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eight of the Air
공기의 무게

김영주 개인전

2021.04.29 – 2021.05.29
GALLERY WOONG

‘김영주는 조건을 창작한다.

전통회화가 제시해온 재현(再現)의 의미를 구상(具象)이 아닌

‘창작의 조건’ 속에서 재해석한다는 뜻이다.

이른바 공기의 재현, 작가는 비어 있는 상태를 대상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창작이

‘페인팅=회화(繪畫)’라고 믿는다.

언뜻 보기에 모더니즘이 추구해온 추상의 범주에 있는 듯하지만,

작가에게 창작은 살며 자라온 환경 자체를 재현해내는

‘컨텍스트의 텍스트화(창작 환경의 대상화)’라고 할 수 있다.’

– 창작의 조건, 공기전달자의 허실상생(虛實相生),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

GALLERY WOONG 에서는 캔버스를 재구성한 입체적 회화작업을 선보이는 김영주 작가의 개인전 ‘공기의 무게 The Weight of the Air’를 진행한다. 지난 2년여간 준비해온 새로운 작업물들을 선보이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새롭게 시도한 모빌형태의 작업과 드로잉, 회화작업까지 총 28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생긴 공백들에 대한 사유를 공기의 무게라는 은유를 통해 예술언어로 달아보는 과정을 신작에 담아냈다. 김영주 작가에게 공기란 실질적인 사회를 향한 언어이자 보이지 않는 창작의 의지이다. 작가에게 있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공기의 실존, 공기의 무게를 시각화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회화뿐이며, 회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깨달음은 회화로만 담을 수 있는 이야기임과 동시에 실체 없음을 실체있음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갤러리웅 김영주 개인전 <공기의 무게>  2층 전경

무게회화 Weight Painting 22oz #1, #2

2021, 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 (L) 107 x 105 x 21cm, (R) 103 x 110 x 22cm

김영주 작가는 평소에 재현의 대상이 되는 것의 서사보다 회화가 물질로써 가진 영역, 무게, 보편적 조건에 집중한다. 이를테면 무언가를 재현하기 위해 선택되는 색 보다는 색이라는 물질이 실재의 중력에서 가진 무게에 의미를 두는 식이다. 창작에 있어 특히 보편적 회화에 사용되어 온 규칙과 같은 기존의 조건들을 되짚어 보고 그것들에 역설적인 규칙을 만들거나, 맹목적인 조건을 필연적인 상태로 만드는 식의 방법론을 통해 새로운 회화를 만드는 실험을 지속해 왔다.

갤러리웅 김영주 개인전 <공기의 무게>  2층 전경

이번 개인전에서는 크게 세 가지 시리즈의 작업을 볼 수 있다. 첫번째로는 ‘ Weight Painting: 무게회화 ‘ 시리즈이다. 작가의 ‘무게회화’는 2019년부터 시도해온 시리즈로 김영주 작가의 작품적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한다. 그린다는 맹목적인 과정을 사전에 제한된 질량이라는 제약을 만들고 사용된 안료의 질량을 제목으로만 남기는 행위는 전통 회화가 고질적으로 주목해온 재현의 개념을 확장하는 시도이다.

잡는 구조물(The Catcher)

2021, 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 (L) 153 x 114 x 8cm, (R) 105 x 125 x 8cm

둘의입장 TwoStances

2021, 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 70 x 87 x 15cm, 74 x 87 x 12cm

두번째로는 공백을 인식하는 것의 상대성을 보여주는 ‘ The Catcher: 잡는 구조물  시리즈 이다. 건축 도면의 조건을 닮은 이 작업은 공백을 바라보기에 앞서 공백의 영역을 인식하는 지점에 주목한 작업이다. 자본적 식민화의 대상이 된 원주민들의 관광상품 ‘Dreamcatcher’를 차용한 제목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실체로 인식하고 그 희망을 남긴다는 본래 의미를 차용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보이지 않는 공기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행동하기 시작한 사회적 질문 과도 맞아 떨어진다.

암시와지시 Connotation Denotation

2020, 95x100x140cm_160x130x20cm, 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

마지막으로 ‘ Two Stances: 둘의 입장 ‘에서는 그린다는 행위를 제시하기 위해 붓 터치를 남기고, 보편적인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해 색감이 선택된다. 규격화 됨으로써 자유로워진 회화들, 그린다는 조건은 고정돼 있고 스퀘어는 다양하게 바뀌는 과정 속에서 자유를 획득한다.

풍경 공기의무게 Landscapes-The Weight of the Air

2021, 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61x167x17cm

표현의 문제를 넘어 미술의 근본문제를 던지는 김영주 작가의 작업은 어렵고도 단순하다. 서양미술사가 이어온 재현성에 대한 질문은 작가가 세상을 보는 오늘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넘어 궁극적으로는 ‘창작한다’는 본질에 집중함으로써 ‘미술의 시각화=본다는 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는 행위성으로까지 옮긴 것이다. 작가는 표상을 둘러싼 근본적인 문제들을 제시함으로써 열린 패러다임을 지향해야 한다는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한다. 김영주 작가가 제시하는 창작의 조건은 이제 관객과 조우하며 맺어온 공공재로서의 가치에서 확장된 공공성으로까지 이어진다. 김영주 개인전은 2021년 4월 29일부터 5월 2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갤러리웅 김영주 개인전 <공기의 무게>  3층 전경

글: 하연지
자료 제공: 웅갤러리

웅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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