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Hyun-seok Kim

김현석의 기술 항해기, 인간 표류기

ARTIST 

김현석/ 1988년 출생인 김현석은 짧은 시간 빠르게 변화한 기술매체와 삶의 과정에서 관계 맺는 기술과 사회의 연관성을 탐구해왔다. 과거와 현재의 기술매체를 독자적 감각으로 조합하고 이에 맞는 서사를 입혀내는 작가는 이를 통해 동시대의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왔다. 공주대 애니메이션과 학사, 한예종 조형예술과 전문사를 취득하고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2022), 전시공간(2021 ), 소쇼룸(2017 )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문래예술공(2023 ), 송은(2022 ), 대전시립미술관(2022 ), 쉐마미술관(2021 )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여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2023 퍼블릭아트 뉴 히어로 대상으로 선정된 바 있다. 〈ASSY 컴퓨터〉(2021 ) 앞에서 포즈를 취한 작가 사진 : 박홍순

〈메모리즈〉 3.5 인치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 텍스트 파일, 턴테이블, ABS 지지체 9 × 9.3cm 2021
사진 : CYJ ART STUDIO 제공 : 작가

김현석의 기술 항해기,
인간 표류기

조주리 | 전시기획

〈완벽함에 대한 무의미적 행위〉 디지털 프린트 104 × 104cm 2015 (2023년 출력)
사진 : CYJ ART STUDIO

〈완벽의 기원〉 디지털 프린트 104 × 104cm 2023
사진 : CYJ ART STUDIO

기술문화사의 다양한 쟁점을 오늘날 미술의 문제로 옮겨와 다양한 방식으로 살펴온 김현석의 면모를 들여다보면 연구자에 상당히 가까운 작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디지털 기기와 매체의 발전사에 관한 관심과 지식이 두텁다는 점도 그렇지만 그 관점이 발전주의적 사관에 매몰되어 있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기반의 작업을 통해 자기 혁파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업 안에서 유무형의 기술적 유산을 주제적으로 끌어오는 과정에서 인류학의 접근과 고고학적 표현 일부를 예술적 방법론으로 전유하는 근래의 시도들은 더욱 그러한 경향이 짙어 보인다.

김현석의 작업 중 몇몇은 최근 활발하게 논의 중인 ‘미디어 고고학’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언급되기도 했다. 불과 몇십 년 만에 ‘현대의 고대 유물’이 되어버린 매킨토시 초기모델과 저용량 플로피 디스크에 담긴 A.I 집필 소설, 인터넷 초기 역사를 증명하는 고전적 밈을 도상해석학 대하듯 접근한 작업에 내재된 시간성을 생각해보자면 같은 시대 안에서도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고, 선택적 기억만을 남기며 살아가는 각 개인에게 김현석의 작업은 시간과 기억, 기술에 관한 착오의 감각과 공백 지점을 제공한다. 무엇을 파묻고, 언제 발굴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들을 어떤 형식으로 복권하고 맥락을 부여할 것인가의 문제는 지금의 미술문화 안에서 개인과 공동체에도 중요한 쟁점이자 당면한 선택 사항이다.

최근 관심사와 작업 태도에 대하여 김현석 역시 ‘고고학적’ 혹은 ‘미디어고고학’이라는 용어를 기꺼이 수긍한 바 있지만, 더 적확히는, ‘미래고고학’이라 정정한 바 있다. 즉, 발굴된 유물을 통해 축적된 지층을 살펴보고 역사의 구멍을 메우는 것이 기존의 고고학이라면, 미래고고학은 앞으로 도래할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채워나감으로써 미래의 계보를 그리고 상상의 것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보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관심사가 지나간 것들의 역사화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도래할 인간상에 대한 공상적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에 쏠려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현석의 연구, 수집, 조사 행위는 활물적인 동시에 사변적이다. 미술을 포함한 사회 전반의 것들이 디지털 기술 중심으로 착종되어 있는 사회에서 미술 작가로서 도달 가능한 현실적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폭넓은 사실을 담보로 한 좁다란 진실에 있을 것이다. 약간의 사변과 추론은 뭉툭한 질문을 깎아 나가는 최소한의 방법론이기도 하다. 미처 정립되지 않은 용어나 비평적 수사가 약간의 혼란을 불러일으킬 만하지만, 학제적인 연구 방식이 예술 분야에 침투할 때 발생하는 또 다른 종류의 혼종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그의 작업으로부터 하나둘씩 발굴해 보고자 한다.

작가가 소개하는 일종의 작업도식을 살펴보자. 일관된 기획의도에 따라 개별 작업의 당위가 마련되고, 작업 간의 상호 연관성이 긴밀하게 확보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시계열적 성취라기보다, 작업에서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연동되어 나타난 결과지에 가깝다. 도식에 따르면, 김현석의 작업을 촉발시키는 네 가지 요소는 물질과 환영, 보간과 열화이다. 서로 대비되는 두 쌍의 개념이다. 여기에서 출발한 조합에 따라 다시 여섯 가지 구도가 파생되고, 작업의 좌표는 그 중 어디든 걸쳐지게 된다.

가령, 디지털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열화시켜 이미지의 허상을 폭로하는 방식으로 ‘환영’과 ‘열화’에 대한 일련의 실험이 있었고 (2015~2016), 가상 공간의 이미지를 물질계로 소환하여 환영의 표면과 물리적 지지체를 탐구하는 작업으로 ‘환영’과 ‘물질’의 관계를 다루는 작업이 전개되었다(2017~2020). 그리고 2021년부터 최근까지 기술의 계보와 당대성을 환기하는 작업에 집중하면서 ‘보간’에 관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일련의 작업을 하나의 틀에 넣고 설명하기에는 다소 도식적인 부분도 있을 테고, 틀에 맞지 않는 작업의 발화 가능성을 놓칠 우려가 있지만 김현석의 작업이 상당히 구조적인 틀거리 안에서 기획되고 실행되어 온 흐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오늘날 시각문화 안에서 실재와 재현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의하고 효과적으로 독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미술 작품의 생산과 저장, 전달과 폐기 과정에서 디지털 매체의 개입으로 인해 일어나는 이미지의 증강과 감소의 문제는 인터넷과 액정으로 이미지를 흡수하는 시대의 미술적 문맥에서 매체의 생산과 수용 방식을 새롭게 사유해야 할 당면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김현석의 초기 작업 중에서 JPEG 파일이 실물 프린트로 육화되거나 반대로 실존하는 조각과 회화의 물성이 디지털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어떤 부분이 빠져나가거나 (열화) 부풀어오르는 (보간)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가령, 초기작 중 하나인〈완벽함에 대한 무의미적 행위(달)〉(2015)은 두 세계가 완벽하게 대칭적일 수 없으며, 원만한 절충지점에 도달할 수 없음을 직시하게 한다. 과거 작업에 대한 화답으로 이루어진 〈완벽의 기원〉(2023 )은 인공지능을 통해 이미지를 복원함으로써 디지털 이미지와 실제 물성 사이를 오가는 유동적 지점들을 지시한다. NASA에서 촬영한 달의 위성이 붕괴되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1픽셀만큼 키웠다 줄이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함으로써 이미지의 표면이 일그러지고 함몰되는 지점을, 이미지의 환영성이 붕괴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작품의 개념도 제공 : 작가

초기작부터 근작에 이르는 작업 전반을 순차적으로 톺아보자면 김현석이 짜놓은 실행 구조 안에 각각의 파편들이 포함되는데, 결국 작업의 종횡을 움직이는 힘은 하나의 작업에서 다음 작업으로 이어져야만 하는 당위의 수립과 단계마다 검증해야 할 자기이론화에 있다. 여러모로 합당한 제작 논리를 가진 작업을 만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물론 전시가 논리를 입증하기 위함이 아니기에, 작업을 펼쳐놓는 과정에서 조형예술의 특징적 미감을 부러 흔적처럼 남긴다거나, 전시 제작의 디자인적 완성도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 또한 작가의 의도에 조응한 결과이기는 하다. 회화와 조각, 텍스트와 프린트, 미디어 장비를 이용한 관람 인터페이스의 설계, 전시 환경의 조성이 반복될 리 없는 이유는 작품 제작의 형식이 곧 내용이자, 기기 메커니즘이 관람 서비스와 직접 연동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현석의 작업〈메모리즈〉는 2021년과 2023년 각기 다른 버전으로 설치되었는데, 분명한 의도 차이에서 비롯된다. 인공지능 언어모델 GPT-3와 공동 집필한 단편 소설 여덟 편을 처음 발표했던 2021년의 설치는 1.44MB 분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플로피 디스크를 통해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고, 2023년의 전시에서는 이를 다시 e-book에 담아 리클라이너에 거치하였다. 관람자는 길게 누워 거치대에 의존하여 스크린으로 독서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데, 양쪽의 설치 방식 모두 얼마간은 퇴행적인 시각문화 인터페이스를 경험하도록 한다. 관람객이 어떤 신체적 자세로, 혹은 어떤 기기를 접면으로 하여 정보를 수용하는가의 문제는 전시 설계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김현석은 이어서 2022년에 발표한 〈환영의 변증법〉에서 인공지능 생성 프로그램을 통한 본격적인 서사 실험에 돌입했다. 인공지능의 언어 학습을 통한 이미지와 언어, 사운드 생성 프로그램은 비슷한 시기 많은 작가가 주목한 새로운 창작 도구이자, 오직 인간의 영역으로 간주되는 즉흥, 우연, 직관을 통한 예술적 표현과 서사 방식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김현석에게도 작업에 인공지능을 도입한 것은 중요한 전기를 열어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생성형 프로그램과 다양한 이미지 증강장치를 필두로 빠른 속도로 상용화되고 있는 디지털 프로그램과 이를 활용한 작업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작업의 목적과 결과 사이에 무엇인가 쏙 빠져있기 때문이다. 별다른 효용 없이, 기계와 인간의 대극을 강화시킨다거나, 전에 없는 방식의 협업을 고취하고자 하는 작업으로부터 신선한 점을 기대하다 실망했던 경험이 더러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기술과 인간을 둘러싼 해묵은 이슈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탓일 테고, 결과가 도출되는 양식이 얼마간은 익숙한 언어적 문법과 시각적 관성을 따르고 있어서일 수도 있다. HCI(Human-Computer Interation )와 같은 학문 분과나 상용화를 기다리는 서비스 영역에서 진전된 논의나 효과를 참조한다면 더욱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기술 발전에 매우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김현석의 작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형식적 함의와 담론적 구성에 대해서는 오래 지켜볼 필요가 있다.〈환영의 변증법〉에서 두 인공지능이 나눈 문답 내용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감상하는 관람객의 불편한 움직임 또한 기묘한 불쾌감과 소외를 낳는다. 기계와 기계가 서로 등진 채 나눈 미래의 시지각성에 관한 선문답과도 같은 철학적 대담은 더이상 기계가 인간 내면의 반영이거나 하부 장치가 아닌 독립적 지성을 갖춘 개체로 느껴지도록 한다.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작품에서 겉돌고 있는 것은 오직 인간일 뿐이다.

연이어 발표된 〈데이지 체인 아고라(Daisy – Chain -Agora)〉(2023) 역시 가상으로 세운 복수의 이론가들과 그들 간의 대화를 연결 짓는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유사성이 크다. 이 단계에서 돌출되는 것은 능수능란한 인공지능의 활용에 관한 것보다는 대화의 정교함과 풍부함에 있다. 직렬로 연결된 데이터 처리의 시각적 형태를 지칭하는 ‘데이지 체인’을 본떠 만든 공간, 아고라 광장은 이즈음 김현석이 가장 깊이 몰두해 있는 관심사를 효과적으로 가시화한 ‘콘퍼런스’이자 지식생산의 현장이다. 이 작업은 1947년 뉴욕에서 사이버네틱스를 주제로 개최되었던 역사적 회의인 ‘메이시 콘퍼런스(Macy Conference )’를 교본으로 삼고 있는데, 당시 회의에서 학제를 넘나드는 방대한 대화를 통해 다양한 학문 간의 협력과 지식생산을 촉진하는 획기적 사례로 남아있다. 둥글게 순환하는 아고라를 통해 고고학과 철학, 생태학, 디자인학, 컴퓨터 과학 등 다양한 지식생산을 대변하는 가상의 석학들이 인류 최초의 도구에서 현대적 사물로 이어지는 가파른 진화 과정을 중심에 두고 열띤 대화를 이어간다. 부분적인 비약과 내용의 오류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김현석이 설계한 가상의 집담회는 올도완 석기(뗀석기 )로부터 최신 아이폰에 이르는 사물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약과 퇴행의 비선형적 발전 역사에 관한 자신의 사전 연구를 반영하여 설계된 것이다. GPT-3.5, 4.0을 혼용하여 적용한 이 단계에서의 작업은 그 전과 비교한다면 더욱 세밀하고 정제된 편이어서 불과 2년여 만에 놀라울 정도로 진보한 기계언어의 학습 능력을 실감하게 된다.

〈환영의 변증법〉 2채널 영상, 4K UHD, 칼라, 사운드, 65인치 디스플레이, 스틸브라켓, 스탠드
20분(반복) 100 × 80 × 167cm 2022
사진 : CYJ ART STUDIO

2024년, 김현석의 작업 결과물을 살펴보면 가시적으로는 감속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물론, 올 한 해 동안 작가가 가로지른 시간의 폭은 무척이나 광대했다. 더불어, 지금껏 집중해왔던 디지털 기술에 대한 관심사가 인간, 문명, 자연으로 나뉘고, 섞여들면서 작업의 선명함을 잃은 만큼 개념의 복잡성이 증대된 듯도 보인다. 결국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를 탐구해 나가는 과정에 휩쓸려간 진공 안에서 새로운 상상력을 구해야 하는 코너에 들어선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올해 거의 유일하게 구체화한 작업이자, 아직은 프로토타입에 가까운 작업 〈루시 1.0〉은 해골과 스마트폰이 결합되어 있는 조각이다. 작업에서 루시는 특정한 성, 인종, 언어를 대변하지 않는 중립적 존재로 상정되어 있다. 마치, 세팅되기 전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그런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루시의 입에서 390만 년 전의 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부터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그리고 포스트 휴먼에 이르는 인류사에 대한 읊조림이 흘러나온다. 포스트 휴먼에 관한 작가 연구의 시작점이자, 이후 수차례의 수정을 거쳐 나올 최후의 결과물이기도 할 것이다. 포스트 아포칼립토- 물질세계의 끝을 상상하는 이들이 시공을 회절하여 도달하는 문명의 시원점, 인류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작가의 상상력은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상기시키기도 한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검은 돌(Monolith )은 인류가 처음 접촉한 문명의 통로이자 변화무쌍한 인간성을 투영하는 무한의 공간, 그리고 기술 문명의 무한한 재림과 삶의 회귀에 대한 제유이기도 하다. VR로 제작된 2022년작 〈다모클레스의 검〉에 이어 후속작 〈문어는 스크린〉까지 일관되게 등장하는 ‘검은 돌’은 기술, 인간, 문명의 종합적 표상으로 다가온다.

태초에 존재했던 돌덩어리 하나를 손에 꼭 맞게 깎아내 만든 돌도끼부터 시즌마다 갱신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까지 거침없이 달려왔던 기술의 항해기는 지금 어떤 방향으로 선회 중인 것일까. 만일 지금 김현석이 그간의 항로로부터 이탈하여 그 주변을 넓게, 멀리 조망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면, 그리고 그의 시선 끝에 마침내 표류하는 인간의 모습이 걸려 있다면 어쩌면 작업은 다음 좌표로 이동하는 중일 수도 있겠다. 때로 작가의 분열증은 새로운 작업이 시작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포스트 휴먼이 도달해야 할 모델로서 문어를 상상하며 지낸다는 이즈음, 김현석이라면 어떻게 바위가 문어가 되었고, 문어가 사람이 될 것인지에 관한 합당한 지식과 삭제해야 할 논리를 차분히 가려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마도, 많은 작업을 전개하면서 함께 깨우치고 성장해온 그의 반려 GPT와 함께.

*본 원고는 (재 )예술경영지원센터 ‘2024 한국미술 비평지원’으로 진행하는 특별기고이다.

〈Lucy 1.0〉 3D 프린트에 채색, 스마트폰, 스테인리스 스틸 스탠드, 단채널 영상, 칼라, 사운드
7분 15.7 × 16.6 × 77cm 2024

사진 : Chulhoon Jung and Permanent External Records, Seoul 제공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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