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포트폴리오
SNS 활용 Tip & Advice
이지현 널 위한 문화예술 공동대표
Special Feature
동시대 미술계에서 SNS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작가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같은 이미지 기반 플랫폼은 시각예술가의 작업과 직관적으로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 이미지와 전시 전경을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업로드하며 일종의 아카이빙 채널처럼 활용하고 있다. 동시에 큐레이터, 갤러리스트, 컬렉터가 작가를 처음 접하는 경로가 SNS인 경우도 점차 늘어나면서, SNS는 더 이상 보조 채널이 아니라 ‘제2의 포트폴리오’로 기능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진 시각예술가의 디지털 존재감(digital presence)이 예술가의 경력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 연구까지 등장했다. 2024년 MDPI 산하 오픈 엑세스 저널 『Social Science』에 발표된 「디지털 존재감이 신진 시각예술가의 경력에 미치는 영향」1에서는 단순히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하나의 브랜드처럼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고 팔로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네트워킹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개인적으로도 이 연구에서 제시된 ‘디지털 존재감’이라는 개념은 작가들의 현실적 고민을 잘 짚어낸 흥미로운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작가와 전시를 SNS로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또 다양한 작가들의 계정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사례들과 몇 가지 운영 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이상원의 릴스(왼쪽, 가운데)와 이내의 릴스(오른쪽)
① 바이럴을 통해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유형
SNS의 가장 큰 매력은 예상치 못한 연결이다. 한 게시물이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되며 순식간에 수만 명의 새로운 관객에게 도달할 수 있다. 이상원(@leesangwon9741)과 이내(@inae_moment)의 계정은 짧은 영상(릴스)을 통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내는 작업실에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단순히 촬영한 짧은 영상을 통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2,000만 회를 기록하며 작가 계정의 상단에 고정되었는데, 특별한 편집이나 얼굴 노출 없이도 작업 행위 자체만으로 강력한 관심을 끌어낸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이상원은 전시공간의 한 장면을 “전시 관람객의 99%가 못 보고 가는 부분”이라는 짧고 궁금증을 자극하는, 이른바 ‘후킹’ 문구와 함께 영상으로 소개했다. 이 게시물은 6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간단한 장치만으로도 대중의 주목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화려한 영상 기법이나 얼굴 노출 없이도, 작품 자체에 시선을 모으는 단순한 방식으로 강한 확산력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② 온라인 포트폴리오처럼 계정을 운영하는 유형
SNS는 관객을 위한 창구이자, 동시에 큐레이터·갤러리스트 등 예술 생태계의 매개자가 작가를 만나는 첫 접점이 되기도 한다.
권오상(@gwonosang)과 추수(@tzusoo)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이런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피드만 정주행해도 작업의 방향성과 프로젝트 히스토리를 쉽게 읽을 수 있으며, 한국어와 영어를 병기해 국제적 확장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는 미술계 관계자는 물론, 브랜드나 기업 입장에서도 협업을 상상하고 제안하기에 이상적인 포맷이다.
권오상의 인스타그램 피드
필자가 제안하는 SNS 활용법
① 프로필 최적화
–인스타그램 ‘이름’에는 한글과 영어를 병기해 검색 접근성을 높인다.
–프로필 문구에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다가올 전시를 간단히 소개한다.
–프로필 링크는 개인 웹사이트나 대표적인 기사 링크로 연결하는 것이 좋다.
② 이미지 선택 전략
–전시 전경보다는 작품 디테일이나 고화질 이미지가 주목도가 높다.
–전경 사진을 올리더라도 첫 장은 반드시 대표작의 클로즈업으로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③ 작업 과정 공유
–많은 작가들이 완성작이나 전시 포스터만 올리지만, 가끔은 드로잉·준비 과정·작업실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이는 단순 홍보를 넘어 ‘작가의 세계로 초대받는 경험’을 제공하며, 24시간만 지속되는 스토리를 적극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작가노트가 개념을 풀어내는 텍스트라면, SNS는 이미지를 통한 설득의 텍스트다. 특히 예비 작가에게 SNS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브랜딩 도구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무엇을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자신의 작업 세계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일관되고 설득력 있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질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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