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워커스 (코리아나미술관 개관 15주년 국제 기획전)
2018. 4. 5 – 6. 16
스페이스 씨 코리아나미술관
http://www.spacec.co.kr/
노동은 우리의 일상이다. 누군가는 아침 일찍 사무실로 출근하고, 누군가는 출근한 이들이 떠난 집에서 청소와 빨래, 요리를 하고 쓰레기를 버린다. 또 어떤 이는 모두가 나가고 비는 집으로 출근해 그곳에 남아있는 사람을 돌보고 보살핀다.
이 가운데 남성과 여성의 노동 영역은 사회구조적으로 오랫동안 구분되어 왔다. 남성은 주로 공적 영역인 노동시장에서, 여성은 주로 사적 영역인 집 안에서 일을 해왔다. 모든 일이 각 가정과 사회가 돌아가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함에도, 여성의 일은 ‘생산적인’ 일을 해내는 남자들을 ‘돕는’ 부차적이고 큰 가치는 없는 일로 간주되었고, 자연스레 여성의 노동 중 상당수는 사회적 시야에 잡히지 않게 되었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도 변했지만, 여전히 가사와 육아, 그리고 돌봄 노동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자들에 의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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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미술관 개관 15 주년 국제 기획전 <히든 워커스 >는 주변에 항상 존재하지만 주요 관심의 대상은 되지 못했던 ‘여자들의 일’ 이야기를 조명한다. 여성 작가 본인이 노동의 주체로 개입하는 작품들은 1970년대의 가사노동과 육아뿐 아니라 2010년대 서비스 노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들을 보여주며, 본인 앞에 놓인 일에 대해 작가들이 취한 입장을 풀어낸다. 관찰자 혹은 기록자로 여성의 노동을 작품에 담아낸 작가들은 다양한 국적과 직업을 가진 여성의 노동활동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드러내고, 사회 구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한편, 노동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들려주는 스토리텔러 혹은 스토리메이커로서의 예술가들은 여성의 노동 이면에 숨어있는 이분법적 젠더의 권력 구조와 내재화된 역사를 보여준다.
현대사회의 여러 변화 속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이 다소 흔들리고는 있지만, 집안일과 직장생활 병행, 육아, 감정 노동 등 여성의 일을 둘러싼 사회적인 이슈들은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심심치 않게 기사화된다. 문제 개선을 향한 목소리가 저항과 시위로 자주 표출되는 현대사회에서 <히든 워커스>는 예술의 섬세한 시각을 따라 여성의 노동현장 속에서 보이지 않게 작용하는 젠더 구조에 대해 사유해보고, 여성의 노동과 관련된 이슈가 어떻게 발화되어 왔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히든 워커스>는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일꾼들을 조명하기도 하지만, 여성의 노동을 그들의 업으로 당연하게 만들고 이들의 일이 가시화되지 않도록 만든 사회구조와 권력으로서의 ‘숨은 작업자’를 가리키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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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코리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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