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담양아트위크
〈유유자적: 예술이 쉬어가는 도시 담양〉
10.28~11.5 담주 다미담예술구
담양아트위크 〈유유자적(悠悠自適)〉 전시 전경
새로운 예술발전의 시작
전동휘 파라다이스시티 아트팀 디렉터
2022 담양아트위크의 주요 행사인 아트페어 〈유유자적〉이 10월 28일 금요일부터 11월 5일 토요일까지 담주 다미담예술구에서 140명 작가의 작품 300여 점을 선보이며 펼쳐졌다. 담양은 죽녹원, 관방제림 등 자연이 잘 보존된 명소들을 배경으로 문화예술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유유자적〉이 개최되는 담주 다미담예술구가 대표적인 예로 1980년대까지 담양 죽물시장으로 명성을 떨쳤던 곳이다. 2016년부터 담양군이 거리의 일부 건물들을 매입해 1910~60년대 건축물 파사드를 재현했고, 이 건물들 실내 공간이 아트페어 전시장이 됐던 것. 마치 영화 세트장 같기도 하지만 중간중간 식당과 닭집 등이 영업 중이어서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걸을 만한 거리 주변에 위치한 해동문화예술촌에서는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2022 작가 미술장터 〈아트슈퍼마켓〉이 같은 기간 열려
46명의 작가가 참여해 470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담빛창작스튜디오에서는 입주작가들의 작업공간을 개방하는 오픈스튜디오가, 담빛예술창고에서는 한중수교 30주년 교류사업 국제교류전 〈재생된 공간 수집된 관계〉가 시기를 맞춰 열려 볼거리가 더욱 풍성한 아트위크가 되었다.
담양 아트위크의 일환으로 기획된 아트페어 〈유유자적〉은 지자체들이 남발하고 있는 아트페어의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갤러리 중심이 아닌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견과 젊은 기획자 및 작가들을 초청, 기획전
형식을 택했다. 현대한국화, 현대미술, 사진, 공예, 영플레이어스 섹션을 구성했다는 점이 큰 차이라 하겠다. 이것이 가능했던 데는 국내외 예술, 문화계를 연결하는 다수의 프로젝트를 기획 · 추진해온 이은하 예술감독(콜렉티브오피스 디렉터)의 역할이 컸다. 그는 광주 전남지역 문화예술계와 외부를 잇는 플랫폼으로서 기능과 역량 발전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 한국화 섹션은 한국 서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고, 현대미술 섹션은 국내 유명
중견 작가들과 지역의 청년 · 중견 작가들의 교류를 통한 시너지가 돋보였다. 사진 섹션은 생태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였고, 공예 섹션은 지역의 젊은 공예작가들과 세계적인 공예작가들이 세대를 넘어 소통하고 영감을 주는 자리였다. 독립책방과 아트숍 형식으로 기획되는 영플레이어스 섹션과 판화 및 아티스트 에디션 섹션은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적 접근성을 높임과 동시에 현대미술의 독보적 장르로서 판화의 자리를 진단하는 계기가 되었다.
첫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 및 큐레이터들의 참관이 이어져 광주, 담양 기반의 기획자,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졌다. 다만 기획자 중심의 아트페어는 기획자의 역량에 퀄리티가 좌우되는 만큼 매년 행사 규모와 질을 담보하려면 지속적으로 지역의 젊은 큐레이터 참여 기반을 탄탄히 하고, 올해의 운영 노하우가 사장되지 않도록 결과보고 및 소통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담양의 지리적인 위치도 그렇고 근처 죽녹원, 국수거리 등 치열한 일상에서 해방되어 즐기고 쉬어갈 수 있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자연과 맛, 예술을 통해 힐링하고 경험하는 아트위크가 되었다. 올해의 성과를 기반으로 매년 지속 가능한 행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박종갑 기획의 〈담양 우화창창(潭陽 遇畵蒼蒼)〉에 모인 한국화
최연하 기획의 〈화중유시(畵中有詩)〉 전시장 광경.
화중유시는 “사진(그림) 속에 시가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 네트워크를 벗어난 영플레이어스 섹션은 해방감, 휴식을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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