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령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영혼의 기술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감독팀

노재민 기자

The Interview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신비주의, 오컬트, 애니미즘 등을 소환해 기술이 지배하는 동시대 미디어 환경을 고찰한다. 예술감독팀으로 선임된 안톤 비도클, 루카스 브라시스키스, 할리 에어스는 각기 다른 배경을 토대로 협업하며, 근대 이후 기술 문명과 영적 실천, 그리고 예술의 경계에서 ‘영혼의 기술’이 가진 해방과 치유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미술관을 넘어, 낙원상가와 서울아트시네마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강령의 장으로 확장해, 관람객에게 인간 너머의 존재와 연결되는 예술적 경험을 제안한다. 동시대 자본주의와 물질주의, 근대성의 소외에 대한 대안적 시도로서, 예술이 어떻게 비물질적 세계와 접속할 수 있는지 질문하는 이들의 시도는 8월 26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안톤 비도클, 루카스 브라시스키스, 할리 에어스
사진: 박홍순


안톤 비도클 Anton Vidokle, b.1965

작가이자 영화감독. 온라인 예술 플랫폼 ‘이플럭스(e-flux)’(뉴욕, 1998~)를 창립했다.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제13회 카셀 도큐멘타 등 여러 국제 무대에서 활동했으며 2016년 ‘눈 예술상’을 수상했다. 개인전 《모두를 위한 불멸》(국립현대미술관, 2019)을 비롯하여 한국에서 개최된 여러 전시, 강연,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루카스 브라시스키스 Lukas Brasiskis, b.1982

영화 미디어학자이자 ‘이플럭스’의 비디오 필름 큐레이터. 뉴욕대 영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뉴욕대, 컬럼비아대 등에서 강의했다. 뉴욕 MoMA, 상하이 파워스테이션오브아트 등 전 세계 주요 기관에서 아티스트 필름과 실험영화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제14회 상하이비엔날레에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할리 에어스 Hallie Ayres, b.1995

큐레이터, 연구자, 미술사학자. 영적 믿음을 바탕으로 선주민과 서구 사회 지식 생산 체계의 화합에 관한 글을 출판하고 강연한 바 있다. ‘이플럭스’의 부국장(Associate Director)으로 재직 중이며, 제14회 상하이비엔날레에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셋이 공동 감독으로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루카스 저희 셋은 이전에 ‘이플럭스’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 협업을 해왔어요. 그러던 중 제14회 상하이비엔날레 《Cosmos Cinema》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하게 됐고, 그 연장선에서 자연스럽게 이번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도 함께 참여하게 됐습니다.

안톤 단순히 일자리가 필요해서 지원한 건 아니었어요. 상하이비엔날레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독립적인 형태로 확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생겼고,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개방형 공모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이 기회가 적절하다고 판단했죠.

제인 진 카이젠 〈잔해〉(스틸) 12분 2024
미군이 만든 선전영화의 푸티지와 제주4·3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수중 제사 장면이 교차 편집되어 나타난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강령: 영혼의 기술 (Séance: Technology of the Spirit)”입니다.
할리 이 주제는 크게 두 시기를 다루고 있어요. 하나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던 시기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시대예요. 두 시대 모두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인간은 혼란이나 소외를 경험하게 되는데, 예술가들은 영적인 실천을 통해 그런 변화에 대응하려고 했어요. 단지 예술가들뿐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영성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던 시기이고요.

안톤 그래서 주제의 두 번째 부분, ‘영혼의 기술’이라는 말이 중요해요. 홍콩 철학자 육후이(Yuk Hui)가 ‘코스모 테크닉스(cosmo-technics)’ 라는 개념을 제안하는데, 모든 문명은 고유한 우주론과 함께 고유한 기술 개념도 가지고 있다는 거죠. 흔히 기술이라고 하면 서구 중심의 경험적이고 합리적인 과학기술만 떠올리지만, 사실은 전 세계에 다양한 기술들이 존재하거든요. 그리고 그중엔 오래된 기술도 많고요. 애초에 ‘기술’이라는 단어도 고대 그리스어 ‘테크네(techne)’에서 왔는데, 이건 본래 ‘예술’이라는 뜻이잖아요. 뭔가를 아주 잘 해낸다는 의미죠. 그런 의미에서 예술, 영화, 전인적 의학(holistic medicine) 같은 것들도 모두 기술로 볼 수 있는 거예요.

루카스 덧붙이자면, 저희가 말하는 ‘영혼의 기술’은 하나의 보편적인 개념이 아니에요. 지역, 역사, 정치적 배경에 따라 각각 다른 맥락 속에서 형성되죠. 특히 한국처럼 근현대사가 굉장히 격동적인 지역에서는 샤머니즘이나 다양한 영적 실천이 예술가의 작업에 고유한 방식으로 스며들어 있어요. 그 맥락 안에서만 이해될 수 있는 실천이라는 거죠. 결국 저희는 다양한 지역의 작가들을 초대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영혼의 기술을 보여주고, 동시에 그들이 어떤 역사적·사회적 배경에서 이런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도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랐어요. 그러니까 어떤 단일한 영혼의 기술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맥락에서 형성된 기술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걸 일반화하려 하기보단, 다양한 맥락에서 형성된 고유한 실천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어요.

샤나 몰튼 〈속삭이는 소나무 9〉(스틸) 9분 2009

‘강령(Séance)’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루카스 ‘강령(Séance)’이라는 단어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했고, 19세기 중반쯤 서구 사회에서 널리 사용됐어요. 망자나 영혼처럼 이 세계에 부재하는 존재와 접촉하려는 행위를 뜻했고,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를 중심으로 하나의 사회적 운동처럼 확산됐죠. 사람들은 정해진 방식에 따라 강령을 진행하면서 실제로 영혼과 대화하려 했는데, 그 배경에는 기존 종교가 삶의 급격한 변화를 더 이상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어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전통적인 믿음 체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던 거죠. 게다가 미국은 남북전쟁으로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고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혼란과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강령을 찾게 된 거예요.

그리고 이 단어는 정신분석(psychonalysis) 분야에서도 사용돼요. 정신분석 자체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거죠. 도시화와 산업화로 불안이 커지고, 기존 의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심리적 증상들이 생겨났을 때, 무의식에 있는 부재한 것과 접촉하려는 시도가 필요했던 거예요.

거의 같은 시기에 영화도 발명됐어요. 흥미로운 건, 영화 상영 자체도 ‘강령(Séance)’이라고 불렸다는 점이에요. 그 당시 관객들은 영화 상영을 마치 유령을 보는 듯한 경험으로 여겼죠. 화면 속 이미지들이 보이지만 실재하지 않고, 마치 과거에서 온 것처럼 움직이고 떠돌아다니는 감각을 주거든요. 관객은 자신의 무의식을 영화 화면에 투사하면서, 마치 부재하는 존재와 접촉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영화 상영도 하나의 강령으로 받아들여졌던 거죠.

결국 이번 비엔날레에서 저희가 주목하는 건, 예술가들이 영적 실천을 통해 지금 여기에 없는 것과 다시 연결되는 방식이에요. 강령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라, 저희가 전시를 구성하는 하나의 방법론이기도 해요.

할리 요즘 오컬트나 신비주의, 영성에 대한 관심이 정말 커졌잖아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주제를 예술적으로 진지하게 다룬 전시나 비엔날레는 거의 없었어요. 지난 150년 동안 미술사에서도 거의 외면됐고요. 너무 비정통적이거나 비진보적인 주제로 여겨졌기 때문이죠. 이번 비엔날레가 그 공백을 채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안톤 사실 이 주제는 굉장히 보편적인데, 한국은 그 안에서도 아주 독특한 경우라고 생각해요. 인터넷에 나온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는 나라래요. 한반도에만 약 150가지의 종교가 있고, 평균적으로 2주에 하나씩 새로운 종교가 생겨난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중엔 소규모나 위험한 종교도 있지만요. 어쨌든 한국은 종교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고, 동시에 기술도 고도로 발달한 나라잖아요.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주제를 다루기에 한국이 적절한 국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샤나 몰튼 〈마음의 장소 사유의 흐름〉(스틸) 12분 2014
샤나 몰튼의 작품들은 자립에 얽힌 복합적인 문화적 맥락, 테크노 신비주의를 경유한 정신성의 모색, 세계화된 자본주의 속에서 개인의 안위를 추구하며 행하는 의례적 행위의 희극적 부조리를 탐구한다

저는 오히려 한국은 상대적으로 종교의 영향력이 작은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무교인의 비율도 높은 편이고요.
할리 좋은 지적이에요. 아마도 주말마다 예배에 참여해야 하는 교리 중심 종교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영성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관심을 갖는 건 후자예요. 엄격한 종교적 실천이라기보다는, 외부의 보이지 않는 힘이나 영적인 존재들과 연결된 일상적인 삶의 방식이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한국은 아주 풍부한 사례를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주 첸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에 들판이 있다. 그곳에서 당신과 만나리라.〉(스틸) 16분 2023
어머니의 죽음을 돌아보며 고통을 극복하는 치유와 명상의 과정을 따라가고, 영적 실천이
개인의 경험을 넘어 우주적 차원에서 삶과 죽음을 바라보게 만드는 방식을 탐색한다.

서울, 뉴욕, 도쿄, 베를린에서 사전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 사전 프로그램에서 어떤 피드백을 받았나요?
안톤 흥미로웠던 점은, 이 주제가 동서양에서 받아들여지는 방식이 꽤 다르다는 거예요. 서구에서는 귀신이나 영혼 같은 존재를 굉장히 특이하고 예외적인 것으로 보지만, 동아시아를 포함한 비서구권에서는 그런 존재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하죠.

할리 저도 문화권마다 영혼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서구에서는 귀신이 사람을 괴롭히고, 공포를 주고,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자극하는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에 없애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죠. 반면, 비서구권에서는 귀신이나 영혼을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일상의 일부로 여기며 관계를 맺는 것 같아요.

루카스 서구에서는 영혼이나 영적인 것 자체가 모던하지 않다고 여겨지면서 배제되는 경향이 있어요. 아주 강한 근대화의 영향이죠.

안톤 결국 그 말에는 ‘모던하지 않으면 제거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깔려 있는 거예요.

루카스 그런데 어떤 나라에서는 영성이 아예 사라진 적이 없어요. 이런 맥락은 추출적 자본주의나 서구적 영향에 대한 일종의 저항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이번 전시에서 굉장히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서구 작가 중에는 영성의 상품화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고, 비서구권 작가 중에서는 실제로 일상적으로 영혼의 기술을 실천하거나 기록하는 작업을 하는 이도 있어요. 이런 피드백과 리서치가 전시를 기획할 때 정말 중요한 자료가 됐어요. 특히 서구 근대화가 만들어낸 맥락을 다시 생각해보는 데 큰 역할을 했고요.

구보타 시게코 〈나바호 스카이를 위한 비디오 걸즈와 비디오 송즈〉(스틸) 26분 1973
구보타 시게코는 미국에서 만난 나바호 가족과 한 달간 여행하며 초현실적인 비디오
다이어리를 기록한다. 언어적 차이가 있음에도 구보타는 등장 인물들과 깊이 교감한다.

작가 선정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안톤 가장 큰 기준은 전시 주제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가였어요. 이번 비엔날레는 신작이나 신진 작가 중심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을 포함해서 테마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작가들과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했어요. 1861년 작품부터 현대 작업까지 폭넓게 아우르려고 했습니다.

할리 그리고 실제로 영성적 실천을 수행하는 작가들을 초대했어요. 스스로를 예술가라기보다는 영혼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재자나 치유자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어요.

루카스 영적 실천을 외부 세계와 연결하는지도 주목했습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이런 영적인 실천이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정치적 시위 상황에서 영적인 실천을 수행하는 예술가들도 있어요. 저희는 그런 맥락에서 영혼의 기술이 굉장히 시의적절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지역과 작가들을 넓게 리서치했고, 이 점이 중요한 선정 기준 중 하나였어요. 흔히 영적인 예술이라고 하면 뭔가 혼자 몰입하는 개인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희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실제로는 해방적인 관행이기도 하며, 때로는 자본주의 기술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진보적인 실천이 될 수도 있고, 공동체와 함께 해나가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할리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덧붙이자면, 이번에 선정된 작가 중 약 25%는 이미 사망했어요. 물론 물리적으로만 그렇다는 뜻이에요. 저희는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그들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전시에 존재한다고 봅니다.

아직 전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시 장소는 어떻게 선정했나요?
안톤 이번 전시에서 중요한 장소 중 하나는 낙원상가입니다. 예술과 영성의 관계를 논의할 때 소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요, 음악은 치유의 도구이자, 진동을 통해 다른 차원으로 이끄는 영적 경험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낙원상가는 악기 상점들이 밀집한 공간이라, 이곳에서 세 개의 전시장 공간을 확보하게 된 것은 저희에게도 큰 행운이었습니다.

할리 낙원상가에 사운드와 실험 음악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실험 음악을 통해, 소리가 영적 매개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합니다. 예컨대, 소리를 통해 트랜스 상태에 진입하고 소리의 매개적 기능을 직접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그것도 역사적으로 음악과 밀접한 장소에서 이런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희도 기대가 큽니다.

루카스 영화는 저희가 다루는 주제와 깊이 맞닿아 있는 시각 매체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서울아트시네마와 협력하여,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주제를 사유하고 역사적으로 조망하려 합니다. 저희가 굳이 영화관과 협력하는 이유는, 영화관이라는 공간에서 진짜 영화 작품을 상영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동시대 미술 큐레이터로서 영화관이라는 전통적인 상영 공간에 비엔날레의 관점을 어떻게 적용하고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도 실험해보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영화 프로그램은 역사적인 맥락을 짚으면서도 전시의 흐름과 긴밀하게 연결될 예정입니다. 비엔날레 기간 중 매주 토요일마다 총 15회의 특별 상영이 열릴 예정이고, 각 영화들이 서로 대화하며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추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2 0 2 5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만의 차별화된 지점은 무엇인가요?
할리 저희가 기획하고 있는 이번 전시를 보다 넓은 비엔날레의 맥락에서 설명하자면, 전시 전체를 하나의 강령으로 구성하려고 합니다. 앞서 루카스가 언급했던 ‘강령’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주제적 장치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의 방법론으로 확장한 것이죠. 전시 공간 자체가 일종의 매개하는 장처럼 기능하도록 구성하려는 것이죠. 전시장은 외부 세계와 매우 다른 분위기를 가질 것이고, 일반적인 미술관 전시처럼 보이지 않을 거예요. 단지 예술 작품을 보러 오는 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관람자에게 뭔가 일어나는 장소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안톤
전시를 관람할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안톤 전시를 보기 전 이틀 동안은 쌀밥을 먹지 말아야 해요. 면은 괜찮습니다. 물론 농담입니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시간을 내주셨으면 해요. 이번 전시는 굉장히 풍부한 콘텐츠를 담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보려면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요즘 가장 희소한 게 바로 그 시간이잖아요. 우리 모두 바쁘니까요. 만약 관객들이 시간을 들여준다면, 그만큼 많은 걸 얻어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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