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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7

2017 December 12.01 – 12.31

Contents

특집

죽음으로 삶을 그리다 84
삶의 방식과 규범이 정해져 있던 과거에는 국가나 공동체 안에서 죽음의 의미와 그에
걸맞은 태도가 정해져 있었다. 대다수의 개인에게 죽음은 현세의 고정된 운명을 떨쳐낼
수 있는 역설적인 도약이었다. 반대로 오늘날 죽음은 현세의 삶 이후의 무언가를
위한 단계가 아닌, 삶의 유한함을 증명하는 가장 명백한 근거로서 바로 지금 내 삶을
살아내는 일과 맞닿아 있다. 이 삶의 유한함은 신체의 유한함이기도 하다. 우리 몸은
매순간 살고 있지만 노화의 측면에서는 매순간 죽어가고 있으며 죽은 몸은 썩어
없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이 단순히 없어짐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살아 있는
자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계기임을, 그것이 인간의 본능임을 안다. 이는 그리고
새기는 행위, 즉 타인의 부재라는 사건을 경험한 인간이 이미지를 남기는 최초의 ‘
예술’을 시작하게 했다는 데에서도 알 수 있다. 요컨대 인간은 죽어가는 과정이 무‘ ’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타인의 죽음을 통해 나의 삶을 되돌아본다. 나의
죽음과 그로 인해 변화될 관계들, 타인의 삶에 미칠 영향을 생각한다. 따라서 나의
죽음은 궁극적으로 공동체와 연결되어 다양한 삶의 형태로 이어진다. 그 어느 시대보다
다방면으로 사유되는 죽음에 대해《 월간미술》은 미술을 포함해 의학, 종교, 서브컬처
등의 관점에서 죽음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삶을 긍정하고 추동하는 기능을
하는지 단편적으로나마 가늠해보고자 한다. 한정된 지면이지만 미술 외 분야에서
죽음의 문제를 담고자 한 이유는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사회가 안타까운 죽음과
맞닥뜨리며 치유와 애도로서 미술의 역할이 강조됐기 때문에, 좀 더 다각적으로
죽음의 긍정적 측면을 살펴보고자 함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데 힘이 된 것들 중에 미술도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죽음에서 분리된 ‘몸’의 기억 | 최병진
죽지 않는 것들의 죽음에 관하여 | 이창익
‘죽음’ 앞에서 낯선 예술 | 우정아
‘그리고’ 죽음 | 최은주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불사의 존재들 | 김봉석

목차

편집장 브리핑 60

모니터 광장 62

칼럼 64
국립민속박물관 세종시 이전의 문제, 그 반론과 대안 | 김홍남

기자의 시각 66

변호사 캐슬린 킴의 예술법 세상 16 72
과오를 범한 자가 그 과의 잔을 마신다 | 캐슬린 킴

핫피플74
백아트, 보두앙 르봉, 초이앤라거, 갤러리 수
따로 또 같이 한 지붕 네 갤러리 | 곽세원

현장 76 78
〈2017 서울 포토 페스티벌〉 안에서 밖으로, 다시 밖에서 안으로 | 곽세원
〈이매리 개인전–시 배달〉 시간과 사거의 현재적 복원 | 황석권

핫 아트 스페이스 80

특집 84
죽음으로 삶을 그리다
죽음에서 분리된 ‘몸’의 기억 | 최병진
죽지 않는 것들의 죽음에 관하여 | 이창익
‘죽음’ 앞에서 낯선 예술 | 우정아
‘그리고’ 죽음 | 최은주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불사의 존재들 | 김봉석

스페셜 아티스트 108
송상희 송상희의 촉각적 이야기 공장 | 현시원

작가 리뷰 114 120
박기진 진동과 반향 | 김소라
양정욱 삶이 마모되어 가는 순간을 제작하는 중입니다 | 김지선

전시 초점 126
〈줄리앙 오피〉 단순화한 고독 | 황석권

화제의 전시 134
〈달의 이면〉 세상의 사물들을 바라보는 깊고 풍부한 방식의 제안 | 이윤희

월드 리포트 140
〈일리아&에밀리아 카바코프〉 기억의 연금술사들 | 장나윤

월드 토픽 146
이응노 파리전시 이응노, 평화의 예술 | 심은록

큐레이터스 보이스
〈청년미술프로젝트〉 | 이민정
〈율동감각〉 | 장윤주

리뷰 158

프리뷰 162

전시표 172

월드 프리뷰 176

지역 180

논단 182
청년 유영국의 새로운 질서에 대한 열망 | 유영아

유선경의 곁을 보는 시선들 2 186
미자씨 | 유선경

아트북 188

아트저널 190

독자선물 194

편제 196

표지
양정욱 〈언제나 피곤은 꿈과 함께〉 나무, 모터, 실 330×250×250cm 2014
모두가 잠든 새벽까지 근무하는 경비원 모습을 모티프로 만든 작품이다.
작은 나무 조각 여러개를 끈으로 엮어 만든 거대한 구조물은 장착된 모터로
반복적으로 움직이며 소리를 낸다. 가운데 놓인 전구로 생긴 그림자는
경비실 유리창에 비친 경비원의 고난과 희망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