못한 예술을 작품으로 구체화하는 중이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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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OSIUM
• 리움 개관 10주년과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기념 협력프로젝트로 9월 2일과 4일 ‘확장하는 예술경험’을 주제로 서울과 광주에서 심포지엄을 연다. 9월 2일에는 삼성미술관 리움 강당에서 ‘진화하는 전시&미술관’, ‘디지털시대의 새로워지는 미술관 경험’을 타이틀로 9월 4일에는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비엔날레 확장과 현대미술의 진화’ ‘예술가와의 동행’을 타이틀로 국내외 미술관계자들이 참여한다.
• 뮤지엄 관련 테크놀로지를 논의하는 단체인 <Museums and the Web (MW)>이 <Museums and the Web Asia 2014> 학회를 개최한다. 10월 7,8일 이틀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콘퍼런스가 진행되는데 특히 8일에는 고암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심포지엄 <Digital Rebirth: Future of Single Artist Museums>이 계획돼 있어 주목된다. 10월 10일에는 이화여자대학교 ECC에서 워크숍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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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예적 고찰이 돋보이는 전시가 펼쳐진다
인디프레스 개관
부산에서 20년 가까이 갤러리를 운영한 베테랑 화상 김정대가 지난 8월 서울 효자동에 갤러리를 오픈했다. 김정대 대표는 1994년 11월 미술서적 전문 북카페 ‘태도가 형식이 될 때’를 시작으로 1990년대 말부터는 인디프레스란 이름으로 갤러리를 운영해왔다. 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그는 “갤러리 운영은 자체가 하나의 작업형태”라며 그간 운영해온 대안공간과 상업공간이 합쳐진 독특한 맥락의 갤러리에 대해 설명했다.
부산에서 오랜 기간 갤러리를 운영하며 서울에서 활동 해보려 꿈을 키워왔다는 김 씨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이지만 그간 시장의 메커니즘에 의해 간과된 작품, 기존에 활발히 작업했으나 최근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작가들의 좋은 작업에 주목한다.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그는 인디프레스 서울 개관전으로 8월 1일부터 20일까지 신학철, 장경호, 박불똥, 구본주 4인전을 진행했다. 앞으로 이 공간은 “한국미술에서 나타나는 학계와 시장 사이의 극심한 간극을 지적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 학예적 고찰이 기본이 되는 전시”를 펼칠 예정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을지라도 대관전시 없이 자신만의 미학적, 학예적 감각을 펼치는 전시를 해온 김 대표는 스스로를 아트 매니지먼트라고 칭하며 “인디프레스 서울에서 미술계의 다양한 교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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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외 레지던스의 시작
파리 <이응노 국제레지던스> 오픈
동양미술학교의 정통성을 잇는 고암 후학 양성기관인 고암아카데미가 파리 보쉬르센에 ‘파리 이응노 국제레지던스’를 열었다. 이에 지난 8월 5일 오픈식 행사가 입주작가를 비롯 박인경 이응노미술관 명예관장, 김상휘 대전광역시 문화체육국장, 이지호 고암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쉬르센 현지에서 진행됐다.
대전시가 올해 처음 추진하는 지역 작가 대상 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한·프 작가 간 문화 교류의 장으로써의 기능 뿐 아니라 국내 작가들의 세계 무대 진출에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지난 5월 제1기 공개모집한 입주작가 3명(박홍준, 이순구, 송유림)이 3개월간 입주해 전시, 교류,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지원 받는다. 레지던스가 들어선 공간에는 현재 고암아카데미를 비롯하여 고암서방, 고암기념관, 고암 작품보관소가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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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탐방 | 가회동60
작가를 품는 갤러리
사간동에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거리에 제법 사람 왕래가 늘더니 요즈은 화동고개를 넘어 가회동까지 인파로 북적인다. 이곳에 제법 터줏대감 티를 내는 공간이 있으니 바로 ‘가회동60’이 그곳이다. 이곳을 2008년부터 지키고 있는 김정민(사진 왼쪽), 손진우 공동대표를 만났다.
회화를 전공한 이들은 1990년부터 작업실이 가까운 것을 계기로 막역한 친구가 됐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한 공간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전시공간을 운영하기 이전 각자의 길을 걷고 있던 그들이 의기투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 대표는 “손 대표는 미술 관련 일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어요. 그런데 아버지(故 김종휘 홍익대 교수)의 작업세계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30~40대 작가 중 이러저러한 이유로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이들이 뒤늦게 작업을 시작했을 때 그들을 지원하고 싶었습니다”라고 개관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이 모두 회화를 전공했으니 전시장에서 만나는 작가도 나름의 특색과 맥락을 갖게 된다. “갤러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참여 작가에 따라 이야기가 펼쳐지며 그것이 바로 인맥으로 연결된다”는 손 대표는 “담론보다는 작품이 이야기하는 바가 명확했으면 한다. 그것이 가회동60이 선정하는 작가의 기준”이라 말한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손 대표는 기획자로서 공간의 성격이 드러나기보다는 작가의 작업을 ‘소담스럽게’ 내보이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말과 손이 일치되어 가회동60이 품고 싶은 작가의 전시를 하고 싶단다. 공간과 ‘령(靈)’이 맞는 작가를 의미하리라. 갤러리 운영이 녹록지 않음도 솔직하게 시인한다. 가뜩이나 이 동네의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운영 부담이 커졌을 터. 그렇지만 ‘의무감’이 생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디자인60’이라는 전시와 관련한 발간과 디자인 영역에도 손을 뻗쳤다. 모두 이 공간이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벌인 일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손 대표가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자연스럽게 ‘겹’이 쌓여 좋은 ‘결’을 이루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고보니 두 대표는 ‘쟁이’라는 말을 인터뷰에서 자주썼다. “잘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이기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가회동60 두 대표가 낼 그 ‘즐김’의 화음은 어떻게 들릴까? 문의 (02)3673-0585, www.gahoedong60.com
황석권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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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뛰어넘는 옹기의 미
헤이리 한향림옹기박물관 개관 5주년 기념전
개관 5주년을 맞은 한향림옹기박물관이 2004년 첫 전시 이후 10년 만에 옹기를 주제로 한 특별초대전 <옹기·그림을 만나다Ⅱ>를 열었다. 7월 18일부터 8월 24일까지 진행된 이번 전시에는 석철주, 고재권, 안창표가 각자의 표현방식으로 옹기를 그린 회화작품과 옹기가 함께 전시되어 다양한 시각적 유희를 제공한다.
생활일기 연작을 통해 옹기의 이미지를 보이는 석철주, 옹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고재권, 옹기와 계절의 변화를 담은 안창표의 작업은 현대적인 감각과 옹기의 고전미를 두루 보여준다. 헤이리에 위치한 한향림옹기박물관은 2층에서 진행된 특별기획전 외에 1층에 상설전시실이 있어 옹기소품에서 대형항아리까지 다양한 옹기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8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개관 5주년 특별기획전의 연속으로 배연식, 장영필, 정영락, 류제연이 만든 옹기를 볼 수 있는 <검고 푸른 옹기_푸레독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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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순환을 꽃으로 표현하다
독일에서 열리는 <최정환 개인전>
오랫동안 역사를 주제로 한국적 미감을 구현해온 작가 최정환이 이번에는 꽃을 소재로 제9회 개인전 <Nach einer göttlichen Stadt-Blumen>을 연다. 이번 전시는 전라북도의 해외전시지원사업 일환으로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카를스루에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파크에서 8월 10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린다. 그동안 작가는 역사라는 큰 틀 안에서 솟대, 백두산, 소나무, 새 등을 소재로 작업해왔다. 자신이 경험하고 살아온 동양의 문화적 토양과 자산을 기반으로 삼은 작업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와 문화의 흥망성쇠 과정을 꽃의 특징에 견주어 표현했다. 꽃이 피고 지고, 열매가 열리고 씨앗이 틔워지는 자연의 이치를 역사의 순환에 적용한 것이다.
또한 작가는 자연스러운 색의 사용과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캔버스를 병치하고 추상과 구상을 나란히 보이는 배치방식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 최정환은 현재 남성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원광대에 출강하고 미술평론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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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의 모델을 논의하다
미테 우그로와 공간 힘 공동주최 <비엔날레 개혁 토론회> 열려
최근 홍성담 화가의 작품 <세월오월> 전시 유보 사태로 파행을 빚은 광주비엔날레의 20주년을 되돌아보는 자리가 열렸다. 광주의 대안창작공간 ‘미테 우그로’와 부산 팔도시장에 위치한 ‘공간 힘’이 공동으로 주최한 포럼이 그것으로 두 지역의 민간단체가 최초로 마련한 토론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초 두 공간이 최근 펴낸 미술문화계간지 《 POST》 창간 기념으로 열린 이날 포럼에선 최근 사태와 맞물려 광주비엔날레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명훈 예술공간 돈키호테 큐레이터는 그동안 안티비엔날레, 최민 감독 해임, 신정아 사태 그리고 최근 홍성담 작품 전시 유보 등 여러 차례 파행을 겪으면서도 정상적인 구조를 갖추지 못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희 미테 우그로 큐레이터는 “지역에서 광주비엔날레가 지역과의 소통을 외면했다고 지적하면 재단에서는 작가 참여 비율이 8%나 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며 “하지만 누가 얼마나 참여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재단이 작가들의 플랫폼 역할을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의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큐레이터는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지역에 있는 작가들조차 타자의 시선으로 광주비엔날레를 바라보면서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선 6기 광주시장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지역 작가 쿼터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작가들은 지역 작가 쿼터제는 재단과 지역의 소통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 ‘민원 해결을 위한’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재단 내 지역 인력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또 재단이 지역의 기획자들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광주비엔날레가 민과 관, 국제주의와 지역주의, 예술과 축제, 예향과 의향의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의견도 표출됐다. 박경섭 전남대 인류학과 강사는 “광주비엔날레는 이 4가지 축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관과 국제주의, 예향과 예술이라는 한쪽만 강조해왔다”며 “향후 광주비엔날레가 어떻게든 개혁되겠지만 공공성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자율성을 강조해 민으로 치우칠지 명확한 모델을 가지고 방향을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박진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