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HT & ISSUE 〈공간의 탐닉전〉 부천시 舊삼전동소각장 7.1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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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강영민 <조는 하트 무지개>(풍선 작업) 애드벌룬, 현수막 400×400×30cm, 90×700cm 2015 이수진 (사진 앞) 사견막, 나무 프레임,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4  아래 한석경 <형상기억-부천> 소각장의 먼지, 풍선, 물 가변설치 2015

소각된 기억, 지역민과 함께 소생하다

부천 삼정동 쓰레기 소각장은 1995년 가동을 시작, 2010년까지 생활쓰레기를 소각 처리하던 곳이다. 환경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증대함에 따라 2010년 가동을 중단했으나 이후 재활용 방안을 놓고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며 철거를 미루고 빈 공간으로 남아있었다. 이곳에 산업단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공간의 탐닉전>(7.15~8.17)이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20여 명(팀)의 작가가 참여, 공간의 역사와 주변 주거 생태와 관련한 작품을 출품했다. 대규모 플랜트 공간이었던 이곳은 소각 장비 등이 완전히 철거되지 않아 어수선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상태였다. 작가들은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 이곳에서 발견한 재료와 사라진 것들을 주제로 작업을 진행했다.
관리동 지하에 설치된 조형섭의 <There was no Shelter>. 빗물이 고인 지하를 바다로 해석하여 나뭇배를 설치함으로써 사방이 막힌 음침한 공간이 확장되었다. 여여(如如)는 이곳의 마지막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냈으며, 박상덕의 <고물상, 고철나무>는 이곳에서 발견한 각종 재료를 이용하여 오브제 작업으로 풀어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한석경은 <형상기억-부천>을 출품했다. 김치앤칩스의 <Luna-01>은 소각 대상 폐기물이 쌓여 있던 대규모 벙커(높이 29.5m) 벽면을 활용하여 선보인 영상작업으로 앞으로 이 공간 쓰임새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층고가 7m에 달하는 벙커 옆 반입실에 설치된 김기철의 사운드작업 <Mixed One>은 공간을 어떻게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가 되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이훈희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 디렉터는 “이곳에서 진행될 사업이 다른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관 주도로 진행되는 리모델링에 시민과 예술가들이 참여해 소통을 ‘프로세스화’ 한다는 것”이라며 “부천은 미술전시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데 지역 주민과 머리를 맞대고 벌인 이러한 사업을 통해 문화 향유에 대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한편 삼정동 소각장은 올해 말까지 리모델링 작업을 마치고 각종 예술장르의 융복합 문화 콘텐츠를 양산하면서, 지역민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부천=황석권 수석기자

위 강영민 <조는 하트 무지개>(풍선 작업) 애드벌룬, 현수막 400×400×30cm, 90×700cm 2015
이수진 <The Deep Stay>(사진 앞) 사견막, 나무 프레임,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4
아래 왼쪽 한석경 <형상기억-부천>
소각장의 먼지, 풍선, 물 가변설치 2015
오른쪽 박상덕 <고물상(古物商) 고철나무(古鐵-)> 버려진 것들 가변설치 2015

왼쪽 김기철 <Mixed One> 음향장치, 종소리 583×400×400cm 2015
오른쪽 조형섭 <There was no shel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