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EVIEW | 유현경

왼쪽 유현경 〈어서와〉 캔버스에 유채 259×194.5cm 2018 | 오른쪽 유현경 〈엄마 친구들 #2〉 캔버스에 유채 259×194.5cm 2018 | 청주 스페이스몸 미술관에서 열린 〈행복할 일만 남았어요〉 전시 광경 | 사진 박홍순

유 현 경

1985년 출생했다. 2009년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욕망의 소나타〉 제하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어〉(2012, 학고재갤러리), 〈갈 곳 없어요〉(2016, 두산갤러리 뉴욕) 등 8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레지던시에 머물며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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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유현경이 보내온 포트폴리오 PPT 파일에는 총 571장의 작품 사진이 있다.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2005년부터 얼마 전 청주 스페이스몸 미술관에서 연 여덟번 째 개인전 〈행복할 일만 남았어요〉까지 그녀의 시선은 늘 ‘사람’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작가에게 그들은 단지 재현의 대상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모델과 대면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감정선에 집중한다. 그래서 유현경의 그림은 ‘그 사람’에서 출발하지만 언제나 ‘유현경’에게 도착하면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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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참을 수 없는 불안감
글 : 김정락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유현경 〈소라#2〉(사진 오른쪽) 캔버스에 유채 227×181.5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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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gni pittore dipinge se. 모든 화가는 (결국) 자신을 그린다.” 이 문장은 르네상스 시대에 나온 회화에 대한 수많은 정의 중 하나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초의 언급자라고 추정되는데, 이러한 추정은 모나리자의 얼굴 속에 다빈치의 페르소나(persona)가 포함돼 있다는 학계의 이론으로 개연성을 얻고 있다. 이후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부터 잠바티스타 벨로리(Giambattista Bellori)에 이르는 16~17세기 미술이론가들은 미술에 대한 수많은 정의를 던졌지만, 위의 화두는 회화의 형식이나 양식 같은 물리적인 요인이 아니라, 심리적인 차원과 맥락에서의 정의로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 예컨대 화가가 그린 인물은 –뿐만 아니라, 정물이나 자연적 대상 모두- 실상 그 화가를 지향하거나 지시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화가 자신의 닮음이나 연관적 형상성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모든 초상화(인물화)는 화가와 대상의 고유하고 개별적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며, 그러므로 그림은 대상만이 아니라 화가의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의 개입과 참여 혹은 간섭으로 완성된다.

유현경 〈분열〉 캔버스에 유채, 오일파스텔 181.8×259cm 2010

이 정의를 작가 유현경에게 대입하려는 이유는 -문장의 의미가 모든 화가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의 작용이 확대되면서- 작가의 작품 속에 담긴 기질이나 특성을 추적하게 해 줄 단서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먼저 작가는 인물이나 인물들이 형성하는 사회적 현상들을 다룬다. 물론 그 사회적 현상은 매우 첨예하고 도발적이며, 한정적이다. 이러한 특정한 상황 속에서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 혹은 필자에게 인상을 남긴 것은 정작 작가 자신이며, 나아가 작가의 심리라고 파악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대학생이던 때에 유현경은 일반인 남성을 공모하여, 그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인물화를 그렸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러서 그려낸 인물화는 그 위험성을 화질로 증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그 위험성이란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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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월간미술 > vol.403 | 2018.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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