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불한당들의 세계사–텍스트와 예술
동시대미술 현장에서 텍스트는 빠질 수 없는 ‘매체’, 재료가 되었다. 작가는 텍스트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거나 세계를 재구성·재창조하고, 언어 자체에 대한 고민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작품 속에서 텍스트는 홀로 서거나 이미지와 호응하면서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접촉면’을 넓힌다.
어떤 작가에게 글과 쓰기(혹은 말하기)는 그 자체로 없어서는 안 될 매체지만 시각예술 작품을 소개함에 있어서 그 안의 ‘텍스트’는 시각이미지보다 소외되고, 때로는 작품을 해설하는 텍스트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 그런 배경에는 아직도 전시라는 것이 이미지, 그리고 3차원 공간의 경험에 한해 익숙한 현상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미술잡지’라는 고전적인 매체에서는 그렇다. 그래서 이번호에서는 작가들의 글을 실었다. 영상의 시나리오나 스크립트, 책이자 단편으로 존재하던 글들은 작품으로 보이는 방식이 모두 다르지만 그것이 가진 시간성과, 그 자체의 작품성을 새로 들여다봄으로써 ‘미술’을 경험하는 과정을 뒤집어보고자 한다. 이미지에 탄력적으로 엮이는 텍스트를 더듬다보면 비물질 시대 새로운 장인정신을 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들의 글과 함께 ‘언어’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몸으로 구현했던 큐레이터, 작가가 나눈 대담을 소개한다. 시각예술에서 글쓰기라는 문학적 행위가 중요해진 만큼 본래 미술전시장으로 기능을 하던 공간 또한 여러 장르의 창작자를 위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전시가 된 웹툰과 영화를 통해 이 또한 텍스트가 가져오는 변화일지 곱씹어 보고자 했다.
작가들이 글로 창조한 세계는 또 다른 모험의 장을 펼쳐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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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기” 재료, 텍스트 | 이수진, 윤민화⠀⠀⠀⠀⠀⠀⠀⠀⠀⠀⠀⠀⠀⠀⠀⠀⠀⠀⠀⠀⠀⠀⠀⠀⠀⠀⠀⠀⠀⠀⠀⠀⠀⠀⠀⠀⠀⠀⠀⠀⠀⠀⠀⠀⠀⠀⠀⠀⠀⠀⠀⠀⠀⠀⠀⠀⠀⠀⠀
목차
편제 32
에디토리얼 34
기자의 시각 36
모니터 광장 42
칼럼 44
New Reality에서 New Normal까지 | 서진수
사이트앤이슈 46
이광호 〈푸른 구성〉 | 염하연
에디터스 픽 48
1990년대를 만든 작가들 4 54
최정화의 플라스틱 아트, 그 알록달록한 껍질의 세계 | 윤난지
특집 58
불한당들의 세계사–텍스트와 예술
이수진, 윤민화
작가 리뷰 86 92
배성미 되풀이해서, 고쳐서, 계속해서 | 이계영
윤상윤 ‘알 수 없는 그 무엇’의 의미 | 박겸숙
전시와 테마 98
한국전쟁 70주년, 그리고 예술의 과제 끝나지 않은 전쟁 | 김성경
전시 초점 108 116
〈maytoDay–민주주의의 봄〉 기억하라 맞서라, 쪽빛 광주 | 최금수
〈연대의 홀씨〉 집을 무너뜨리고, 집을 짓기 위해 | 이한범
월드 리포트 124
Yilmaz Dziewior SPOT-ON | 최정미
크리틱 130
새로운 시의 시대ㆍ전소정ㆍ이선민ㆍ김신일ㆍ눌변가ㆍ양화선ㆍ전명은ㆍ이창훈
리뷰 138
프리뷰 142
전시표 148
시의 바깥에서 6 152
희미와 티미 | 안희연
아트저널 154
아트북 158
독자선물 160
표지
윤상윤 〈spring is here〉(부분) 나무 패널에 유채 30×21cm 2020
Wook-kyung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