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Book] 위대한 미술책

동시대미술의 해답 찾기

이진숙 《위대한 미술책》 민음사 2014

이진숙 (2)“아트(art)교(敎)를 아시나요?” 필자와 만나자마자 인사를 나누고 던진 그녀의 첫마디였다. 시각예술 안에서 삶의 행복을 누리고 그 안에서 답을 찾아가는 것. 예술을 마치 종교처럼 표현한 필자 이진숙은 그만큼 예술을 사랑하고 미술에 대한 열정이 가득 차 있었다. 책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필자에 대해 소개하겠다.
미술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독특한 약력에서도 드러난다.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미술사학을 공부하러 돌연 러시아로 떠났다. 러시아 미술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러시아 미술사》를 쓰더니 3년 뒤인 2010년에는《  미술의 빅뱅》이란 제목으로 한국 현대미술 작가를 정리 및 소개한 보고서격의 책을 출간했다. 이쯤 되면 그녀의 이번 책,《  위대한 미술책》이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곰브리치에서 에코까지 세상을 바꾼 미술 명저 62’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작가부터 동·서양 미술사, 미술이론 그리고 미술시장 이야기까지 총 5가지 주제에 부합하는 미술관련 서적을 추천하는 리뷰 모음집이다. 짧고 간결하게 정리된 리뷰를 읽고 원서를 보지 않게 될 것 같다는 위험이 따를 수 있지만 이 책은 다분히 원서를 읽고 싶게,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마 문학을 전공한 저자의 유려한 필력이 에세이형식 글에서 배가되는 듯 싶다.
사실 수많은 미술책 중에서 단 62권을 꼽는다는 것은 큰 부담이다. 책을 선정하기 위해서 몇 배수가 되는 양의 책을 곱씹어 읽어내어 주제에 맞게 가려내야 한다. 시대와 장르에 편식 없이 도서를 소개한 것으로 보아 저자의 학습량이 만만치 않음이 느껴진다. 그러나 저자는 “학습은 명랑하다”라고 말한다. 자발적 호기심을 지닌 독서는 즐거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책을 선택할 때 저자가 우선순위에 둔 고려사항은 미술에 문외한이 봤을 때도 이해 가능하면서 동시에 미술 안에서의 날선 경계를 허무는 것이었다. 결국 미술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작가라는 생각이 확고한 저자는 책의 첫 포문을 ‘작가 이야기’로 시작했다. 반 고흐부터 뱅크시까지 작가와 그들의 작업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쓴 책들을 소개했다. 또한 미술사와 시장에 대해서도 다룬다. 저자는 러시아 유학 이후 상업화랑에서 다년간 근무하며 시장과 아카데미의 경계를 경험했다. 그리고 현장미술과 학교에서 배운 미술의 경계, 동·서양 미술사의 벽, 시대 간의 간극 등을 줄이고 통합해야 한다고 느꼈다. 전문화되어 발전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현 시대에서는 이를 통합하여 묶는 시도도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미술이론을 다루는 장에서 포스트모더니즘 관련 서적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눈에 띈다. 정의내리기 힘들뿐더러 수많은 논의가 지속되어 온 부분이기에 저자는 과감히 내용을 제외했다. 그럼에도 분명 담지 못해 못내 아쉬움이 남은 서적도 있을 터였다. 예를 들어 푸코의 마그리트론, 발터 벤야민이 다룬 수많은 미술이론 등이 그것이다. 반면 추천한 책 중 시쳇말로 ‘강추’하고 싶은 책을 고르라고 하니 《  김봉렬의 한국건축 이야기1,2,3》을 꼽았다. 건축을 바라보는 다각도의 시각은 미술을 써내려가는 이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내용이 익숙지 않아 어렵지만 이를 극복하면 ‘무한 지식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하니 책이 더욱 궁금해진다. 한편 미술이론 파트는 기존에 주목하던 주요 책을 다루지 않았다. 제목 자체로 보면 작가는 무엇인가,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등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책들을 소개했다. 결론적으로《  위대한 미술책》의 전반에서 한국 현대미술과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곳곳에 역력하다.
저자의 다음 저서는 르네상스부터 근현대까지 형식주의를 넘어 미술과 역사를 연결하는 내용으로 최근 한 월간지에 연재한 글을 모아 선보일 예정이다. 언뜻 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건드리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저자는《  러시아 미술사》 이후 단연코 하나에 집중하고 있다. 바로 ‘우리 시대는 무엇인가’이다. 그리고 그 해답을 미술에서 찾기 위해 한국 현대미술에 초점을 맞춰 그 핵심은 무엇일까 자문하고 고민한다. 공교롭게도《  미술의 빅뱅》과 이번 책에서 표지화를 홍경택 작가의 작품으로 정했다. 책의 내용과 잘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다음 저서에도 그의 작품이 등장할까. 저자 이진숙의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소소한 재미이니 참고하시길.

임승현 기자

이진숙은 1967년 경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모스크바의 러시아 국립인문대학 미술사학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앙 SUNDAY》 《매경 ECONOMY》 《조선일보》등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했다. 저서로는 《러시아 미술사》 《미술의 빅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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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24한국미술, 전쟁을 그리다

정준모 지음

한국전쟁 당시 작가들이 겪은 삶의 현실과 예술적 방향을 알려주는 책. 좌우이념 대립에 따라 분열되는 작가들, 그로 인해 희생되는 모습이 생생히 묘사되었다. 특히 종군 화가단의 활약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대목이 새롭다.
마로니에북스 360쪽·1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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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31그림소담: 간송미술관의 아름다운 그림

탁현규 지음

간송미술관 연구원인 저자가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작품 30점을 엄선하여 7개의 테마로 나눠 보여준다. 꽃, 보름달, 해돋이, 봄바람 등 자연적 테마로 그림을 묶고 끝에 10명의 대표 작가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디자인하우스 240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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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25현재 심사정

이예성 지음

<테마한국문화사〉 시리즈의 11번째 책으로 조선남종화를 탄생시킨 심사정의 생애와 작품을 설명한 책. 현재가 다룬 다양한 화풍의 그림과 동시대 및 후대 화가의 작품까지 다수의 컬러 도판으로 그림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돌베개 344쪽·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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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26사일런스

존 케이지 지음/나현영 옮김

존 케이지의 첫 저작물로서 그의 예술과 예술론을 담은 글을 모은 책이 완역본으로 국내 출간됐다. 1937년부터 1961년 사이에 쓰인 23편의 기고문과 에세이, 강연문 등 다채로운 글의 형식은 다소 복잡한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전개한다.
오픈하우스 354쪽·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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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32큐레토리얼 담론 실천

보리스 그로이스 외/김정혜 옮김

9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열린 e-저널《 라운드테이블》의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보리스 그로이스, 닉 크로우 등이 쓴 담론과 큐레이터들의 이야기, 작가들의 실질적 작업이야기가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현실문화연구 312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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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7)공공미술, 마을이 미술이다

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 엮음

대표적 빈민 마을이던 부산 감천마을을 한국의 산토리니로 바꾼 것을 포함해 지난 5년간 미술마을프로젝트가 공공미술 사업으로 벌인 다양한 지역의 변화를 한 권으로 묶었다. 이를통해 공공미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소동 288쪽·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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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27건축적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서경욱 외 24인 지음

바틀렛 건축 계획 대학원 출신의 젊은 국내 건축가 25인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건축을 다각적으로 소개한다. 자연과 과학 건축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으로 나눠 몇 가지 키워드로 건축을 설명한다.
미메시스 512쪽·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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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30그림책 상상 그림책 여행

천상현, 김수정 지음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계간으로 발행한 그림책 전문잡지《 그림책상상》에서 다룬 특집작가의 내용을 보완하였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각국의 역사적 흐름을 짚는 글과 함께 다양한 그림책 표지와 도판을 소개하고 있다.
안그라픽스 480쪽·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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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33역사 앞에 선 미술

엘루아 루소, 니콜라 마르탱 지음/이희정 옮김

프랑스 대혁명부터 9·11테러까지 현대 세계사에서 중요한 50개의 사건을 다루며 예술가들이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했는지를 보여준다. 간결한 역사적 사실 묘사와 그에 대한 작품이 합쳐져 현대사를 재구성한다.
솔빛길 94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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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34디스 이즈 워홀 / 디스 이즈 달리

캐서린 잉그램 지음/문희경 옮김

서양 미술사에 중요한 작가들을 선정해 재미난 일러스트와 함께 작가를 소개하는 영국 로렌스 킹 출판사의《  This is…》시리즈의 국내 번역서. 형식은 무겁지 않지만 작가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젠다 80쪽·각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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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28혼자 가는 미술관

박현정 지음

미술사 전공자인 저자가 전시를 보며 느끼는 진솔한 고백의 에세이 12편을 모았다. 딱딱하고 학술적인 글보다는 작품과 작가 그리고 전시에 대한 편안한 글과 친절한 작품 사진을 통해 그림에 오롯이 집중할 시간을 제공한다.
한권의책 232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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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2829넨도 디자인 이야기

사토 오오키·가와카미 노리코 지음/정영희 옮김

연간 전 세계 250개 이상의 기업 디자인을 맡은 회사 넨도의 창업자가 디자인 발상법과 경영법을 소개한 책. 창의적인 디자인을 생각해내는 10가지 방법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미디어샘 312쪽·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