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상 <생명의 약동>

유근상 <생명의 약동> 갤러리 알렌센터 전시 전경

생명의 약동

청담동에 위치한 알렌문화센터는 2021년 12월 10일부터 2022년 2월 27일까지 유근상 작가의 개인전 <생명의 약동>을 개관 기념 초대전으로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는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이 후원하는 ‘라 로지아 아트센터’와 알렌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암울한 코로나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취지로 유근상 작가의 한 줄기 빛 ‘생명의 약동’을 표현한 작품이 주제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이탈리아 피렌체에 거주하고 있는 유근상은 ‘빛과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며, 예술의 나라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살아있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피렌체에서 주목받는 화가이자 조각가이다.

유근상 작가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이탈리아로 떠나 피렌체 국립 미술원에 수석으로 입학하였으며, EU 출범 이전 1989년 열린 유럽 미술 대전에 이탈리아 대표 작가로 참가하여 대상인 ‘에밀리오 그레코’ 상을 수상하였다. 이어 이탈리아 평론 대상, 시벨리우스 외국인 예술상 등을 수상하며 이탈리아가 가장 아끼는 화가로 떠올랐다.

또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준비 위원, 이탈리아 문화 협회 조직 위원, 이탈리아 문화연구소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이탈리아 국립복원예술대학 및 국립예술종합대학의 총장을 역임하며 한국과 이탈리아 예술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생명을 주제로 회화,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펼쳐온 유근상은 이번 전시에서 역동적인 형태의 유리 모자이크 조각과 평면회화 등을 선보인다. 전시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끔 하기 위해 각 작품의 작품명과 펜스를 배제했다.

코로나와 같이 흑사병을 겪었던 유럽을 떠올리며 작업한 ‘산타 마리아 델 살루 떼 성당’ 작품은 베네치아에 흑사병이 창궐하고 인구의 25%가 사망하는 등 베네치아는 흑사병이 사라지면 성당을 짓겠다고 기도하였다. 시간이 흘러 흑사병이 물러가고, 감사의 의미를 담아 ‘살루 떼(Salute)’, 즉 건강이라는 뜻을 가진 ‘산타 마리아 델 살루 떼 성당’을 짓게 되었다.

<베네치아, 산타 마리아 델 살루떼 성당이 보이는 풍경>

또한, 유근상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40여 년을 살며 작업을 진행하여 그의 예술에는 음악적 요소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몸과 현악기가 하나 되어 음악을 빚고 이를 만들어내는 순간의 환희를 느낄 수 있으며, 비올라와 음악적 요소가 형상화된 조형작품과 고인돌 형태의 도자기화 된 유리 조각으로 베네치아의 햇살을 표현한 작품, 생명의 노래의 모자이크 회화, 씨앗이 싹트고 퍼져나가는 생명의 아픔을 표현하는 등 생명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