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김동윤 이정배_Space is the place
contents 2014.2. review | 김동윤 이정배_Space is the place |
갤러리 조선에서 1월 9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김동윤, 이정배 작가의 2인전 <Space is the place전>은 우리를 둘러싼 공간과 장소에 대한 이야기다.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동윤 작가는 교차로, 놀이터, 주차장과 같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소에 주목한다. 그는 쉽게 인식되지 못하는 이와 같은 언저리 공간을 360도로 촬영하여 그 각각의 이미지를 한 화면에 쌓아 올린다.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긴 다른 시각적 지점과 시간의 모멘트들은 서로 중첩되며 사라질 듯 남겨진 채,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특정 공간이 담고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긴 기억과 시간을 환기시킨다. 작가는 겹쳐진 사진들 위에 함께 찍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요소들을 인덱스(Index)라고 부르는데, 김동윤 작가는 그 인덱스들과 함께, 혹은 그 인덱스 너머에 존재하는 공간의 실재를 탐구함에 작품핵심을 두는 듯하다. 이정배 작가의 작품 또한 우리 주변의 풍경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에게 풍경화의 정의는 “실재로 그러한” 자연의 모습이다. 하지만, 오늘날 풍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외관에 의해 가려지고 훼손되어 실재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이 변화되고 있다. 이정배 작가는 그 요인을 “자본주의”에 두고 자본주의 논리 속에서 가려지고 훼손된 풍경 ‘사진’과 그 사진 속에서 조각난 풍경을 ‘부조’의 형태로 제작함으로써, 자본의 욕망에 의해 ‘조각난’ 오늘의 풍경이 무엇인지를 관람객에게 직시하게 한다. 우리 주변에서 발견되는 특정 풍경, 혹은 장소를 소재로 삼으며, 그것 이면에 담긴 실재를 탐구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두 작가는 동일한 관심사를 지닌다. 하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식과 그들이 직시하는 실재는 서로 다르다. 김동윤 작가에게 공간은 시간과 기억들의 중첩지이며, 이정배 작가에게 공간은 자본의 논리와 인간의 욕망이 아로새겨진 현장이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다른 경험을 가지고 살아가는 두 작가가 ‘공간’에 주목하며 풀어내는 각기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본 전시의 의미를 두고, 앞으로 이들 작가가 현재의 작품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을 또한 주목해볼 만하다. |
주연화・아라리오갤러리 디렉터 |
김동윤 <Sentinel Bridge>(사진
맨 왼쪽) c-프린트 135×180cm 2013 이정배 <Play>(사진 맨 오른쪽) 레진 100×140×185(높이)cm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