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윈 웜 : 안녕 서울!
2020. 2. 20 – 4. 11
리만 머핀 서울
어윈 웜, < 날숨(요가) (Exhale(Yoga)) >, bronze, acrylic, 34.65 x 25.59 x 16.93 inches, 2019
오스트리아 작가 어윈 웜(Erwin Wurm)은 1990년대 초 < 1분 조각(One Minute Sculptures) > 작품으로 미술계에 두각을 나타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 연작은 작가가 지시를 내리고 관객이 일상의 사물과 함께 기묘한 자세를 취하도록 하는 작업으로,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 오스트리아관 선정 작가였던 웜이 당시 중심 주제로 택한 것이기도 하다. 작업은 ‘덧없는 것에 대한 탐구’라는 작가 작품세계의 본질이 구현된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관객 개입이 작품의 완성에 필수적인 관객 참여적 조각이다.
어윈 웜, < 안녕 서울! (Hello Seoul!)> 전시 전경, 리만 머핀 서울, 2020. | Photo by ArtOn Studio
< 비니(Beanie) > 작품에서 어윈 웜은 통상 ‘비니’라고 부르는 친숙한 겨울 모자를 가져와 과장된 비율로 확대한다. < 비니(Beanie) > 아래에 서도록 초대된 관객은 작품에 완전히 에워싸여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보호받고 있다는 안도감인지, 공포인지, 그도 아닌 다른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작품에 의류를 활용하는 것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작가는 “옷으로 작업하기를 즐기는 이유는 사람이 그 아래로 자신의 형태를 숨길 수 있기 때문이며 몸을 옷 아래에 숨김으로써 자신의 몸을 추상화하고 개성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윈 웜, <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생가 (Sigmund Freud's Geburtshaus) >, Bronze, paint, 12.2×19.69×23.62 inches, 2019.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또 하나의 작품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생가(Sigmund Freud's Geburtshaus)>는 신작으로, 웜이 역사적 인물의 초상이라 여기는 < 집들(Houses) > 연작에 속한다. 정신분석 창시자인 오스트리아 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집을 주제로 한 브론즈 주조 작품은 비례 상 크기가 작은 지붕이 얹혀 집이 마치 유기체인 양 부풀어 오른 것처럼 보인다. 건축 양식과 형태는 역사를 조작하는 것과 그것을 조작한 사람들을 나타내는 은유로써 ‘공격’받는다.
그의 작품세계는 사회의 초상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다. 어윈 웜은 현대 문화에 대한 함축적인 비판으로서 일상의 진부함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조각의 가능성에 도전하고 그것의 범위를 확장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업관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나의 주요 관심사는 늘 인체에 대한 조각적 관여와 관계를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리얼리즘을 분해하는 데 관심이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작업은 점점 더 추상적으로 됩니다. 나는 이런 역설에 관심이 있습니다. (…) 작가들은 그들이 작업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을 최선의 방식으로 반영하는 능력이 있고 또 우리 시대의 문제와 그에 대한 우려를 다루는 능력이 있습니다.” 어윈 웜의 신작과 기존 조각작품을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4월 11일까지.
자료제공: 리만 머핀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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