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석, 12년간 축적해온 건축 완성의 전후 과정 공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건축전 〈매스스터디스 건축하기 전/후〉 열어
<2014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로 참여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의 영예를 입은 건축가 조민석(《 월간미술》 7월호 59페이지 참조)이 개인전을 열었다. 11월 20일부터 2015년 2월 1일까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가 12년간 진행해온 69개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도면, 모형, 드로잉 등을 통해 선보여 조민석의 건축관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전시는 총 3가지 섹션으로 나뉘는데 전시장 입구인 글라스 파빌리온에 위치한 <링돔>은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이다. 750개의 훌라후프를 엮어서 원형의 임시구조물을 만든 것으로 공공미술로서 기능을 한다. <링돔>은 뉴욕 스토어프런트 갤러리 25주년 기념행사를 위한 임시 구조물로 처음 제작되었다. 열림과 닫힘이 모호한 이 기하학적 원형 공간은 이후 밀라노, 요코하마 등에서 선보인 적은 있으나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곳은 단순히 작품이 전시되는 것을 넘어 간담회, 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건축물의 완성 이전 과정을 보여주는 ‘Before(이전의 세계)’와 건물의 완성 이후를 살펴볼 수 있는 ‘After(이후의 세계)’로 나눠 조민석의 자료 283점을 다각도로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실제 건축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미완성으로 끝난 프로젝트까지 전시된 ‘Before(이전의 세계)’섹션은 건축가의 창의적 상상력이 발산하는 공간을 재현해 그가 운영하는 매스스터디스 사무실을 상상할 수 있게 돕는다. 반면 완성작을 모아서 보여주는 전시실에서는 건축 모형뿐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의견이 교차하며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함께 보여준다. 전시장 전체 벽면에 암호처럼 새겨진 코드들(01B, 04G 13D 등)은 그간 그가 진행한 프로젝트들의 코드명이다. 결국 전시장은 그가 지금껏 구현해온 모든 것의 시종(始終)의 과정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셈이다.
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강연회와 워크숍이 진행된다. 12월 6일에는 아름지기와 함께 조민석, 박경 등이 참여하는 전시가 열린다. 더불어 <2014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 참여했던 이들의 폐막 후 보고 간담회(12월 20일)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함께 3회에 걸친 건축가와의 대화를 통해 독창적인 자기만의 색깔을 고집스럽게 보여주는 조민석의 건축관을 심도 있게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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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미술상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서양화가 김지원, ‘제1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
‘제1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김지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선정됐다. 송미숙 심사위원장은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내적인 성찰을 통해 전통적 회화의 틀을 벗어나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김지원은 인하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크푸르트 국립조형미술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하이트컬렉션, 금호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1999년 대구시가 제정. 대구미술협회가 주관해 온 이인성미술상은 올해부터 대구미술관에서 주관을 맡으며 상의 정체성을 재정비했다. 최근 미술상이 젊은 작가에 편중된 점을 고려해 이 상은 중진 작가, 특히 회화 장르로 제한을 두었다.
김선희 대구미술관 관장은 “동시대 다른 미술상과 차별화하여 한국현대미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상을 개편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상이 보수성을 갖게 되었지만 그 보수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자신만의 실험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수상자는 내년 대구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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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디자인의 확장을 꾀하다
서울디자인위크 2014
디자인 관련 전시, 포럼, 세미나 등으로 구성되는 국내 최대 디자인 축제 ‘서울디자인위크 2014’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은 DDP(동대문 디자인플라자)와 코엑스를 중심으로 한 서울 도심 150개 장소에서 11월 26일부터 30일까지 이어졌다. 같은 기간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 ‘헤럴드디자인포럼2014’, 디자인마켓도 열려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디자인 하우스 주최로 <균형 잡힌 삶을 위한 건강한 디자인전>을 코엑스에서 열어 웹툰 작가들과의 대화, 3D 프린팅 특별전 등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다수의 해외 디자인전시에 참여했던 에어비앤비가 공식파트너로 함께했다.
한편 지정된 카페, 레스토랑, 스튜디오, 공방 등을 방문해 다양한 디자인 관련 행사를 즐길 수 있는 ‘서울디자인 스팟투어’는 본행사보다 이른 11월 17일 시작해 2주 동안 진행되었다. 서울디자인재단과 디자인하우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대중이 디자이너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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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의 물성을 실험한 선구자
권영우 타계 1주기 추모전
해방 1세대 작가로 동양화의 본질에 주목했던 권영우의 타계 1주기 추모전이 11월 19일부터 25일까지 갤러리 원과 갤러리 EM 전관에서 열렸다. 그는 한지의 물성에 집중하며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법으로 자신만의 예술영역을 구축한 작가다. 특히 1970년대에 일어난 단색화 바람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 것으로 화단의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미대 개설 후 1회로 입학했으며 6·25전쟁 당시 종군미술대에 입대해 종군화가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후 1955년 휘문고등학교 교사를 지냈으며 1957년에는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가 화단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시기는 1960~1970년대로 초반의 동양화적인 필묵법에서 벗어나 화선지 콜라주를 하면서부터다. 이후 젖은 한지에 칼집을 내거나 오브제를 캔버스에 붙이고 그 위에 한지를 덮는 등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미술적 실험으로 주목 받았다.
故 권영우 작가는 1926년 함경남도 이원 출생으로 대표작으로는 <바닷가의 환상>, <폭격이 있은 후>, <섬으로 가는 길> 등이 있으며 1958년 제7회 국전 문교부장관상을 비롯해 2003년 제9회 허백련상까지 상을 휩쓸었다. 9월 13일 미국 LA 블룸엔포에서 열린 단색화 전시 <From All sidesLTanaekhwa On Abstraction>에 작품이 소개돼 해외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으며 그의 작업이 에 대한 재조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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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SeMA-하나 미디어아트어워드, 제14회 송은미술대상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기리는 ‘2014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자로 하룬 미르자(오른쪽 사진)가 선정됐다. 영국 출신의 작가는 사운드아트, 설치미술, 비디오, 퍼포먼스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실험을 예술에 접목시키는 실험성과 개방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 받았다. 시상식은 백남준 9주기를 맞는 2015년 1월 19일에 열린 예정이며 수상자인 하룬 미르자에게는 5만 달러의 상금과 2015년 하반기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의 기회가 주어진다. 한편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에서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SeMA-하나 미디어아트어워드’는 에릭 보들레르(왼쪽 사진)를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 탄탄한 리서치가 돋보이는 작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그는 2014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에서 다큐멘터리 <시게노부 메이와 시게노부 후사코, 아다치 마사오의 원정과 27년간 부재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시상식은 12월 3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며 에릭 보들레르에게는 상금 5000만 원과 유리 아티스트 박성원이 만든 트로피가 수여된다.
또한 제14회 송은미술대상은 도수진, 이진주, 전소정, 조소희 작가가 선정됐다. 작가가 선정되어 12월 12일부터 2015년 1월 31일까지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를 연다. 2015년 1월 중 4인의 작가 중 한 명을 선정해 대상수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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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시와 아트페어의 어색한 마주보기
<청년미술프로젝트 YAP 2014>
11월 12일부터 닷새간 열린 <2014 대구아트스퀘어>에서 <2014 대구아트페어>와 쌍을 이루어 <청년미술프로젝트:YAP 2014>가 열렸다. 이수균 큐레이터가 전시감독을 맡은 이번 행사는 40세 미만 청년작가 42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담았다. 이번 전시의 표제는 <Sugar Apple Daegu>이며, ‘다양성에 바쳐진 예술’을 주제로 정했다.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이 주를 이루는 이 연례행사에서는 올해에도 여덟 개 나라에서 초청받은 작가들의 미디어,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화, 설치, 디자인, 사진작품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보인 몇 가지 특징은 첫째 수도권 출신 작가들과 대구 경북 출신 작가들의 형식적인 지역 안배, 둘째 프랑스 출신 작가가 상당수 포함된 점, 셋째 전시 공간의 가운데에 짠 암실을 중심으로 평면작품을 가장자리로 배치할 수밖에 없는 관람 동선의 한계가 여전히 극복되지 못한 점, 넷째 천장으로부터 내리비치는 일괄적인 조명의 간섭을 최대한 통제하려 한 고심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수균 전시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기획의 주제는 “현대사회의 변화 속에서 불안한 상황에 몰린 예술의 아노미적 상황을 제시하고 치유하는 법”이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의 아노미 개념은 정치제도나 하위집단 연구에 인용되는 옛날 이론이다. 하지만 정치 기술이 음험하게 작동하는 현 시대 미술계에서, 작가라는 서브컬처 집단의 계급의식을 반영하는 장치로 써도 무방하다. 이와 같은 작가들의 불안은 예컨대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스스로 되묻는 류현민의 <한국에서 390cm의 알맞은 판을 찾을 수 없었다(Demonstration)>나 얼마 전 무고한 표절 시비에 휩싸였던 박정현의 항변 <0.917>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참신함으로 포장되는 청년성보다 완성도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미술계 상황에서, ‘청년미술’은 같은 공간에서 벽을 사이에 두고 열린 아트페어의 미술작품들과 이곳에 전시된 작품들을 단지 액자를 씌워서 파는 그림인지, 그렇지 않은지로 구분하는 모순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기획 전시는 시간을 요구한다. 최소한 3주에서 한 달의 기간은 보장받아야 된다. 긴 전시는 관객뿐 아니라 기획자와 작가들을 좀 더 현명하게 성장시킨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사람이 몰렸다가 뜸해지는 주기가 반복되면서, 그 전시는 올바른 환류가 벌어진다. 하지만 이 전시는 그럴 사이가 없었다. 청년미술프로젝트가 대구아트페어 개장 기간에 같이 벌어지는 현재 상황에서 전시 스태프들과 참여작가들의 노력은 개런티와 경력 뒤로 파묻힐 수밖에 없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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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중심에서 선보인 한국사진
김대수 개인전
16년간 대나무를 소재로 한국의 자연스러운 멋을 표현한 작가 김대수가 파리 이브갤러리에서 11월 13일부터 2015년 3월 28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이번 사진 전시에 장노출, 반전효과 등을 활용한 다양한 분위기의 대나무 사진 15점을 출품했다. 김대수는 홍익대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09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적인 사진축제인 파리포토에 참가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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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언어의 순수한 표현
이은진 개인전
거칠면서도 대담한 표현으로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구축한 작가 이은진이 여덟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11월 19일부터 11월 25일까지 갤러리 루벤에서 진행된 이번 전시 출품작은 포근하고 아름다운 소재를 두터운 선묘로 그려 독특한 심상을 구현했다는 평을 들었다. 눈을 사로잡는 색상의 조화와 꽃, 햇살을 담은 공간에 대한 지각이 특히 인상 깊다.
이은진 작가는 대한민국 회화대상전 대상, 미술세계대상전 특선 등 다양한 수상경력이 있으며 서울을 포함해 일본, 중국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했고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재 현대미술작가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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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 소외된 이들을 위해
정종기 개인전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담는 작가 정종기의 개인전이 10월 24일부터 11월 14일까지 표갤러리 사우스에서 열렸다. <talk & family>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그는 도시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외로운 사람들의 뒷모습을 담았다.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정종기는 1995년 단성갤러리에서 열린 첫 개인전 <자연으로의 회귀>를 시작으로 20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기획 전시에 참여했다. 2004년에는 제2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홍익대 회화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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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중심의 박물관, 소통의 창을 열다
국립나주박물관개관 1주년
국립나주박물관(관장 박중환·이하 나주박물관)이 11월 22일로 개관 1주년을 맞았다. 나주박물관은 영산강 유역에 남아 있는 선사와 역사시대 유적지, 그중에서도 영산강 유역 고분유적의 중심지인 반남 고분군 위에 세워지면서 ‘유적지로 파고든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개관 전에는 광주 등 인근 도시와 다소 떨어져 있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개관 이후 나주박물관은 자연과 역사 속에 자리 잡은 열린 문화공간이라는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전시를 통해 많은 이의 관심을 끌었다. 나주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도 개관 이후 지난 11월 18일까지 모두 15만282명에 달한다.
관람객들에게 사랑받은 프로그램은 가족과 함께 1박2일 캠핑을 하면서 역사·자연 체험을 하는 ‘1박2일 달빛 역사여행’과 ‘뮤지엄 스테이’다. 주말을 이용해 캠핑카에서 숙식하며 ‘마한시대 유물’을 중심으로 영산강 유역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다. 또 국내 최초로 개방형 수장고 시스템을 도입했고, 유물 복원 처리 작업 과정을 공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 관람객 각자가 가진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시안내시스템도 다른 국립박물관과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나주박물관은 ‘고고학 중심의 박물관’이다. 주변의 고분들이 박물관의 전시 유물과 다름없다. 특히 지난해 개관과 함께 9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국보 제295호 <나주 신촌리 9호분 출토 금동관>을 비롯해 영산강 유역 대형 옹관 등과 출토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나주박물관은 개관 첫돌을 맞아 내년 1월 18일까지 1주년 기념 특별전 <영상으로 되살린 문화유산>을 진행한다. 광주=박진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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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갤러리 | 갤러리 W가회
“작지만 큰 복합 문화공간”
한옥이 겹겹이 들어 않은 동네 중앙에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살롱이 등장했다. 작은 계단을 올라가 갤러리 W 가회에 들어서면 전면이 유리로된 벽면으로 언덕 너머의 북촌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갤러리 입구는 좁지만 전시장은 시야가 시원하게 트여 북촌 전체를 정원삼은 듯 보인다. 한옥을 개조한 갤러리의 모든 벽면은 개폐가 가능해 전시장의 공간을 작품 크기 및 전시 목적에 따라 변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갤러리는 매체를 가리지 않고 회화, 미디어, 조각, 공예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공간을 운영하는 유세종 관장은 “가정집 같은 아늑한 분위기와 아담한 공간이 컬렉터에게 장점으로 작용한다. 작품을 집에 두었을 때를 어림짐작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공간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유세종 관장과 유웅종 운영위 대표 모두 20여 년간 미술작업을 해와서일까. 이들은 젊은 작가 발굴에도 관심이 있으나 오랜 기간 뚝심있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작가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에 더 관심을 갖는다.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오랜 기간 작가 외길을 걷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애정이 더 간다고.
갤러리 W 가회는 지난 4월에 개관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기획 초대전, 대관전 그리고 상설전을 이어왔다. 내년에는 연간 6회 이상의 기획 초대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의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공간의 탄생 배경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탈리아에 약 10년간 유학 생활을 한 유세종 관장은 유학 중 런던에 1년 반을 머물며 일반적인 화이트큐브를 벗어난 대안공간을 마주하고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각종 문화예술 행사가 끊이지 않는 공간을 접하고 한국에 돌아와 유사한 공간을 마련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유학 중간 잠시 귀국한 2000년대 초에 바라본 한국의 대안공간은 대부분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의 의도가 투여된 전시가 아니라 자유로운 표현의 기획이 가능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복합문화공간을 꿈꿨다.
갤러리 W 가회는 그들이 운영하는 ‘컬쳐 허브 조:타’의 일부다. 이 전시공간에서는 전시 외에도 프로젝트 하우스 유유소와 한옥서당 가회학당이 함께 운영된다. 유세종 관장과 유웅종 운영위 대표는 이 3가지 문화사업을 총칭해 ‘컬쳐 허브 조:타’를 설립했다. ‘조타’는 마음에 기꺼이 찼을 때 내뱉는 형용사 “좋다”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프로젝트 하우스 유유소는 기발하고 재미난 발상의 예술연계 파티와 모임을 주최한다. 개인적인 파티나 각종 소규모 행사에 장소를 빌려주고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한옥서당 가회학당은 인문학 예술 강좌 프로그램이다.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24일까지 1차로 운영된 인문학 강좌에서는 신화, 첨성학, 에니메이션, 월드뮤직 등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1주일 단위로 강연을 펼쳤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데다 워낙 가족적인 사랑방 분위기라 많은 이들이 심도있는 얘기를 거리낌없이 주고받았다는 후문이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접근법을 융합한 공간으로서 갤러리 W 가회는 분명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북촌마을이 훤히 내다보이는 이 공간이 미술계에서 누구에게나 ‘좋다’는 말을 들을 수 있길…
www.culturehubgiotta.com 02-745-7253
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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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누와 피에롱 <침대> 혼합재료 2010
에르메스 장인 공방에서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결과물
‘아뜰리에 에르메스’ 재개관, <컨덴세이션전> 선보여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의 지하 1층으로 이전 재개관한 ‘아뜰리에 에르메스’ 첫 번째 전시로 <컨덴세이션(Condensation)전>(10.2~11.30)이 열렸다.
이 전시에서 에르메스재단 지원으로 4년간 에르메스 장인 공방에서 진행된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제작한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엘리자베스 S. 클라크, 올리비에 세베르, 시몬 부드뱅, 안드레스 라미레즈, 가브리엘레 키아리, 마리-안느 프랑크빌, 오유경 등 다양한 국적의 젊은 작가 16명이 참여했다.
에르메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신진 작가에게 크리스털, 진귀한 가죽, 실버, 실크와 같이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재료들과 그것을 다루는 뛰어난 장인의 노하우를 작품에 접목시켜 창작할 기회를 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각 공방 소속 장인들 또한 신진 예술가와의 교류를 통해 평소에 하던 일상적인 작업에 색다른 시각을 확보할 수 있다.
2013년 파리 팔레 드 도쿄에서 처음 선보인 이 전시는 2014년 도쿄에 있는 긴자 메종 에르메스의 ‘르 포럼’에 이어 마지막으로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렸다. 이 전시의 기획을 맡은 가엘 샤르보(Gaël Charbau)(사진)는 16점의 작품의 연결고리를 ‘응축(Condensation)’이라는 개념에서 찾았다. 예술가와 장인의 협업이 마치 연금술사의 언어처럼 응축된 작품을 전시 장소마다 주어진 환경과 지역성에 따라 다르게 연출했다.
샤르보는 “예술가와 기업이 협업하는 경우는 많지만 기업의 취지에 예술가가 맞춰야 한다면, 에르메스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예술가에게 온전한 자유를 주는 굉장히 드문 기회다”라고 이 프로그램의 의의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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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과 색깔의 합주를 테마로 한 도예가 심상옥 개인전
이브갤러리에서 11월4일부터 16일까지 열려
도예가 심상옥의 개인전 <울림과 색깔의 합주>가 삼성동 이브갤러리에서 11월 4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 작가는 국내는 물론 대만과 일본 유학을 통해 도예 이론까지 를 폭넓게 공부하고 18회의 개인전과 30회 이상의 그룹전을 거치며 도예작가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이번 전시에는 도예에 글을 입혀 이야기를 풀어내 예 (藝)와 문(文)을 추구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도자의 형태와 도화는 마치 추상화를 연상시키며 자유로운 변주를 시도해 심상옥만의 독특한 예술혼을 펄쳐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선의 추상화와 구성의 상징성, 공간의 조형성을 도예작품에도 대담한 변혁의 의지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끝없이 새로운 조형도예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잠 못 이루면서 고민해온 그가 이룩한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의 울림이다. 선과 점, 문양은 한층 깊이를 더해 생명력이 솟구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1983년 서울샘터화랑에서 제13회 심상옥 도예전이 열렸을 때 미술평론가 김인환은 “흐름시리즈는 기형이 갖는 공간적인 형태는 심플하고 모더나이즈된 아름다움을 지녔다. 자유로운 필선으로 그어진 추상적 형태는 회화가 가질 수 있는 미적 효과에 접근하고 있다. 그어진 선의 그림이 마치 수묵화의 감필법을 연상하게도 하거니와 기형도 현대 감각과 전통의 본원을 자연스럽게 조화시킨 작품이다”고 평했다. 이같은 호평을 바탕으로 심상옥은 세계 미술계로 뻗어 나갈 초석을 다졌다.
1986년 제15회 심상옥 도예전이 파리 리아그랑빌레화랑에서 열렸을 때 비평가 Par Mondher Ben Milad는 “<기원전시리즈>는 과감하게 3차원적(입체적인)인 중의성(애매성)이 내재된 도예를 보여준다. 작가는 조형도예를 거쳐 보다 추상화된 도예에 이른다. 재료는 산청점토인 이도자왕 흙을 쓰며 성형과 굽기, 유약 모두 고도의 기술을 보여준다. 거기에 조각된 두상은 원을 반복적으로 그렸다. 12개로 조립된 검은 신들의 영혼을 제시한 것이다. 전시장에 서 있는 검은 신들은 분홍, 초록, 황색, 하늘색 상감기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원통형으로 만든 어중간한 몸체는 동서양을 초월한 소박한 미를 추구했다”라고 평한 바 있다. 고희를 맞이한 작가의 작품에는 아직도 못다한 열정과 예술혼이 숨쉬는 듯하다.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조화의 미를 느낄 수 있다.
제정자 ・이브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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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OSIUM
•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에서 11월 22일 <20 14 한·중·일 아트 콜로키움-미묘한 삼각관계>가 진행됐다.
•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금천예술공장은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엄-노동하는 예술가, 예술환경의 조건>(서울 시민청, 11월 27일)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 대학미술협의회(회장 윤동천)는 2014년도 하반기 학술행사로 12월 6일 한원미술관에서 <미술대학과 대학미술교육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난상토론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