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12월-2

아프리카 나우

서울시립미술관 12.16~2015.2.15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유럽 및 미국의 식민제국주의와 노예제도에서 비롯된 흑인 디아스포라 예술의 의의를 고찰하고 탈식민주의의 근간을 탐구하여 서구중심 사상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펼치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존 아캄프라, 잉카 쇼니바레, 크리스 오필리 등의 영국을 대표하는 아프리카계 작가뿐만 아니라 티에스터 게이츠, 케힌데 와일리 등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및 곤살로 마분다 등 아프리카에 거주하며 후기식민시대 아프리카 대륙에 뿌리내린 민족주의나 종교분쟁에 관한 서사를 다루는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소개된다. 또한 전시 중에 개최되는 학술행사를 통해서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인종문제 및 다민족 문화에 대한 고민을 점검하며 한국 사회에서 점차 본격화 되고있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의식과 태도를 성찰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잉카 쇼나바레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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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예스퍼 바하트마이스터

즐거운 나의 집

아르코미술관 12.12~2015.2.15

작가 10인과 건축가, 디자이너, 영화감독 등이 참여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집에 대한 기억을 펼쳐보인다. 삶의 터전으로서의 집보다 ‘자산’으로서의 집만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내 집은 어떠한지, 나의 삶은 어떠한지’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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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11.20~2015.2.25

조르조 모란디 작업의 중심에 있는 정물에 초점을 두어 모란디와 같은 시대를 산 한국작가들의 정물화와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전시. 또한 모란디와 유사한 태도로 사물에 접근한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소개해 동서양 작가들의 시선과 태도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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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권오상

PILLARS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12.3~28

회화, 조각, 사진, 영상 그리고 설치 장르에서 뚜렷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공성훈 권오상 노재운 오용석 이동욱의 단체전.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의 각 분야를 진지하게 탐구해온 중견작가 5명이 미학을 풀어나가는 다양한 접근 방식을 알아본다. 권오상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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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igalit Landau, Three Men Hula, 1999그만의방

그만의 방

아트선재센터 12.18~2015.1.25

남성중심사회인 한국과 중동의 인권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23명의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이번 전시는 가부장적인 사회의 전형으로 인식되는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에서 출발해 중동지역 작가들이 남성을 표상하는 방식과 한국사회의 남성 담론에 내재된 문화, 정치, 사회적인 맥락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기획되었다. 남성, 여성, 게이, 레즈비언 등 각자의 정체성에 상관없이 성적인 존재로서의 남성보다는 사회적인 존재로서의 남성과 정치적인 장으로서의 남성성에 주목하면서 남성에 대한 논의가 여성의 인권에 대한 논의와 어떠한 방식으로 맞물릴 수 있는 지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전시는 두 지역의 학문과 예술의 변방에 머물고 있는 남성성에 대한 논의를 자극함으로써 경제적인 교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한-중동의 문화예술적인 교류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시갈리트 린다우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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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이광호

국제갤러리 12.16~2015.1.25

국내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 이광호의 개인전. 인터뷰 시리즈 및 선인장 시리즈에 이어 강렬한 풍경에 대한 연작을 경험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국내의 제주도의 실경으로부터 시작되어 해외의 뉴질랜드의 스펙터클한 풍경에 이르는 풍경회화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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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송현숙(학고재)

송현숙

학고재 11.14~12.31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가 송현숙의 개인전. 작가는 장독, 전통 가옥의 귀퉁이, 명주 등을 소재로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1960~1970년대 한국적 정서를 화면에 풀어내 급격한 현대화 속에서 한국인이 잃어버린 고향의 정서를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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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아

두산연강예술상 제3회 수상작가 그룹전

두산갤러리 11.19~12.31

2012년 제3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인 김상돈 김지은 장지아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세작가의 신작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두산연강예술상 부상으로 지원된 두산뉴욕레지던시 입주기간 동안의 작품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장지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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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현씨

Super Romantics

대구예술발전소 12.9~2015.1.25

서구 ‘로맨티시즘’의 특성들이 동시대 문화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살펴보며 21세기의 창작경향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핀다. 국내·외 미디어 아티스트 23팀이 참여해 영상, 회화, 조각, 설치 등 실험적인 30여점으로 구성된다. 김과현씨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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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오용석

생각엮기 그림섞기

경기도미술관 11.29~2015.1.25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섞어 모으거나 붙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내는 예술작품들을 한 곳에서 만난다. 재료와 장르를 넘나드는 유연한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작품을 보며 생각을 작품으로 형상화 해내는 과정을 추적해 본다. 오용석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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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노상준(토탈)

The Third Print

토탈미술관 11.17~12.10

전통적인 판화 제작 방식에 독특한 방식을 더한 모노프린트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전시. 작가 18명이 참여해 모노프린트의 다양한 기법을 통해 단순히 ‘찍어내는’ 판화를 넘어 판화의 정체성을 내포한 더 넓은 영역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노상준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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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이상현

이상현

트렁크갤러리 11.27~12.30

<조선역사명상열전> 시리즈의 최근작 “낙화의 눈물 그리고 조선로켓강짜”. 가수 싸이 가면을 쓴 구한말의 선비가 대한제국이 만든 로켓을 들고 유랑하는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 한반도 주변 정세를 돌아보고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에 대해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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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고은-이상일

다큐멘터리 스타일

고은사진미술관 12.9~2015.2.25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을 즉 형식이라는 특정한 관점에서 조망한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형식과 문제의식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보여주는 사진가 8인의 작업을 통해 사진의 형식적인 요소와 내용적인 차원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망을 제시한다.이상일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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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홍경택

홍경택

페리지갤러리 12.5~2015.1.31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 주변의 사물과 개인을 화려한 색채와 특유의 구성으로 다뤄온 홍경택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풍경과 인간을 담은 시리즈 를 선보이며 세계와 인간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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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정아람

정아람

사루비아 다방 12.3~30

최근 한국사회에 열풍처럼 불어닥친 ‘행복전도사’, ‘힐링 코칭’ 등의 현상에 주목해 이 현상에서 규범화된 집단적 이상과 실재하는 개인의 이상의 괴리에 대해 질문한다. 집단과 개인의 차이를 통해 우리가 공유하는 사회적 기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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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이동기

이동기

갤러리 현대 11.20~12.28

파편화된 이미지와 그에 관한 실험을 지속해온 이동기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아토마우스>뿐 아니라 작가가 꾸준히 지속해온 ‘이미지 조합 실험’의 증거물인 <절충주의>, <드라마>, <추상>, 그리고 새롭게 시도한 <초상>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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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남

이이남

가나아트센터 12.16~ 2015.2.8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술을 이용해 동서양 명화에 움직임을 부여하는 등 미디어 아트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온 이이남의 개인전. <다시 태어나는 빛>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서 인간과 미디어 아트의 공통성을 작품으로 해석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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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임민욱(ddp)

생각하는 손

DDP 갤러리문 12.4~21

1970,80년대 정치인 고(故) 김근태를 생각하는 모임에서 김근태 3주기를 맞이하여 노동이슈를 주제로 전시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는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생전 김근태가 펼친 ‘따뜻한 시장경제론’을 회화, 판화, 영상, 설치작품으로 형상화해 소개한다. 임민욱 작

[WORLD REPORT] Manifesta 10

유럽을 순회하면서 열리는 <마니페스타(Manifesta)>의 올해 개최지는 러시아 북서부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였다. 이번 대회는 6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열렸는데 <마니페스타> 창립 20주년과 에르미타주 박물관 개관 250주년이 맞물려 그 의의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명한 큐레이터 카스퍼 쾨니히가 기획해 더욱 화제를 모은 이 대회는 그러나 러시아 의회의 반동성애법 가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정치, 사회적 이슈와 맞물려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신 냉전의 장벽 앞에 멈춰 선 <마니페스타>

백기영   경기문화재단 문예지원팀 수석학예사
2014년은 국내 비엔날레 역사에 ‘수난의 해’로 기록될 만하다. 광주비엔날레에서는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을 두고 검열과 표현의 자유 문제가, 부산비엔날레에서는 감독 선정 과정에서의 문제가 불거져 올 한 해 미술계 이슈를 장악했다. 양대 비엔날레에서 불거진 문제는 우리 사회 표현의 자유나 민주주의의 성숙도가 아직 서구 선진국들에 비해서 부족하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특히, ‘유신체제의 부활’이라고 불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직면한 ‘비엔날레의 파국’은 국민의 기본권에 해당하는 표현의 자유조차 검열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 점에서 심각하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비단 국내 비엔날레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올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유럽의 여러 도시를 순회하는 노매딕 유럽 비엔날레 <마니페스타(Manifesta)>는 1990년대 초 유럽 통합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베니스비엔날레나 카셀도쿠멘타와 같이 정기적이고 특정 장소에만 한정된 제도화된 성격을 탈피하기 위해 탄생된 비엔날레다. 이 비엔날레는 시작부터 유럽의 문화적 통합을 지향했기 때문에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냉전이 사라진 유럽체제를 반영하고자 했다. 특히, 유럽의 지역적 성격을 반영하기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인구 10만 명 미만의 작은 도시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또 월드컵처럼 유치위원회를 통해 개최 장소를 결정하기 때문에 비엔날레 실무 팀이 매번 새로 구성된다. 이러한 조직 운영은 제도적 한계를 넘어서는 실험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함께 매번 불안정한 시스템하에서 운영되는 단점이 있다. 일례로 2006년 키프로스의 니코지아에서 열리기로 했던 제6회 비엔날레는 주최 측의 지나친 검열을 이유로 작가들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었다.
이번 행사는 <마니페스타> 창립 20주년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미술관 개관 250주년을 동시에 기념하는 비엔날레로 준비되었다. 실제로 러시아는 유럽연합(EU)의 국가도 아니며 문화적으로도 유럽에 소속되었다는 결속감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북쪽 베니스’로 불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마니페스타>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은 제8회 스페인 무르치아비엔날레 당시 북아프리카를 연결하면서 유럽의 접경에서 벌어지는 문화적 충돌과 융합 현상에 주목했던 것을 상기시킨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도시들 중에서 가장 유럽적이면서 동시에 도스토예프스키(Dostoevski, Feder Mikhailvicho, 1821~1881)나 러시아 문학의 어머니로 불리는 고골(Nikolai Vasilievich Gogol, 1809~1852) 등 유명한 인문예술가들을 낳은 곳이다. 1700년대 피터 대제에 의해서 만들어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제정시대 러시아를 대표하는 권위적인 바로크식 건물들로 가득 차 있어 유럽의 그 어느 도시보다 절대 군주의 권력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도시다. 하지만 아름다운 네바강을 따라 펼쳐진 43개의 섬을 연결한 이 도시는 해마다 1000만 명에 근접하는 여행자가 찾는 곳이기도 하다. <마니페스타 10>은 신냉전체제로 진입하는 러시아에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유럽의 문화적 진입통로로 삼고자 했다.
이 전시의 예술감독을 맡은 카스퍼 쾨니히(Kasper Konig)는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에서 오랫동안 관장을 지내고 은퇴한 70고령의 베테랑 큐레이터다. 그는 또한 1977년 클라우스 부스만과 함께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를 설립하여 운영한 인물이자 세계적인 공공미술 기획자 중에 하나다. 쾨니히는 러시아의 정치적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고 동유럽과 소비에트 연방 시절 러시아의 정치 사회적인 문제를 역사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조안나 와르자(Joanna Warsza)를 큐레이터로 초빙했다. 그녀는 지난 7회 베를린비엔날레(2012)에서 우크라이나의 여성 그룹 ‘페멘’, ‘전 세계 테러리스트 정상회담’(요나스 슈탈)등을 초대하면서 ‘삶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정치적 예술’을 전면에 내세웠고 ‘오쿠파이 시위대’를 비엔날레 현장에 초대해서 정치적 토론과 시위로서의 비엔날레를 성사시킨 바 있다.
최근 비엔날레 조직에서 보기 드문 화려한 큐레이터로 꾸려진 <마니페스타 10>에 대한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진 것은 2013년 러시아 의회가 ‘반(反)동성애법’을 단 한 사람을 제외한 436명의 하원의원 만장일치로 찬성해서 통과시키고 나서다. 러시아의 행동주의 그룹 ‘초 델랏Chto Delat’(초 델랏은 2003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설립된 행동주의 그룹으로 섹스피어의 소설 햄릿에 나오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바탕으로 문화예술가 비평가, 문화이론가들이 모여 러시아의 문화사회적 행동을 고민하는 그룹으로 지식정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http://chtodelat.org/)을 비롯해서 전시에 초대받은 작가들은 반인권적인 이 법을 반대하며 비엔날레 참여를 거부했고, EU의 국가들은 연일 이 법의 철회를 요구하며 외교적 대치정국에 들어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초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의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자, 유럽 내 1500명이 넘는 예술가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제6회 니코지아 상황이 재현되는 악몽의 순간에 기자회견을 자처한 카스퍼 쾨니히는 “나는 아주 강력하게 이 비엔날레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시민들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시는 예술, 교육, 공공논쟁, 시민사 발전의 한 부분이다. 우리가 전시를 지속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비엔날레는 러시아 법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고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문제들을 배제한 전시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마니페스타> 재단은 “<마니페스타>가 전시를 중단한다면 그것은 지난 세기 냉전정치를 반복하는 것이자 러시아의 문화적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전시는 6월 28일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여러 공간을 활용해서 오픈되었다. 출품작들에서 그동안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일리야 카바코프(Ilya kabakov), 티무르 노비코프(Timur Novikov), 알렉산드라 수카레바(Ale-xandra Sukhareva) 등 러시아 출신 작가들, 구 소비에트 연방 국가 작가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중 대표적인 작품들은 제너럴 스태프 빌딩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이 공간은 동시대예술 전시를 위해 새롭게 리모델링해서 이번 <마니페스타>를 계기로 일반에 공개됐다. 바로크식 외관의 건물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이 빌딩은 자연 채광의 보기 드문 건축적 아름다움을 내포한 공간이었다. 여기에 들어선 토마스 히어쉬호른(Thomas Hirschhorn)의 <붕괴(Abschlag)>는 건물 전체가 무너져 내린 장면을 연출했다. 종이상자와 비닐 등 가변적인 재료들로 표현된 무너진 건물의 잔해들은 3층 높이의 건물로부터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붕괴(Abschlag)>는 어느 한 파국의 역사적 순간에 드러나는 진실들을 보여주었다. 시스템이 유지될 때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이 이면에 내포하고 있던 공간들과 그 공간을 지지하고 있던 실체들을 드러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그 역사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파국의 경험을 개인적으로 접근한 또 다른 작가는 벨기에 출신의 프랜시스 앨리스(Fancis Alys)였다. 에르미타주박물관 겨울궁전으로 들어가는 정원에 자동차 한 대가 나무를 들이받고 멈춰 서 있는데, 이 자동차는 1980년대 구 소련연방에서 제조되어 서유럽권에 판매되었던 녹색 라다 리바 1500(Lada Riva)이었다, 프랜시스 앨리스는 30년 전 동생과 함께 무작정 모스크바로 가기로 하고 떠난던 여행에서 같은 회사의 자동차가 독일 국경을 얼마 벗어나지 못해서 멈추어 섰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끝이 없다면 시작도 없습니다.” 이 공원을 가로질러 들어오던 자동차가 굉음과 함께 멈추는 장면은 세 개의 서로 다른 시점에서 영상으로 기록되었다. 역사적 사건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매우 다르게 해석된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충돌의 순간을 맞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서로 다른 시점의 영상은 반복해서 재생되고 있었다.
동시에 자동차를 멈춰 세우는 충돌은 어떤 시작을 위한 파국을 말하고 있었다. 프란시스 앨리스의 암울한 파국의 메시지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카지노나 서커스 홍보 자동차처럼 보이는 조르디 콜로머(Jordi Colomer)의 자동차는 “No Future” 문구가 깜박이는 네온 간판을 달고 전시 기간 내내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를 돌며 미래에 대해 질문했다.

보리스 미하일로브 (Boris Mikhailov)  c-프린트 2014

보리스 미하일로브(Boris Mikhailov) <전쟁극(The Theater of War)> c-프린트 2014

파벨 페퍼스타인 (Pavel Pepperstein)   벽 위에 채색 2014

파벨 페퍼스타인(Pavel Pepperstein)<할머니 할아버지는 오래 사셨다(Grandfather and Grandmother are long gone)> 벽 위에 채색 2014

 

 

오토 지트코(Otto Zitko)  벽 위에 채색 2014

오토 지트코(Otto Zitko) <케테콜비츠를 위한 헌정 (Dedicated to C.C)> 벽 위에 채색 2014

 

[KIM SHIN’S DESIGN ESSAY 5]

디자이너에게 너무 큰 걸 기대하는 건 아닌가?

김신   디자인 칼럼리스트
얼마 전 어느 기업의 워크숍에 참여했다. 그 기업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주역인 디자이너들을 위해 새 강좌를 마련한다며 워크숍을 개최해 강좌의 목적과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그 강좌의 목적은 한마디로 디자이너에 대한 ‘계몽’이다. 디자이너의 의식이 깨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왜? 앞으로 디자이너가 할 일이 많고 그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한국의 미래 번영을 위한 전사일 뿐만 아니라 과잉 소비에 따른 지구 환경의 파괴를 막아낼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디자이너부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식하고 사회라는 거대한 톱니바퀴의 나사 같은 존재로 머무르지 말고 분연히 떨쳐 일어나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뭐 그런 내용이다.
사실 이런 사고는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먼저 디자이너가 새로운 세상을 건설했다는 생각은 디자인 역사 책에 수록됐다. 윌리엄 모리스는 단지 디자이너가 아니라 열정적인 사회개혁가였다. 그의 이상을 이어받은 발터 그로피우스는 바우하우스로 사회를 변혁할 수 있는 디자인 인재를 양성했다. 바우하우스의 선생과 학생들은 그 뒤 우리 삶의 풍경이 된 모더니즘 스타일을 창조했다. 그들은 형편없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불쌍한 민중을 위한 미학을 창조했다. 디자인 역사책들은 이들의 활약을 ‘유토피아’ 건설에 비유한다. 그러나 유토피아에 비유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건 실현 불가능한 이상주의로 끝났는지도 모른다.
그 다음은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분이다. 그것에 대한 의식을 깨워준 이는 빅터 파파넥이다. 그는 저서《 진정한 세계를 위한 디자인》(우리나라에서는《 인간을 위한 디자인》으로 번역 소개됨)에서 디자이너의 도덕적 책임감에 대해 강조했다. 예를 들어 대중의 변덕스러운 기호에 영합해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낸 디자이너 덕에 사람들이 멀쩡한 물건을 빨리 폐기해버려 자원이 낭비되고 환경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디자이너는 매력적인 광고를 만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소비에 빠져들게 한 죄도 지었다.
이 두 가지 사고의 맹점은 마치 이 세상을 만드는 데 디자이너라는 전문가만 기여한 것처럼 말한다는 사실이다. 아니 언제부터 디자이너가 이 사회에서 그렇게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나? 일단 독자 여러분 주위에 있는 디자이너를 한번 보라. 기업 내 디자이너든, 외주 회사 소속이든 그들의 발언권이 얼마나 큰가?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생겨난 뒤 디자이너가 세계를 변혁하는 데 얼마나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가? 사실은 바우하우스조차 정치인과 기업인의 판단으로 설립되고 폐쇄되었다. 그들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절충하는 가운데 모던 스타일이 탄생한 것이지 디자이너의 순수한 창조 행위에 따른 산물이 아니란 말이다. 디자인은 디자이너 혼자 만든 것이 결코 아니다.
영웅주의적으로 쓰인 역사가 디자인에 대한 오해를 낳는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뭐 엄청난 걸 해줄 거라고 착각까지 한다. 그래서인지 디자인으로 업적을 남기려는 정치인이 나타난다. 디자인 시티를 만들겠다고 떠든다. 디자인이 행복을 만들어줄 거라고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는다. 대개 그런 정치적 도구로 쓰이는 디자인은 과잉적 표현을 낳는다. 눈에 띄어야 업적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 결과물에는 디자이너의 감각이 더해진다. 그렇더라도 디자인은 순수한 창작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스타일로 기존의 물건을 폐기물로 만드는 이른바 기업의 ‘인위폐기’ 전략 역시 디자이너가 아니라 기업의,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본의 논리에 따른 것이다. 현대의 소비사회와 그에 따른 막대한 자원의 낭비가 어찌 디자이너 혼자의 책임일 수 있겠는가? 광고 역시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무엇보다 광고주의 결정과 판단이 만드는 것이다.
한때 유행처럼 21세기에는 3D가 중요하다고 했다. Digital, DNA, Design. 이런 구호 때문에 디자인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 되고, 또 세상을 잘못 이끈 책임까지 져야 하는 처지가 된다. 그러나 처음부터 디자인은 그런 힘이 없었다. 영국의 디자인 비평가 에드리언 포터의 말처럼 디자인은 사회적 욕망의 산물일 뿐이다. 만약 파괴적이고 낭비적인 소비사회에 대한 책임을 디자이너에게 물으려면 그만한 권한과 보상을 처음부터 주었어야 했다. 디자이너는 어느 시대에도 그런 권한과 보상을 받은 적이 없다. 행복한 미래를 창조하는 데 디자이너들이 분명 큰 기여를 하겠지만, 그것을 기획하는 건 권력과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다. 번영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도, 낭비의 사회를 만드는 것도 모두 권력과 자본이다. 자기들이 뜨고 싶어서 디자이너의 머리를 바꾸고 계몽하겠다는 건 오만한 생각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11.12~2015.2. 27) 전시광경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바우하우스의 무대실험-인간, 공간, 기계>(11.12~2015.2. 27) 전시광경

 

[Art Book] 현대미술과의 소통을 위한 도구 만들기

 

《대중문화와 미술-수백 개의 마릴린 먼로와 수천 개의 모나리자》 유현주 지음 미진사 2014

DF2B0574현대미술의 개념에 다가가는 과정은 다양한 레퍼런스를 요구한다. 이는 현대미술이 단지 미술사의 흐름을 따라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식의 토대 위에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상으로서의 현대미술은 그 자체의 기술을 이해하기 보다는 그것을 읽어내는 방식과 도구를 요구한다.
그런 점에서 유현주의《대중문화와 미술》은 모더니즘적 인식론에 기반을 둔 현대미술의 탄생부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현대미술 전개에 이르는 과정을 다양한 인식의 툴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서설부문에서는 아도르노와 벤야민의 ‘특정한 관점’을 앞세워 이 책의 전체적인 시각 틀을 제시하고, 둘째 본문에서는 본격적인 모더니즘의 전개를 미니멀로 매조지된 미술사조와 극단적인 대중매체인 만화, 그리고 사진 등에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대립항을 제시한다.
흡사 인상주의 이후 현대미술사와 미학사를 요약, 정리한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그래서 책의 성격은 “현대미술이론을 항해할 수 있는 내비게이터”라는 필자의 말로 요약된다. “책의 후기에 썼듯이, 처음엔 학생들을 위한 강의록으로 시작했습니다. 책을 쓸 때 가급적 누구에게나 쉽게 읽혀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전공 학생들도 듣는 만큼, 그들의 지적 욕구도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개론서 역할을 하는 변변한 미술이론서 하나 없는 우리의 현실이 뼈아프다. 이러한 현실은 대중이 현대미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기회를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했다. “비판적이란 것은,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현대미술이 사진, 비디오, 영화, 컴퓨터, 인터넷 등 다양한 대중매체를 사용하지만 그러한 사용 자체가 미술의 다양한 형식과 새로운 미적 체험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벤야민의 매체 수용적 태도와 마셜 맥루한의 매체이론을 빌려 긍정적인 시각을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입장의 대척점도 들었다. “그러나 아도르노의 시각에서는, 대중매체인 라디오, 사진, 영화 등과 같은 매체가 재현하는 현실(문화)에 대해 예술이 비판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현실을 수동적으로 재생산하는 것이 되는 것이죠. 아도르노와 보드리야르의 매체 비판적 시각은 그런 점에서 짝을 이루는 면이 있습니다. 어느 한쪽의 견해에 치우치기보다는, 대체로 이들의 대립적 관점을 함께 열어 놓은 채, 매체(대중매체) 그리고 매체에 반영된 대중문화 및 그러한 문화를 반영하는 동시대미술의 진행 경로를 그리고자 했다고 할까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 현재 미술은 하나의 틀로 규정되지 않는 비정형적인 ‘무엇’이다. 그래서 미술사나 미학을 공부하겠다는 이들도 다양한 레퍼런스를 접해야 한다. “워홀의 <브릴로 상자>가 어떻게 미술작품인지를 해석하기 위해 레디메이드로부터 내려오는 미술사의 계보만 필요한 것이 아니죠. 작가의 사유도 문화적 산물로, 사회구조의 텍스트로 놓고 본다면, 작가의 의도로만 작품해석을 하는 고전적 방식을 넘어서겠지요.” 이 말은 미술작품이 놓이는 시대와 문화적 상황을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지만 현대미술에서 일상성에 대한 담론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언뜻 ‘관성’으로 보이기도 해 허무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미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보드리야르가《소비의 사회》에서 언급하지만, 현대예술에서 일상성이 강화되는 한편 예술이 주는 일루전은 줄어드는 것에 당혹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중은 다양한 일상의 재료나 신체, 대지, 심지어 텍스트가 소재나 주제가 되고, 미술관의 제도와 정치적 성격을 벗겨내려는 예술가의 태도에 적잖이 당황스러움을 느낀다. “피에르 만조니의 <예술가의 배설물>을 보고 무엇을 느끼라는 것인가? 이런 질문들을 받을 때, 저는 미술계에 몸담은 사람들과 대중의 간극을 많이 느낍니다. 예술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즉 예술 저변에 깔린 시대적 환경에 따른 미술의 변화에 대해 뭔가 얘기해줄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즉, 대중이 현대미술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를 미술이 해소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중은 현대미술이 ‘거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비전공자들은 어떤 경우 이론가들의 글을 통해 오히려 난해함이 더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전공자를 위한 글이나 논문도 물론 있어야 하지만, 비전공자나 대중을 위한, 즉 소통의 어휘도 당연히 필요하죠.” 일상을 예술로, 예술을 일상으로 가져와도 대중에겐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음을 늘 염두에 두자는 의미다.
필자는 ‘생태미학’, ‘생태예술’이라는 주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이를 토대로 전시 <지속가능한 도시-꽃>(스페이스 씨, 2013.12.18.~31)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발전시켜 ‘지속가능성’에 대해 더 심도 있게 파헤쳐볼 생각이다. “그것은 또한 실존을 규정하는 환경을 설정하는 정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예술이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확언하기 어렵지만, 요셉 보이스의 ‘사회적 조각’과 같은 맥락에서 일정 부분 예술계에서도 불가피하게 관심을 가질 분야라고 봅니다.”
현재 ‘문학과 미술의 통섭’에 대한 저술을 계획하고 있다는 필자는 상호 작품을 매개로 문학가와 미술가가 토론하는 인상의 문체로 쓰고 싶다고.“예컨대 19세기 시 한 편에서 인상주의 그림에서 읽힌 사회의 인상학을 끌어내고, 다시 그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추하는 인문학적 사유가 된다면 흥미롭지 않을까요. 그 외에도 저는 생태예술 혹은 미학과 관련된 책을 번역하고자 합니다.”

황석권 수석기자

유현주는 1968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저로 《열린미학의 지평》(사문난적, 2008), 《폭력 이미지 재난》(앨피, 2012)이 있다. 현재 생태미학예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남대, 상명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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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36손의 흔적

유이화 지음
돌과 바람과 나무를 담은 건축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표현한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의 건축 사상과 철학을 담았다. 그의 딸인 저자가 이타미 준의 건축 작품 사진, 드로잉, 스케치, 에세이를 모아 낸 작품집으로 주목 받는다.
미세움 240쪽·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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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32인도미술사
왕용 지음/이재연 옮김
<세계의 미술>시리즈 5번째로 중국인민대학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을 완역했다. 방대한 인도미술사를 형성 초기부터 무갈 왕조가 멸망한 근대까지 편년사적으로 다루었다. 430여 컷의 컬러 도판과 본격적으로 소개된 세밀화는 책의 완성도를 높인다.
다른생각 752쪽·6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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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29빈센트 반 고흐, 내 영혼의 자서전

민길호 지음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 본 책이 디자인을 전면 교체하고 도판을 보완한 개정판이다. 네덜란드에서 보낸 유년시절부터 파리, 아를 등 고흐의 인생에 주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소설적 전기가 생생하게 이어진다.
학고재 400쪽·1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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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26값비싼 잡동사니는 어떻게 ?

이지희 지음

세계에서 인구 대비 박물관이 가장 많은 나라 영국의 박물관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브리티시 뮤지엄부터 웰컴 컬렉션, 커티 삭 등 다소 낯설지만 특징 있는 미술관까지 영국 곳곳에 숨어있는 보물창고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예경 368쪽·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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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21루시언 프로이드

조디 그레이그 지음/권영진 옮김
2013년 최고 경매가를 기록해 주목을 받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실주의 작가 루시언 프로이드의 생애를 다룬 책. 사생활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것으로 유명한 그를 생전에 직접 인터뷰한 저자의 글은 정교하고 정확한 자료로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다빈치 400쪽·2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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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24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

김광현 지음
건축계를 향한 독설과 비판을 서슴지 않는 저자가 지난 40년간 한국 건축계에서 활동하면서 지켜본 현장에 대한 생각을 글로 풀어냈다. 사람과 사회의 관계에 있어 건축의 태도와 역할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살펴본다.
공간서가 432쪽·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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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37일러스트 최초의 인간
알베르 카뮈 지음/김화영 옮김
알베르 카뮈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쓴 글로 사후 30년 만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소설. 출간 20주년을 기념해 재출간된 이 책은 특별히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호세 뮤노스의 흑백 일러스트가 더해져 글의 무게감을 더했다.
미메시스 400쪽·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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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34무지개에는 왜 갈색이 없을까?

주드 스튜어트 지음/배은경 옮김

색은 각 문화권마다 공동의 상징을 지닌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적용해 색이 가진 의미, 역사뿐 아니라 색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연을 소개한다. 무지개 색을 포함 12가지 색으로 구성된 각 챕터는 우리가 모르던 색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아트북스 204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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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28박물관의 탄생
도미니크 풀로 지음/김한결 옮김
박물관과 문화유산 분야를 오랜 기간 연구해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은 저자가 박물관의 정의와 그 탄생 지점부터 지금까지 흘러온 변화의 양상을 원론적으로 설명하고 더불어 궁금증을 자아내는 기발한 의견까지 제시한다.
돌베개 296쪽·15,000원

[Art Journal]

조민석, 12년간 축적해온 건축 완성의 전후 과정 공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건축전 〈매스스터디스 건축하기 전/후〉 열어

<2014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로 참여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의 영예를 입은 건축가 조민석(《  월간미술》 7월호 59페이지 참조)이 개인전을 열었다. 11월 20일부터 2015년 2월 1일까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가 12년간 진행해온 69개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도면, 모형, 드로잉 등을 통해 선보여 조민석의 건축관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전시는 총 3가지 섹션으로 나뉘는데 전시장 입구인 글라스 파빌리온에 위치한 <링돔>은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이다. 750개의 훌라후프를 엮어서 원형의 임시구조물을 만든 것으로 공공미술로서 기능을 한다. <링돔>은 뉴욕 스토어프런트 갤러리 25주년 기념행사를 위한 임시 구조물로 처음 제작되었다. 열림과 닫힘이 모호한 이 기하학적 원형 공간은 이후 밀라노, 요코하마 등에서 선보인 적은 있으나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곳은 단순히 작품이 전시되는 것을 넘어 간담회, 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건축물의 완성 이전 과정을 보여주는    ‘Before(이전의 세계)’와 건물의 완성 이후를 살펴볼 수 있는 ‘After(이후의 세계)’로 나눠 조민석의  자료 283점을 다각도로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실제 건축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미완성으로 끝난 프로젝트까지 전시된 ‘Before(이전의 세계)’섹션은 건축가의 창의적 상상력이 발산하는 공간을 재현해 그가 운영하는 매스스터디스 사무실을 상상할 수 있게 돕는다. 반면 완성작을 모아서 보여주는 전시실에서는 건축 모형뿐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의견이 교차하며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함께 보여준다. 전시장 전체 벽면에 암호처럼 새겨진 코드들(01B, 04G 13D 등)은 그간 그가 진행한 프로젝트들의 코드명이다. 결국 전시장은 그가 지금껏 구현해온 모든 것의 시종(始終)의 과정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셈이다.
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강연회와 워크숍이 진행된다. 12월 6일에는 아름지기와 함께 조민석, 박경 등이 참여하는 전시가 열린다. 더불어 <2014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 참여했던 이들의 폐막 후 보고 간담회(12월 20일)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함께 3회에 걸친 건축가와의 대화를 통해 독창적인 자기만의 색깔을 고집스럽게 보여주는 조민석의 건축관을 심도 있게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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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미술상이인성미술상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서양화가 김지원, ‘제1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

‘제1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김지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선정됐다. 송미숙 심사위원장은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내적인 성찰을 통해 전통적 회화의 틀을 벗어나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김지원은 인하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크푸르트 국립조형미술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하이트컬렉션, 금호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1999년 대구시가 제정. 대구미술협회가 주관해 온 이인성미술상은 올해부터 대구미술관에서 주관을 맡으며 상의 정체성을 재정비했다. 최근 미술상이 젊은 작가에 편중된 점을 고려해 이 상은 중진 작가, 특히 회화 장르로 제한을 두었다.
김선희 대구미술관 관장은 “동시대 다른 미술상과 차별화하여 한국현대미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상을 개편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상이 보수성을 갖게 되었지만 그 보수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자신만의 실험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수상자는 내년 대구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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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자인위크2014_SDF  (1)

민간 디자인의 확장을 꾀하다

서울디자인위크 2014

디자인 관련 전시, 포럼, 세미나 등으로 구성되는 국내 최대 디자인 축제 ‘서울디자인위크 2014’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은 DDP(동대문 디자인플라자)와 코엑스를 중심으로 한 서울 도심 150개 장소에서 11월 26일부터 30일까지 이어졌다. 같은 기간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 ‘헤럴드디자인포럼2014’, 디자인마켓도 열려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디자인 하우스 주최로 <균형 잡힌 삶을 위한 건강한 디자인전>을 코엑스에서 열어 웹툰 작가들과의 대화, 3D 프린팅 특별전 등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다수의 해외 디자인전시에 참여했던 에어비앤비가 공식파트너로 함께했다.
한편 지정된 카페, 레스토랑, 스튜디오, 공방 등을 방문해 다양한 디자인 관련 행사를 즐길 수 있는 ‘서울디자인 스팟투어’는 본행사보다 이른 11월 17일 시작해 2주 동안 진행되었다. 서울디자인재단과 디자인하우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대중이 디자이너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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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우 (2)

한지의 물성을 실험한 선구자

권영우 타계 1주기 추모전

해방 1세대 작가로 동양화의 본질에 주목했던 권영우의 타계 1주기 추모전이 11월 19일부터 25일까지 갤러리 원과 갤러리 EM 전관에서 열렸다. 그는 한지의 물성에 집중하며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법으로 자신만의 예술영역을 구축한 작가다. 특히 1970년대에 일어난 단색화 바람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 것으로 화단의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미대 개설 후 1회로 입학했으며 6·25전쟁 당시 종군미술대에 입대해 종군화가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후 1955년 휘문고등학교 교사를 지냈으며 1957년에는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가 화단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시기는 1960~1970년대로 초반의 동양화적인 필묵법에서 벗어나 화선지 콜라주를 하면서부터다. 이후 젖은 한지에 칼집을 내거나 오브제를 캔버스에 붙이고 그 위에 한지를 덮는 등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미술적 실험으로 주목 받았다.
故 권영우 작가는 1926년 함경남도 이원 출생으로 대표작으로는 <바닷가의 환상>, <폭격이 있은 후>, <섬으로 가는 길> 등이 있으며 1958년 제7회 국전 문교부장관상을 비롯해 2003년 제9회 허백련상까지 상을 휩쓸었다.  9월 13일 미국 LA 블룸엔포에서 열린 단색화 전시 <From All sidesLTanaekhwa On Abstraction>에 작품이 소개돼 해외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으며 그의 작업이 에 대한 재조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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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SeMA-하나 미디어아트어워드, 제14회 송은미술대상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기리는 ‘2014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자로 하룬 미르자(오른쪽 사진)가 선정됐다. 영국 출신의 작가는 사운드아트, 설치미술, 비디오, 퍼포먼스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실험을 예술에 접목시키는 실험성과 개방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 받았다. 시상식은 백남준 9주기를 맞는 2015년 1월 19일에 열린 예정이며 수상자인 하룬 미르자에게는 5만 달러의 상금과 2015년 하반기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의 기회가 주어진다. 한편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에서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SeMA-하나 미디어아트어워드’는 에릭 보들레르(왼쪽 사진)를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 탄탄한 리서치가 돋보이는 작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그는 2014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에서 다큐멘터리 <시게노부 메이와 시게노부 후사코, 아다치 마사오의 원정과 27년간 부재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시상식은 12월 3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며 에릭 보들레르에게는 상금 5000만 원과 유리 아티스트 박성원이 만든 트로피가 수여된다.
또한 제14회 송은미술대상은 도수진, 이진주, 전소정, 조소희 작가가 선정됐다. 작가가 선정되어 12월 12일부터 2015년 1월 31일까지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를 연다. 2015년 1월 중 4인의 작가 중 한 명을 선정해 대상수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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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기획전시와 아트페어의 어색한 마주보기

<청년미술프로젝트 YAP 2014>

11월 12일부터 닷새간 열린 <2014 대구아트스퀘어>에서 <2014 대구아트페어>와 쌍을 이루어 <청년미술프로젝트:YAP 2014>가 열렸다. 이수균 큐레이터가 전시감독을 맡은 이번 행사는 40세 미만 청년작가 42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담았다. 이번 전시의 표제는 <Sugar Apple Daegu>이며, ‘다양성에 바쳐진 예술’을 주제로 정했다.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이 주를 이루는 이 연례행사에서는 올해에도 여덟 개 나라에서 초청받은 작가들의 미디어,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화, 설치, 디자인, 사진작품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보인 몇 가지 특징은 첫째 수도권 출신 작가들과 대구 경북 출신 작가들의 형식적인 지역 안배, 둘째 프랑스 출신 작가가 상당수 포함된 점, 셋째 전시 공간의 가운데에 짠 암실을 중심으로 평면작품을 가장자리로 배치할 수밖에 없는 관람 동선의 한계가 여전히 극복되지 못한 점, 넷째 천장으로부터 내리비치는 일괄적인 조명의 간섭을 최대한 통제하려 한 고심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수균 전시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기획의 주제는 “현대사회의 변화 속에서 불안한 상황에 몰린 예술의 아노미적 상황을 제시하고 치유하는 법”이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의 아노미 개념은 정치제도나 하위집단 연구에 인용되는 옛날 이론이다. 하지만 정치 기술이 음험하게 작동하는 현 시대 미술계에서, 작가라는 서브컬처 집단의 계급의식을 반영하는 장치로 써도 무방하다. 이와 같은 작가들의 불안은 예컨대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스스로 되묻는 류현민의 <한국에서 390cm의 알맞은 판을 찾을 수 없었다(Demonstration)>나 얼마 전 무고한 표절 시비에 휩싸였던 박정현의 항변 <0.917>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참신함으로 포장되는 청년성보다 완성도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미술계 상황에서, ‘청년미술’은 같은 공간에서 벽을 사이에 두고 열린 아트페어의 미술작품들과 이곳에 전시된 작품들을 단지 액자를 씌워서 파는 그림인지, 그렇지 않은지로 구분하는 모순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기획 전시는 시간을 요구한다. 최소한 3주에서 한 달의 기간은 보장받아야 된다. 긴 전시는 관객뿐 아니라 기획자와 작가들을 좀 더 현명하게 성장시킨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사람이 몰렸다가 뜸해지는 주기가 반복되면서, 그 전시는 올바른 환류가 벌어진다. 하지만 이 전시는 그럴 사이가 없었다. 청년미술프로젝트가 대구아트페어 개장 기간에 같이 벌어지는 현재 상황에서 전시 스태프들과 참여작가들의 노력은 개런티와 경력 뒤로 파묻힐 수밖에 없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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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수 작품

파리 중심에서 선보인 한국사진

김대수 개인전

16년간 대나무를 소재로 한국의 자연스러운 멋을 표현한 작가 김대수가 파리 이브갤러리에서 11월 13일부터 2015년 3월 28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이번  사진 전시에 장노출, 반전효과 등을 활용한 다양한 분위기의 대나무 사진 15점을 출품했다. 김대수는 홍익대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09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적인 사진축제인 파리포토에 참가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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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진

내적 언어의 순수한 표현

이은진 개인전

거칠면서도 대담한 표현으로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구축한 작가 이은진이 여덟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11월 19일부터 11월 25일까지 갤러리 루벤에서 진행된 이번 전시 출품작은 포근하고 아름다운 소재를 두터운 선묘로 그려 독특한 심상을 구현했다는 평을 들었다. 눈을 사로잡는 색상의 조화와 꽃, 햇살을 담은 공간에 대한 지각이 특히 인상 깊다.
이은진 작가는 대한민국 회화대상전 대상, 미술세계대상전 특선 등 다양한 수상경력이 있으며 서울을 포함해 일본, 중국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했고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재 현대미술작가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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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갤러리사우스_정종기2

도시 속 소외된 이들을 위해

정종기 개인전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담는 작가 정종기의 개인전이 10월 24일부터 11월 14일까지 표갤러리 사우스에서 열렸다. <talk & family>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그는 도시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외로운 사람들의 뒷모습을 담았다.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정종기는 1995년 단성갤러리에서 열린 첫 개인전 <자연으로의 회귀>를 시작으로 20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기획 전시에 참여했다. 2004년에는 제2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홍익대 회화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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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관 빼닮은 국립나주박물관

고고학 중심의 박물관, 소통의 창을 열다

국립나주박물관개관 1주년

국립나주박물관(관장 박중환·이하 나주박물관)이 11월 22일로 개관 1주년을 맞았다. 나주박물관은 영산강 유역에 남아 있는 선사와 역사시대 유적지, 그중에서도 영산강 유역 고분유적의 중심지인 반남 고분군 위에 세워지면서 ‘유적지로 파고든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개관 전에는 광주 등 인근 도시와 다소 떨어져 있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개관 이후 나주박물관은 자연과 역사 속에 자리 잡은 열린 문화공간이라는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전시를 통해 많은 이의 관심을 끌었다. 나주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도 개관 이후 지난 11월 18일까지 모두 15만282명에 달한다.
관람객들에게 사랑받은 프로그램은 가족과 함께 1박2일 캠핑을 하면서 역사·자연 체험을 하는 ‘1박2일 달빛 역사여행’과 ‘뮤지엄 스테이’다. 주말을 이용해 캠핑카에서 숙식하며  ‘마한시대 유물’을 중심으로 영산강 유역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다. 또 국내 최초로 개방형 수장고 시스템을 도입했고, 유물 복원 처리 작업 과정을 공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 관람객 각자가 가진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시안내시스템도 다른 국립박물관과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나주박물관은 ‘고고학 중심의 박물관’이다. 주변의 고분들이 박물관의 전시 유물과 다름없다. 특히 지난해 개관과 함께 9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국보 제295호 <나주 신촌리 9호분 출토 금동관>을 비롯해 영산강 유역 대형 옹관 등과 출토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나주박물관은 개관 첫돌을 맞아 내년 1월 18일까지 1주년 기념 특별전 <영상으로 되살린 문화유산>을 진행한다. 광주=박진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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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w (2)

신생 갤러리 | 갤러리 W가회

“작지만 큰 복합 문화공간”

한옥이 겹겹이 들어 않은 동네 중앙에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살롱이 등장했다. 작은 계단을 올라가 갤러리 W 가회에 들어서면 전면이 유리로된 벽면으로 언덕 너머의 북촌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갤러리 입구는 좁지만 전시장은 시야가 시원하게 트여 북촌 전체를 정원삼은 듯 보인다. 한옥을 개조한 갤러리의 모든 벽면은 개폐가 가능해 전시장의 공간을 작품 크기 및 전시 목적에 따라 변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갤러리는 매체를 가리지 않고 회화, 미디어, 조각, 공예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공간을 운영하는 유세종 관장은 “가정집 같은 아늑한 분위기와 아담한 공간이 컬렉터에게 장점으로 작용한다. 작품을 집에 두었을 때를 어림짐작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공간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유세종 관장과 유웅종 운영위 대표 모두 20여 년간 미술작업을 해와서일까. 이들은 젊은 작가 발굴에도 관심이 있으나 오랜 기간 뚝심있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작가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에 더 관심을 갖는다.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오랜 기간 작가 외길을 걷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애정이 더 간다고.
갤러리 W 가회는 지난 4월에 개관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기획 초대전, 대관전 그리고 상설전을 이어왔다. 내년에는 연간 6회 이상의 기획 초대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의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공간의 탄생 배경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탈리아에 약 10년간 유학 생활을 한 유세종 관장은 유학 중  런던에 1년 반을 머물며  일반적인 화이트큐브를 벗어난 대안공간을 마주하고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각종 문화예술 행사가 끊이지 않는 공간을 접하고 한국에 돌아와 유사한 공간을 마련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유학 중간 잠시 귀국한 2000년대 초에 바라본 한국의 대안공간은 대부분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의 의도가 투여된 전시가 아니라 자유로운 표현의 기획이 가능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복합문화공간을 꿈꿨다.
갤러리 W 가회는 그들이 운영하는 ‘컬쳐 허브 조:타’의 일부다. 이 전시공간에서는 전시 외에도 프로젝트 하우스 유유소와 한옥서당 가회학당이 함께 운영된다. 유세종 관장과 유웅종 운영위 대표는 이 3가지 문화사업을 총칭해 ‘컬쳐 허브 조:타’를 설립했다. ‘조타’는 마음에 기꺼이 찼을 때 내뱉는 형용사 “좋다”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프로젝트 하우스 유유소는 기발하고 재미난 발상의 예술연계 파티와 모임을 주최한다. 개인적인 파티나 각종 소규모 행사에 장소를 빌려주고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한옥서당 가회학당은 인문학 예술 강좌 프로그램이다.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24일까지 1차로 운영된 인문학 강좌에서는 신화, 첨성학, 에니메이션, 월드뮤직 등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1주일 단위로 강연을 펼쳤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데다 워낙 가족적인 사랑방 분위기라 많은 이들이 심도있는 얘기를 거리낌없이 주고받았다는 후문이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접근법을 융합한 공간으로서 갤러리 W 가회는 분명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북촌마을이 훤히 내다보이는 이 공간이 미술계에서 누구에게나 ‘좋다’는 말을 들을 수 있길…
www.culturehubgiotta.com 02-745-7253
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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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2)

브누와 피에롱 <침대> 혼합재료 2010

에르메스 장인 공방에서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결과물

‘아뜰리에 에르메스’ 재개관, <컨덴세이션전> 선보여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의 지하 1층으로 이전 재개관한 ‘아뜰리에 에르메스’ 첫 번째 전시로 <컨덴세이션(Condensation)전>(10.2~11.30)이 열렸다.
이 전시에서 에르메스재단 지원으로 4년간 에르메스 장인 공방에서 진행된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제작한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엘리자베스 S. 클라크, 올리비에 세베르, 시몬 부드뱅, 안드레스 라미레즈, 가브리엘레 키아리, 마리-안느 프랑크빌, 오유경 등 다양한 국적의 젊은 작가 16명이 참여했다.
에르메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신진 작가에게 크리스털, 진귀한 가죽, 실버, 실크와 같이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재료들과 그것을 다루는 뛰어난 장인의 노하우를 작품에 접목시켜 창작할 기회를 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각 공방 소속 장인들 또한 신진 예술가와의 교류를 통해 평소에 하던 일상적인 작업에 색다른 시각을 확보할 수 있다.
2013년 파리 팔레 드 도쿄에서 처음 선보인 이 전시는 2014년 도쿄에 있는 긴자 메종 에르메스의 ‘르 포럼’에 이어 마지막으로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렸다. 이 전시의 기획을 맡은 가엘 샤르보(Gaël Charbau)(사진)는 16점의 작품의 연결고리를 ‘응축(Condensation)’이라는 개념에서 찾았다. 예술가와 장인의 협업이 마치 연금술사의 언어처럼 응축된 작품을 전시 장소마다 주어진 환경과 지역성에 따라 다르게 연출했다.
샤르보는 “예술가와 기업이 협업하는 경우는 많지만 기업의 취지에 예술가가 맞춰야 한다면, 에르메스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예술가에게 온전한 자유를 주는 굉장히 드문 기회다”라고 이 프로그램의 의의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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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3)

울림과 색깔의 합주를 테마로 한 도예가 심상옥 개인전

이브갤러리에서 11월4일부터 16일까지 열려

이브 (2)도예가 심상옥의 개인전 <울림과 색깔의 합주>가 삼성동 이브갤러리에서 11월 4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 작가는 국내는 물론 대만과 일본 유학을 통해 도예 이론까지 를 폭넓게 공부하고 18회의 개인전과 30회 이상의 그룹전을 거치며 도예작가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이번 전시에는 도예에 글을 입혀 이야기를 풀어내 예 (藝)와 문(文)을 추구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도자의 형태와 도화는 마치 추상화를 연상시키며 자유로운 변주를 시도해 심상옥만의 독특한 예술혼을 펄쳐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선의 추상화와 구성의 상징성, 공간의 조형성을 도예작품에도 대담한 변혁의 의지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끝없이 새로운 조형도예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잠 못 이루면서 고민해온 그가 이룩한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의 울림이다. 선과 점, 문양은 한층 깊이를 더해 생명력이 솟구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1983년 서울샘터화랑에서 제13회 심상옥 도예전이 열렸을 때 미술평론가 김인환은 “흐름시리즈는 기형이 갖는 공간적인 형태는 심플하고 모더나이즈된 아름다움을 지녔다. 자유로운 필선으로 그어진 추상적 형태는 회화가 가질 수 있는 미적 효과에 접근하고 있다. 그어진 선의 그림이 마치 수묵화의 감필법을 연상하게도 하거니와 기형도 현대 감각과 전통의 본원을 자연스럽게 조화시킨 작품이다”고 평했다. 이같은 호평을 바탕으로 심상옥은 세계 미술계로 뻗어 나갈 초석을 다졌다.
1986년 제15회 심상옥 도예전이 파리 리아그랑빌레화랑에서 열렸을 때 비평가 Par Mondher Ben Milad는 “<기원전시리즈>는 과감하게 3차원적(입체적인)인 중의성(애매성)이 내재된 도예를 보여준다. 작가는 조형도예를 거쳐 보다 추상화된 도예에 이른다. 재료는 산청점토인 이도자왕 흙을 쓰며 성형과 굽기, 유약 모두 고도의 기술을 보여준다. 거기에 조각된 두상은 원을 반복적으로 그렸다. 12개로 조립된 검은 신들의 영혼을 제시한 것이다. 전시장에 서 있는 검은 신들은 분홍, 초록, 황색, 하늘색 상감기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원통형으로 만든 어중간한 몸체는 동서양을 초월한 소박한 미를 추구했다”라고 평한 바 있다. 고희를 맞이한 작가의 작품에는 아직도 못다한 열정과 예술혼이 숨쉬는 듯하다.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조화의 미를 느낄 수 있다.
제정자 ・이브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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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OSIUM

•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에서 11월 22일 <20 14 한·중·일 아트 콜로키움-미묘한 삼각관계>가 진행됐다.
•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금천예술공장은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엄-노동하는 예술가, 예술환경의 조건>(서울 시민청, 11월 27일)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 대학미술협의회(회장 윤동천)는 2014년도 하반기 학술행사로 12월 6일 한원미술관에서 <미술대학과 대학미술교육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난상토론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