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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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경 가온소사이어티 대표이사

한식 & 예술, 파인다이닝의 무궁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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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출생했다. 미국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를 졸업하고 미국 로욜라대학 MBA, 이탈리아 미식과학대에서 슬로우푸드 식품경영, 식문화 마케팅에서 석사학위와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ATM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한식 레스토랑 비채나, 가온의 콘셉트와 운영기획을 총괄했다. 현재 광주요그룹 기획이사, 비채나와 가온소사이어티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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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2일, “[광주요] 가온 전시 관련 취재요청서”란 제목의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광주요그룹이 운영하는 한식당 가온이 음식 관련 전시를 개최했나? 아니면 전시공간을 새로 오픈했나? 하는 궁금함에 제목을 클릭해보았다. 보내온 이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한식당 ‘가온’이 김지아나 작가와 함께 가온의 한식을 모티프로 한 작품 을 제작, 기획 전시를 진행한다. 가온 김병진 총괄셰프가 직접 사용해온 1세대 광주요 그릇의 조각을 이용해 제작한 작품으로 가온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한식이 가진 예술성과 그 가치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가온은 작품 협업과 전시를 통해 한식의 예술성과 가치를 알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지고자 한다.” 보도자료를 다 읽고 보내온 작품 이미지를 봤다. 그룹이나 식당을 홍보하는 게 아닌 음식당과 셰프와 미술가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합해보려는 젊은 대표의 패기가 느껴졌다. 문득 이 협업을 총괄 기획·진행한 가온소사이어티 대표 조희경이 궁금해져 그를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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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 가온의 전경 가온은 모든 식기류를 광주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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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JSAT 인공위성 해외시장 영업&마케팅, STEADY STUDY 럭셔리브랜드 PR, 미국 로욜라대학 MBA,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 슬로푸드 식품경영, 식문화 마케팅 등… 2003년 미국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를 졸업한 후 2009년까지 참으로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조 대표. 그 과정에서 그녀가 깨달은 것은, 조희경이란 사람은 사람을 좋아하고 그들과 소통하며 그들을 기쁘게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음식’으로써 구현하고 싶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남달랐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욕심은 물적인 것보다 무언가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에 있었다.” 이렇게 그녀의 남다른 예술적 기질과 미감은 ‘파인다이닝’으로 향했다. “조직적으로 완벽하게 설계되어 진행되는, 그와 동시에 섬세해야 하는 파인다이닝에 매력을 느꼈다. 늘 뭔가를 찾고 표현해야 한다는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고요한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조 대표는 이 길이 자신이 가야 할 길임을 깨달았다고. 그 후 그녀는 내면에 숨겨둔 예술가적 기질을 프로듀서로서 발산하기 시작한다. 가온은 2017년까지 2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3스타를 받은 명실 공히 국내 최고수준의 한식당임을 입증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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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이 지난 시즌 선보인 주전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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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그녀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한다. “셰프 또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본인만의 철학을 담아 음식을 요리한다. 게다가 수제자까지 양성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공방’을 운영하는 셈이다. 그들이 아티스트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내가 프로듀서로서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그녀가 세운 도약의 첫 결과물이 김병진 셰프와 김지아나 작가가 협업한 〈Black Inside Black-2017 celadon〉인 셈이다. “작가가 주체적으로 선택해서 일할 수 있도록 주관을 심어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하며 “이제는 작가보다 그들을 지원하는 데 힘쓰는 갤러리스트나 큐레이터에게 눈길이 간다”는 조 대표. 힘겹게 접어야 했을 작가란 꿈이 프로듀서로 변모해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제 그녀에게 미술은 무한한 확장을 시도하는 중이다. “미술에 다시 입문하는 기분이다. 지금껏 미술을 대해온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친해지고 있다.”

‘감동’이란 감정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능력 중 하나라고 한다. 지금 겪는 경험이 의미가 크다고 느끼면 사람의 뇌는 감정을 관리하는 조직인 정동계가 활성화되면서 그 의미를 계속 붙잡아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감동이 생겨나는 것이다.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일, 결국 이 모든 게 ‘사람’으로부터 비롯되는 셈이다. 미술이든 요리든 모두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는가. “우리가 우리 감성에 충실하면 반드시 전해진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조 대표가 앞으로 만들어갈 감동이 다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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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장영수 / 글 : 곽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