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 김종영의 예술세계를 만나다
김종영 탄생 100주년 맞아 회고전 잇달아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예술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전국에서 열린다. 특히 김종영미술관, 서울대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에서는 “불각의 아름다움, 조각가 김종영과 그 시대”라는 같은 주제로 특별전을 이어가 주목된다.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아래)은 1부(김종영의 삶과 예술)와 2부(김종영과 그의 빛)로 나뉘어 5월 7일부터 8월 28일까지 이어진다. 1부에서는 유품, 연구자료, 유실된 작품 등을 연대기로 소개해 김종영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도록 했다. 2부 전시는 김종영의 예술관(觀)을 잇는 한국 조각가들의 작품을 모아 보여준다.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에서 격년으로 시상하는 ‘김종영조각상’, 김종영미술관이 진행해온 ‘오늘의 작가’ 수상자들의 작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한편 5월 7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대학교미술관(위)에서는 ‘한국 현대조각의 형성기의 조각가들’을 주제로 김종영과 동시대에 활동했던 조각가들과 그의 제자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특히 김종영이 흠모했던 세잔과 김정희의 예술세계를 비교한 부분은 새로운 시도로서 김종영의 작업을 읽는 신선한 접근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편 전시에 맞춰 5월 21일에는 논의의 장을 확대해 조은정 김진아 최태만 등이 김종영의 예술세계를 분석하는 글을 발표하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두 전시가 끝난 후에는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김종영미술관과 서울대미술관에서 진행된 전시를 통합 및 재구성한 전시(9.10~12.9)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는 개관 1주년 기념전시로 《simple 2015 장욱진과 김종영전》(4.28~ 8.16)(가운데)을 열었다. 소박함과 순수함을 표현한 장욱진과 김종영의 작품 40여 점을 함께 선보여 두 작가가 표현한 고독한 자기수행의 결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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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통한 한국미술 탐방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한국 문화를 담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는 5월 1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구글아트프로젝트에 새롭게 합류한 국내 기관을 소개하고 1만3500여 점의 국내 문화유산을 온라인으로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기가픽셀과 제작 플랫폼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의 총괄 디렉터 아밋 수드가 참석해 구글아트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내용을 전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기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근현대디자인박물관, 재단법인 아름지기, 호림박물관을 포함해 총 10곳이다. 구글컬쳐럴 인스티튜트 사이트(www.google.com/culturalinstitute/home)에서 ‘박물관 보기’를 통해 온라인으로 박물관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경우 여러 층에 걸쳐 설치된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해 온라인 관람만의 장점을 살렸다. 또한 약 70억 픽셀(화소)로 이미지를 찍어, 육안으로 관찰하기 힘든 캔버스 위 물감의 질감과 세밀한 붓터치 묘사를 볼 수 있는데, 국내 작품으로는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 이우환의 <선으로부터>와 ‘덕온 공주의 원삼’과 같은 전통 복식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정배 관장 직무대리는 “우리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산과 미술작품이 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 문화예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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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의 새 수장
임동락, 제9대 집행위원장으로 최종 승인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5월 21일 부산시청에서 ‘2015년도 제2차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부산비엔날레 제9대 집행위원장으로 임동락(사진)을 최종 승인했다.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2014년 6월 전임 운영위원장 사퇴이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어왔다. 임동락 집행위원장은 5월 21일부터 2017년 2월 28일까지 부산비엔날레 행사 실행 총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임동락은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 부산국제바다미술제 등의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1954년 대전 출생으로 조각가이자 현재 동아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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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마을이 열리다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형공공주택 오픈
서울 중심부인 중구에 예술인마을,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형공공주택(이하 막쿰)이 들어섰다. 이곳에는 미술 설치 건축 영화 영상 연극 문학 출판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29가구가 입주했다. 지난 2013년 SH공사 모집 공고를 통해 그해 겨울 입주민이 선정된 후 올해 3월 입주가 시작됐다.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함께 모인 이곳은 긍정적인 자극과 협업을 통해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월 30, 31일 이틀간 막쿰의 오픈을 알리는 개막행사가 진행됐다. (위치: 서울시 중구 만지래로 27길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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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문턱을 낮추다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2015〉열려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2015〉가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다. 아트페어에는 77개의 국내 갤러리와 4개의 해외 갤러리가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 3000여 점을 선보였다.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행사들이 마련되었다.
아트와 디자인, 건축을 결합한 작품을 소개하는 〈디자인 아트워크 특별전〉, 브랜드 캠페인 일환으로 BMW 코리아가 진행한 이탈리아 작가 엘레나 맨퍼디니와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호주 원시예술전〉, 〈스타 초대전〉 등 다양한 전시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매년 국내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영아티스트〉에는 김명진 김수원 김한나 김민경 문지혜 신예담 이지현 임남훈 전기숙 조혜윤이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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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패션의 만남
이세현과 살바토레 페레가모의 협업
5월 7일 청담동 페라가모 플래그십에서 이세현과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협업한 리미티드 에디션 컬렉션이 발표됐다. 이 에디션에는 이세현의 신작 〈Between Red-JAN02〉를 재해석한 스카프, 포켓칩 숄 등이 포함됐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아뜰리에 아키가 Art advisory로 참여해 작가와 브랜드 사이의 예술적 가교 역할을 했다. 행사 당일에는 페레가모 플래그십 건물 전면에서부터 전공간에 이세현의 작품과 작품이 담긴 다양한 페레가모 제품이 전시됐다.
한편 이세현은 올해 6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한국현대미술기획전>과 9월 프랑스 릴에서 열리는 <Lille 3000전> 등의 해외전시에 참여하고 9월에는 미메시스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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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2015 무등에 서다
임옥상, 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전시 열어
민중미술 1세대로 꼽히는 임옥상이 5·18민주화운동 35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뜻깊은 전시와 이벤트를 펼쳤다. 옛 전남도청 앞 민주평화광장 분수대 앞에서 시민참여형 예술퍼포먼스를 선보였는가 하면 ‘광주, 2015 무등에 서다’라는 주제 로 신작전을 개최했다.
5월 16일 광주시 동구 남동 민주평화광장 분수대 앞에서 펼친 시민참여형 예술퍼포먼스 작품 〈무릉무등(武陵無等)〉에는 어린이와 학생, 시민들이 참여해 1980년 ‘그날’의 정신을 기렸다. ‘나’와 ‘너’, 민주주의에 대한 사전적 정의 등을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써내려간 시민도 있었고, ‘누가 너를 남과 북으로 갈라 놓았느냐’, ‘혼자 외롭지, 둘이면 외롭지 않아 같이 가’ 등의 글귀를 쓴 학생도 있었다. 1980년 5월 광주여고 1학년 학생이었던 50대 여성은 “아무것도 모르고 상무대를 지나 금남로를 걸었다. 피의 거리를…”이라고 적었다. 이 행사는 5월 15일부터 26일까지 메이홀에서 열린 신작초대전을 기념한 퍼포먼스로, 5월 9일 오후 5시 18분에 시작해 다음날인 10일 오전 새벽 5시18분까지 12시간 동안 계속됐다. 5·18 광주민주항쟁 35주년을 맞아 20년 만에 광주에서 전시를 여는 임옥상은 “결국은 사람이다”라는 말로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평소 ‘벽 없는 미술관’, 공공미술 등을 통해 시민 참여를 강조해왔다.
이와 함께 ‘광주, 2015 무등에 서다’ 주제의 신작전에서는 캔버스에 흙으로 그린 무등산과 사람들의 얼굴, 대한민국헌법병풍 등 임씨의 회화작품 20점을 선보였다.광주=박진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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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열을 가다듬다
새롭게 출발하는 독립잡지《브라켓([B]racket)》
대구에서 종이로 발간되는 독립잡지 가운데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미술 관련 독립잡지는 《브라켓([B]racket)》(이하 브라켓) 일 것이다. 《브라켓》은 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편집의 주축을 맡아왔다. 지난 2013년 10월에 창간호를 낸 《브라켓》은 무료 배부 형식으로 발간됐다. 초창기 500부를 찍던 발행부수가 1000부로 늘어나며 전국으로 독자층을 넓혀놓은 상태다. 이 잡지의 편집장은 미국인 제스 힌쇼(Jess Hinshaw)로, 디자인과 관리 모두 외국인을 주축으로 발행했다. 이들은 대구를 중심으로 교환교수, 외래교수 등의 활동을 하면서 시각 출판 디자인과 전시 활동을 함께 해 온 동료들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활동이 보장될 수 없어 《브라켓》은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현대조각가 정세용이 《브라켓》의 새 편집장으로 추대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작품 전시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그가 독립출판 잡지의 편집장이 된 사실은 문화계에 화제로 떠올랐다. 정세용은 창작 활동 이외에도 대구 방천시장 내에서 대안 미술공간 <스페이스 바>를 수년째 꾸려왔고, 시장 일대에 아트마켓을 조직해서 운영해왔다. 또한 그는 꾸준히 《브라켓》 창간 편집진과 교류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켓》은 어려운 과제를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매달 적지 않은 액수의 출판비용 충당은 큰 어려움이다. 여기에, 최근 정세용의 대안공간이 인근 김광석길의 관광 열기에 연동해 상업지구로 변하며 건물주가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일까지 벌어진 상태다. 이와 같은 안팎의 어려움에도 《브라켓》은 특별한 예술 활동인 동시에 사회운동으로 지지 받을 가치가 있다.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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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각양각색의 자화상을 보다
서신갤러리 에서 열린〈자화상전 십육전〉
서신갤러리 대표 기획전 〈자화상전 십육〉이 5월 13일부터 6월 9일까지 계속된다. 올해로 16번째를 맞은 이 전시는 기존 작가들과 신진작가, 미술학도들의 작업을 통해 전북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왔다. 이번 자화상전은 조각, 회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하고, 젊은 작가들 간 교류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 기획됐다.
올해는 작가 37명, 군산대 예원예대 원광대 전북대 조선대 등 5개 대학 미술 관련학과 대학생 및 대학원생 186명, 총 223명이 참여했다. 김시오, 이가립, 이동형, 이보영 등의 신진작가들을 비롯해 김정인, 양성모, 이주리, 윤대라, 탁소연 등 독특한 작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그리는 작가들과 중견작가들까지 폭 넓은 장르와 주제의 작품이 출품됐다. 전주=최정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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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성으로의 전이
박은생 개인전〈흔적/The Trace〉열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40대 중견 조각가 박은생의 개인전 <흔적/The Trace>이 4월 10일부터 5월 25일까지 해운대 폼갤러리에서 열렸다. 그는 20년 넘게 철이라는 금속재료 본연의 성질에 관심을 둔 작업을 해왔다. 그의 철 조각은 자연 발생학적 담금질을 거치면서 본래의 표면 광택을 잃고 새로운 물성으로 자연스럽게 전이되는 과정을 통해 시간과의 상관관계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용접의 뜨거운 불길을 이겨낸 예술가의 우직한 노동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로 주목받았다. 부산=김은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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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하다
이광오 개인전 〈HAPPY VIRUS〉열려
캔버스에 기쁨과 희망을 담는 작가 이광오의 개인전이 5월 6일부터 12일까지 갤러리 이즈에서 열렸다. 미술평론가 임두빈 단국대 교수는 “누군가 이광오의 그림에 슬픔과 고통이 없어 비현실적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의 그림에 기쁨과 희망과 사랑만이 있어 허구가 아닌 진실한 세계라고 말하겠다”며 그가 그린 현실세계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이광오는 1993년 단성갤러리에서의 첫 전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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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회화의 표현을 넓히다
추원교 개인전 〈Good Luck〉열려
40년 넘게 산업공예, 금속오브제, 칠보회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우리 공예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온 추원교의 개인전이 인사아트센터에서 5월 20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그의 작업은 칠보를 새로운 회화 방식으로 해석해 한국성과 국제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추원교는 199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8회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금속공예디자인학회 회장을 겸임하고 한양대 디자인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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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의 현재성을 확보하다
〈2015 비평페스티벌〉
강수미 동덕여대 교수가 기획한 새로운 형태의 ‘비평예술 프로젝트’ 〈2015 비평페스티벌〉이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동덕아트갤러리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예술창작과 비평담론을 자유롭게 발화하는 장으로 2014년 상반기에 진행된 동명의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이 행사는 시각예술 비평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표로 기획됐다. ‘말과 예술’ ‘현실 속 미술창작과 비평’이란 주제로 2회의 비평워크숍을 열고 마지막날 〈비평: Live〉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괄행사는 팟캐스트를 통해 현장 생중계하고 이후 웹사이트에 아카이브해 공개할 예정이다.
비평 워크숍에 참여하고자 하는 작가와 비평가는 5월 26일부터 6월 3일 6시까지 이메일 (art_free@naver.com)로 접수가능하다. 이외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비평페스티벌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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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갤러리 FM
“누구나 미술을 가까이에서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
“언젠가는 미술관을 세우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그러나 내실 없이 미술관 건립만을 목표로 조급하게 나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못하면 다음 세대 혹은 그 다음 세대가 이루겠죠.” 올해 초 안국동 대로변에 위치한 우리은행 2층에 개관한 신생 갤러리, 갤러리FM의 배기성 대표(사진)의 말이다. 이제 막 갤러리 문을 연 초보 관장이지만 그의 말에는 느림의 운영미학이 담겨있다. 처음 공간을 운영하기에 조급한 마음이 앞설 만도 하지만 배 대표는 갤러리의 분위기만큼이나 차분하고 평온했다. 그는 대표이기 전에 오랜 기간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작품을 수집해 온 컬렉터다. 미술에 입문한 지는 약 35년이 흘렀고 그간 대중을 대상으로 미술작품 수집과 관련한 강의, 글쓰기도 해왔다. 은행에서 근무하던 시절, 굵직한 갤러리들의 대표를 고객으로 응대하다보니 미술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생겼다. 1980년대 후반, 한 오디오 관련 잡지에 배 대표가 소장한 오디오가 표지에 소개될 만큼 열정적인 오디오 마니아이기도 한 그는 컬렉터로서의 과감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미술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도자, 목가구, 고서화, 그림, 조각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작품을 수집하며 안목을 높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미술전시와 옥션 행사장을 종횡무진한 열정적인 컬렉터이지만 대표로의 역할 변화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컬렉터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작품 판매자가 아닌 구매자로서, 소장자로서 다가가다 보니 겪는 문제다. 그럼에도 30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은퇴한 후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개인 컬렉션의 매체를 규정짓지 않았듯, 갤러리에서 여는 전시도 규제 없이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콘셉트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도 있다. 그러나 배 대표는 “재정적 기반이 되는 일부 미술전문가들만이 갤러리를 차릴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 같은 샐러리맨도 그림을 오랫동안 애호하고 공부한다면 공간을 꾸릴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라며 갤러리를 운영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갤러리FM’이란 이름도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 군대용어인 ‘FM(Field Manual)’, 즉 야전교범이란 뜻을 그대로 차용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의미이자 FM라디오 음악방송처럼 언제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꾸미고자 한 의도를 담았다.
올해 갤러리FM은 총 4회의 기획 전시만을 열 예정이다. 다급하게 준비해서 공허한 전시를 열기보다 철저한 리서치를 통해 내실이 다져진 전시만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첫번재 기획전시는 이희중의 개인전 <심상풍경과 우주>(5.14~31)이다. 기획전시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배 대표의 소장품이 전시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57 우리은행 재동지점 2층)
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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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라익스아카데미(Rijksakademie) 레지던시프로그램
참여작가가 정체성을 뜻한다”
엘리자베스 판 오딕(Els M.W.A. van Odijk) 라익스아카데미 디렉터
광주에 건립될 예정인 아시아문화의전당 내 아시아문화정보원 개관을 위한 세미나가 지난 4월 30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렸다. 아시아문화정보원의 아시아문화아카데미에 대해 소개하고 사업의 전문화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월간미술》은 이 세미나에 참석한 세계적인 레지던시프로그램 네덜란드 라익스아카데미(Rijksakademie)의 엘리자베스 판 오딕(Els M.W.A. van Odijk) 디렉터를 만났다.
이번 방문목적은 무엇인가? 우선 광주문화의전당 건립 진척 사항을 확인하고 레지던시프로그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는 10년 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했는데 올해 이를 기념하는 행사나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라익스아카데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철저히 작가의 성장과 계발에 목적을 두고 있다. 레지던시프로그램에 특화되어 있다는 말이다. 대중적인 행사로 1년에 1번 3일간 오픈하우스를 여는 데 약 7000명이 작가 스튜디오를 방문한다. 라익스아카데미는 17세기에 왕립학교로 출발했기 때문에 고미술 작품이 많다. 간혹 그것을 감상하려는 관람객들이 방문하기도 한다.
레지던시프로그램 작가 선발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매년 12월 홈페이지에 작가 모집공고를 내고 이듬해 1월 한 달간 지원서를 접수한다. 작가 선정은 심사위원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맡긴다. 왜냐하면 작가 선정 그 자체가 우리 아카데미의 질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45~50명이 선정되는데 해외에서 25명, 나머지는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채운다. 프로그램은 2년 동안 진행된다.
라익스아카데미에 참여하는 한국 작가들의 특징이라면? 지원서를 읽어보면 한국 작가는 사회구조를 작품에 반영하려는 의욕이 있다. 그들의 정체성이라기보다는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본다.
9월, 아시아문화의전당과 벌일 파일럿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소개해달라.
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4명은 라익스에서, 4명은 공모를 통해 한국과 인접국가에서 선발한다. 광주에서 아시아지역에 대한 아카이빙 프로그램을 3개월 동안 하고, 1년 뒤인 2016년에 역시 3개월 동안 라익스에서 작가별로 시차를 두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황석권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