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 박형근 Tetrapode

자하미술관 4.1~5.1

고원석 전시기획
어딘가에 실재하지만 볼 수 없었던 것들을 찾아 기록하고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사진이 견지해온 가장 오랜 방법론일 것이다. 때문에 사진가들에게는 현실을 기록하는 매개체로서의 이미지가 갖는 무한한 가능성을 인지하고 해독하는 특별한 감각이 내재되어 있다. 그 감각이 향하는 방향들이 사진작업의 미학적 독창성을 결정하는 토대일 것이다.
박형근의 전작들을 주목하게 된 건 그의 사진이 무거운 현실과 역사를 기록하되 사실에 대한 발언을 철저히 제어하고 새로운 상상력의 공간을 열어놓는 감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사진 속 피사체들은 대부분 역사의 무게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들이었지만 그 역사의 무게는 쉽게 그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이전에 나는 그것이 그의 사진이 대상을 보여주는 것보다 보는 사람의 세계와 접속할 수 있는 어떤 영역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었다. 그건 관념의 재현이기보다 몸이 찾아낸 풍경들의 묘사에 가까웠다.
이번 개인전에서 박형근은 시화호 근처의 풍경을 대상으로 한 작업들을 선보였다. 이전부터 유지되어 온 그의 정체성은 여전히 단단한 기저를 이루고 있지만, 피사체의 구성은 전보다 더 편안해진 느낌이다. 과거의 사진들은 자신이 이미지를 구성하는 미학적 정체성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고밀도의 것들이었다. 종종 그는 잘 보이지 않는 설치의 방법으로 풍경에 개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의 신작들은 그러한 조밀한 구성으로부터 자유로운 모습을 띠고 있다. 많은 사진이 대상 그 자체만으로도 어떤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는데, 정작 그 대상은 일정하지 않다. 로드킬 당한 짐승의 사체와 같이 강력한 리얼리티부터 가벼운 개입을 통해 초현실적으로 변해버린 풍경까지, 다양한 것들이 등장한다. 이는 그가 시화호 주변이라는 대상을 명료한 메시지로 표현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하며, 오히려 더 많은 얘기를 개입시키고자 했음을 추측하게 한다.
작업의 이러한 변화는 작가가 시화호라는 대상에 담긴 통사성을 의식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제주 4·3 사건이나 5·18 광주민주화 운동과 같은 무거운 역사의 이미지와 관계하며 중년에 접어든 작가의 호흡이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대상 대신 대상과 접속하는 어떤 영역을 재현하고자 했던 그의 전형적 태도가 조금 다른 구성과 방식으로 재현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의미가 있다. 화면 구성의 통일성과 피사체의 일관성이 와해된 대신, 사진들이 담지하고 있는 시공간의 정체성은 더 분명해졌고, 이미지의 지속성은 더 길어졌다.
이를 작가가 성취해낸 새로운 미학적 영역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시를 준비하는 작가들은 정작 자신의 작업이 획득하게 될 새로운 해석의 여지까지 염두에 두기 어렵다. 작가의 작품이 안고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기획력의 부재가 아쉬운 전시다.

위 박형근 <Fishhooks>(벽면) C-프린트 2015

REVIEW

배준성 개인전
아트파크 4.7~5.7

일반적인 정물화는 정지된 화면이지만 작가는 렌티큘러를 활용해 동적인 리듬감을 부여한다. ‘The Costume of Painter-Still Life’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의 이동과 움직임은 그의 작업을 완성하는 핵심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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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

사카이 요시키·송지섭 2인전
갤러리밈 4.6~25

일본 현대도자의 산지인 기사마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장인과 도자의 기능에 대한 자유분방한 실험을 하는 한국인 사위가 함께 하는 도자전. 도자의 형태와 기능에 대한 고민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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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나

박지나 개인전
최정아갤러리 4.8~28

오브제 설치와 사진작업을 하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시(詩) 작업을 병행하는 작가는 우리가 내부에 타자를 어떻게 품고 존치시키는 지에 대해 풀어놓았다. 전시의 부제는 ‘발끝과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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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_포스코 (4)

四君子, 다시 피우다
포스코미술관 3.30~5.25

군자의 표상인 사군자를 주제로 탄은 이정부터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문인화가와 근?현대화가 총 32명의 작품 77점을 선보인다. 전통과 현대를 넘어 선비의 절개에 대한 여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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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_신한역삼 (3)

살아있는 것들
신한갤러리 역삼 3.28~5.7

부산 출신의 작가 4인전으로 김민정 김해진 왕덕경(사진) 정문식이 참여해 공사 현장, 옥상 풍경, 버려진 집에서 수집한 빈병, 거대한 수족관처럼 그려진 풍경 등 도시의 모습을 각자의 개성을 담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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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혜_포네티브 (3)

박은혜 개인전
포네티브 스페이스 4.9~5.1

동양화가인 작가는 ‘짧은 고찰’이란 주제로 강렬한 색채와 유동적인 붓질로 동시대의 상실과 불안을 담아낸 신작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주)신한화구에서 주최하는 작가 후원 프로그램인 ‘Thinkartkorea 초대전’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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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김강

이혜민 개인전
영은미술관 4.2~24

천과 오브제, 석고붕대, 베개 등을 겹겹이 붙여 층위를 만든 작가의 개인전. 연약한 소재를 단단한 유기체로 변모시켜 인간의 삶을 은유한다. 작가는 영은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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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CSC

임성호 개인전
갤러리 이니 4.1~30

제주 출신 작가의 6번째 개인전. 작가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제주신화를 통한 제주 풍경의 재해석’이라고 설명했다. 20여 점 중 <백록을 기다리며> 연작이 중심이다. 또한 오름, 분화구, 한라산을 주제로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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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빈김강

전소빈 개인전
갤러리 루벤 3.30~4.5

민화 작업을 하는 작가는 기하학적인 색면의 접합으로 이뤄진 보자기, 화병, 꽃, 그릇 등을 평면 형식으로 구현한다. 이를 통해 우리 민화에 등장하는 상징적 요소를 현대적 시각에 맞춰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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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DSC

서양화 구상작가 12인전
이젤갤러리 4.1~15

김일랑 전준자 최봉준 이상순 소영명 조규철 박윤성 유석수 강해자 김정숙 이찬용 신홍직 12인의 중진작가가 참여한 전시다. 12명 작가의 개성과 예술세계에 대한 견해 차이를 일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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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원김강

한규원 개인전
31갤러리 3.30~4.5

꿈, 특히 악몽을 주제로 심리적 상황을 표현하는 작가의 개인전. 작가는 이를 현실에서 나오지 않는 색으로 극명히 보여주려 한다. 슬픔, 즐거움, 우울함 등을 표현하는 색채가 겹겹이 층위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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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만

고성만 개인전
한전아트센터 4.11~19

재미(在美)작가인 그의 5번째 개인전이다. 한지에 오방색을 바탕으로한 염료를 이용해 추상적 형태를 구현하는 그의 작업은 동양적 인간관과 세계관을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통해 분단이라는 한국적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REGIONAL NEWS

대구

꿈틀거리는 산세가 맞닿은 서양화와 동양화
<Mountains전> 열려

산을 그림에 담는 독일과 한국 작가 2인전이 열리고 있다. 보데(Bode)갤러리에서 오는 5월 26일까지 이어지는 〈Mountains〉가 그것이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동 중인 하리 마이어(Harry Meyer)(사진 아래)는 대담한 원색의 물감을 캔버스에 듬뿍 발라서 두꺼운 질감을 내는 작가다. 대구 출신의 차현욱(위)은 먹의 짙고 옅음으로 역동적인 산수화를 그리는 한국화 작가다. 두 작가 모두 이번 전시의 주제인 산과 같은 풍경을 다룬다. 하지만 그들의 그림은 전통적인 화풍에 매이지 않고 혁신성을 따른다는 점에서 동시대 미술의 영역으로 분류된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동?서양의 두 화가는 산이라는 대상을 공유한다는 점 이외에도 실재보다 주관적인 의식으로 걸러낸 추상성이 돋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전시는 ‘그림 속에 담긴 에너지’를 강조한다. 기운생동이 강조되는 동양화의 필법을 사용하는 차현욱과 같은 작가의 작업에 대해 에너지 혹은 기를 언급하는 게 흔한 일이다. 이와 더불어 하리 마이어가 작품에서 에너지에 관해 해석한 점이 눈에 띈다. 관객들이 이들 작품에서 관념적인 비유로서의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 그것은 꿈틀대는 붓질의 흔적이다. 이런 힘은 산을 담은 그림을 좀 더 추상적인 회화로 거듭나게 한다. 대학을 졸업하던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구체적이며 전통적인 산수화 기법을 구사하던 차현욱은 최근에 이르러 형상을 하나의 패턴처럼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다. 하리 마이어 또한 자연을 모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일관적인 감정을 끌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의 두 주인공은 보데갤러리가 전적으로 지원하는 작가들이다. 하리 마이어는 독일 뉘른베르크에 있는 갤러리 본점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전시를 치른 바 있는 전속 작가다. 또한 차현욱은 작년에 〈보데 청년 작가 프로젝트〉를 통해 배출된 화가로서, 독일 전시를 포함한 여러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보데갤러리가 한국 진출 이후 보여주는 행보는 여러 가지로 주목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특징은 소속된 작가들을 반복해서 노출시킴으로써 해당 작가와 미술 애호가들에게 신뢰를 쌓는 경영 전략이다. 유명 작가들을 잇달아 초대하여 갤러리 위상을 과시하거나 단기 이윤을 얻으려 하는 상당수의 화랑과 보데갤러리의 전시 사이클은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어떤 관점에서 현 풍토를 거스르는 면모까지 보이는 보데의 행보는 미술계가 눈여겨봐야 할 현상이다.
윤규홍 예술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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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남주 〈이성의잠〉 캔버스에 유화 130×390cm 2016

배남주 〈이성의잠〉 캔버스에 유화 130×390cm 2016

부산

‘나’를 찾아가는 길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열려

‘삶’과 ‘여행’이라는 단어가 서로 자주 비유되는 것은 낯선 환경에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발견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닮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7일까지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위치한 맥화랑에서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1980년대생 젊은 작가들의 전시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삶이라는 여행 길 위에선 30대 작가들의 고민과 성찰이 담긴 작품이 구성됐다.
조각작업을 선보인 감성빈은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직면한 아픔과 슬픔을 타인의 형상을 빌려 이야기한다. 작가는 본인의 작업 과정을 통해, 관람객은 완성된 작품을 통해 각자의 슬픔을 위로받기를 바란다. 회화작업을 선보인 배남주는 존재하는 듯 존재하지 않는 중간세계를 ‘대안적 이상세계’로 설정하고, 현실에서 마주하는 불안하고 불확실한 이미지와 대안적 이상세계의 이미지를 200호 사이즈의 거대한 캔버스에 함께 풀어냈다. ‘부엉이 작가’로 알려진 한충석의 회화작업은 부엉이에게 투영한 작가의 모습을 통해 변모하는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보인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세 작가는 사회적, 관습적으로 정리된 질서와 얽히고설킨 인간관계 안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끊임없이 정립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김은경 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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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폴리3(2)

광주

‘맛과 멋’으로 광주시의 일상을 새롭게 물들이다
광주폴리Ⅲ 참여 작가 발표

4월 8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와 천의영 광주폴리Ⅲ 총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폴리Ⅲ 참여 작가와 주제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시의 일상성’을 폴리의 새로운 핵심 개념으로 내세운 이번 광주폴리Ⅲ의 세부 주제는 ‘맛과 멋’이다. 천의영 총감독은 “도시를 경험하는 일상적인 화두로 접근해 새로운 광주폴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주제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올해는 네덜란드 출신 건축가이자 건축그룹 MVRDV의 공동 대표인 위니 마스(Winy Maas), 독일의 미디어아티스트이자 건축가인 얀 에들러(Jan Edler) 등 해외 작가를 비롯해 건축가 조병수, 2014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한국관 대표작가 문훈, 신예 건축가 김찬중, 미디어아티스트 진시영, 외식 사업가 장진우 등이 참여한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 7명이 참여한 이번 폴리는 건축의 시각적 요소와 음식의 미각적 요소가 접목된 형태를 통해 지난 광주폴리의 연계성을 갖는 동시에 일상 속의 광주폴리를 구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폴리Ⅲ은 설치물 수도 4개로 대폭 줄여 8개였던 지난번과 달리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전망대 역할을 담당할 뷰(View) 폴리, 광주비엔날레와 네덜란드창조산업기금(Creative Industries Fund, NL)의 상호 협력으로 진행되는 GD(Gwangju Dutch) 폴리, 맛집형 폴리를 통한 도시재생을 꾀하는 쿡(Cook) 폴리, ‘빛의 산책’을 주제로 한 인터랙티브 아트 뻔뻔(FunPun) 폴리 등 총 4개의 건축물로 구성된다.
곽세원 기자

광주 (1)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보다
비움박물관 개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쌀독, 잠든 아이들 옆에서 어머니가 실을 잣던 물레…. 지금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아련한 향수에 젖게 하는 생활소품들이다. 1960년대 ‘새마을운동’을 거치며 우리나라 가정도 현대적 생활양식으로 바뀌었다. 가마솥은 전기밥솥이, 베틀로 짜던 무명천은 나일론이 대신하면서 쓸모가 없어진 구닥다리들은 고물상 또는 아궁이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최근 20세기 초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민속용품을 한자리에 모은 비움박물관(관장 이영화)이 광주에 문을 열었다. 이영화 관장은 지난 40년간 직접 사용했거나 전국 벼룩시장에서 판매하는 민속품 수 만 점을 수집했다. 그리고 사람들과 옛 물건에 대한 추억을 나누기 위해 지난 2년동안 건물을 신축하고 수집한 민속품을 정리해 박물관을 세운 것. 5층 규모(1300㎡)의 박물관은 광주시 동구 대의동 전남여고 길 건너편 옛 광주읍성 동문인 ‘서원문터’에 자리 잡았다. 이 관장은 “순전히 우연”이라고 했지만 박물관 주제와 입지 장소가 가진 역사적 의미가 상통했다.
박물관 외관부터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독특한 모양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곧게 세워진 기다란 나무기둥 3개는 처마 밑 기둥을 연상시켰다. 회색 시멘트 외벽에 큼직하게 설치된 나무 조형물은 창호지를 덧씌웠던 문틀 모양이다. 이 관장은 “시집와서 살림을 정리하다 시할아버지 편지함을 버리려는데 오래된 물건이라 선뜻 버릴 수가 없었다”며 “그 이후부터 가난이 묻어 있다고 업신여겼지만 선조들의 삶의 일부분을 담당했던 물건들을 하나하나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세월의 장터’를 큰 주제로 1층은 ‘겨울’, 2층은 ‘가을’, 3층은 ‘여름’, 4층은 ‘봄’ 테마로 구성됐다.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을 자랑하는 5층 옥상에는 장독대가 펼쳐져 있다. 박물관 곳곳에는 이 관장이 전시품을 소재로 쓴 시 액자가 걸려있다. ‘…여기 서있는 물건들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감동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는 시 ‘민속이 머무는 곳’에서 박물관 개관을 앞둔 그의 마음이 전해진다.
박진현 《광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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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1)

전주

석전 황욱의 모습을 보다
석전의 흉상 제막식과〈기증유물특별전〉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황병근 선생 기증유물특별전Ⅱ〉를 개최했다. 석전(石田) 황욱(黃旭, 1898~1993) 서거 23주기를 맞아 흉상 제막식에 이어 4월 7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석전의 아들 황병근이 기증한 유물 가운데 석전의 서예작품과 수집품 158점을 선보였다. 전시는 5월 29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계속된다. 황병근은 1999년 수집한 문화재 5000여 점을 국립전주박물관에 기증하였고 2000년, 2002년, 2012년에도 추가로 기증한 바 있다. 문화재를 소유하기보다 공유하고자 하는 기증자의 뜻을 국립전주박물관은 학술자료 발간과 전시회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석전 황욱은 1898년 전북 고창군 성내면에서 태어났다. 손바닥으로 붓을 잡는 악필(握筆)로 널리 알려져 있다. 65세에 수전증이 오자 우수 악필로 극복하고 오른손마저 불편해지자 좌수 악필로 작업을 이어갔다. 그는 악필과 함께 하나의 필획을 쓸 때 세 번을 꺾듯이 쓰는 삼과절법(三過折法)을 폭넓게 활용했다. 이러한 필법을 적용하여 마치 괴석처럼 꿈틀거리는 형상의 독창적인 서체를 구사했다. 석전의 작품은 화엄사와 오목대 등의 현판 글씨로도 남아있다.
이번 전시 오픈에 앞서 4월 6일에 〈석전 황욱 선생 흉상 제막식〉이 석전 기념실에서 열렸다. 만년의 모습을 새긴 선생의 흉상은 전북대 미술학과 엄혁용 교수가 제작했다.
최정환 미술비평

PREVIEW

BIG: 어린이와 디자인
금호미술관 4.29~9.11

어린이의 달을 맞아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 문화를 살펴본다. 성장기 아이들의 체형과 감성을 위해서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는 실정을 반영한 이번 전시는 어린이 가구를 통해 어린이의 생활과 디자인 문화를 조망한다. 피터 켈러 루이지 콜라니 레나테 뮐러 등 20세기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포함한 유럽 빈티지 어린이 가구 250여점과 동시대 국내 가구 디자이너 6명의 업사이이클 놀이 가구 등을 함께 소개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 전시 공동기획자로 참여한 강석호 작가를 비롯해서 2층 전시실 벽디자인에 임자혁 작가, 미술관 전체 복도 벽면 디자인에 박미나 작가 그리고 1층 라운지 공간 벽면의 영상 작업을 제시한 이정민 작가 등이 참여해서 어린이 공간에 대한 새로운 조형성을 제시하며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과 디자인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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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적인)박병상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5.4~7.24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사진매체가 어떻게 현대미술과 조우하며 새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했는지 살펴본다. 디지털 혁명을 경험한 세대가 지난 30년의 변화를 들여다보고 새로운 사진의 가능성을 마주한 시점에서 ‘사진가’가 미술가(artist)로 불리는 맥락에 주목한다.
방병상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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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아피프 사본

사단 아피프
아뜰리에 에르메스 5.10~7.10

오랜 시간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통해 이어지고 확장되어온 사단 아피프의 개인전 <무엇을??영원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작업 맥락에서 이미 전통이 되어버린 방법론, 즉 ‘예술적 협업’을 통해 한 번 더 의미의 확장을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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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푸동

배영환ㆍ양푸동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5.12~8.7

동시대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예술체험을 제공하고 상상과 영감이 있는 풍요로운 사회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복합문화공간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의 개관전.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두 작가의 각기 색다른 두 개의 개인전을 통해 동시대의 현실과 현재성에 대해 진정한 성찰과 사유의 경험을 제공한다. 배영환은 이번 전시 <새들의 나라>를 통해 구성원들 간의 진정한 의사소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현대사회의 병리현상과 치유 가능성에 대해 탐구한다. 또한 양푸동은 <천공지색>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번 전시에서 1930년대 중국 상해 신여성들의 찬란한 욕망에 투사된 불안한 미래와 시대적 정서를 현재적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양푸동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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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

류인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5.11~6.26

마흔 셋의 나이에 세상을 등진 류인의 작업을 모았다. 인물과 같은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존재의근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 작가는 정밀하고도 힘있게 묘사한 구상조각을 통해 인간 본연의 불안과 욕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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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순옥

우순옥
국제갤러리 5.13~6.12

장소, 존재와 부재, 침묵을 주제로 우주의 본질적인 것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는 우순옥의 개인전. 작가는 설치와 드로잉, 영상작품을 통해 가시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어떤 상태나 마음을 담아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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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김지원
pkm갤러리 5.20~6.25

자신의 일상과 사유를 투영시킨 내밀한 회화세계를 제시하는 김지원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지난 30여 년 간의 회화작업 속에 10년 넘게 이어온 <맨드라미> 연작의 근작과 신작을 비롯한 드로잉 작업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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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

시대의 선각자, 나혜석을 만나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4.28~8.21

당대의 사회적 통념에저항하며, 근대적 자의식을 지니고 자신의 사상을 실천한 나혜석을 오늘의 시각으로 돌아본다. 한국 최초의 여성 유화가이자 문학가였으며, 민족운동가이자 여성해방론자였던 나혜석을 집중 조명하고 기증 작품을 일반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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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유근택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점 5.13~6.12

한국화에 ‘일상’이라는 소재를 끌어들이고 호분, 아크릴, 과슈 등의 재료를 종이 위의 수묵과 혼용하는 현대적 표현법을 도입하며 새로운 동양화를 선보이는 유근택의 개인전. 단순한 일상에서 포착한 단순하지않은 풍경을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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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마이어슨

진 마이어슨
학고재갤러리 4.13~5.15

잡지, TV, 사진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왜곡, 해체해 새로운 이미지를 끌어내는 진 마이어슨의 개인전. 작가는 뒤섞인 이미지를 하나의 도시풍경으로 옮겨낸다.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내면을 담아낸 <스테이지 다이브> 등 신작 11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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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김봉태

simple 2016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4.26~8.28

장욱진의 ‘심플(simple)’ 정신을 잇고자 기획된 전시. 단순함에서 비롯한 위트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와 잘 융합되고있음을 장욱진 유화 10여점과 김봉태 이봉열 곽남신 홍승혜의 회화, 설치, 조각, 영상작품 등 20여점을 통해 이야기한다.
김봉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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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김우영
박여숙화랑 4.28~5.20

여행 중 마주한 도시의 풍경을 마치 추상회화 같은 풍부한 색감과 숙련된 감각으로 표현하는 김우영의 개인전 <Along The Boulevard>. 도시 공간과 건물 자체를 또 다른 회화적 공간으로 변화시킨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와 사진의 오묘한 경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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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원-씨앗-2016

양대원
동산방화랑 5.25~6.7

<밀어>를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의도와 상황에 따라 변질되는 언어의 진정한 의미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그 동안 사회적 시각으로 세상을 보던 작가가 개념적 시각을 견지하는 변화를 꾀하면서 겪는 지난한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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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주_Rise_Raise_02

방명주
비컷갤러리 5.4~31

중년의 눈으로 돌아본 ‘자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Rise Raise>. 작가는 고향의 오래된 식물원에서 출발하여, 아이들과 살고 있는 꽃피는 마당을 거쳐, 두렵기만 했던 가족묘원에 이르기까지 ‘자라나고 길러지는 것’의 실체를 찾고자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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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_박진영

지속가능성을 묻는다
서울대미술관 5.17~7.24

개관 10주년을 계기로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김춘수 박진영 이완 이인현 이정민 정직성 조혜진 토마스 스트루스가 참여해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계몽의식, 그리고 불안하지만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미래를 이야기한다.
박진영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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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운성

한운성
이화익갤러리 5.4~24

시각적 이미지 이면의 본질을 탐구하는 한운성의 전시. 작가는 여행 중에 수집한 풍경 사진을 자신의 시각으로 편집 재구성한다. 건물의 파사드만 남긴 채 지워진 모습을 통해 작가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그 이면에 숨은 진짜 모습, 파사드 뒤에 실존하는 본질을 캐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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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

인도네시아 젊은 작가전
송은아트스페이스 4.22~6.25

인도네시아 예술가들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 조직인 MES 56의 그룹전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 젊은 인도네시아 작가들이 사진과 미디어 매체를 통해 자국의 정치, 사회, 종교, 문화 전반에 대해 어떻게 조명해왔는지 살펴본다.
MES56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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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김준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4.20~5.19

특정 장소의 소리를 채집하여 재구성하고 배치하는 작업을 해 온 김준의 프로젝트 <다른 시간, 다른 균형>. 작가는 재개발이라는 이야기를 소리로 인식하고 풀어내며 사라져 가는 장소와 존재를 역사적 가치로 인식시키고, 과거와 현재가 빚어낸 간극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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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구-1

강홍구
청주 우민아트센터 4.27~7.2

작가는 3년간 청주를 오가며 느낀 청주의 다층적인 모습, 지역의 중심지이자 지방 도시로서의 특성과 상황들을 전시를 통해 재탐색한다. <청주-일곱 마을의 도시>에서 작가는 청주의 일상적인 삶 혹은 경관 속에 드러나는 아이러니, 아름다움, 익숙한 낯섦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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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

이피
트렁크갤러리 5.5~31

일상에서 만난 이미지들을 뒤섞어 하나의 이미지를 축조해내는 이피의 개인전 <천사의 해부>. 작가는 낯설면서도 생경하지 않고, 서양적이면서도 동양의 선과 색채를 가진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제단화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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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덕

주명덕
한미사진미술관 4.23~6.18

자신이 밟고 살아 온 땅을 사진에 담아내는 주명덕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 연을 주제로 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어둡게 보일 수 있지만 세월이 지나면 모든 것이 소멸하는 스러지는 것의 아름다움을 직시하는 노련함을 고스란히 담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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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손현주

Good Night, Analog Photo / Good Morning, Digital Photo
자하미술관 5.7~29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물질성으로 나누어 생각해보고 전시장에 대입시킨 전시. 거실, 서재, 침실로 꾸며진 전시장에서는 김연수 손현주 이승희의 사진 작업이 디지털 기기를 통해 보여진다.
손현주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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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_발-_춤,_종이위에_목탄,_38x58cm,_2016

허윤희
LIG아트스페이스 5.12~6.9

허윤희는 이번 전시 <Listen to Bird’s Talk>에서 사회와 자연의 관계를 목탄 드로잉으로 보여준다. 작가의 드로잉에서는 나무가 손이 되고, 얼굴이 되고, 새가 된다. 자유자재의 변전을 통해 작가는 좀 더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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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스)벤샨

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
갤러리 룩스 5.3~6.4

1930년대 미국 농업안정국에 의해 배제된 사진을 살펴본다. 권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워커 에반스, 아서 로드스타인, 벤 샨 등의 펀치 사진들로 구성되는 이번 전시는 사진사, 사진철학의 담론에서 배제되었던 ‘선택’과 ‘선택하는 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벤 샨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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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김하나
신한갤러리 광화문 5.2~6.8

어떠한 존재가 그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얼었다가 녹아내리기를 반복하는 빙하의 모습으로 이해하는 김하나의 개인전. 작가는 캔버스 위 물감이 서로 뒤섞이고 번지고 중첩되며 생겨나는 효과 또한 붕괴되고, 다시 건설되는 삶의 맥락으로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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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아빈

심아빈
갤러리 2 4.28~5.31

존재에 대한 탐구를 경쾌하고 가볍게 체험의 방식으로 구현하는 심아빈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동그랗고 세모나고 네모난 3점의 절제된 도형의 이미지를 통해 근원적인 질문을 발화한다. 전시 제목은 <동그라미 세모 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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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김용진
아트파크 5.20~6.17

조각과 회화의 중간 형태로 반입체적 부조를 선보여온 김용진의 개인전 <Portrait of the Media>. 캔버스에 철심을 꽂아 형상을 만드는 작가는 도자기의 매끈한 표면부터 인물의 표정까지 철심 끝으로 섬세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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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앤제이

한숨과 휘파람
원앤제이갤러리 4.15~5.13

<한숨과 휘파람>에서 권경환, 금혜원은 급변하는 도시 이면의 낡은 구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동 그리고 그들이 남긴 흔적들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멈춰서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두 작가의 시선을 한 공간에서 만나본다.

PREVIEW 2

이혜림
금산갤러리 4.27~5.20

컴퓨터로 제작된 여성 사이보그 캐릭터 TOKI를 통해 여성성, 성형수술, 욕망의 투사, 통제, 기술적 조작과 같은 주제들을 탐구하는 이혜림의 개인전. 3D 애니메이션 미디어 설치 작품들과 C프린트의 에디션 작품을 통해 사이버 문화와 현대 미디어에 대한 양가적인 비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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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이

박옥이
대구 봉산문화회관 5.3~8

물감을 반복적으로 덧입히는 과정에서 자유롭게 형성되는 질감에 주목하는 박옥이의 개인전. 작가는 단순해 보이는 작업에 치열한 사유와 노동의 흔적, 침묵의 깊이를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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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모기홍

In Flower
부산 갤러리 아인 4.20~5.20

‘꽃길을 거닐다’라는 부제로 국내외 15명 작가 강주영 곽수연 권옥연 김덕기 김명식 김은기 모기홍 안미선 오순환 이대원 장혜원 최은숙 Airy Britto Sara Sanz가 각자의 개성을 담은 꽃그림을 선보인다.
모기홍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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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모

양태모
천안 예술의 전당 5.20~29

닥섬유를 우드 평면에 꼴라주하거나 산업 폐기물에 닥섬유를 입히는 작업을 통해 일상, 노동, 기억, 풍경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온 양태모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단순한 빛의 표현이 아닌 빛의 발산을 목표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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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갤러리- 김산

비평가의 시선을 사로잡은 작가
최정아갤러리 5.17~6.1

비평가 김정현 김재도 장원이 각각 추천한 김산 김태연 정해진의 3인전. 사진과 회화, 동양화 안에서 각기 다른 동시대 미술에 대한 해석을 펼쳐 보이며 미술 비평적 담론을 제시한다.
김산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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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아래-발세르리에주 사본

마음이 시키는 일 2
이유진갤러리 5.18~6.18

미니멀리즘 조각이나 단색화 사조의 회화를 연상하게 하는 가구를 모았다. 스위스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디자인한 가구를 중심으로, 디자인과 가구의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실비오 쾰레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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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판화작품홍보

34회 성신판화전
대전 갤러리 쌍리 5.1~31

34주년을 맞이한 성신대학원의 판화과 소품전으로 2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판화라는 틀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매체 실험과 주제, 양식의 다변화를 통해 독창적인 기법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민정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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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춘(누끼부탁드려요)

나무 _ 연장된 삶
갤러리 보고재 4.20~6.10

나무와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철학적 사고가 녹아든 현대 장신구를 소개한다. 국내작가 8명과 해외작가 6명이 참여했다. 상이한 문화적, 지리적 배경이 드러나는 다양한 현대 장신구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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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박광빈

경계를 넘어
마가미술관 5.21~7.21

유연한 섬유재료 또는 단단한 재료를 써서 평면성을 탈피하거나 입체와 평면을 자유롭게 병치한 삼차원의 형태로 공간을 연출하는 박광빈과 문선영의 2인전. 섬유의 조밀성과 혼합성을 이용한 독특한 예술적 표현과 집합성의 반복 등으로 창조적인 기법을 만들어낸다.
박광빈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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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숙

김선숙
에이블파인아트갤러리 서울 4.27~5.15

분명 존재하지만 언어로는 명료하게 정의할 수 없는 무언가를 평면의 캔버스 위에 실현하고자하는 김선숙의 개인전 <붉은 지붕>. 작가는 ‘그리기’, ’뭉개기’, ‘지우기’를 통해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을 캔버스에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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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운

류정운
도원미술관, 통영시민문화회관 4.16~5.5, 5.7~14

중국의 발전상과 이면의 갈등이 자아내는 사회적 심리적 불안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표현하는 9명의 중국작가를 모았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중국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중국의 오늘을 짐작해 보고 우리의 현재모습을 비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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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진

김남진
부산 미광화랑 4.23~5.6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해오던 <The Actress> 시리즈를 발전시킨 <mise-en-scene on Frame>을 선보인다. 영화기법인 미장센을 활용하여 인물, 인물의 심리상태, 소품, 조명, 의상, 구도, 동선 등의 조형적 요소를 고려한 화면을 제작하며 영화 속 이야기를 화면 밖으로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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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시작_김미라개인전

김미라
갤러리 시작 5.18~29

캔버스 위에 개인의 기억 공간을 구축하며 시간에 따라 퇴색하거나 사라지는 기억을 ‘흔적’으로 남기는 김미라의 개인전. 작가는 자신에게서 비롯되었지만 어느 순간 낯설게 느껴지는 시간의 경계를 기록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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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순

윤복순
마음갤러리 5.1~31

자전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그림을 그려온 윤복순이 모성을 주제로 하는 2번째 개인전 <Motherhood>를 연다. 작가는 거울 속 자신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하며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그때의 모성에 대입해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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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_Multiple_Existence_키시오_스가_보도자료_이미지

키시오 스가
대구 갤러리 신라 4.30~5.31

1970년대 일본 모노하운동을 이끈 작가 키시오 스가의 개인전. 작가는 물질과 공간 사이의 상호 의존적 관계를 표현함으로써 물체의 존재 자체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며, 연관성, 차이, 대립성 등 물질 상호 관계를 통해 설치된 전시 공간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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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권

문병권
미술세계갤러리 5.4~9

<못의 변주곡-못에 대한 편견을 깨다>라는 제목으로 펼쳐지는 문병권의 10번째 개인전. 작가는 ‘못’을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기능이 아닌 그 자체에 미적 의미를 결부시킨 조각작업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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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_이승혜75X150cm수정

이승혜
갤러리 파비욘드 5.10~21

“일기”와 같은 사적인 관념의 세계가 타인에게는 독특한 이미지 “읽기”의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한스 안데르센’의 동화 『그림 없는 그림책』에서 제목을 차용해 <글 없는 그림책>으로 작품의 역할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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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밈김태호_IMG_1656

New Drawing
갤러리 밈 5.12~6.7

<New Drawing>이라는 주제로 김태호 오원배의 전시가 각각 열린다. 미술의 본질적 개념을 날 것으로 드러내는 드로잉에 대한 탐구와 실천, 더 나아가 확장된 개념으로서의 드로잉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태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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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진

사랑과나눔
부산 갤러리 조이 5.11~31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세 명의 작가가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작품을 펼쳐보인다. 부처와 닮고 싶은 욕망을 그린 임상진, 연꽃 조형물과 생활자기를 선보이는 홍주혜, 어린아이의 천진한 미소를 그리는 이혜형이 참여한다.
임상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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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_류영신_작품=_Forest-Black_hole,_182_X_228cm,_mixed_media,_2015,ⓒADAGP__R~

류영신
갤러리 라메르 5.4~10

존재에 대한 단상을 나무로 표현하는 류영신의 개인전. 작가는 실제 자연 속에서 나무 등걸을 매만지며 관찰하던 기억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뻗어나가는 진실을 찾아 치밀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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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기

김은기
진주 금륜문화원 4.19~5.19

3차원의 가상세계를 캔버스에 구현하는 김은기의 9번째 개인전. 작가는 어떤 사물의 세밀한 구조를 재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선과 물감 붓질 그자체로 자족되는 회화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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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조은진

정용일&조은진
대전 이공갤러리 5.26~6.1

부부로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작업이라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정용일과 조은진의 2인전.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서로의 작업세계를 꺼내보이며 작가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고 숨을 고르는 의미의 장을 마련한다.
조은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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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오_Seungo_Lee_Layer-Love_Heart_71x71cm_Paper_Stack_2013_FB

이승오
핑크갤러리 4.18~5.9

종이의 단면을 이용해 스컬처럴 페인팅에 가까운 회화작업을 20여 년간 꾸준히 해온 이승오의 개인전. 작가는 한국미술의 상황에서 팝아트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인식이 지속적으로 수정되는 현상을 이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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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병

육근병
갤러리JJ 4.29~6.19

역사와 사람 관계에 주목하여 이를 디지털 이미지의 영상과 사운드, 설치를 아우르며 총체적으로 풀어내는 육근병의 개인전 <Angelus Novus>. 작가는 특히 ‘시선’을 매개로 기억과 기록, 역사와 삶, 나아가 우주의 근원적 문제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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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우__Power_139.9_x_193.9cm_Korean_paper_&_Music_Note_on_canvas__2016

사공우
갤러리 미 4.6~5.7

빛과 소리를 그려내는 사공우 작가의 개인전 <POWER>.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유연함과 힘이 넘치는 파워 시리즈의 8개 신작을 선보이며 한지와 음표로 구성된 역동적인 이미지를 통해 삶의 긍정적 에너지를 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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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4498999

홍지애
광주 우제길미술관 4.28~5.4

선인장을 주요 모티프로 삼아 작업을 지속해온 홍지애의 7번째 개인전. <공명 共鳴> 지난 몇 년간 반복적인 소재로 작가의 주관적인 감성을 회화작품과 판화로 표현하였으며, 선명하고 따뜻한 기억을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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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순

김희순
운현궁갤러리 5.1~15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아름다움을 포착해 화폭에 담아내는 김희순의 개인전 <화류동풍>. 작가는 민화 특유의 장식적인 색감과 독특한 깊이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한 수묵이나 단색조의 화면에 자신의 의도나 정서를 자유롭게 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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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규

문홍규
조선일보갤러리 5.11~16

고달픈 창작의 길을 넘어 칠순이 된 작가의 오랜 세월을 들여다본다.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창작의 길>이란 제목의 이번 전시는 작가만의 고유한 기법으로 제작한 300여 편의 작품을 4개의 섹션으로 나눠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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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관진

오관진
갤러리 마레 5.2~30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회화영역을 연출하는 오관진 작가의 전시. 비움과 채움이라는 주제로 달 항아리의 신비로움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초현실의 세계를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ART FORUM 간판, 도시의 일상으로 들어오다

2008 Hypermarket 4

위 < The Advertisement > 단채널 비디오(1분30초) 사운드 2004 아래 < Hypermarket 4 > 단채널 비디오(6분20초) 2008

간판이 한국 도시의 속도성과 경관의 밀도를 반영한다는 필자의 두 번째 원고는 박준범의 영상작업을 매개체로 삼아 풀어냈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손을 도시의 형성과 변화에 일방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리바이어던(Leviathan)으로 해석하는 바, 종교성과 신화적 의미의 집합체로서 도시의 소외 문제를 야기하는 상징과도 같다. 그래서 권력은 ‘어떻게’ 수행되는지에 대한 색다른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백승한 미술·건축비평

미니어처 모형과 거대한 손의 등장이 특징적인 작가 박준범의 2004년 작업 <The Advertise-ment>는 한국의 간판 현상과 도시 일상의 다층적 관계성을 생각하게끔 해 준다.1 <The Advertisement>는 2분 남짓 길이의 짧은 실험적 비디오작업이다. 본 비디오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것은 배경으로서의 가로 경관 이미지와, 그 위에서 퍼포먼스를 시작하는 (작가 자신의 것으로 추정되는) 양손이다. 비디오의 배경은 서울이나 한국의 여느 도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종류의 것으로서, 고층 아파트, 상업건물, 간판, 현수막, 종이포스터, 공사 가림막, 가로수, 도시 교회 첨탑, 도로변의 이동하는 자동차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일상적이고 진부하기마저 한 이러한 가로 경관은 거대한 손의 개입으로 인해, 일종의 비일상적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직사각형의 프레임 바깥에서 불현듯 등장하는 양손은, 그것이 연결된 신체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으며 미리 고안된 계획에 따르는 듯 퍼포먼스를 시작한다. 배경의 왼편에 위치한 일련의 상업건물들과 표면에 부착된 무수히 많은 광고들은 한국 도시의 속도성과 경관의 밀도를 반영한다. 한편 오른편 코너에 위치한 건물은 갓 시공이 끝난 것으로서, 아직 광고물의 침입을 받지 않은 비교적 ‘순수한’ 상태에 놓여 있다. 프레임 바깥에서 진입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거대하고, 움직이는, 확대된 신체 일부로서의 손은, 한국의 도시적 상황 속에서 상업건물 입면의 순수성이 지속 불가능함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그 거대한 손의 개입에 따라, 장식이 더해지지 않은 매끈한 건물 입면은 결국 주변에 위치한 여느 건물들과 다르지 않게 수많은 광고물로 빼곡히 뒤덮이고 만다. 그리고 본 작업은 명확한 퍼포먼스의 완결보다는 페이드-아웃 기법을 통해 느슨한 형태로 마무리되는데, 이는 관람하는 이로 하여금 일련의 광고물 부착 과정이 일회적이기보다는 보다 광범위하고 지속 가능한 것임을 생각하게끔 한다. 한 비평가가 박준범의 작업을 “비디오 형식주의”라고 부른 것처럼, 매체로서 비디오와 장르로서 퍼포먼스의 결합이라는 형식은 분명 그의 작업을 특징짓는 부분이다. 다른 한편, 박준범의 작업이 생성하는 것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힘들?흩뜨러진 소규모의 상업 행위와 또 다른 종류의 균질한 (듯 보이는) 힘의 외부로부터의 개입?이 충돌하는 혼종적인 도시영역이다. 전지전능한?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힘의 일상 도시공간으로의 침투와 지배와 같은 도식으로서 종종 이해되곤 하는 본 작업은, 사실 그 의미 해석에 모호함이 존재한다. 본 작업에 등장하는 분할된 신체로서의 거대한 손은 무엇인가? 배경으로서의 미니어처 도시경관은 단순히 양손이 수행하는 퍼포먼스의 배경일 뿐인가? 혹은 퍼포먼스와 배경으로서의 도시경관이 서로 얽히고설켜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도시적 특이성이 본 비디오에서 펼쳐진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있을까?
본고는 비디오 스크린 속의 확대된 신체를 절대적 능력을 지니는 ‘미다스의 손’이나 일상생활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구조’의 시각적 반영이기보다는, 주어진 세계와 조우하며 그럼으로써 예정되지 않은 힘과 긴장감, 그리고 도시적 분위기와 리듬을 생성하는 접점으로 바라본다. 비디오의 시작과 함께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양손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일상 도시조직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공간적으로 압도한다. 재빠르게 이동하는 손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전지전능한 힘(the heavenly action on earth)인 양 미리 준비한 계획에 따라 도시조직 형성과 변화에 일방향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듯하다. 겉으로 보기에 힘의 위계는 명확하게 설정된다. 그러한 위계에 따른 공간 변화는 도시화의 과정에서 비소통적이고 비민주적 힘의 개입, 그리고 그에 따른 도시소외의 문제를 생각하게끔 촉발한다. 본 작업의 거대한 손은 한편으로는 토머스 홉스가 말하는 절대권력의 상징 리바이어던에 비유될 수 있다. 구약에 등장하는 바다괴물인 리바이어던은 홉스에 의해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군주의 상징으로 묘사된다. 사람 모양을 하고 머리에 화려한 관을 쓰고 있는 리바이어던의 몸통과 양팔의 표면은 300여 명의 개인으로 구성된다. 홉스의 1651년 저서 《리바이어던》의 표지에 등장하는 이 바다괴물은 한 손에는 종교의식을 위한 주교장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세속적 권력을 상징하는 칼을 쥐고 있다.2 리바이어던의 상반신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의 아래로부터 등장하며, 그 앞에는 중세의 성곽도시와 드문드문 주택과 교회들이 위치한다. 성곽도시의 내부는 비슷한 형태의 저층 건물들로 구성되며, 그 중심에는 고딕 양식 성당을 연상시키는 높은 첨탑의 구조물이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리바이어던의 신체에 포함되어 있는 개인들은 머리를 뒤로한 채 리바이어던의 얼굴을 있으며, 그 리바이어던의 눈은 다시 정면을 향해 응시한다. 미술사학자 호스트 브레드캠프가 말하는 것처럼, 리바이어던의 표지 이미지는 국가가 필요에 따라 일상생활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중단시키고,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그럼으로써 명확한 힘의 위계를 재설정할 수 있다는, 간단히 말하자면 국가와 개인 간의 힘의 관계와 주권의 문제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3
본 이미지가 제시하는 것은, 평화롭고 안정화된 일상생활 영역은 항시 (전쟁이나 기근 등의) 사회적 불안정에 따라 국가권력의 개입을 허용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리바이어던에서 드러나는 개인과 국가의 관계성은 중세 성곽 도시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정치학자 마이클 하르트와 안토니오 네그리가 지적하는 것처럼, 현대도시는 더욱 복잡해진 정치경제와 소비문화의 구조에 의해 작동함에 따라 예측 불가능성과 우발성을 포괄하며, 이는 리바이어던의 현대적 의미 해석에 신중히 접근해야 함을 함축한다.4 다시 말해서 박준범의 작업에 등장하는 거대한 손은, 리바이어던의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처럼 무수히 많은 개인을 일방적으로 그리고 갈등의 과정 없이 손쉽게 포괄할 수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그러한 질문은 이분법적이고 도식적인 권력구조와 권력관계의 논의에 의해 손쉽게 비켜 날 수도 있겠지마는,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도시영역에서의 주체성과 힘의 문제라는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주제 또한 복합적으로 생각하게끔 한다.
다른 한편 <The Advertisement>에서 수행되는 미니어처 광고물의 부착은 간판의 난립과 그에 따른 타락한 도시미관이라는, 근현대 한국 도시경관에서 미적 판단이라는 풀리지 않은 논쟁을 상기시킨다. 유동하는 비디오 화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거대한 손과 그에 대비되는 미니어처 가로경관은 이러한 견지에서 개념적이고 구조적으로 파악된다. 그렇게 파악된 박준범의 작업은 일종의 경화된 이미지 혹은 일상생활의 생생함과 깊이가 사라진 평평해진 스펙터클로 받아들여지며, 그러한 이미지화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도시비평을 위한 손쉬운 출발점 기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또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본 작업이 사진이나 회화가 아닌 비디오라는 매체에 기반을 두며, 의미 생성 또한 그러한 매체성에서부터 비롯한다는 사실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다시 말하자면 본 작업의 특징적인 부분은 시각적 대조와 충격으로 비롯하는 형태나 구조뿐만 아니라, 그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시적으로 작동하고 관계 맺는 섬세한 방식들이다 (마치 작가 최정화가 플라스틱 사물로서의 “바구니 자체”보다 단위 개체로서의 바구니와 그것들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섬세하고 미묘한 “틈과 결”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말이다).
본 작업이 적어도 2배속 이상의 빨리감기에 의해 상영되며, 화면 속 거대한 손의 허둥지둥대는 듯한 움직임이 자아내는 유머스러움, 확대된 손이 위에서부터 아래로가 아닌 ‘옆’에서 등장한다는 사실, 반복되는 듯한 미니어처 광고물 부착이 완벽한 반복이 아닌 차이를 수반하는 점들은, 정지된 장면의 시각분석으로는 파악되기 힘든 일상생활의 진동성과 역동성을 굴절적으로 반영한다.
박준범의 비디오작업이 촉발하는 도시공간의 권력과 일상생활이라는 문제는 따라서 손의 개입으로 대변되는 힘의 행사에 의한 결과로서의 도시 스펙터클보다는, 그러한 힘의 행사가 어떻게 미시적으로 작동하고 새로운 관계성을 생성하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질 들뢰즈의 권력에 대한 언급은 흥미롭다. 미셸 푸코의 작업을 분석하면서 권력의 문제를 논의하는 들뢰즈는, “권력이 어디에서 생성되는가”보다는 “권력이 어떻게 행사되는가”라는 질문에 주목한다.5

2011 to let

< To let > 단채널 비디오(8분20초) 2011

도시경험 층위의 생성과 소멸
절대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세사회의 군주나 현대사회에서 거대기업의 권력 행사에 따른 힘의 원천을 찾는 것은, 사회와 개인의 관계와 구조를 탐구할 때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분석적 태도이다. 하지만 들뢰즈는 그보다는 권력이 ‘어떻게’ 구체적인 일상생활의 상황들 속에서 흩뜨러지고, 확장하고, 교차하고, 진화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단일하고 조직적이며, 위압적이고 강력한 절대권력의 상징으로서 ‘미다스의 손’이나 홉스의 리바이어던 이미지는 일종의 신화이다.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전근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무수한 개인은 절대권력을 소유하는 국가에 완벽하게 규율되고 작동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끔 한다. 하지만 그러한 이미지가 미처 담아내지 못하는 부분은, 그러한 절대권력이 ‘어떻게’ 수행되는가에 대한 것이다. 개인은 국가권력에 온전히 예속되는가? 그럼으로써 일상생활세계에서 개인의 힘이란 극히 미미하여 구조에 균열을 발생시키는 등의 유의미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가?
박준범의 작업이 적어도 2배속 이상의 빨리감기를 통해 상영된다는 사실은, 들뢰즈가 주목하는 일상생활에서의 힘의 관계성과 그러한 힘이 실천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비디오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양손은 빨리감기를 통해 나타난다. 그것은 마치 시간에 쫓기는 것처럼 미리 제작된 미니어처 간판 이미지들을 화면의 오른쪽 코너에 부착하기 시작한다. 화면 속에 끊임없이 움직이는 손은 마치 광고물 부착의 순서를 계획하고 예상되는 입면의 시지각적 결과를 예측하듯 재빨리 움직인다. 한편으로는 비디오 화면 속의 양손은 명확하게 설정된 계획에 의해 퍼포먼스를 수행한다. 미니어처 간판들은 미리 정교하게 제작되어 있고, 퍼포먼스의 대상 건물의 크기와 위치에 부합하도록 짜여 있다. 그럼으로써 펼쳐지는 비디오 속의 이야기는 고안된 규칙과 그것의 부지런한 이행의 결과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움직이는 손은 실수를 일으키고, 때로는 머뭇거리며, 이미 부착한 미니어처 간판을 재배열하는 등의 완벽하지 않은, 다소 인간적인 순간들을 드러낸다. 또한 그러한 머뭇거림은 빨리감기를 통해 극적으로 나타나며, 규칙-따름이라는 개념적 틀에 완벽히 부합하지 않는 변화와 굴절의 순간들을 드러낸다. 갓 지어진 상업건물의 백색 표면은 금세 현란한 광고물들로 뒤덮이고, 광고물의 텍스트들은 부각되거나 위장하고, 그리고 흩뜨러지고 교차함으로써 도시공간의 역동성과 분주함을 반영한다. 위에서가 아닌 화면의 옆 혹은 아래에서 등장하는 양손은 여전히 화면 속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주체이다. 하지만 본 작업의 이야기 전개에 그러한 신체만큼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은 도시의 상업 일상을 상징하는 미니어처 간판들이다. 힘의 영향 ‘아래’에 위치하는 듯한 미니어처 간판들은 중첩과 집합에 의해 새로운 힘의 영역들을 발생시키고, 마치 거대한 양손의 퍼포먼스와 대등한 입지에서 도시 분위기를 형성하는 듯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다시 말하자면, 도시 조직에 관여하는 전지전능해 보이는 거대한 손은 사실 그 관여하는 대상을 완벽하게 통제하기보다는 결국은 그 대상과 얽히고설키는 마는 것이다.
규칙-따름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언급은 이러한 맥락에서 교훈적이다: “우리가 규칙을 따를 때, (그러한 따름의 결과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우리만의 규칙 속에서 얽혀버리고 말게 된다. 그러한 규칙 속의 얽힘이 바로 우리가 이해하고 싶은 부분이다.”6 들뢰즈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권력관계는) 매 순간 힘의 영역에서 한 지점에서 또 다른 지점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는 한 힘이 방향을 바꾸거나 (다른 힘의) 발자취를 따라감에 따라 굴절과 저항, 비틀림과 우회(의 순간들)을 발생시킨다.”7 물론 본 작업의 처음에 나타나는 백색의 건물 입면은 애초에 옆에 위치한 간판으로 뒤덮인 건물들처럼 될 운명에 놓인다. 하지만 광고물 부착 전-후의 단순화된 도식으로는 감지될 수 없는 변화의 과정을 본 작업이 선보인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과정이 시사하는 힘의 다수성과 불안정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리바이어던이 그려내는 위계적 힘의 도식을 뛰어넘기를 촉발한다. 완벽하게 드러나지 않고 개념적으로 충분히 정의되지 않은 신체의 일부로서의 손, 그것이 선보이는 비디오 퍼포먼스, 그리고 그로 인해 펼쳐지는 역동적인 거리경관의 모습은 2차원적으로 재현된 도시 스펙터클 이상의 무엇이다. 되려 본 작업이 펼쳐내는 것은 실천 수법으로서의 비디오 퍼포먼스와 미니어처 거리경관 사이에서 생성하는 진동하는 도시 분위기, 지역적이고 세계적인 힘의 관계성, 그리고 일상생활의 규칙과 따름의 미세하고 미묘한 얽힘의 순간들이다.
예술작품으로서의 <The Advertisement>와 그것이 참조하는 실제 도시상황 사이에는 불가피하게 이해의 간극이 발생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본고는 그러한 간극을 인정함과 동시에 도시적 일상의 다층적 의미를 탐구함에 있어 박준범의 작업이 하나의 흥미로운 접점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본 작업을 구성하는 장치들과 퍼포먼스의 구체적인 순간들은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사유의 결과물이며, 도시라는 복합체를 생각할 때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되려 본고는 도시를 완벽하고 이상적으로 조망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가 하는 질문을 던져본다. 사실 도시에 대한 이해는 많은 경우 개인적인 인지와 경험의 순간들을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는가? 도시라는 단어, 그리고 그것이 매개하는 무수한 역사와 담론의 층위를 생각함에 있어 한두 가지의 올바른 방법은 없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맨해튼의 쌍둥이 빌딩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스펙터클한 풍경은 도시에 접근하는 한 가지의 방법일 것이다. 다른 한편 느린 걸음으로 걷거나 자동차를 통해 이동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생생한 거리풍경은 그 역시 또 다른 도시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 가지의 상반된 듯한 도시 경험의 방식 사이에는 예정되지 않은 도시 경험의 층위들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한다. <The Advertisement>가 도시 경험의 이해를 ‘위한’ 작업은 아닐 수 있지만, 동시에 도시 경험의 다층성을 생각하도록 촉발하는 계기일 수는 있다. 그러한 계기가 비록 간판이라는, 도시적 일상을 생각함에 있어서 이제는 (적어도 한국의 도시담론에서) 다소 고루한 측면으로부터 시작할지라도, 그리고 한 예술가의 개인적인 동기로부터 출발할지라도 말이다.●

1 작가 홈페이지: http://junebumpark.com.
2 Carl Schmitt 《The Leviathan in the State Theory of Thomas Hobbes: Meaning and Failure of a Political Symbol》 translated by George Schwab and Erna Hilfstein, Connecticut: Greenwood Press 1996, 18p
3 Horst Bredekamp <From Walter Benjamin to Carl Schmitt, via Thomas Hobbes> translated by Melissa Thorson Hause and Jackson Bond 《Critical Inquiry》(25(2) Winter 1999, 255p
4 Michael Hardt and Antonio Negri 《Empire》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2001, 86p
5 Gilles Deleuze 《Foucault》 translated by Sean Hand, Minneapoli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88, 71p
6 Ludwig Wittgenstein 《Philosophical Investigations》 translated by G. E. M. Anscombe, Malden: Blackwell Publishing 2001 125p(필자 번역)
7 Deleuze 《Foucault》 73p(필자 번역)

ART BOOK

화가 고희동의 일생

조은정《춘곡 고희동》 컬처북스 2016

한국 사람들에게 춘곡 고희동(春谷 高羲東, 1866~1965)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서화협회 창립자’로 알려져 있다. 1909년부터 4년간 동경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배우고 귀국했으니 최초의 서양화가라는 수식어는 틀리지 않다. 그러나 막상 그의 일생이나 당시의 평가에 관해 제대로 아는 독자는 거의 없다. 미술사학자이자 평론가인 조은정 교수는 2015년 10월, 고희동 서거 5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한 《춘곡 고희동》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서화협회 창립자라는 화려한 수식어 이면에 가려진 고희동의 일대기와, 관리로서의 입장 및 그에 대한 당시의 평가를 풍부한 사료로 고증하며 찬찬히 밝혀나갔다. 또한 고희동과 동행한 예술인을 고찰하면서 한국 근대 화단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우선 저자가 중점을 둔 부분은 미술계 활동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고희동의 신상이다. 1장 <비파동 고씨 집>에서는 고희동의 가계 즉, 부친 고영철과 그 형제 및 고희동의 형제들을 폭넓게 다루었다. 고희동은 1886년 음력 3월 11일 고영철(高永喆, 1853~1911)의 4남 중 3남으로 태어났다. 고희동의 집안은 잡과(雜科) 합격의 역관 출신자를 여럿 배출한 이름난 중인 가문이었다. 아버지 고영철도 수표교 근처에서 활동한 육교시사의 구성원이었고, 중국어 역관으로 영선사 학도로 선정될 만큼 역량 있는 관리였다. 역관 출신 중인 계층의 관리라는 입장과 이를 통해 형성된 대외적인 교유 관계는 고희동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2장 ‘관립 한성법어학교’에서는 고희동의 학창 시절을 주목했다. 아버지 고영철은 고희동을 보통 소학교로 보내지 않고, 관립 한성법어학교에 입학시켰다. 과거가 폐지될 무렵, 프랑스와 대한제국의 이권이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관직 진출을 위한 지름길이 프랑스어 수학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3세인 1899년 9월에 한성법어학교에 입학한 고희동은 4년 정도 이 학교에 머물면서 그의 일생을 바꾼 신세계를 경험했다. 우선 미술교사 레미옹(Leopold Remion)을 만나 서양화를 접한 사건이다. 고희동은 한성법어학교의 설립자 마르텔의 초상을 그린 ‘레미옹 선생’을 보고 일본 유학을 결심했다고 증언했다. 그만큼 서양화라는 장르는 그에게 충격이었던 것이다. 또한 교과 성적표에서 ‘미술’이라는 과목이 발견되어, 그가 관립 한성법어학교에서 미술을 직접 배웠음을 알 수 있었다.
4장 ‘동경유학’에서는 관리와 미술이라는 두 영역을 평생 짊어지게 된 고희동의 일본 유학을 고찰했다. 고희동은 대한제국의 관리로 재직한 1906년 무렵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당시 궁내부 차관이었던 고미야 미호마쓰(小宮三保松, 1859~1935)가 내린 일본 출장의 명을 받아 도쿄로 건너갔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단순한 그림공부를 위한 도일이 아닌 식민지와 다름없는 한국에 일본으로부터의 공적인 서양화 수용을 의도한 조처”로 판단한다. 또한 신문물로 간주된 미술 수학과 프랑스 사람과의 교유에서 경험한 서양미술에 대한 개인적 동경에서 비롯된 행적으로 추정한다. 고희동의 일본 유학 생활 중에 한일합방이 되어 관료의 입장에서 출장 명목으로 연구한 미술을 이제 예술가의 입장이 되어 수학하는 처지도 지적했다.
7장 ‘서화협회 시대’에서는 일본에서 서양화를 배운 고희동이 귀국 후 서양화가 아닌 전통서화를 원하던 시대의 궁내부 관리답게 동양화를 제작한 사실도 언급했다. 저자가 힘을 주어 기술한 부분은 고희동과 전통화단의 관계이다. 최초의 서양화가라는 직함과 함께 회자되는 서화협회 창립자라는 타이틀만으로 고희동을 평가하기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는 의견이다. 전통화단은 서양화를 배운 고희동을 높이 평가하고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지만, 막상 고희동은 스승인 안중식(安中植, 1861~1919), 조석진(趙錫晉, 1853~1920)이 세상을 뜨자 동양화의 전통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태도는 고희동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평가를 남긴다.
10장 ‘권력의 규칙’에서는 광복 이후 철저히 자유민주주의 노선을 선택한 고희동의 정치적 입지와 미술계에서의 지위를 기술했다. 고희동은 국가가 개입하여 예술을 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기구인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창설에 깊이 관여하면서 정치가와 미술가의 두 가지 행보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이후 일흔이 넘은 고령에 고희동은 노익장의 화가가 아닌 정치가로 입문했고, 74세에 민주당 공천 신청자 중 최고의 나이로 지금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서울특별시 참의원에 당선되었다. 그의 유창하고 시원한 연설만으로 기적같이 이룩된 당선이었으며 미술인으로서 처음 일궈낸 쾌거였다.
이렇듯 저자는 미술가와 정치가의 삶을 동시에 영위한 고희동의 일생과, 그가 머문 시대의 예술을 동시에 조망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일대기와 가족 및 교우관계를 파악하고자 방대한 양의 관련 자료를 발굴했고, 이를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독자에게 합당한 정보를 제시했다. 최초의 서양화가, 최초의 예술원 회장, 최초의 국전 심사위원장, 최초의 고령 참의원…. 이제 언제나 선구자였던 ‘고희동’이 입체적으로 기술된 이 저서를 읽으며 근대로의 여행을 떠날 차례이다.
송희경 이화여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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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김정헌의 이야기 그림·그림 이야기
김정헌 지음
작가 김정헌이 자신의 작품을 총망라한 화집과 함께 작가노트, 평론을 엮어 발간한 책이다. 그는 ‘타고난 이야기 본능’으로 그림 또는 그림에 등장한 인물들이 직접 발화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자신의 모든 그림에 시각적 서사들을 담았다.
헥사곤 368쪽·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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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4)추사코드
이성현 지음
문예인이 아닌 정치인 추사 김정희를 이야기한다. 지금껏 추사의 작품이 표피적으로 해석되어왔음을 지적하며 서화 속에 숨은 그의 정치관과 정책방향 그리고 정치 후계자 육성을 위한 은밀한 설계 등을 상세하게 파헤친다.
들녘 452쪽·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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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5)철학자의 여정
유지은 지음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과 함께 충청남도의 숨은 명소 9곳을 소개한다. 기다림, 우국충정, 효, 우정, 희생, 배움, 재능, 전통을 각 장의 키워드로 삼아 설명함으로써 단순히 지역정보를 제공하는 일반 여행서와 차별화했다.
이야기나무 120쪽·1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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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1)월급쟁이, 컬렉터 되다
미야쓰 다이스케 지음/지종익 옮김
평범한 직장인이 1994년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구입하기 시작해 현재 300여 점의 컬렉션을 일구어낸 과정과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작품을 구입하고 보존 및 보관하는 방법 등 컬렉팅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아트북스 164쪽·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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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2)백남준 이후
이은주 지음
한국 미디어아트의 계보와 담론을 다룬 자료가 부재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해 미디어작가 15명의 인터뷰를 수록했다. 후대 작가들의 행보를 살펴봄으로써 1980년대부터 태동 하기 시작한 미디어아트의 계보를 조망하고자 한다.
미디어아트 플랫폼·유피 453쪽·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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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7)카라바조, 이중성의 살인미학
김상근 지음
르네상스 후기 종교개혁의 말기였던 16세기 후반, 격동의 진원지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카라바조의 일대기와 작품을 다룬다. 작품의 극적인 명암 표현을 성(聖)과 속(俗)으로 해석해 그를 가장 사실주의적 그림을 그린 화가로 평가한다.
21세기북스 412쪽·2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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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8)피드백 노이즈 바이러스
데이비드 조슬릿 지음/안대웅·이홍관 옮김
미술잡지 《옥토버》의 편집위원 데이비드 조슬릿의 첫 번역서다. ‘생태형식주의(eco-formalism)’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안하며 이미지 자체가 갖는 정치성을 설명하고 미술사와 시각문화가 어떻게 정치적 절차에 참여 가능한지 보여준다.
현실문화 312쪽·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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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0)나혜석, 운명의 캉캉
박정윤 지음
처음에는 연민에 끌렸고 그 후엔 애정으로, 마지막엔 슬픔으로 남은 나혜석의 일대기를 한 편의 소설로 빚어냈다. 소설 속 소설이라는 틀을 통해 그녀의 비극적 운명에 한 배를 탄 주변 사람들의 운명을 엮으며 면밀히 풀어간다.
푸른역사 424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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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3)조선의 아트저널리스트 김홍도
이재원 지음
해학과 풍자로 조선 백성들의 삶을 그린 화가 단원 김홍도. 그의 풍속화가 사실은 그를 총애한 정조의 명에 의해 그려진 ‘민생 보고서’이자 ‘국정 참고자료’였음을 밝히고, 이를 통해 오늘의 정치 현실을 되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살림 496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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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6)예술가의 여관
임수진 지음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나혜석, 김일엽, 이응노의 작품과 삶을 그들이 묵었던 수덕여관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킨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했다.
이야기나무 164쪽·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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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9)모네가 사랑한 정원
데브라 맨코프 지음/김잔디 옮김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그가 손수 가꾼 지베르니 정원과 함께 논한 책이다. 자신의 예술적 이상을 실제 자연환경에 구현함으로써 삶과 예술의 진정한 합일을 이룩한 작가 모네의 예술세계를 살펴본다.
중앙 books 243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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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2)공예로 생각하기
글렌 아담슨 지음/임미선 등 옮김
공예도 미술이 될 수 있다는 옛 공식에서 벗어나길 제안하며 오히려 공예가 미술과 다른 점을 부각했다. 대리보충, 물질, 기술, 목가와 아마추어 문제 등 공예가 지닌 특성을 검토해 미술 내에서 공예가 갖는 입지를 재점검했다.
미진사 308쪽·18,000원

ART JOURNAL

한국 불교문화의 정수를 한데 모았다
호암미술관, 〈세 가지 보배: 한국의 불교미술전〉 개최

한국 불교의 특징과 의미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호암미술관에서 4월 5일부터 11월 6일까지 계속되는 <세 가지 보배: 한국의 불교미술전>이 바로 그것이다. 5월 14일이 불기(佛紀) 2560년을 맞는 ‘부처님 오신 날’이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이번 전시는 불교를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 요소, 즉 삼보(三寶)를 기준으로 구성되었다. 삼보란 우주의 진리를 깨달은 부처를 의미하는 불보(佛寶), 부처의 가르침인 불경을 가리키는 법보(法寶) 그리고 계율을 지키고 불도를 닦아 실천하는 승려를 뜻하는 승보(僧寶)를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세부전시는 1부 ‘부처의 세계’, 2부 ‘부처의 가르침’, 그리고 3부 ‘구도의 길’로 각각 명명됐다.
전시에는 국보와 보물 각 7점을 비롯해 총 40여 점의 불화, 불상, 사경, 불구 등이 출품됐다. 주요 출품작을 살펴보면 1부에는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가지 주요 장면으로 그린 <팔상도(八相圖)>(조선, 18세기, 위 사진)와 제작 과정이 명문에 밝혀진 국보 85호 <금동 신묘명 삼존불(金銅 辛卯銘三尊佛)>과 삼국시대 유일한 삼존불인 국보 134호 <금동 보살 삼존상(金銅菩薩三尊像)> 등이 눈에 띈다. 2부에는 섬세한 묘사와 필선이 금색으로 표현된 국보 235호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紺紙金泥 大方廣佛華嚴經普 賢行願品)>과 대승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공(空)사상을 담은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初雕本大般若波羅蜜 多經)>(국보 241호)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장승업의 <송하고승도(松下高僧圖)> 등 고승을 그린 회화작업과 고려와 조선시대에 제작된 법구 및 불교 관련 공예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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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미술사학 권위자의 갑작스런 타계
김미경 교수 별세

DF2B6890김미경 강남대 교수가 지난 4월 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58세. 고인은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사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표적인 저서로 《한국의 실험미술》, 《모노하의 길에서 만난 이우환》 등이 있다. <제11회 하종현미술상(평론부문)>을 수상했으며 현대미술사학회 회장, 한국예술연구소 (KARI) 소장을 역임했다. 한국의 실험미술과 단색조 예술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해왔다. ‘단색화’의 용어에 대한 재검토부터 국제적인 전시와 세미나를 기획하는 등 국내 미술자료 아카이브에도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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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수상소식
〈제7회 홍진기 창조인상〉〈제1회 박수근미술상〉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이 〈제7회 홍진기 창조인상〉 문화예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5월 9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 원과 상패 및 메달이 주어진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인재 발굴과 지원에 힘을 쏟았던 홍진기 前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2010년 제정된 상으로, 문화예술·과학기술·사회발전 세 분야에서 창의적인 업적을 남긴 개인 혹은 단체를 뽑아 상을 수여한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미술상도 있다. 박수근 화백의 정신을 계승하고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박수근 미술상〉이다. 첫 수상자로 작가 황재형이 선정됐다. 중앙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황재형은 강원도 태백에 정착한 1983년부터 탄광촌 광부들의 일상과 그곳 풍경을 그려온 작가다. 심사위원들은 “무게감 있는 색감과 인본주의적 리얼리즘을 구사해온 그의 작품은 시각적 자극이 난무하는 동시대 미술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시상식은 5월 6일 박수근 미술관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0만 원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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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선박, 초현실주의 건축으로 변신
신스랩 아키텍처(신형철),〈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6〉최종 선정

신형철 건축가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과 현대카드 (대표이사 정태영), 뉴욕 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2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6〉에 신스랩 아키텍처(신형철)가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팀은 1000만원의 상금과 별도의 작품제작 설치 지원을 받는다. 작품 제목은 ‘템플 (Temp’l)’. 템퍼러리(temporary)와 템플(temple)의 합성어이다. 임시로 설치되는 파빌리온 형태의 명상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버려진 선박 내부를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규모, 조형성, 재활용이라는 3가지 개념을 바탕으로 한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7월 6일부터 10월 3일까지 국립현대 미술관 서울관 마당과 제8전시실에 선보인다. ‘쉼터, 그늘, 물’을 주제로 진행해온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2014년 문지방(권경민 박천강 최장원)의 〈신선놀음〉, 2015년 SoA(이치훈 강예린)의 〈지붕감각〉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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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예술창작기지 (1)

국내 유일의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1주년 맞아 다양한 볼거리 마련

4월 22일 거리예술 및 서커스예술 창작기지인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개관 1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이 기획한 이번 행사는 지난 한 해 동안의 성과를 모은 공연 3작품, 거리예술전문가 양성과정인 ‘구조물 기획·제작’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모형전시를 선보였으며 국내외 거리예술, 서커스 관련 도서, 간행물, DVD 등을 열람할 수 있는 자료실을 공개했다. 또한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진행될 창작지원사업에 서커스 장르를 새롭게 추가해 서커스 창작활동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교육 대상도 초등학생과 청소년으로 확대해 전문가 육성과 거리예술, 서커스 기반을 넓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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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 (1)

시대를 비춘 거울로 시간의 궤적을 읽다
윤광준 사진전〈달아난 시간의 발라드〉

지난 4월 7일부터 17일까지 팔레 드 서울 갤러리에서 사진작가 윤광준의 〈달아난 시간의 발라드전〉이 열렸다. 파버 카스텔(Faber-Castell) 창립 255주년 기념 초대전으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윤광준은 1980~1990년대를 살아온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사건을 주로 기록하며 사진을 시대의 기록물로 간주해온 여타 사진가들과 달리 그의 렌즈는 유독 ‘사람’을 향했다.
“실재했던 기억이 오늘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윤광준. 그는 작고 낡은 흑백필름을 5000만 화소의 최첨단 카메라로 재촬영해 1200×1800cm, 1120×70cm의 크기로 프린트 하는 등 작품 제작에도 과거와 현재를 접목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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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뉴욕에서〈장치길 개인전〉열려

한국 전통화와 일본의 판화 방식을 재구성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가 장치길이 5월 6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뉴욕 텐리문화학회(Tenri Cultural Institute)에서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우리나라의 민속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공간에서 오브제로 표현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의 작품 중 특히 주목되는 시리즈는 고향인 통영의 풍경을 전통적인 색상으로 담은 향토색 짙은 작업이다. 한국적인 색을 재현해내기 위해 분채와 석채 등의 재료를 사용해 한국전통의 색채감각을 일깨우고 있다.
작가 장치길은 1961년 통영에서 태어나 계명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1992년 열린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 통영 부산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매년 이어오고 있다. 2015년 11월 〈제3회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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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명호, 작품 무단 도용한 英디자이너 상대로 미국서 소송
사진작품에 대한 국제적 보호 안건 본격적으로 제기

사진작가 이명호가 4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영국 패션디자이너 마리 카트란주(Mary Katrantzou)가 자신의 작품 〈나무…#3〉(위 사진)을 표절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마리 카트란주가 ‘마리 A to Z’ 컬렉션 중 알파벳 T에 해당하는 반팔 T와 가방(아래 사진)에 자신의 작품 일부를 무단으로 도용 및 변형했다며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인정과 손해 배상, 제품 판매 및 홍보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 중임을 밝혔다. 소송가액은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 원)에 달하며 오는 7월 재판 예정이다. 경기도 시화호 인근에서 촬영된 〈나무…#3〉은 나무 뒤에 캔버스를 세운 뒤 멀리서 찍은 작품으로, 회화와 사진의 재현에 관한 미술사적 담론을 다룬 이 작가의 대표작이다.

이명호 (2)이명호 (1)

 

 

 

 

 

 

아틀리에스토리전_04

한국미술의 대중화를 꿈꾸다
sky A&C 주관〈아틀리에 Story전〉열려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아틀리에 Story전〉이 열렸다. 스카이라이프와 스카이TV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에서는 스카이A&C에서 방영된 동명의 프로그램 〈아틀리에 STORY〉 시즌 1, 2편과 단색화 편에 출연한 강찬균 강형구 김근중 김호득 등 작가 22인의 작품 200여 점이 출품됐다. 또한 작가들의 스케치, 재료, 도구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작업실을 옮겨와 재현했다. 이를 통해 작업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시각화해 보여줌으로써 관객과 작가의 거리감을 좁혔다. 회화 조각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현대미술의 이면을 다각도로 접근해 보여준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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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탐방

“작업실에서 미술관으로” 엄미술관

철, 구리 등 금속과 알루미늄 등을 사용한 추상조각으로 한국 추상조각 1세대 축을 이룬 조각가 엄태정(서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의 이름을 딴 엄미술관(관장 진희숙)이 경기도 화성시 봉담에 들어섰다. 미술관이 들어선 공간은 작가 엄태정이 작업실로 사용하던 곳으로 원로 작가의 지난 30년간의 예술적 흔적이 묻어난다. 우선 고 김성국 교수의 설계로 지어진 건물을 포함한 총 4동의 작업 공간 중 한 동을 미술관으로 설립허가 받고 개관했다. 앞으로 차츰 전시공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엄미술관은 지난 몇 년 전부터 지역의 젊은 작가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면서 작업 공간, 수장고 이상의 문화공간 역할을 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26일 개관식을 열고 정식 미술관으로서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개관전은 ‘문자 추상’으로 잘 알려진 남관의 회화작품으로 꾸며졌다. 전시는 5월 26일까지 계속된다. 진희숙 관장은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서 아뜰리에705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살려 다소 평가절하된 원로 작가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엄미술관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특별전은 1년에 3~4회 정도 준비 중이다. 원로 작가의 특별전이 열리는 1층과 달리 2층은 엄태정의 조각과 드로잉이 전시되는 상설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상설 전시장이지만 시기에 따라 작업을 바꿔가며 전시할 예정이다. 또한 야외 정원에서도 그의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진희숙 관장은 “작가의 이름을 건 미술관이자 그의 작업장을 미술관으로 변형한 만큼 완성도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자 한다. 또한 문화시설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기도 화성시에 등록된 사립미술관으로서 지역문화공간 역할도 하고 싶다”며 미술관 운영 방향을 내비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융·건릉에 인근해 자리해 앞으로 문화예술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화성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www.ummuseum.com)
임승현 기자

엄미술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