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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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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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태어났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와 동 대학원(석사), 캘리포니아대 대학원 인류학과(박사)를 졸업했다. 동아시아고고학연구소 소장(1992), 한양대 박물관장(1998~2009),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2011~2014), 전곡선사박물관 관장(2011~2015)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제박물관협의회 국가위원회 의장(2014~) 및 한국위원회 명예위원장(2017~),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이다. 2017 자랑스런 박물관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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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변화에 맞춘 박물관으로 재구성해야”
국립중앙박물관 13대 관장으로 취임한 배기동 관장이 업무를 시작한 지 100일을 넘겼다. 그간 배 관장은 매체와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내부 현황 파악에 진력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그리고 2017년 10월 25일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관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숙고한 비전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 배 관장이 밝힌 국립중앙박물관의 비전은 한마디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박물관”으로 요약된다. 이를 전제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이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현장”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디지털정보와 인공지능(AI) 사회의 도래로 인한 여가시간의 확대”라는 사회환경에 적응해야함을 강조한 바 있다.
배 관장과 《월간미술》의 인터뷰는 사실 취임 직후부터 추진되었으나 앞서 밝혔듯 박물관 일체의 업무파악과 비전의 구상이 끝난 이제야 성사되었다. 이에 대해 배 관장은 “캠페인 하듯 이야기하기는 관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유의미한 인터뷰가 되도록 준비했음을 밝혔다. 먼저 취임 이후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파악한 국립중앙박물관과 예하 지방국립박물관의 현황에 대해 물었다. 배 관장의 일성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시설과 전시에 있어서는 세계적 수준에 있다”였다. 일단 기관과 조직에 대한 신뢰를 피력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앙과 지역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한 격차 해소의 방안으로 부서 운영과 그에 맞는 인력의 효율적 운영을 개선을 내비쳤다. “연간 100만 명이 찾는 경주박물관의 경우 50여 명의 인력이 2개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런 구조가 수십 년째 지속되고 있다. 문화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는데 오래된 구조 때문에 박물관 역량이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배 관장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박물관이 다른 문화와 연계해 파생하는 효과가 막대하다는 인식에 근거한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일반 대중에게 박물관은 극장 가듯 방문할 수 있는 장소는 아니라고 평가하면서 “발전하는 사회가 지향하는 바는 박물관에서 시작하고 끝이 난다”며 대국민 문화서비스의 첨병으로서 박물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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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모은 전시에만 주력하는 기관이 아니다. 유물의 가치를 우리 사회에서 재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연구활동이 선행되어야 전시의 가치도 빛난다. 배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컬렉션이나 사회적 평가에 비해 학예인력의 폭이 좁다”며 인력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박물관이 연구분야를 굉장히 좁게 세분화하기란 한계가 있다. 다만 우리 역사의 흐름에서 각 시대별 문화특성을 찾아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전시를 개최하면 대중적인 방향으로 가게 되는데 작은 것을 보더라도 우리의 문화정체성이나 우리의 창의성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향후 연구와 전시의 연계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말했듯 배 관장의 박물관 운영방안은 관람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마케팅팀을 운영할 예정이며, 현행 정보전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문화가 사회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박물관 인력확충도 강구 중이라고.
배 관장은 꼭 개최하고 싶은 전시 중 하나로 한민족의 시원(始原)에 대한 전시를 들었다. “우리의 특수성, 차별성이 인류역사에서 얼마나 보편적 가치인지 알아보는 전시”라고 설명한 배 관장은 국가주의에 갇힌 우리 정체성을 국제적인 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 관장은 마지막으로 관람객이 각자의 관람동선을 해치지 않을 묘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에서 집요한 관람을 목적으로 하는 이와 교육목적으로 오는 이들이 한데 뒤섞이는 데 따르는 부작용을 해소하고, 각자 박물관 방문의 목적에 방해를 받지 않는 동선을 구축해 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알려진 대로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린이박물관을 독립 공간으로 구축하는 것이 그 첫 단추를 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배 관장은 자타공인 박물관에 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다. 그가 수장으로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앞으로 전문기관으로서 대중과의 교감을 어떻게 이뤄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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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석권 수석기자 / 사진 : 박홍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