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콘텐츠의 제작과
소비 경향

심지언 편집장
SPECIAL FEATURE

일시
2024년 3월 14일
참석자
김민 동아일보 기자, 뉴스레터 영감한스푼 운영자
박지민 @crakti 운영자
박지연 NANT Magazine 대표
심지언 월간미술 편집장
이지현 널 위한 문화예술 공동대표
* 월간미술 × 널 위한 문화예술 협업 콘텐츠


변화 · 확장하는 예술 콘텐츠

심지언
최근 예술 콘텐츠의 제작과 소비 경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기존의 방송, 신문, 매거진 등 전통 매체 중심의 콘텐츠에서 온라인 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리서치하고, 또 대부분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와 더불어 예술계에도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전통 미디어인 잡지와는 다른 호흡과 방법론을 선택하고 있는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자들과 함께 우리 시대의 예술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이번 좌담은 월간미술과 유튜브 채널 ‘널 위한 문화예술’의 협업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월간미술 지면과 더불어 ‘널 위한 문화예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 콘텐츠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럼 먼저 각자 소개부터 듣겠습니다.

박지민
저는 국내 각지의 전시를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크락티(@crakti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갤러리에서 근무하던 중, 미술과 대중을 좀 더 효율적으로 연결해보고자 2022년 초부터 갤러리, 미술관, 대안공간을 아우르는 다양한 전시공간을 직접 방문하고 사진을 찍어 전시에 대한 국영문 소개 글과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김민
저는 신문사에서 미술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된 업무는 미술관, 갤러리의 전시 프레스 오픈을 보고 리뷰를 쓰거나 작가를 인터뷰하는 것이에요. 최근에 디지털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영감한스푼’ 이라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저도 신문 세대가 아니고, 신문은 한정된 지면으로 사진이나 원고 분량 등이 제한돼 많이 아쉬웠고, 긴 분량의 글에 대한 갈증이 있어서 뉴스레터를 시작해 2년 정도 운영해왔어요. 뉴스레터 내용이 지면에 들어가기도 하고 동아일보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도 하고 있습니다.

박지연
저는 아트 커머스 플랫폼 ‘난트’와 ‘난트 매거진’ (@nant.magazine )이라는 미디어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난트’는 작가와 컬렉터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작품과 소장품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 같은 곳이고, ‘난트 매거진’에서는 문화예술과 관련된 트렌드나 이슈 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지현
‘널 위한 문화예술(이하 널위문 )’(@cultureart4u )은 페이스북으로 시작했어요. 초기에는 미술 콘텐츠가 별로 없었지만 열성적이고 조용한 힘이 있다고 확신했어요. 현재 ‘예술의 이유’, ‘사적인 컬렉션’이라고 하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예술 콘텐츠 스타트업입니다. 오늘 예술 콘텐츠에 대한 화두를 편집장님이 제안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희는 플랫폼이 아닌 우리만의 강력한 이야기를
개발하는 팀, 
여기에서부터 시작했어요 [ … ]
미술신에서 작가가 정말 중요해요.
그래서 우리는 동시대 작가를 대중과 연결하여
누구나 죽기 전에
내가 사랑했던 작가가 한 명은 있었다고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이지현

심지언
SNS와 아트월드의 관계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아서 단토가 말한 아트월드, 예술계라는 곳이 유명한 작가, 갤러리, 평론가, 큐레이터 이들의 견고한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는 아주 보수적인 곳인데, 요즘 SNS나 온라인 플랫폼 등이 예술계에 균열을 내고 또 대안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레거시 미디어 입장에서 흥미롭게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SNS와 같은 뉴미디어가 변화시키고 있는 예술계의 네트워크나 힘의 지형도 변화, 그리고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 변화 등의 추세를 월간미술 4월 특집 기사로 준비했고, 동시에 미술 관계자, 미술에 관심 있는 분들이 요즘 예술 콘텐츠를 어디에서 어떻게 접하고 소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뉴미디어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분들과 이야기 나눠 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어요. 또 이런 주제를 다루며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가 함께 하면 어떨까 해서 제안했는데 호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지민
주제가 흥미롭긴 한데, 어디까지 미디어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해요. 월간미술, 동아일보와 같은 잡지나 신문 등 일반 매체 개념에서 미디어라는 단어에 접근하면 크락티 계정을 미디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계정은 전시 관람을 즐기는 한 일반인의 정보 공유 계정이거든요. 반면 넓은 의미에서 미디어가 정보를 매개하는 수단이라는 맥락에서는 미디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했어요.

심지언
예술 ‘미디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저는 ‘콘텐츠’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미디어 기반이라기보다 각각의 콘텐츠를 중심에 놓고 얘기하고자 합니다. 네 분 모두 SNS, 유튜브, 뉴스레터 등의 채널과 플랫폼을 통해 대중과 미술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재 이용하고 있는 플랫폼을 선택하게 된 배경과 출발점부터 이야기해보죠.

박지연
난트 매거진은 거창하게 미디어가 되고자 시작하진 않았어요. 저희는 아트 커머스 플랫폼인 ‘난트’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신뢰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했고, 사람들에게 유용한 양질의 정보를 꾸준히 전달하면 우리의 예술에 대한 진심과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다 생각했어요.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타깃 그룹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술에 대한 정보들을 얻고 있기 때문이에요.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고, 또 이미지 중심이라는 플랫폼의 특징상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작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했어요.

박지민
저는 갤러리에서 SNS를 관리하고 있는데 직장에서 해소되지 않는 창작의 자유를 마음껏 풀고, 내 것을 해보고 싶어서 크락티를 2022년 1월에 시작했어요. 전시를 더 적극적으로 보러 다닐 동기부여로 전시를 기록하기 시작하면 그 기록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더 적극적으로 다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팔로우가 늘기 시작하고 또 제가 보고 좋았던 것을 나누는 즐거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즐거움을 더 향유하기 위해서 지속하고 있어요. 미술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 대중에게 정보가 닿게 하려면 가장 빠르게 노출되는 플랫폼으로 인스타그램만 한 게 없더라고요. 소셜 미디어가 가진 파급력과 비용 효율을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어요.

김민
저도 업무에서 아쉬운 부분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신문사 기자 버전의 제 얘기가 뉴스레터라 할 수 있어요. 신문은 문화면을 제외하면 이미지보다 글이 중요해요. 저는 미술 쪽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이미지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있었고, 취재할 때도 작가나 전시기획자의 발언 등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다 못 담으니까 뉴스레터에서 해소하고 있어요. 뉴스레터는 신청한 사람이 받아보는 형태여서, 확실히 관심 있는 분들이 신청하고 진지하게 봐주셔서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어요.

이지현
저희는 처음에 페이스북으로 시작하며 콘텐츠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어요. 이야기에는 원형이 있고, 그 원형을 어떤 형식으로 만들 것인가, 그다음에 그걸 어디에 송출할 것인가, 이렇게 3단계가 있다고 봐요. 이렇게 나눈 이유는 최초에는 스크립트가 있고 그것이 영상의 형태로 유튜브로 송출되고 있지만, 플랫폼은 늘 변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있어요. 10년 전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이 중심이었다가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으로 SNS가 소급되고 있지만 곧 또 바뀔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플랫폼이 아닌 우리만의 강력한 이야기를 개발하는 팀, 여기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스타트업이 그렇듯 계속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항상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각 채널의 주요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1차적인 목적은 미술에 관심없던 분들이
제 게시물을 보고 전시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제 계정을 보고
미술을 더 알고 싶어져 월간미술과 같은
미술 전문지와 비평론까지
읽게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박지민

박지민
국내 전시 정보로 구독자들이 실제로 갈 수 있는 전시 위주로 소개하고 있어요. 일반 대중은 전시 정보를 능동적으로 찾지 않더라고요. 인스타그램에서 ‘이거 봐라’ 하고 알고리즘이 띄워주지 않는 이상 찾아보지는 않아서 어디서 어떤 전시가 열리는지 정보 공급이 잘 안 돼요. 그래서 작은 공간이나 덜 알려진 공간에서 진행하는 전시를 더 많이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김민 저는 전시 정보보다는 한 발짝 더 들어간 내용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큐레이터가 전시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작가가 작품 제작 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등을 취재해서 풀어내고 있어요. 지면 기사보다 뉴스레터를 작성할 때 제 개인적인 의견이나 감상을 넣을 수 있어요. 기사는 항상 객관적인 육하원칙을 지켜야 하고, 작품 수, 전시 기간 등 기본적인 정보로 구성되거든요. 뉴스레터는 분량 제한이 없어 기본적인 내용 외에도 제가 취재나 인터뷰하며 느낀 부분이나 감상 등을 더할 수 있죠. 제 감정을 더 드러냈을 때 보는 사람에게서 공감하는 의견이 더 많이 나와요.

이지현
널위문은 철저히 소비자 니즈를 분석해서 아이템을 제작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부분을 찾아서 반영하죠. 예를 들어 주말에 건축적인 공간에 가서 힐링하는 콘텐츠의 반응이 좋으면 콘텐츠 발굴할 때 이를 염두에 두고, 또 소비자가 매력을 느끼는 요소를 콘텐츠 기획에 반영하는 등 우리가 하고 싶은 것보다 뭘 해야 반응이 있는지를 계속 확인하고 있어요.

심지언
고유의 콘텐츠나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콘텐츠가 결국 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이니 소비자의 니즈냐, 매체가 지향하는 것이냐 사이에서 고민이 많죠.

이지현
‘이달의 문화 예술’이라고 한 달 동안 볼 만한 전시를 추천하는 콘텐츠가 있어요. 저희 콘텐츠를 배달 앱처럼 주말에 뭘 할지 찾을 때 이용하는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그래서 포맷과 규격화에도 관심이 많아요.

박지연
난트 매거진은 예술이라는 카테고리를 확장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예술의 영역이라고 보는 미술, 음악, 무용을 넘어서 패션, 미식, 디자인, 건축, 브랜딩 이 모든 것이 철학적이고 예술적인 요소가 담겨 있기에 예술의 한 갈래라고 생각하며 다채로운 콘텐츠들을 다루고 있어요.

대중과 미술의 가교를 지향하며

심지언
각자 고유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데, 조금 멀리 보는 질문 하나 드릴게요. 이런 콘텐츠를 통해서 각 채널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 바라보고 있는
지향점은 어디인가요?

박지연
저희는 브랜딩으로 시작했는데 구독자가 늘어가면서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우리가 예술이라는 영역을 더 확장해서 다루고 있는 것처럼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흐리게 하면서 확장해 나가고, 예술이 우리 일상에 많이 녹아 있다는 것을 전하면서 사람들의 감각을 깨우는 그런 자극제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예요.

박지민
제 계정은 팔로우 베이스가 굉장히 다양해요. 미술에 관심이 없던 분들이 알고리즘을 통해 와서 팔로우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분들이 제 게시물을 보고 전시장에 들어서게 하는 게 저의 목표예요. 또 이미 미술에 흥미가 많은 분들은 작가나 전시에 대해서 더 궁금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궁극적으로는 저의 피드를 미끼 삼아서 미술 잡지와 비평론까지 읽게 하는 게 목표거든요. 인스타그램이 아무리 노출과 접근성이 좋다고 해도 비평가나 전문가가 쓰는 비평의 깊이나 연구의 폭넓음을 따라갈 수 없고 2,200자 안에 다 담을 수도 없거든요.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제 피드를 보고 관심이 생겨서 미술관도 방문하고 미술 잡지, 논문까지 읽게 하는 게 목표죠.

김민
소셜 미디어가 중요하지만 인스턴트라서 저는 작가, 큐레이터들이 세상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내놓은 결과물을 대중과 연결하는 통로로서, 더 궁금한 사람이 있으면 검색을 하다가 언제든지, 지금 바로 소화되지 않더라도 아카이빙해 두었다가 다시 소환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이지현
널위문은 퍼블릭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7~8년 전 이런 SNS를 통해서 미술이 공유되기 전에는 미술 정보가 월간지나 소수의 채널을 통해서만 공유됐거든요. 그런 것들을 더 확장하고 싶었어요. 저희는 미술 현장에서 작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는 동시대 작가를 대중과 연결하자는 생각으로, 누구나 죽기 전에 내가 사랑했던 작가가 한 명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심지언
예술 콘텐츠의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로서 최근에 주목하는 채널이나 콘텐츠가 있는지?

박지민
작년 말에 ‘컨템포러리 아트 밈’(@contemporary_arts_ meme )이라고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미술계를 풍자하는 계정이 생겼어요. 해외에는 제리 고고시안 등 많았는데, 한국어로 현지화한 버전이라 재밌게 보고 있고, 미술계 뉴스도 바쁘면 잘 못 찾아보는데 밈으로 풀어주니 인스타그램에서 매일 보게 되고 접근성이 좋더라고요.

박지연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전시 소개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전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콘텐츠의 수로 드러나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스타그래머블한 전시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면 최근에는 진지한 예술적 담론이 논의되는 전시를 많이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전시 소개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다른 시각, 다른 관점으로 전시를 소개하려 도전하는 콘텐츠 제공자도 많이 볼 수 있어요.

심지언
저는 아이즈 매거진(@eyesmag )을 요즘 자주 보고 있는데, 피드가 올라오는 수치나 시기, 기사나 콘텐츠를 보면서 어디까지가 기사, 또는 뉴스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또 이 콘텐츠를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릴리즈하는지 등을 참고해서 보고 있어요. 그래서 예술계에 집중하기보다는 좀 더 넓혀서 다각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이지현
좋은 영상에 대한 갈망이 있어 해외 채널을 많이 봐요. 개인적으로 테이트 모던(@tate ) 채널을 자주 보는데 처음에는 유튜브가 좋았는데 인스타그램 콘텐츠도 정말 좋더라고요.

심지언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것 외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김민
저는 알고리즘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로 검색해서 찾아보는 편이에요.

박지민
주요 기관들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나 온라인 플랫폼을 자주 보는데, 일민미술관의 ‘이마온’은 미술관에서 진행했던 전시 연계 행사나 콘텐츠를 올리는 페이지예요. 미술관 전시에 대한 비평문이 중심 콘텐츠인데, 글이 쉽지는 않지만 제가 본 전시니까 비평가들은 어떻게 썼나 읽어보고 있어요.

이지현
제 경우, 동시대 작가 정보는 오프라인이 더 빠른 것 같아요. 주말마다 또래 컬렉터들과 모임을 하는데, 그 톡방에서 오가는 정보가 가장 빨라요. 그런 것도 궁금해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아이템을 발굴하는 방법, 소재를 찾는 방법이 있을까요?

김민
저는 혼자 수공예 하는 사람처럼 뉴스레터를 빚으며 제 목소리를 찾아가고 있어요.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 때의 기준이라면 추상적이지만 나한테 감동과 의미가 발생하고, 내용을 내가 다룰 수 있겠다 싶은 것을 선택해요.

박지연
아이템을 봤을 때 이거 내가 궁금하다, 좀 알고 싶다, 재밌겠다 싶은 것들을 선택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이지현
월간미술의 특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어요.

심지언
기본적으로는 시의성을 생각하는데, 요즘 이슈, 화두가 되는 것, 미술계에 필요한 정보 이런 것을 우선에 놓고 검토하고요. 그다음에 이벤트 등과 연계하여 연간으로 배치해야 될 아이템을 먼저 잡아요. 그리고 기자들의 관심사가 많이 반영돼요. 건축에 관심이 있는 기자가 있고, 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기자도 있으니 본인의 관심사 안에서 화두가 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그걸 모으기도 하고 나누기도 하면서 같이 주제를 잡아가고 있어요.

이지현
널위문의 대표 콘텐츠인 ‘이달의 문화예술’은 한 달에 보통 4~5개의 콘텐츠를 소개하는데요, 각 타깃이 달라요. 각각 타깃을 정해놓고 그 타깃에게 가장 좋은 전시를 하나씩 매칭하면서 준비해요. 그러니까 똑같은 아이템이 어느 타깃으로 가냐에 따라서 다르게 풀려요.

김민
저도 구독자의 반응 등을 고민하긴 하는데, 그 니즈에 과도하게 몰입하게 되면 제 색깔이 없어질까 두려움이 있어요.

“최근에 페미니즘 관련된 인물의 콘텐츠를 올렸는데
그날 하루 팔로우 취소가 평소보다
7~8배 정도 올라갔어요.
이런 숫자의 지표에 매몰되면 안 되겠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이야기를 하며 반응과 숫자에
흔들리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박지연

깊이와 넓이, 수요와 정체성 사이에서

심지언
고민 얘기가 나왔으니 각 매체를 운영하면서 현시점에서 각자 풀어야 할 고민이 있을 것 같아요. 운영해온 기간에 따라서도 다를 것 같은데, 요즘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나요?

박지연
페미니즘이나 LGBTQ 같은 주제의 콘텐츠를 올렸을 때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최근에 페미니즘 관련된 인물의 콘텐츠를 올렸는데 그날 하루 팔로우 취소가 평소보다 7~8배 정도 올라갔어요. 이런 일을 겪으면서 예술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페미니즘, 소수자를 다루는 내용이 포함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숫자의 지표에 매몰되면 안 되겠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이야기를 하며 반응과 숫자에 흔들리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김민
힙하고 핫하고 예쁘고 반짝반짝한 미술 콘텐츠를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예술 콘텐츠를 내건 만큼 어렵고 진지한 내용도 다루어야 하니까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잘 엮을까 고민입니다.

심지언
저희랑 반대의 고민을 하네요. 월간미술은 미술 전문지인데, 전문지를 보는 분들이 모두 전문가냐, 그렇지는 않거든요. 저희 독자는 전문가들을 중심에 두고 그 외에 미술에 관심 있는 분들이다 보니 너무 어렵지 않나? 난이도와 범위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요. 독자가 바뀌고 있으니 우리도 텍스트의 분량을 조정하고 다루는 내용을 확장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그러면 또 미술 관계자들 입장에서 전문지마저 점점 가볍고 쉬워지면 이제 우리의 담론의 장이 어디에 남겠느냐는 조언을 해 주셔서 그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아요.

이지현
책에서 “미술의 제1의 표징 그러니까 가장 큰 특징이 불분명함이다.”라는 내용을 보았어요. 예술이라는 게 명확하지 않은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명료하게 이야기하니 의도치 않게 선언되는 것도 있고, 그 외에 생각을 닫히게 하는 경우도 있어서 항상 그 부분을 고려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런데’와 같은 단어 하나만으로도 맥락이 많이 달라져서 문장 대 문장, 단어 대 단어로 검수하는 데 고심합니다.

김민
미술은 시각언어로 말을 하는 건데 그걸 문자언어로 어떻게 옮기느냐에 대한 경험이 우리에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작가가 어떤 단어를 쓸 때, 그 단어는 사전에 정해진 의미가 있고 사람들이 쓰는 의미가 있는데 작가가 자의적으로 단어를 사용하다 보니 계속 미끄러지는 거예요. 작가는 A라는 의미로 말했지만 보는 사람은 사전적인 의미로 이해하기 때문에 전달이 안 되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작가의 시각언어를 문자언어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노력이 쌓이면 더 많은 사람이 작품을 더 깊이있게 즐길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심지언
여기에 전문지의 책임이 크죠. 잡지나 비평지들이 너무 어렵고 불친절한 표현의 글을 싣잖아요. 미술계의 글은 왜 이렇게 항상 어려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월간미술도 많이 하며 필자들께 더 쉽게 써주십사 요청하고 있는데 개선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또 특정하게 쓰는 용어, 전문 용어도 있고 번역으로 의미를 전달하기 어려운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원인이죠. 이러다 보니 뉴미디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더 쉽게 풀어서 가교역할을 하며 그 사이를 메꿔주는 것이 지금 변화하고 있는 한 단면인 것 같아요.

이지현
각자 독자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채널의 타깃은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궁금해요.

김민
전시를 보고 조금 더 알고 싶은, 궁금해하는 사람, 더 자세한 내용을 읽고 싶은 분들이 제 타깃 독자인 것 같아요.

박지민
저는 영문을 병기하고 있어요. 차별화를 위해서 시작했는데, 해외에서 팔로우하거나 프리즈 기간 때 해외 미술계 인사들이나 컬렉터들이 많이 방문했잖아요. 그때 제 계정을 보고 팔로우한 분이 많아요. 그래서 한국 작가의 소식이나 전시를 영문으로 병기해서 그들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역할을 하죠.

박지연
저희는 미술품 거래 플랫폼과 매거진 타깃을 동일하게 잡고 있어요. 미술품을 구매해봤거나 아니면 구매할 의향이 있는 영 컬렉터를 타깃으로 해서 어느 정도 예술에 관심 있는, 아니면 이해도가 있는 분들이 흥미로워 할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이지현
널위문은 타깃을 정할 때 사람의 상태를 고려해요. 누구나 삶에서 지루한 순간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전문가 -비전문가, 연령대로 나누지 않고 그 사람의 삶 속, 하루 중에서 우리가 필요한 특정 시간대가 있을 것이다. 저만 하더라도 월간미술을 펼칠 때의 제 상태와 출퇴근하며 모바일을 사용할 때 저의 상태가 다른 것처럼 같은 사람이어도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고 생각해서 어떤 상태일 때 우리 콘텐츠가 필요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다른 채널에서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지 궁금해요.

“미술계의 글은 왜 이렇게 항상 어려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월간미술도 많이 해요.
특정하게 쓰는 용어, 전문 용어도 있고 번역으로
의미를 전달하기 어려운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원인이죠.
이러다 보니 뉴미디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더 쉽게 풀어서 가교역할을 하며
그 사이를 메꿔주는 것이
지금 변화하고 있는 한 단면인 것 같아요.”

심지언

수익화와 노하우 그리고 소신

박지연
가장 큰 부분은 광고 수익이죠. 브랜드 쪽에서 광고 문의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광고가 저희 매거진 콘텐츠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가능성 때문에 우리 감도에 맞는 광고를 선별해서 올리고, 어떻게 광고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심지언
수익화 부분은 널위문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실험을 해봐서 널위문의 사례가 다른 분들께도 참고가 될 것 같아요.

이지현
저희 첫 광고 콘텐츠는 이베이 코리아였어요. 진짜 열심히 만들었는데 이 브랜디드 콘텐츠가 콜라보 가능한 채널이라는 신호가 되었고, 이후로 광고 콘텐츠를 개발했어요. 우리 콘텐츠를 이용하고 싶어도 마케팅비를 책정하기 어려운 문화재단이나 미술관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비용 대신 티켓을 제공받아 티켓을 직접 판매하는 ‘99티켓’이라고 하는 브랜드를 개발했어요. 현재 광고와 티켓 판매 두 가지가 주 수입원이에요. 이후 저희의 또 다른 브랜드인 ‘예술의 이유’ 채널의 콘텐츠가 교육 플랫폼이나 대기업의 자체 교육 앱 등에 판매되면서 IP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 가고 있어요. 또 대기업, 문화재단, 공공 기관 등과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심지언
제작하고 있는 콘텐츠 얘기 좀 해보죠.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는 어떤 것인가요? 그리고 ‘반응이 좋다’라는 척도를 어떻게 점검하는지 궁금해요. 좋아요, 댓글, 영상 같은 경우에는 지속 시청 시간 이렇게 각각의 다른 체크 포인트가 있죠?

박지연
저희는 아티스트 소개 콘텐츠가 반응이 좋아요. 그리고 카피 중에는 누가 선택한, 예컨대 ‘테이트 모던이 선택한’ 이런 타이틀이 붙을 때 관심을 많이 보여요. 최근에 올렸던 콘텐츠 중에는 이미래 작가, 조기석 아트 디렉터, 구본창 작가를 소개한 콘텐츠가 인기가 많았고, 작년에는 코웨이 나와, 아니쉬 카푸어와 같은 해외 유명 작가 콘텐츠가 반응이 좋았어요. 반응은 정량적인 지표로 ‘좋아요’나 ‘도달 수’, ‘노출량’이 있고, 저장이나 공유가 많이 되면 알고리즘을 타는 것 같아요.

박지민
저는 인사이트 기능을 잘 사용하고 있어요. 인사이트를 통해 몇 명이 공유했고, 몇 명이 DM으로 보냈고, 또 몇 명이 저장했는지 알 수 있어요. 저한테 정말 의미있는 척도는 제가 올린 게시물을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전시를 방문했는지예요. 그건 현장에서 듣는 경우가 많은데, 미술관이나 갤러리 관계자 만나면 게시물 올린 다음 날 관람객이 많이 왔다는 말을 듣죠. 저는 그걸 의미 있는 척도로 보는데, 저의 1차적인 목적, 사람들을 전시장으로 움직이게 한 거니까 의미 있게 생각해요.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게시물은 지표로만 따졌을 때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최우람 작가 전시 게시물로 스케일이 큰 설치물 등 시각적 효과가 큰 이미지가 반응이 좋아요. 그 영상 노출이 300만 명 정도 됐는데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이니 진짜 많이 본 거죠. 그래서 더 동기부여가 됐어요.

김민
뉴스레터 내용이 기사 형태로 포털에 전송돼요. 그래서 조회수가 하나의 척도가 되고, 오픈율과 구독자 의견도 있어요. 그래서 그 척도로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를 뽑아보니 유명 작가가 인기가 많더라고요. ‘90년 만에 발견된 16살 에곤 실레의 그림’, ‘데이비드 호크니가 몰입형 전시회에 뛰어들었다’는 제목의 콘텐츠도 많이 보셨어요. 그리고 흥미로웠던 건 ‘뭉크의 절규를 보려면 이곳에 가야 한다’라고 뭉크의 〈절규〉가 소장되어 있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국립미술관이 새로 개관했을 때 썼던 콘텐츠인데, 그때 매주 무언가를 써야 하니 개관 소식을 전한 거였는데 의외로 구독자 의견도 많고 반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제가 느낀 건 사람들이 여행 갈 때 미술관을 한 번쯤 가봐야지 생각하는데, 〈절규〉를 어느 미술관에 가면 볼 수 있다는 정보성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조회수가 많이 나온 것 중에 재밌었던 건 서용선 작가 전시 리뷰로 빨간 눈의 자화상 작품이 메인 이미지였는데, 이미지가 강렬하니까 많이 클릭을 했더라고요. 이미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어요.

이지현
저희는 조회수는 중요하게 보지 않아요. 성공했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지표는 콘텐츠 시청 지속 시간으로, 이 콘텐츠를 끝까지 보았는가예요. 지속 시청 시간이 길수록 몰입했다는 증거이고, 끝까지 봐야 우리가 목적한 걸 달성할 수 있어요. 그래서 시청자가 우리가 설계하는 걸 따라가며 콘텐츠를 몰입감 있게 끝까지 보게 하기 위해 시청 그래프를 계속 분석하고 있어요.

심지언
반응이 좋은 것과 내가 지향하는 바는 다를 수 있잖아요. 제작한 콘텐츠 중에 우리의 지향성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콘텐츠라고 소개할 만한 건 어떤 게 있을까요?

박지민
저는 전국 각지의 전시를 소개하는 것이 계정의 정체성이에요.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에 지역별로 전시를 정리해 놓았어요. 그래서 어떤 전시가 어디에서 언제까지 진행되는지를 지역별로 구분해 제공합니다. 서울은 마포구, 종로구, 용산구 등 자치구로 구분하고 다른 지역은 시, 도로 구분해서 수시로 업데이트해요. ‘방방곡곡 크락티’라는 코너를 올해 시작했는데 서울 외 지역 전시를 소개하는 시리즈예요. 문화예술기관이 서울이랑 수도권에 몰려 있어서 지방에 있는 전시를 더 소개하고 싶은 마음과 지역 전시가 홍보가 잘 돼야 계속해서 지역에서도 좋은 전시가 개최될 수 있으니까 홍보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방에 가서 거기서 방문할 수 있는 전시 공간들을 정리해서 올리고 있어요.

김민
제가 가장 잘하고 싶은 것이 시각언어를 문자언어로 잘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정체성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꼽자면, 최근에 쓴 장언니라는 작가의 작품에서 물감이 칠해진 방식을 보고 그것이 작가의 어떤 심리 상태를 반영한 것인지 분석해서 쓴 콘텐츠와 산을 그린 세잔의 작품을 보고 작품과 그 시대의 연관성에 대해 쓴 ‘세잔의 일렁이는 마음의 산’이라는 콘텐츠, 그리고 테이트 미술관 관장을 인터뷰 한 ‘테이트 관장은 전시 인증샷을 어떻게 생각할까요’라는 콘텐츠로, 테이트의 미술관장은 어떤 생각을 하나? 이 사람은 어떻게 관장이 됐나? 등의 내용인데 이런 것들이 제가 지향하는 바를 잘 반영한다고 생각해요.

이지현
채널을 키워가는 노하우를 공개해 주신다면?

박지연
좋은 이미지를 찾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좋은 아이템이 있어도 거기에 맞는 고감도의 이미지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면 콘텐츠화하지 않아요. 그만큼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의 감도를 찾는 것과 카피라이팅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어요.

박지민
전시 전경을 직접 가서 다 찍는데, 인스타그램에서는 첫 번째 이미지가 딱 눈에 들어와야 게시물의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이미지를 첫 이미지로 할지가 매번 고민돼 항상 거치는 저만의 관례가 있어요. 가족 채팅방에서 의견을 받는데 가족이 저 빼고는 다 미술과는 거리가 멀어서 그들의 눈이 가장 신선한 눈이라 생각해서 도움을 받고 있어요.

심지언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 한 번 왔다 가는 독자가 아니라 내 채널을 꾸준히 보게 하기 위한 채널별의 노력을 소개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이지현
전시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통해 많은 노하우를 쌓아 왔고 또 다른 채널과의 차별성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우리도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실제로 일할 때 Chat GPT를 많이 활용하는데, 최근에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도 등장하면서, 결국에는 우리가 직접 취재하고 발굴한 진짜 콘텐츠의 중요성으로 매체의 신뢰도를 확보해야겠구나, 계속 우리를 응원해 줄 수 있는 코어 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예술탐색’이었어요. 이러한 콘텐츠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것들이죠.

김민
독자의견을 받고 있는데 그림에 대한 자세한 감상을 보내주셔서 사람들이 내 콘텐츠를 읽기도 하지만 본인이 예술을 보며 느끼는 부분을 말하고 소통하고 싶은 욕구도 많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제가 뉴스레터에서 말을 거는 듯한 말투를 사용하고 최대한 쉬운 단어를 쓰고, 영어도 최대한 한국어로 번역해서 쓰는 것이 저랑 독자들을 가깝게 만들기 위한 노력인 것 같아요.

“작가, 큐레이터들이 세상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내놓은 결과물을 대중과 연결하는 통로로서,
더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지금 바로 소화되지 않더라도
아카이빙 해 두었다가 언제라도
다시 소환될 수 있도록
미래의 독자를 기다리면서
지금의 일을 하고 있어요.”

김민

이지현
최근에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기능이 있잖아요. 있잖아요. 그런 것을 통해 독자분들의 이야기로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예술탐색’하기 전에 독자들의 질문을 받기도 하면서 채널별로 맞는 포맷을 이용해서 참여를 끌어내려 노력하고 있어요.

박지민
제 콘텐츠를 열심히 봐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계속 사로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데 그중 하나가 스토리를 활용해서 전시들을 직접 다 가고 있다, 발로 뛰는 계정임을 계속 알리고 있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기능을 통해 구독자분들과 저의 관계를 좀 더 돈독히 다지고 있어요.

이지현
크리에이터로서 주의사항 같은 것도 있을까요? 스스로 이런 걸 주의하고 있다든지, 이런 건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좋고요.

박지민
저는 미술계에서만 쓰는 특정 단어들을 제 계정에는 쓰지 않으려고 해요. 최대한 그런 단어들을 빼고 대체해서 더 직관적인 문장을 쓰기 위해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박지연
물음표가 생기지 않는 글을 쓰려고 노력해요. 미술 분야 콘텐츠 제작자들이 대부분 전공자거나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다 보니 이 정도는 당연히 알겠지 하고 넘어가는 내용들이 많은데 ‘왜’라는 질문이 안 나오는 자세하고 친절한 글쓰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지현
저는 영상이나 대본 볼 때 모바일로 보려고 해요. 보통 편집을 하거나 제작할 때는 컴퓨터에서 보잖아요. 그런데 모바일로 가면 보는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답답하거나 피로감을 유발하는 부분 등이 없는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과 형태에 맞게 확인합니다.

김민
뻔한 표현으로 작가의 예술적인 맥락이 사라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어요.

심지언
모두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새로운 세대의 예술 콘텐츠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잖아요. 그러기 위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소신, 나의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소신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들어보고 싶어요.

김민
요즘 사람들이 긴 글을 읽지 않는다고 말을 하는데 저는 분명히 긴 글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고 앞으로 더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미술 콘텐츠의 역사가 짧고, 경험이 적다 보니 현재는 단편적인 수요가 더 많은데, 시간이 쌓일수록 더 긴 글도 읽고 싶은 사람이 생길 거라
생각해서 미래의 독자를 기다리면서 지금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박지민
저만의 소신은 알고리즘 타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 것 입니다. 알고리즘을 타려면 결국 자극적인 이미지와 큰 설치 미술 작품이 반응이 좋은데, 매번 그것만 소개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보고 좋았던 전시와 작가를 계속 꾸준히 소개하는 것이 저만의 소신입니다.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 계정을 보고 미술을 더 알고 싶어져 월간미술과 같은 미술 전문지와비평론까지 읽게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박지연
저희가 만드는 콘텐츠가 보는 분들께 새로운 감각을 키워주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감각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지현
널위문을 대변한다기보다 제 개인의 소신으로 마무리를 하자면, 미술이라는 영역의 일부를 가져가는 사람이 아니라, 그 파이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심지언
콘텐츠 생산자로서 모두 각자의 위치와 역할, 그리고 고민을 나누면서 각자의 방식을 또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두 긴 시간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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