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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릭 빕스코프-Fabricate〉 대림미술관 7.9~12.31
‘아티스트’로서, ‘패션 디자이너’로서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 1972~)는 우리에겐 생소한 인물이다. 하지만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t. Martin’s College of Art and Design)을 졸업한 지 불과 2년 만에 파리 패션위크에 데뷔할 만큼 디자이너로서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현재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작가이다. 그는 단순히 패션디자이너로서뿐만 아니라 순수미술, 사진, 영상, 퍼포먼스와 음악까지 다양한 형식의 예술적 시도를 선보이고 있고 뉴욕 MoMA PS1, 파리 팔레 드 도쿄, 헬싱키 디자인뮤지엄 등 유수의 미술관에서 그를 초청하여 개인전을 연 바 있다. 또한 그는 뮤지션 비욕(Björk), 시규어 로스(Sigur Rós) 등과 협업하고, 노르웨이 국립오페라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 메인 의상을 디자인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그를 서울에서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그의 개인전 <헨릭 빕스코브-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Henrik Vibskov-Fabricate)전>(대림미술관, 7.9~12.31)을 통해서 말이다.
대림미술관 전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헨릭 빕스코브’, ‘아티스트로서의 헨릭 빕스코브’, ‘헨릭 빕스코브의 세계’ 3개 섹션으로 나뉘는데 마치 패션쇼의 런웨이를 옮겨놓은 듯한 무대장치, 설치미술, 의상 제작에 있어 다양한 재료와 컬러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전시 개막을 앞두고 만난 그는 한국과 패션 관련 전시로 몇 번 인연을 맺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질문에 의외로 “패션과 미술은 차이를 갖는다”며 “다만 그 둘 사이의 관계성이 나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대해서는 “신작을 위주로 작품을 설치했다. 다만 공간이 작아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며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장소인 이 정원에 작품을 재설치하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테크닉적으로 발전한 것, 복잡하게 변한 구조, 언캐니한 것 등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에 대해서는 “미술관이라는 공공의 장소에서 여러 부류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만큼 내 작업에 대한 비평의 시각은 경우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황석권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