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journal]

제주특별자치도에 아주 특별한 미술관 문열어

아리리오뮤지엄 제주 공식 개관전시 <By Destiny> 열려

세계적인 컬렉터이자 작가로도 활동하는 ㈜아라리오 김창일 회장이 또 다시 기자들의 스포트라이트 세례를 받았다. 지난 9월 1일, 건축가 故김수근이 설계한 공간사옥을 미술관으로 꾸민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를 개관한지 꼭 한 달 만이다. 이번엔 제주도에서다. 미술계 괴짜로 통하는 김 회장이 제주도에 새로운 미술관 세 개를 동시에 오픈했다. 각 미술관의 명칭은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왼쪽), ‘아라리오뮤지엄 탑동바이크’(오른쪽 아래),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오른쪽 위). 이름 그대로 제주시 탑동에 있던 극장건물과 상가건물, 그리고 모텔로 사용되던 건물을 매입해 새로운 미술관으로 꾸민 것이다.
10월 1일 공식 개관한 아라리오뮤지엄 제주 개관기념전으로 열리는 <By Destiny>는 김창일 회장이 35년간 수집한 3,500여점의 컬렉션 가운데 150여점을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와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에서 선보이는 전시다. 이와 별도로 아라리오뮤지엄 탑동바이크샵에서는 한국 원로작가 김구림의 개인전이 동시에 열린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는 원래 4개의 상영관이 있던 복합상영관 건물의 뼈대를 그대로 유지하며 독특한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설치된 인도작가 수보드 굽타의 <배가 싣고 있는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아래 사진)는 20미터가 넘는 초대형 설치작품으로 일반 화이트 큐브전시장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중국을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작가 장환이 소가죽으로 만든 거대한 인체형상 작품 <영웅 No. 2> 또한 공간과 어울리는 스펙터클을 보여준다. 5층 전시장에서는 지그마르 폴케의 초대형 회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탑동시네마 바로 뒤편에 있는 바이크샵에서는 1970년대부터 전위적인 작업을 선보여온 작가 김구림의 작품 27점이 집중 소개되고 있다.
아라리오뮤지엄의 또다른 컬렉션을 보여주는 동문모텔은 탑동시네마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 제주 동문시장과 산지천 사이에 위치해있다. 역시 숙박시설로 사용됐던 건물의 구조를 최대한 살려 여러 개로 나뉜 전시실로 꾸며졌다. 내년 3월에는 근처에 또 다른 여관 건물을 활용한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 Ⅱ’를 개관할 예정이라고.
한편 아라리오뮤지엄 제주의 탄생은 서귀포와 중문관광단지 등 제주 남부지역 중심으로 형성된 제주미술 지형도를 보다 넓게 확장하고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이준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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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미술대전 (2)

우울한 이 시대의 인간을 그리다

배윤환, <제36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

국내 신진작가 등용문으로 역사가 깊은 <제36회 중앙미술대전>에서 배윤환(가운데) 작가가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 <클리프 행어>는 가로 8m의 캔버스에 70개의 액자그림을 그려 넣은 대작으로 일그러지고 괴기스러운 표정의 이 시대 지하철 안 군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JTBC가 주최하고 포스코가 후원한 이번 중앙미술대전은 올 2월 공모를 시작해 지원자 190명의 포트폴리오 심사를 거쳐 20명을 선정해 프리젠테이션 심사를 치른 후 그중 10명을 선정했다. 최종 선정된 10인을 대상으로 6개월간의 제작기간을 주고 완성한 신작을 공개하도록 했다. 대상을 수상한 배윤환, 우수상을 수상한 유목연을 포함 최종 선정된 10인 작가(김민호, 박경종, 유목연, 윤병주, 이윤희, 임지윤, 장재민, 정지연, 최은정)의 신작은 9월 1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된 바있다. 최종심사는 김복기 아트인컬처 대표, 유진상 계원예대 교수, 미술평론가 정현이 맡았다. 대상에는 1000만 원, 우수상에는 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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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1)

국내 최대 미술시장이 열리다

2014한국국제아트페어 개최

국내외 미술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는 2014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에서 열렸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2002년 시작해 13회를 맞이했다. 올해는 국내 126곳, 해외 22개국 60곳의 화랑이 참여했으며 이우환, 김창렬, 백남준, 오치균, 데미안 허스트, 수보드 굽타, 야요이 쿠사마, 자비에 베이앙 등 국내외 유명 작가 900여명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최근 미술시장에서 부상하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6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해 주목됐다. 싱가포르의 STPI와 챈 함프, 인도네시아의 에드윈스 갤러리 등 13곳의 화랑이 작품 200여 점을 소개했으며 아시아 미술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는 강연과 세미나도 진행했다. 또한 미디어특별전 <2014 아트플래쉬>에는 이명호, 에브리웨어, 한성필&백진욱, 폴씨(조홍래), 하이브의 인터랙티브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여 관객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행사 기간 중 관람객과 VIP를 위한 도슨트 및 강연이 이어져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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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에 퍼지는 수상소식

<올해의 작가상> <양현미술상><구본주미술상> <아마도전시기획상>

9월은 다양한 비엔날레 개최 소식만큼이나 미술상 수상 뉴스도 넘쳐났다. 우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2014> 최종 수상자로 노순택이 선정됐다. 사진작가가 올해의 작가상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작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 외 그의 작품들은 11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의 작가상>은 동시대미술을 후원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3회째를 맞았다. 은 올해는 SBS문화재단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양현미술상>은 태국의 현대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영국 테이트 모던 관장 크리스 더콘과 미국 휘트니 미술관장 애덤 와인버그는 아핏찻퐁을 “정글의 세르게이 아이젠슈타인”이라며 “설치미술, 사진, 아티스트 북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영상의 새로운 시학을 정립한 작가”로 평가했다. 시상식 및 수상작가 강연은 11월 11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한편 조각가 구본주의 예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4회 구본주예술상 제4회 수상의 영예는  임승천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한국 사회를 직시하는 비판적 리얼리즘과 마술적 리얼리즘이 혼재한 임승천의 작품은 방향을 상실한 채 부유하는 우리사회를 잘 드러낸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그의 작품은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 <구본주의 친구들전>에서 9월 5일부터 16일까지 전시되었으며 시상식은 전시 첫날인 9월 5일에 개최됐다.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상 외에 기획자를 위한 시상식도 열렸다. 아마도예술공간은 기획자를 양성하고 미술의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올해 아마도 전시기획상을 제정했다. 첫 번째 수상자인 김수정은 글로벌 시대에 발생하는 한국 사회 내 정체성의 혼란을 다자간의 시선으로 살펴본  < 제3의 국적>으로 주목 받았다. 이 전시는 9월 1일부터 한 달간 아마도예술공간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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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진 (29)

현대사진의 경향을 한눈에

<대구사진비엔날레 2014>

국내 최대 사진전시인 <대구사진비엔날레2014>가 9월 12일에 개막해 10월 19일까지 주전시장인 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대구예술발전소와 대구시내 30여 개의 화랑에서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Photographic Narrative>라는 주제로 구본창, 이명호, 구동희 등의 국내 작가와 마르코스 로페즈, 루이스 곤잘레스 팔마, 안젤리카 다스 등 31개국 250여 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주전시는 스페인 출신 사진기획자 알레 한드로 카스테오테가 맡아 ‘기원, 기억 패러디’를 주제로 사진의 시작에서부터 이미지를 통한 잊혀진 기억의 환기 및 흩어지는 이미지의 재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사진의 역사적 흐름과 우리 시대 이미지에 대한 지각적 인식을 보여주는 거대한 이야기의 전개다. 사진이라는 하나의 매체로 다각도의 방향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그동안 국내에 자주 소개되지 않았던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의 작가가 대거 참여했고 ,콜라주, 비디오, 대형 포토그램 등 사진에 대한 다양한 시각적 유희를 꾀하려 한 점이 인상적이다. 무한 확장 가능한 주제와 확장된 시각적 스펙트럼은 열린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할 만하다. 그렇지만 전시가 물 흐르듯 이어지는 연결성은 부족하다는 점,  주제 전달이 모호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편엘리오 그라치올리가 기획한 <이탈리아 현대사진전>은 주목할 만하다. 이 전시는 바스코 아스콜리니 , 다비데 브라만테, 비토리아 두소니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현대 이탈리아 사진이 가진 독특한 미학적 감수성을 전달한다.
전시와 함께 9월 13, 14일 이틀간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는 포트폴리오리뷰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아아린 아팅거,(프랑스 유럽사진미술관 출판팀장), 엘리나 하이카(핀란드 사진미술관장)를 포함한 국내외 사진전문가가 24명이 리뷰어로 참여했다. 작가들과 작품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눈 후 우수 작가 4인을 선정했다. 우수 작가로 선정된 권도연, 최현진, 윤아미, 정지현 작가는 2016년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전시 기회를 갖는다.
대구=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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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박-전시실 23

한글의 무한변주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한글날인 10월 9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경내에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되새기기 위한 국립한글박물관이 개관한다. 상설전시실에는 <한글이 걸어온 길>을 주제로 한글 역사에서 중요한 <훈민정음 해례본>과       <용비어천가>, <월인석보>를 포함 700여 점의 유물들이 전시된다. 개관에 맞춰 열리는 기획전시<세종대왕, 한글문화 시대를 열다>에는 정연두, 이지연 함경아 등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해석하는 한글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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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함경1입체

진달래로 수놓은 《아함경》

김혜련이 그린 《학담평석 아함경》 표지

한길사 창립 38주년을 기념해《  학담평석 아함경》을 기획출판했다. 30년 전 기획을 시작해 저자가 집필에만 4년의 시간을 쏟은 중요한 불교경전이다. 전12권의 표지는 작가 김혜련이 맡았다. 표지를 장식한 작품 <초봄>은 진달래를 그린 작품이다. 불교의 상징적 꽃인 연꽃을 그리기 보다 작가의 경험이 내포된 ‘진달래’를 그림으로서 신선한 발상으로 현대적 해석과 감각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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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

한국근현대미술사의 기초자료 정립

《한국미술 전시자료집1945~1969》

한국미술의 아카이브 구축 및 활성화의 일환으로《  한국미술 전시자료집1945~1969》가 발간됐다. 이 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김달진미술연구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발행했다. 1945~69년 국내외에서 개최된 1천624건의 전시가 열린 장소, 일시 등을 수집한 미술사 연구의 중요한 기초자료로서 앞으로 다양한 2차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확장될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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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트 (2)

모여 만든 공간, 모여 펴낸 문화비평지

부산 협동조합 ‘비아트’, 전시공간 스페이스 비아트 개관

부산 미술인을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 ‘비아트(Bart)’가 마련한 전시공간 스페이스 비아트가 8월 30일 개관했다. 약 30명의 조합원으로 결성된 ‘비아트협동조합’은 기존 비영리공간이나 대안공간이 드러낸 문제점을 극복해보고자 결성됐다. 협동조합은 자생성이나 운영의 지속성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지만 보다 많은 인원이 책임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형태다. 이에 10개월에 걸쳐 조합원을 모집하고 운영방안을 모색한 결실로 마침내 부산 청사포 해월정사 앞(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청사포로 73-3)에 스페이스 비아트를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개관전에는 37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한편 비아트협동조합은 2012년 휴간된 미술문화비평지《  비아트》를 재창간했다.《   비아트》는 격월간지로 간행주기를 바꿔 발간된다. 이와 연계해 예술인문아카데미  ‘아트랩B’도 운영한다.  문의 magazineb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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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OSIUM

•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와 경기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말하라>라는 주제의 콘퍼런스가 10월 23~30일 서울시립미술관과 계원예술대학교에서 개최한다. 강연뿐 아니라 워크숍, 공연도 진행하는 복합적인 형식으로 박찬경, 양혜규, 정도련, 박노자가 참여하는‘왜 귀신 간첩 할머니인가?’, 리앙, 최원준, 권헌익이 참여하는‘괴력난신’ 등 6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한다. 콘퍼런스 장소에 따라 서울시립미술관은 www.mediacityseoul.kr , 계원예술대학교는 www.ggcf.kr에서 참여신청할 수 있다.
• 2014 아르코미술관 전통 재발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9월 26,27일 이틀간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국제심포지엄 <<Tradition (Un)Realized>가 열렸다. 아시아의 전통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동시대의 문화비평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에 집중했다. 26일에는 윤영도, 전지영, 정은영, 모은영, 메이 아다돌 인가완지가 발표하고 27일에는 자랄 투픽, 샤비르 무스타파, 안젤링 프랑케, 데이비드 테가 발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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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엠 (3)

갤러리 탐방 | 스페이스 비엠

찰떡궁합 두 디렉터의 전시공간

외향적이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벨라 정(왼쪽)과 단아하고 차분한 인상의 이승민, 두 디렉터가 만났다. 국제갤러리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인연을 맺은 두 동갑내기가 2012년 12월 12일 자신들만의 공간인 ‘갤러리101’을 열었다. 파격적인 행보였다. 주변에서는 미술시장이 어려울 때 갤러리를 차린다는 이유로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더욱이 그들이 마련한 공간은 갤러리 밀집지역이 아닌 미술공간 불모지인 동빙고동이다. 필리핀, 레바논, 쿠웨이트대사관 등이 있는 조용한 동네다. 위치가 이렇다보니 전시를 보기 위해 멀리서 찾아오는 이들이 관람객의 주를 이룬다. 이들은 2013년 초 ‘스페이스 비엠(SPACE BM)’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까지 다채로운 전시로 미술계에 신선한 공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위험부담이 큰 시기에 의외의 장소에 갤러리를 열면서도 그들만의 뚜렷하고 확고한 색깔과 전략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벨라 정 디렉터는 “우리 갤러리가 추구하는 색깔, 우리 공간의 정체성을 아직은 하나로 정의내리고 싶지 않다. 저희의 전시 행보로서 다른 사람들 입을 통해 우리의 특색을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스페이스 비엠은 작년에 8차례의 전시를 기획했고 올해는 12월에 있을 오픈파티를 포함하여 6차례의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실 처음 공간 문을 열 때 갤러리 역할보다 미술관련 업무를 시도하는 사무실의 개념이 앞섰다. 두 사람의 사무실로 시작한 이 공간은 미술사업의 지향성을 나타내기 위해 ‘갤러리’라는 타이틀을 부여하면서 화랑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들은 오랜 기간 미술계에서 갤러리스트로 일을 해온 경험을 십분 발휘하면서 그 아이덴티티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두 사람은 공동 회의를 통해 작가 선정 및 전시기획을 하며 각자 담당하는 전시의 서문을 직접 쓴다. 또 편안한 살롱 같은 분위기의 공간을 활용하여 소규모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단발성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이를 구체적으로 계획하여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에 문을 연 신생 갤러리 중에는 미술계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이 자신들만의 공간을 꾸리는 곳이 종종 있다. 스페이스 비엠도 이에 해당된다. 이승민 디렉터는 “실무를 담당하던 이들이 세운 갤러리들끼리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가 있다.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며 상생의 관계를 맺고 있다”며 신생 갤러리들 사이의 풍속도를 살짝 언급했다. 갤러리를 오픈하면 힘든 고비에 맞딱뜨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마음이 잘 맞는 동료와 함께하기 때문에 어려울 때 서로 의지가 된다고 한다. 성향이 다르기에 각자의 역할이 뚜렷하여 서로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두 사람은 얼굴을 맞대고“이제 부부 같은 기분이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임승현 기자
문의 spacebm.com 02-797-3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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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미술관 부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우환미술관’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 찬반 양론

예술가도 예술에서 비롯된 문제를 예술적으로 풀 수 없다. 대구시가 진행 중인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이하,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두고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논란은 예술계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능력을 잃은 채, 언론과 정치권 등으로 확산돼 쟁점의 불이 범시민권으로 번졌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당사자인 이우환 작가가 한 일간지를 통하여 자신과 관련된 대구의 미술관건립에 관하여 비판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새로 취임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모든 면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지역의 미술 주체들이 공식적으로 혹은 비공식적으로 이우환미술관 건립에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미술관 건립 준비는 이미 수년간 계속되었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약 2만5000㎡의 땅에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설계된 이우환미술관을 올해 중 착공할 예정이었다.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300억 원에 가까우며, 이 가운데 상당액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맡은 기본 설계비 등으로 이미 지출 된 상태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9월 11일 대구시청에서는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 건립과 관련된 설명회가 열리기에 이르렀다. 이 자리에서 이우환 작가는 “대구에 지어질 미술관은 세계를 빛낼 것”이라며 건립에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이러한 태도는 얼마 전 신문에 보도된 그의 입장과 달라진 결과이므로, 번복된 그 속사정에 긍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우환미술관을 둘러싼 논쟁은 지역에서 현대미술과 정통미술, 정치적 진보와 보수, 미술 전문가 집단과 일반 시민이 등 합종연횡하는 양상을 띠면서 더욱 복잡해졌다. 반대 측 입장은 “지역 출신 이인성 화가의 미술관도 못 짓는 마당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이우환미술관이 웬 말”이라는 구호에 집약 표현돼 있으며, 찬성 쪽은 “이우환 개인의 미술관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미술가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장”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지금 건립하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결국 대구시장으로 상징되는 외부의 중재나 개입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지만 건립 여부 결정은 여론이 가라앉아 무관심으로 돌아설 때까지 시간을 끌 것이 분명하다. 또한 다음 선거 혹은 차기 인사 승진이나 선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인, 행정가, 예술 이익단체장 등은 찬반 양 진영 가운데 자신들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쪽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보상책을 지금부터 궁리하는 게 괜찮은 출구전략일지도 모른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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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2)

강암의 문인화 정신을 엿보다

<강암 송성용 선생 탄신 101주년 기념 특별전>

<강암 송성용(1913~ 1999) 선생 탄신 101주년 기념 특별전>이 9월 18일 개막해 10월 12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계속된다. ‘강암(剛菴)은 정신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특별전에는 전주 강암서예관 소장 작품 77점과 개인 소장작 58점 등 135점이 전시되었다.
강암 선생은 김제시 백산면 상정리 요교마을에서 태어나 부친 유재 송기면(宋基冕 1882~1956) 선생으로부터 유년 시절부터 한학과 서예를 배우고, 중국의 여러 법첩과 한국의 갖가지 서예 자료는 물론 화보를 중심으로 그림을 익혀,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 5체와 사군자와 소나무, 연, 파초 등을 주요 소재로 하는 독자적 문인화를 개척했다. 강암은 안분(安分),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근본이 서야 방법이 생긴다), 이검양덕(以儉養德, 생활을 검소하게 하여 남에게 덕을 베풀자),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을 좌우명으로 삼고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다.
전시는 5개의 주제로 기획됐으며 주제별로 작품을 묶어 4개의 전시실에 분산 배치했다. 제1전시실은 ‘삶이 아름다워 예술이 더욱 빛나다’라는 주제로 소박한 삶을 살았던 강암의 의복, 붓, 벼루, 서신 등 유품을 모았다. 제2전시실은  실용적 서사를 위한 서예와 예술적 표현을 위한 서예 사이를 가늠해보는 ‘서사(書寫)와 서예(書藝) 사이’와 강암의 전서와 초서를 프리미티비즘과 추상표현주의와 연계시킨 ‘원시주의와 추상주의 서예’라는 두 가지 주제 아래 작품을 서보였다. 제3전시실에서는 ‘교감(交感)의 창(窓)’이라는 주제로 특별한 일을 기념하거나 위로할 때 받는 사람의 이름까지 써서 낙관을 하는 쌍낙관(雙落款) 작품을 한곳에 모았고 제4전시실에서는 ‘문기(文氣)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강암의 문인화를 선보였다.
개막식에는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강암 한·중·일 삼국서예의 화이부동 (和而不同)과 강암서예의 정신’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전주=최정환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