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피플] 2015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이숙경
2015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이숙경
커미셔너와 작가의 파트너십을 기대한다
1995년 건립된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이 2015년 건립 20주년을 맞이한다. 한국관은 그동안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 미술의 맥락에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2008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한 오쿠이 엔위저(Okui Enwezor)가 진두지휘하는 2015년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5. 9~11. 22) 한국관 커미셔너로 이숙경 영국 테이트미술관 큐레이터가 선정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커미셔너를 지명하는 종래의 방식에서 탈피해 최종후보 4명이 작가 및 전시 기획을 제안하고 이를 토대로 선정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로써 이 커미셔너가 제안한 문경원 전준호 작가가 2015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최종 선정됐다.
이숙경 신임 커미셔너는 “이번 기회를 통해 동시대미술의 가장 첨예한 이슈들을 다룰 뿐 아니라 그 미래 또한 이끌 수 있는 선각자적 시각을 제안하고 싶다”며 “중심과 주변이라는 틀이 깨지고 상대성과 다양성이 중시되는 오늘의 미술계에서 한국 미술 또한 전지구적 미술 담론의 중요한 일부임을 강조할 생각”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문경원, 전준호를 한국관 작가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두 작가는 카셀 도쿠멘타, 올해의 작가상, 광주비엔날레 등 국내외 다양한 플랫폼에서 지난 수년간 주목할 만한 작품을 보여주었다. 미술뿐 아니라 디자인, 건축, 영화, 문학 등 미술 외적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광범위한 인류 생존의 문제, 미술의 본질적인 역할 등 한국이라는 지리적, 문화적 조건을 넘어서는 보편적 이슈들을 다룬 점이 내게 긍정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2015년 한국관 전시를 위해 두 작가는 이전에 보여온 작업의 연장선 위에 있으면서도 새로운 예술적 도전이 될 만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신작의 내용과 전시로 구현되는 방식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진 않았다. 작가 문경원 전준호는 2012년 카셀 도쿠멘타에서 첫선을 보인 프로젝트 <미지에서 온 소식(News From Nowhere)>부터 공동작업을 해왔으며 후속작 <순수존재(AVYAKTA)> 이후 특히 영상작업을 통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두 작가는 분단국의 특수한 상황을 통해 삶과 예술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반영한 단편영화 <묘향산관>과 루이비통코리아의 후원으로 전통 악기장 이영수·이동윤 부자의 ‘장인정신’을 현대미술 다큐로 풀어낸 <공무도하가>를 제작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문경원, 전준호를 비롯해 최근 미디어아티스트들이 다양한 협업의 과정을 통해 영화를 선보이는 현상에 대해 이 커미셔너는 이렇게 말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등장한 비디오아트가 시간적 요소에 바탕을 두고 기계적으로 생산된 이미지를 기본 개념으로 했다면, 최근 보이는 영화적 영상 작품들은 확장된 혹은 해체된 시네마 등, ‘영화’의 내러티브 및 시각적 관행에 대한 질문에 바탕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문경원 전준호 또한 주류 시네마의 언어를 의도적으로 도입하여 익숙한 듯하면서도 비관습적인 시각적 내러티브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현재 이 커미셔너는 올해 하반기 테이트 모던에서 열릴 백남준 신소장품 전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테이트 모던의 신관 개관을 위한 소장품 전시와 기획전 큐레이팅에 참여하고 있다.
이슬비 기자
이숙경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았다.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예술학을 전공했고 영국 에섹스 대학교에서 미술사와 미술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홍익대학교 강사 등으로 활동했으며 2006년 영국예술위원회 펠로우 큐레이터로 한국 현대미술전을 포함한 다수의 전시를 기획했다. 2007년부터 테이트 미술관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백남준, 더그 에이트킨 등 대규모 기획전과 다수의 소장품 전시를 기획했으며 테이트 아시아태평양 작품 구입위원회 큐레이터를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