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 Endless Drawing

2018. 3. 20– 4. 22

국제갤러리 

https://www.kukjegallery.com/


김용익 <빗금>, Ink, pen on paper, 45 x 63.3 cm , 1983 (사진: 박준형 |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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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는 3월 20일부터 4월 22일까지 김용익의 개인전 <엔드리스 드로잉(Endless Drawing)>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40여년 간 작업의 근간을 이룬 다양한 드로잉 작업 40여 점을 처음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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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적 관행에 균열내기’

김용익은 1970년대부터 순수미술의 모더니즘적 관행에 균열을 내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그의 작업은 문화, 경제적 가치를 부여 받는 전통적 예술 작품의 특성과 교묘하게 어긋난다. ‘모더니즘과 에코 아나키즘(eco-anarchism) 사이를 오가는’ 일련의 작업군은 작품의 보존과 안치라는 기존 개념과 거리를 둔다. 그는 작품의 자의적 훼손과 방치뿐 아니라 낡고 허름한 재료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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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 <1983-2012>, Drawing on paper, wooden box wrapped in silk, 106.5 x 140 cm, 1983-2012 ( 사진: 박준형 |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

작품에 고정된 형태와 해석을 지연하며 작품에는 끊임없이 흥미로운 사건이 일어난다.’

김용익의 작업은 작품에 고정된 형태와 해석을 지연, 방해한다. 그는 시간이 만들어낸 곰팡이나 먼지, 운송과 설치 과정에서 더해지는 흠을 작업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조형적 균형을 갖춘 모더니즘적 회화 표면에 주기적으로 글을 써넣거나, 과거 작업이 30년 후 새롭게 제작되는 작품 안에 봉인되기도 하며, 낡은 가방 속 허름한 스케치북에 담겨 있던 드로잉이 후일 설치 작업으로 전환되는 등 그의 작품에는 끊임없이 흥미로운 사건이 일어난다.  이는 현 미술제도에서 작동하는 보존·수복, 기록·보관, 포장, 운송 그리고 유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행과는 불균형적이지만 새로운 이해관계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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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이 말하는 ‘드로잉’

미술계에서는 ‘재료’에 따라 회화와 드로잉을 구분해왔다. 이런 관행과는 달리 김용익은 내부적으로 닫혀진 자기완결적 완성태를 ‘회화’로, 외부적으로 열린 과정적 지속태를 ‘드로잉’으로 일컫는다. 완성된 ‘회화’에는 어떠한 첨가도 용인되지 않지만, ‘드로잉’에는 지속적인 덧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70년대의 평면 오브제, 80년대의 기하학적 추상, 90년대의 땡땡이 회화 그리고 2000년대 자신의 과거 작업을 ‘관’ 속에 안치시킨 관 작업과 허름한 포장재로 캔버스를 둘둘 싸맨 후 무심히 방치하는 최근작까지, 작가의 대표적 작업은 모두 ‘드로잉적’인 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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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는 <엔드리스 드로잉(Endless Drawing)>전시에서 종이라는 매체에 국한되어 있던 드로잉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열린’ 개념으로 연결된 김용익의 다양한 작업을 4월 22일까지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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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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