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형태 HyungTeh Do

갤러리현대, 2세대 경영의 글로벌 브랜딩

심지언 편집장

The Interview

갤러리현대는 1970년 박명자 회장이 ‘현대화랑’이라는 이름으로 인사동에서 개관한 이래, 한국 현대미술사의 중요한 흐름을 함께해 온 선구적인 화랑이다. 올해 개관 55주년을 맞은 갤러리현대는 2006년부터 도형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2세대 경영 체제를 갖추고 한국미술의 국제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도형태 부회장을 만나 55년 갤러리 운영의 철학과 혁신, 갤러리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 들어보았다.

갤러리현대 부회장. 뉴욕대에서 스튜디오 아트와 미술사를 복수 전공하고, 프렛 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 서양미술사를 전공, 미술품 보존 복원 관련 논문으로 졸업했다.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갤러리 프로그램에 관여하며 ‘한국 실험미술 작가 다시 보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23~2024년 사이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LA 해머미술관 순회 전시 《한국 실험미술 1960~1970년대》의 주역인 이승택, 박현기, 이건용, 이강소, 성능경을 2010년대부터 국내외 주요 전시 및 페어, 비엔날레에서 소개했다. 아트바젤, 프리즈 등 유수의 국제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에서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주요한 작가와 페인팅,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박홍순

갤러리현대 55년, 시장을 넘어 역사를 쓰다

갤러리현대의 5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갤러리현대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왔습니다. 이번 개관 기념 전시를 기획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갤러리현대와 함께 나고 성장해 온 동갑내기로, 갤러리의 55년은 개인사에도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55주년 개관 기념 전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첫째는, 55년 동안 갤러리현대와 함께해 온 작가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시로 표현하고자 했고요. 둘째는, 박명자 회장 때부터, 2세대 경영자인 저까지 지난 55년간 함께 해 온 작가들을 미술사적으로 가치 있게 선보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더불어 새롭게 갤러리와 함께하게 된 작가들, 김보희, 이우성, 크리스틴 썬 킴 등의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앞으로 갤러리현대가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특히 2부 전시는 이러한 미래 지향적 방향성을 담고 있습니다.

갤러리현대가 5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국 미술계의 한 축을 담당하며 지금의 위상을 갖추게 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갤러리현대의 기본 원칙은 ‘작가가 존재하지 않으면 우리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창업주인 어머니 때부터 작가들을 존경하며 가족같이 지내왔습니다. 갤러리는 단순히 그림을 걸고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작가들의 생각과 예술세계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그들이 작품 활동을 통해 예술적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작가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최우선으로 하며, 작가가 본연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5년의 갤러리 역사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거나, 중요한 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전시로 무엇을 꼽으시나요?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전시는 박수근 20주기 회고전(1985)과 이중섭 특별전(1999)입니다. 국민화가의 명성에 걸맞은 기록적인 흥행을 이뤘죠. 특히 이중섭 전시는 비공식적 집계지만 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에서도 전시의 흥행 가능성을 확인하게 한 사례입니다. 이후 해외의 많은 전시가 국내에 수입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봅니다. 이런 대중적인 큰 호응을 얻은 전시들이 갤러리의 터닝 포인트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갤러리 운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갤러리현대의 가장 큰 변화의 시점은 언제인가요?
1975년 인사동에서 사간동 현재 위치로 이전하여 본관(현대화랑, 삼청로 8)을 오픈한 것과 1995년에 갤러리현대 신관(삼청로 14)을 개관한 것이 나름의 혁신이었죠. 이 공간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높은 층고와 넓은 벽면을 갖추어 작가들이 200호 이상의 대작을 제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존 현대화랑(본관)은 작고한 작가들의 회고전이나 회장님과 인연이 깊은 작가들의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특화시키고, 새로운 공간인 갤러리현대는 저와 팀원들이 함께 갤러리의 방향성과 미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와 해외 작가 초청 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으로 분리하여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제가 2000년대에 재합류하면서 두 건물을 연동하여 활용하는 방식으로 확장했습니다.《55주년: 한국 현대미술의 서사》 갤러리현대 전시 전경 2025 제공: 갤러리현대

2세대 경영: 혁신과 확장

박명자 회장의 뒤를 이어 2세대 경영을 펼치고 있습니다. 2006년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시도한 변화와 그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갤러리현대에 대표로 취임하며 크게 두 가지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첫째, 조직을 톱다운 방식에서 벗어나 팀별로 업무를 명확히 분장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습니다. 직원들이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전문성을 키우며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했죠. 작가도 중요하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 직원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변화의 1순위로 삼았습니다.

둘째는 해외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도 노력했으나, 결국 한국미술의 근본을 두드려야 한다고 판단하여 실험미술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시장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였지만, 이승택을 시작으로 솔로 프레젠테이션 전략을 통해 2012년 프리즈 뉴욕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프리즈 런던 마스터즈, 피악 파리, 싱가포르 아트페어, Art 021 상하이까지 히트 행렬이 이어졌죠. 이제 글로벌 미술시장에 우리 작가들의 독창성을 소개할 때라는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이를 계기로 한국 실험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미술사에 굵직한 족적을 만들어가고 있는 작가들과 함께해 왔습니다. 갤러리현대가 작가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작가를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우리나라 미술사에 쓰일 수 있는가’입니다. 작가의 연령이나 장르, 미디엄을 떠나 그 시대에 꾸준히 활동하며 미술사적 가치를 담고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함께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당대에 활동하는 작가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우리가 꼭 함께 한다는 것이 기준점이죠. 그런 작가를 만나면 저희가 작가의 역할과 의미를 잘 끄집어내 알리는 거죠. 그러면 되는 거니까요. 이승택의 경우에도 작가가 이루어놓은 미술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발견하여, 잘 보이게 프로모션한 것이 저희의 역할이죠.

젊은 작가들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그들에게 필요한 갤러리스트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저는 작가를 만날 때 그 작가의 인생관, 가치관, 캐릭터를 중요하게 봅니다. 결국 작품은 작가의 내면에서 오롯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작품에서 읽히지 않는 이론적 훌륭함이나 언술 등은 중요하지 않아요. 본인의 작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명확한 언어를 가진 작가들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오늘날 젊은 작가들에게 갤러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그들의 예술적 가치관과 인생관, 그리고 작품 활동에 대한 명확한 스테이트먼트를 확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단순히 기술적으로 훌륭하거나 개념이 좋은 작가보다는, 작품을 통해 자신을 진정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들과 함께하는 것이 갤러리 입장에서 중요합니다.

지난 55년간 수많은 한국 작가를 발굴, 육성하고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작가와 갤러리 사이의 이상적인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나요?
작가와 갤러리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돈거래가 깨끗해야 하고, 가족처럼 지내는 것’입니다. 농담처럼 갤러리스트는 작가가 키우는 강아지 생일까지 알아야 한다고 할 정도로 디테일한 정보까지 파악하고, 작가의 요구를 명확하게 인지해 그들의 독특함과 특별함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어야 이상적인 관계가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갤러리현대는 1973년 창간한 미술전문지 『화랑』을 비롯하여, 소속 작가들의 도록 및 레조네 발간 등 전시-연구(출판) 마켓의 유기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갤러리현대가 출판물을 통해 작가를 프로모션하는 전략이 궁금합니다.
갤러리현대는 작가 프로모션의 중요한 툴로서 출판물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저희는 내부적인 출판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리플릿, 카탈로그까지 통일성 있게 제작하며 갤러리의 브랜딩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요. 동시에 해외 유수 출판사와 협력으로 우리 작가들의 정보가 전 세계 미술전문 서점에 배포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이는 작가 아카이빙의 중요성을 인지시키고, 궁극적으로 작가들의 미술사를 써나가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좋은 출판물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잔인하고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인데, 리솔리(Rizzoli)와 같은 미술전문 출판사와 협업하며 수준 높은 결과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출판사가 한국 작가들의 매력에 반해서 이승택, 존 배에 이어 김민정, 신성희까지 출판 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갤러리현대 소속 작가들의 국제적인 활동이 활발합니다.

『Seung-taek Lee (Un) Bound (Vol. I) Non-Material』 (Vol. 2) Rizzoli New York 2024

한국 작가 해외 프로모션의 구체적인 전략이나 방향성은 어떻게 설정했나요?
1987년 우리나라 화랑 최초로 시카고 국제 아트페어에 참가하면서, 갤러리현대의 해외 아트페어는 오롯이 한국 작가만 소개한다는 방향성을 수립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 작가들의 국제적 홍보에 힘써 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해외 프로모션의 가장 중요한 전략은 ‘타이밍’입니다. 어떤 작가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소개할 것인지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일러도, 또 너무 늦어도 안 되죠. 그 타이밍을 맞추는 노력과 연습을 계속하고 있죠. 또, 시장의 흐름과 미술관 큐레이터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파악하여 작가에게 가장 좋은 모멘텀을 찾아 제공하는 것이 갤러리스트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는 단순히 시장 리서치를 넘어, 전 세계 유수 미술관 관장, 큐레이터 등 여러 미술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그들이 어떤 작가나 장르, 지역, 시대에 관심을 가지는지 파악할 때 가능합니다.

또한 국제적인 플랫폼도 중요한 요소죠. 2년마다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 시기에 맞추어, 베니스의 유서 깊은 건물인 팔라초 카보토(Palazzo Caboto)에서 이승택, 이강소, 이건용, 신성희 등 개인전을 선보였고, KoRICA(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와 협업하며 이성자 개인전을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로 선정되게 하는 등 매번 한국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뉴욕 첼시의 프로젝트 스페이스는 한국 근현대 미술을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에서 선보이는 교두보 역할을 합니다. 이곳은 단순한 쇼룸이 아니라, 큐레토리얼 접근을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의 가치를 직접 작품으로 보여주고 뉴욕 미술계 인사들과 접점을 찾는 플랫폼입니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한국미술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단색화, 실험미술에 이어 최근에는 문경원-전준호, 김아영, 이강승 등 미디어아트 작가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아트에 대한 관심은 대표의 개인적인 선호에 가까운가요, 아니면 갤러리의 다음 세대 작가들에 대한 주목으로 볼 수 있을까요?
미디어아트에 대한 관심은 두 가지 측면을 모두 포함합니다. 특히 백남준으로부터 미디어아트에 대한 큰 영향을 받았고, 졸업 작품도 비디오아트를 제작했을 만큼 개인적인 관심이 깊습니다. 갤러리현대는 실험미술에 이어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한국 미술사적 가치를 전시를 통해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하셨으며, 학문적 경험이 현재 갤러리 운영과 작가와의 소통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스튜디오 아트와 미술사를 복수 전공했습니다. 뉴욕대 재학 시절엔 존 배의 영향으로 조각 수업을 많이 들었고, 백남준의 영향으로 졸업 작업을 미디어아트로 제작했습니다. 이후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미술품 보존 및 복원을 주제로 졸업 논문을 썼습니다. 그 외 도예, 사진, 미디어아트 등 여러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매체를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갤러리스트로서 작가들과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작가들이 어떤 재료와 기법을 쓰는지, 작업 과정에서 어떤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는지 원활히 소통할 수 있죠. 이론적이거나 개념적인 접근을 넘어, 재료나 기술적인 부분까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되죠. 예를 들어, 작품 보존 문제나 재료의 특성에 대한 조언을 드릴 때 작가들이 특히 좋아하시는데, 제가 보존과 복원도 공부했기에 작품의 지속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섬세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유학 시절, 백남준, 존 배를 비롯한 여러 한국 대가들과 가깝게 지내셨는데, 주변의 작가들이 갤러리스트로 성장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감을 준 작가나 갤러리스트는 누가 있나요?
존 배, 백남준으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두 분은 미국 유학 시절에 저를 가족처럼 대해주시며 작가를 대하는 태도부터 비즈니스 마인드까지 많은 가르침을 주셨죠. 특히 백남준 선생은 제가 미술시장과 미술계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태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파리에서는 김창렬, 이우환 선생으로부터 파리라는 미술 도시에서의 활동과 미술계 네트워킹 및 전략에 대해 배웠습니다. 와인도 가르쳐주셨고요.

갤러리스트로는 파리의 드니스 르네(Denise René)와 미국의 메리언 굿맨(Marian Goodman)을 존경합니다. 그들의 전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새로운 미술에 대한 뛰어난 안목과 작가와의 깊은 신뢰는 갤러리스트로서 귀감이 되죠. 특히 메리언 굿맨은 작가들이 가장 존경하는 갤러리스트로 인정받는 분이죠.

위 아트바젤 언리미티드 2024의 김민정 솔로 프리젠테이션
아래 프리즈 마스터스 2022에서 선보인 이강소 솔로 프리젠테이션
제공: 작가, 갤러리현대

갤러리스트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갤러리 운영 철학은 무엇입니까?
‘작가가 존재해야 갤러리도 존재하고, 갤러리 식구들이 존재해야 나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으로, 누구와 어떻게 일하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직원들을 ‘식구’라고 부르며, 한솥밥을 같이 먹는 공동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매일 구내식당에서 같이 식사하니 한솥밥 먹는 식구 맞죠. 작가, 기자, 운송사 직원 등 함께 일하는 분들이 자주 들러서 한 끼 나누며 정을 쌓고 있습니다.

갤러리스트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갤러리스트는 단순히 미술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들과 ‘문화를 함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품을 통해 삶의 문화적인 측면을 공유하고, 음식, 와인, 스포츠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삶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죠.

프리즈 서울을 유치하여 키아프와의 공동 개최에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장기적 시장 침체와 더불어 키아프-프리즈 공동 개최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있습니다. 향후 키아프-프리즈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것에는 사이클이 있듯이, 미술시장도 부침을 겪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수차례 경기침체를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업앤다운의 반복이죠. 현재의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키아프와 프리즈의 공동 개최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아프는 20여 년간 한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아트페어이고 프리즈와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 가치도 높였으니,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국제 아트페어가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미술품 컬렉팅은 단순히 투자를 넘어 예술적 가치와 안목을 필요로 합니다. 컬렉션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조언은 무엇입니까?
본인 눈과 마음에 들고 좋아야 한다는 것이 컬렉팅의 기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뭐가 좋은지 알아야 하거든요. 기본적인 공부가 필요한데, 무엇보다 많은 정보를 눈으로 입력해 두어야 합니다. 발품 팔며 좋은 작품을 많이 보아야겠죠. 단순히 유명하거나 돈이 되는 작품을 구매하려는 접근 방식은 지양해야 하고요.

또한, 결혼한 분들께는 배우자와 함께 오시라 조언합니다. 투자의 관점을 넘어, 가족이 함께 작품을 보고 즐기는 것이 컬렉팅의 진정한 가치와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젊은 세대 컬렉터들은 이전 세대보다 정보도 많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긍정적인 변화로 보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미술시장 환경 속에서 갤러리현대가 집중하는 핵심 방향성은 무엇입니까?
갤러리현대는 앞으로 갤러리의 ‘브랜딩’에 보다 집중할 계획입니다. 우리 작가를 더욱 글로벌하게 선보이기 위해서는 갤러리 자체의 명성과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와 갤러리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죠.

앞으로 갤러리현대가 한국 미술사에 어떤 갤러리로 기억되기를 바라십니까?
갤러리현대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역사를 함께 써내려가는 최고의 갤러리’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55년간 그래왔고, 앞으로 50년 후에도 그렇게 기억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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