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코엑스 2.26~3.2
정소영 기자
Sight & Issue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전시장 전경
제공: 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주최 측 통계에 따르면 총 12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였으며, 501개 브랜드와 1,853개 부스가 참여해 최신 리빙 디자인과 예술적 요소가 결합된 다양한 트렌드를 선보였다. 올해로 30회를 맞은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특별 전시와 콘퍼런스를 통해 공간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간의 재인식을 통해 발견하는 리빙과 디자인
《디자이너스 초이스》는 1994년부터 지속된 페어의 대표적인 기획 전시로, 국내외 디자이너들이 한 해의 주요 트렌드 키워드를 선정하고 이를 리빙 산업에 제안하는 전시다. 페어와 함께 30주년을 맞은 이번 전시는 그동안 참여한 디자이너 112명이 생각하는 각 시대별 리빙 키워드와 이를 대표하는 오브제를 소개했다. 집의 의미와 가족의 형태 변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는 2025년 주제전시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2025 생활백서: 삶의 낭만’이라는 페어 주제 아래, 구병준, 백종환, 문지윤 등 국내 대표 디자이너들이 원룸, 아파트, 단독주택이라는 각각의 주거 공간 속에서 예술과 리빙이 융합하는 방식을 탐구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를 통해 단순한 주택 개념을 넘어 개인의 가치관과 이상적인 삶을 담은 ‘주거’ 공간을 조망하는 기회를 제공한 이번 전시는 정형화를 벗어나고자 하는 현재의 리빙 트렌드를 반영했다.
디자인 스튜디오들의 부스도 전시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전시 공간과 콘텐츠 디자인을 진행하는 스튜디오 데이데이(DayDay)는 공간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스튜디오만의 색깔을 담아 부스를 조성했다. 전시가 끝나면 사라지는 공간 디자인의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그 한계를 역설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쉽게 지워지는 목탄을 사용해 관객이 직접 벽면에 기록하며 기억을 축적하는 방식으로 부스를 구성했다. 또 다른 디자인 스튜디오인 플로우에잇(FLW8 Studio)은 공간에서의 시선과 움직임, 소재를 통한 감각의 흐름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공간의 가치를 표현하는 부스를 선보였다. 한 방향으로 제한된 부스의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 마주하는 시선의 차이와 낯선 소재의 조합은 스튜디오의 철학을 반영했다. 이렇듯 가변적인 공간과 경험의 가치를 보존하려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부스들은 페어 첫날부터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페어 마지막 날에는 페어의 꽃인 ‘리빙 디자인 어워드’를 통해 가장 혁신적이고 예술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공간과 제품이 발표되었다. ‘눈에 띄는 공간상’ 부문에는 마이초이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외 3곳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눈에 띄는 제품상’은 라이프앤콜렉트의 홈러그 토템 액막이 컬렉션, 유스투바운더리의 스위블 책장 등 5개의 제품이 차지했다. 특별상 부문에서는 ‘2025 디자이너스 초이스’ 참가 디자이너 3인과 니즈, 루나앤컴퍼니 외 2팀이 더 수상하며, 예술적 감각과 실용성을 겸비한 디자인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위 왼쪽 《디자이너스 초이스 30th 아카이빙 1994~2024》 전시 전경 2025
오른쪽 《2025 생활백서: 삶의 낭만》 중 백종환 디자이너의 공간 전시 전경 2025
아래 왼쪽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데이데이 스튜디오 부스 전경 | 제공: 데이데이
오른쪽 2025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콘퍼런스 전경 | 제공: 서울리빙디자인페어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콘퍼런스: 예술과 디자인의 미래
페어 기간 함께 열린 ‘2025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콘퍼런스’ 에서는 9개국 22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속 가능성과 예술적 가치가 결합된 디자인의 미래를 조망했다. 콘퍼런스 첫날 발표를 맡은 조병수 건축가는 ‘더 나은 도심의 미래’를 주제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건축의 역할을 본인의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자연과 공생하는 건축법으로 잘 알려진 조병수는 그동안의 국내외 활동을 인정받아 2025년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팔라조 리타의 공간 설치 전시 건축가로 선정되며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 밖에도 뉴욕현대미술관(MoMA) 상품기획 디렉터인 에마뉘엘 플랫(Emmanuel Plat), 디자인 브리지 앤드 파트너스(Design Bridge & Partners)의 양연주 크리에이티브 부문 대표 등이 연사로 참여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디자인과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디자인과 예술이 결합된 공간 혁신의 흐름을 조망하며,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주거 환경 속에서 리빙 디자인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페어를 통해 리빙 디자인이 단순한 공간 연출을 넘어 삶의 방식과 철학을 담아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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