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Paradise, 아마도 멋진 곳이겠지요
두산갤러리 서울
2019. 5.1 – 6. 22
두산갤러리는 두산인문극장 기획전시 < Our Paradise, 아마도 멋진 곳이겠지요> 를 2019년 5월 1일부터 6월 22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참여작가인 구지윤, 김인배, 이용주, 조익정, 황문정의 작업을 통해 한국에서 아파트가 만들어 내는 독특한 풍경을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본다.
한국인의 70퍼센트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거나, 그곳에 살기를 희망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파트’를 향한 한국인의 지지와 갈망은 각별해 보인다. 한국전쟁 후 한국사를 살펴보면 이런 현상은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적 배경에 의해 특수하게 형성되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2019년 현재,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아파트 숲이 잠식해 가는 한국의 풍경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세계 어느 도시든 오래된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들어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지역에 따라 그 시대 상황 속에서 여러 가지 요소가 맞물려 거주공간은 때로는 급격하게 때로는 서서히 변화를 겪게 마련이다. 때로 사람들은 이를 거부하기도 하지만, 차츰 대세를 받아들이며 결국에는 순응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 급속한 경제개발을 겪으면서 과정을 논의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다. 그 결과 새로운 것은 가치 있고, 추구해야 할 것이며, 오래된 것은 없애거나 덮고 가려서 새로운 무엇인가로 대체해야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시대 분위기에 너무 오랫동안 젖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한국전쟁 이후 꾸준히 진행되어온 무분별한 도시 건설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오래된 도시조직들을 파괴하며 비어 있던 땅뙈기 하나 남기지 않고 구옥들을 철거하면서 거대한 아파트 숲을 만들었다. 이는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우면서도 두려운 변화였을 것이다. 특히 1970-80년대 한국에서 태어난 세대는 그 변화의 중심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이 세대의 많은 예술가는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이해하고 소화하기 위해 익숙하고 의미 있는 매체를 통해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다섯 작가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작은 모래알에서 우주를 보라”는 말처럼, ‘아파트’라는 파편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지 못했거나 지나쳤던 풍경의 이면을 제시하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사진 제공: 두산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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