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트] 2014 The Whitney Biennial -3명의 큐레이터, 3개의 전시, 하나의 비엔날레
서상숙 미술사
1932년 시작, 2년마다 열리는 휘트니비엔날레 제77회 전시가 지난 3월 7일부터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휘트니미술관에서 개막해 5 월 25일까지 계속된다. 마셀 브루허가 설계한 현재의 빌딩에서 열리는 마지막 비엔날레로 개막 3일 전에 있었던 프레스 프리뷰에서 미술관 직원들은 물론 작가들, 그리고 그 건물을 드나들며 취재를 해왔던 전 세계의 기자들 모두가 미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앞장서서 지켜보았던 휘트니미술관과 비엔날레에 대한 경의와 향수를 표했다. 비엔날레의 도록 표지도 휘트니 건물의 외벽에 물감을 칠하고 종이에 문지른 프로타주로 만들어졌다.
휘트니미술관은 현재 맨해튼 다운타운 미트패킹 디스트릭에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새 건물을 짓고 있다. 2015년 완공 예정인 이 건물에서 다음 비엔날레가 열려야 하지만 공사의 진척 상황에 따라 계획할 예정이어서 2016년 비엔날레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엔날레는 역사상 처음으로 미술관 소속이 아닌 외부큐레이터 3명만으로 진행되었다. 뉴욕근대미술관(MoMA)의 수석큐레이터인 스튜어트 코머(Stuart Comer, 미디어와 퍼포먼스아트부),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현대미술관(ICA)의 부큐레이터이자 작가인 앤터니 엘름스(Anthony Elms), 그리고 작가이자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와 예일대에서 강의하는 미셸 그래브너(Michelle Grabner)다.
이들은 또 뉴욕 이외의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코머는 지난해 9월 뉴욕으로 옮기기 전 테이트 미술관 큐레이터로서 런던에서 10여 년 동안 거주했으며 엘름스는 3년 전 필라델피아로 옮기기 전 시카고에서 7년, 그래브너는 오랫동안 위스콘신 주와 일리노이 주에서 2개의 대안공간을 운영하는등 지역 미술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세 명의 큐레이터는 지금까지 협업형태로 이루어지던 비엔날레의 전통을 깨고 독립적으로 작가 선정에 나섰으며 휘트니미술관 2, 3, 4층 중 한 층씩을 맡아 전시를 꾸몄다. 3개의 전시를 통해 3개의 목소리를 내는 하나의 비엔날레가 된 것이다.
《 뉴욕타임스》의 미술담당 기자 할렌드 카터는 기사에서 이번 비엔날레를 “거대한 3단 케이크”에 비유하기도 했다.
도록도 ‘세 명의 큐레이터에 의한 세 개의 다른 비엔날레’라는 특징을 살려 한 권으로 이루어졌지만 3부로 나눠 각자의 방식대로 편집하고 종이 질도 각기 다르게 만들어진 것이 눈길을 끈다. 큐레이터들 그리고 미술평론가들의 난해한 글 대신 작가 본인, 동료, 낯선 사람들로부터 들은 작가 개개인의 작품 소개에 비중을 둔 것도 신선하다.
이번 비엔날레에 초대된 작가는 모두 103명으로 2012년의 2배에 달한다. 전체적으로 작품들이 빼곡히 전시돼 (특히 4층) 작품 하나하나에 필요한 공간이 적절히 주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전시장 이외에도 층계에 설치된 작곡가 샬레만 팔레스타인(1947~, Charlemagne Palestein, 엘름스 선정)의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휘트니미술관 로비 천장의 전구에 스피커를 설치한 세르게이 체렙프닌(1981~, Sergei Tcherepnin, 코머 선정)의 인스톨레이션, 지하식당의 발코니에 설치된 라다메스 주니 피게로아(1982~, Radames “Juni” Figueroa, 코머 선정)의 하우스 프로젝트, 그리고 시간별로 진행되는 퍼포먼스까지 합치면 다른 어느해보다 많은 양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그래브너가 52명, 코머가 27명, 엘름스가 24명의 작가를 각각 선정하였다. 시카고, 위스콘신, 일리노이 등 중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거나 일하고 있는 두 명의 큐레이터의 성원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중부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이 대거 선정되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드러나는 가장 큰 특성은 ‘하이브리더티(hybridity, 잡종성)’다. 19세기에 처음 언급되고 연구되기 시작한 하이브리더티의 개념은 ‘어떤 문화도 섞이지 않은 것, 즉 순종은 없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20세기에 시작된 포스트 모더니즘은 하이브리더티가 일반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는데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심화된 하이브리더티의 확산은 미술의 정의 자체를 의심하게 한다.
2년 전 76회 비엔날레에서 미술과 비디오는 물론 음악, 퍼포먼스, 댄스 등을 함께 초대함으로써 호평을 받았는데 이번 비엔날레는 한걸음 더 나아가 그 깊이와 다양성을 과감하게 확장했다. 단순히 장르의 혼합 내지는 크로스오버라는 영역의 확장을 넘어 ‘이것도 미술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할 정도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21세기의 르네상스맨(우먼)이라고 할 만큼 이번에 선정된 작가 중 상당수가 미술작업뿐만 아니라 음악(악기 연주, 작곡, 녹음), 문학, 비평, 사업, 출판, 영화와 연극감독, 배우, 시인, 소설가, 정치운동가 등을 겸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예를 들어 개리 인디애나(1950~, Gary Indiana)는 1970년대부터 미술작가로 활동하면서 소설가, 극작가, 연극감독, 배우 등을 겸업해왔다. 심지어 본인조차 자신이 미술가라고 여기지 않던 사람이 다수 포함되었다. 큐레이터들은 그들의 지적 작업과정이 미술과 다를 게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브너가 선정해 전시되고 있는, 2008년 마흔여섯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소설가 데이빗 포스터 월래스(David Foster Wallace)가 죽기 직전까지 쓰고 있던《 창백한 왕(The Pale King)》의 작업노트는 과연 미술품인지 문학 유품인지 경계가 모호한게 사실이다.
세미오텍스트(Semiotext(e))는 1974년 기호학 등 프랑스의 철학과 예술이론을 미국 미술계에 소개하기 위해 뉴욕의 다운타운에서 소책자를 발간하기 시작한 출판사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로 옮겨 연평균 10권의 책을 발행하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28권 소책자를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세미오텍스트를 선정한 큐레이터 코머는 다음과 같이 그 선정배경을 밝히고 있다.
“이것은 미술가의 목소리(의견)에 관한 것이다. 미술가의 목소리가 그림이나 조각 등의 전통적인 미디엄을 통해서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출판과 저작이라는 행위를 통해서도 표현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우리에게 아이디어의 전파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하게 하며 어떻게 미술가의 목소리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지를 진지하게 관찰해보게 한다. 그래서 미술관이 단순히 미술품을 전시하는 상자(display case)로서뿐만 아니라 지식의 생산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크리티컬 프랙티스 사(Critical Practices Inc, CPI, 그래브너 선정)는 비엔날레 기간 비공개로 3개의 라운드업 테이블을 개최하고 그 기록을 배포한다는 프로젝트를 비엔날레 작품으로 출품했다. 미술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대안 토론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엘름스가 선정한 수전 하우(1937~, Susan Howe)는 시인이다. 미술가에서 시인으로 전환한 수전 하우는 이번 비엔날레에 미국, 영국, 아일랜드 시인들의 시를 책에서 복사하여 자른 조각을 흰종이의 한가운데에 붙이고 액자에 넣어 시낭송을 하는 자신의 목소리 레코딩과 함께 출품했다. 언뜻 미니멀리즘 드로잉처럼 보이는 하우의 이 작품은 읽기와 보기, 그리고 쓰기와 살펴보기, 듣기와 느끼기 등 복합적인 문학과 미술품의 다중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룹으로 작업하는 컬렉티브가 8개나 선정되었다는 것도 하이브리더티의 확산을 보여주는 좋은 예로 꼽을 수 있다. 작가의 이름과 사인은 그 미술품의 소유권을 영원히 증거하는 것으로 미술계의 오랜 관행인데 컬렉티브는 작가 개개인의 이름과 소유권 (그리고 그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을 모호하게 만든다. 그룹이 작품을 만들고 그룹의 구성원과 인원수는 수시로 바뀔 수 있으므로 작가의 이름은 의미가 없다.
아카데미 레코드(Academy Record, 시카고, 2000년 결성), SEL(캠브리지, 메사추세츠주, 2006년 결성), 다국적 그룹인 HOWDOYOUSAYYAMINAFRICAN?(2013년 결성), 마이 바바리언(My Barbarian, 뉴욕, 2000년 결성), 세미오텍스트(로스앤젤레스, 1974년 결성), CPI(뉴욕, 2010년 결성), 퍼블릭 컬렉터스(Public Collectors, 시카고, 2007년 결성), 트리플 캐노피(Triple Canopy, 브루클린, 뉴욕, 2007년 결성) 등이 그들이다.
하버드대 인류학과 교과과정의 일부로 시작된 센서리 에스노그래피 랩(Sensory Ethnography Lab, SEL, 코머 선정)은 현재 미국에서 역사상 가장 실험적인 영화를 만드는 인큐베이터로 올라섰다. SEL은 미술이나 예술작품으로서의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며 아직도 자신들을 ‘아마추어’라고 부른다.
시각환경학과와 인류학과의 합동수업 프로젝트인 SEL은 사라져가는 문화를 기록, 연구하는 에스노그래픽 필름을 만든다. 고고학자이며 필름메이커인 루시엔 캐스팅-테일러(1966~, Lucien Castaing-
Taylor)가 2006년 이 클래스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2009년 작 <스위트그래스(Sweetgrass)>는 여러 영화제에 초대돼 상영되는 등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몬태나에서 양을 치는 두 명의 카우보이를 3번의 여름에 걸쳐 기록한 것으로 그 비주얼의 뛰어난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맥이 끓긴 마지막 양치기의 삶을 기록한 이 다큐멘터리는 훌륭한 예술영화가 주는 감동을 그대로 전한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그가 베레나 파라벨(1971~, Verena Paravel)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 새로운 클래스 프로젝트 4부작 <리바이어던(Leviathan)>(2012)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을 출품했다. 리바이어던은 성서에 등장하는 사나운 바다괴물로 한때 세계적인 고래잡이 항구이며 허먼 멜빌의 소설 《 모비 딕》의 출발지인 매사추세츠주 뉴베드퍼드 어부들의 삶을 기록한 작품이다. 소형 방수카메라를 어부들의 몸과 선박 자체에 부착시켜 근접촬영함으로써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4층 입구에 전시된 게일런 거버(1955~, Gaylen Gerber, 그래브너 선정)의 출품작 <백드롭(Backdrop)>은 거버가 만든 전시벽에 그가 선정한 다른 작가의 작품을 거는 개념주의 작품이다. 거버는 이 벽을 세움으로써 그 자신이 비엔날레의 큐레이터로 역할전환을 한다. 그는 전시기간을 반으로 나누어 무명인 트레버 쉬미즈(1978~ ,Trever Shimizu), 중견작가로 잘 알려진 셰리 레빈(1947~, Sherrie Levine), 데이빗 하몬즈(1943~, David Hammons) 등 세 작가의 작품을 건다. 쉬미즈는 우연히 거버에게 비엔날레 큐레이터 중 한 명인 그래브너가 자신과 작업실을 같이 쓰는 작가를 방문하러 왔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거버는 쉬미즈를 자신의 작품의 일부로 초대했다.
이처럼 자신의 작품으로 다른 작가의 작품을 역초대한 작가는 거버뿐만이 아니다. 코머가 선정한 리처드 하킨스(Richard Hawkins)와 캐서린 오피(Catherine Opie)는 그들의 대학동창이며 1990년 에이즈로 죽은 토니 그린(1955~1990, Tony Green)의 작품을 큐레이팅해 출품했다.
물론 이번 비엔날레에는 미술의 시각적 아름다움의 기본 요소인 선과 색 그리고 형태의 조화를 추구하는 작품 역시 다수 전시되었다. 89세의 고령으로 레바논 출신 시인이자 화가인 에텔 애드난(Etel Adnan, 코너 선정)의 사방 30cm 크기의 작은 오일페인팅과 아코디언처럼 펼쳐지는 수채화는 심플하게 그려진 종이그림의 단아한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공예 요소가 강한 작품들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그래브너가 선정한 스털링 루비(1972~, Sterling Ruby)와 시호 쿠사카(1972~, Shio Kusaka)의 도자기, 셰리아 힉스(1934~, Shelia Hicks)의 섬유작업, 피터 슈프(1958~, Peter Schuyff)의 연필조각, 조엘 아터슨(1959~, Joel Otterson)의 비즈 커튼, 코머가 선정한 리사 앤 아워바치(1967~, Lisa Anne Auerbach)의 정치적 메시지(글자)가 들어간 뜨개질 작업 등은 공예의 특성인 수작업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들이다.
또한 그래브너는 유일한 여성 큐레이터면서 작가로서 여류 추상작가를 의도적으로 다수 초대했다고 밝혔다. 다나 넬슨(1947~ , Dona Nelson), 에이미 실만 (1955~, Amy Sillman), 몰리 주커만-하퉁(1975~, Molly Zuckerman-Hartung), 루이즈 휘시먼(1939~, Louise Fishman), 로라 오웬스(1970~, Laura Owens), 재클린 험프리(1960~, Jacqueline Humphries) 등이 화려한 색과 붓터치가 어우러진 대형 캔버스를 선보이고 있다. 원로 여성작가들의 추상작업이 최근 세계미술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현상을 반영했다.
report
2014 휘트니비엔날레를 기획한 세명의 큐레이터 “하이브리더티를 의미있게 노출했다”
2014년 휘트니비엔날레에는 이례적으로 3명의 큐레이터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가를 선정해 휘트니미술관 2, 3, 4층 중 한 층씩 맡아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미셸 그래브너(Michelle Grabner, 사진 가운데), 앤터니 엘름스(Anthony Elms, 사진 오른쪽), 스튜어트 코머(Stuart Comer)다.
그래브너는 시카고 미술대학 교수로 개념미술 작가이자 평론가로서 각종 미술전문지에 글을 기고하고 또 두 개의 대안공간을 소유 운영하는 시카고 일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인 중 하나다. 밀워키에 위치한 위스콘신대에서 페인팅으로 학사를, 동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후(석사) 시카고에 위치한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페인팅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래브너는 미술작가인 남편 브래드 킬리언(Brad Killian)과 함께 대안미술공간 ‘서버번(The Surburban)’과 ‘가난한 농장(The Poor Farm)’을 운영하고 있다. 그랜트도 신청하지 않고 자비로 운영하고 있는
이 두 대안미술공간을 통해 200명 이상의 작가가 전시했다고 한다. ‘서버번’은 자신의 집 뒷마당에 있으며 ‘가난한 농장’은 2008년 실제 농장을 구입해 아티스트 프로젝트 스페이스로 꾸며 전시를 비롯 무료 서머스쿨,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브너는 이번 비엔날레에 대해 “여성 추상미술작가, 재료의 물질성과 그 영향, 그리고 주목할 만한 개념미술의 방법론을 추구하는 작가를 중점적으로 찾았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의 현대미술관(ICA) 큐레이터이자 평론가, 작가인 앤소니 엘터스 역시 2011년 필라델피아로 옮기기 전 시카고에서 작가 겸 큐레이터로 오랫동안 일한 경험이 있다. 미시간 주립대학교 미술학과(학사), 시카고 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페인팅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시카고 지역에 산재한 작가의 전시공간 운영을 맡아 한 것을 시작으로 로나 호프만 갤러리의 프레퍼레이터, 시카고에 위치한 일리노이 대학교의 ‘갤러리 400’의 부관장 등을 지냈다. 미술인들의 글을 출판하며 전시장도 겸하는 ‘하얀 벽(White Walls)’의 편집장 겸 디렉터이며 각종 미술이론지에 평론을 기고하고 있다. “그래브너와는 시카고에서부터 잘 아는 사이”라고 밝힌 엘름스는 “그러나 우리 3명의 큐레이터는 독립적으로 작가선정을 했다”면서 “어쩔수 없이 겹치는 작가들이 있었는데 그럴 때는 진지하게 논의를 거쳐 해결했다”고 밝힌다.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휘트니 현 빌딩에서의 마지막 비엔날레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었다”면서 “설계자인 브루허가 남겨놓은 메모를 참고했는데 그중에서 ‘뉴욕이라는 공간에서 미술관이란 무엇인가’라는 귀절을 마음에 담고 진행했다”고 밝힌다. 그 자신이 드럼 연주자면서 레코드를 수집하는 엘름스는 이번 전시에 시와 문학, 음악에 관련된 미술적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을 포함시켜 눈길을 모았다.
스튜어트 코머는 칼리튼 대학 미술학과에서 미술사를(학사), 그리고 런던의 로열미술대학에서 미술이론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9월 뉴욕 모마의 수석 큐레이터로 옮기기 전까지 런던의 테이트미술관에서 필름비디오 아트의 큐레이터로 일했으며 실험적인 영화와 비디오를 수집하고 상영하는 ‘탱크 테이트(The Tank at Tate Museum)’의 프로그램이 현재에 이르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큐레이터로 꼽힌다. 이번 비엔날레는 “하이브리더티(잡종성)를 의미있게 노출하는 작업을 관심있게 보았다”면서 “이주(migration), 이중젠더(binary gender), 크로스 내셔널(cross-national) 등을 다루는 작품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밝힌다. 코머는 “뉴욕은 아직도 미술의 중요한 생산지지만 더 이상 세계미술의 유일한 중심지가 아니다”면서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중요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며 국제 비엔날레를 많이 가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다.
뉴욕=서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