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문화의 정수를 한데 모았다
호암미술관, 〈세 가지 보배: 한국의 불교미술전〉 개최
한국 불교의 특징과 의미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호암미술관에서 4월 5일부터 11월 6일까지 계속되는 <세 가지 보배: 한국의 불교미술전>이 바로 그것이다. 5월 14일이 불기(佛紀) 2560년을 맞는 ‘부처님 오신 날’이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이번 전시는 불교를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 요소, 즉 삼보(三寶)를 기준으로 구성되었다. 삼보란 우주의 진리를 깨달은 부처를 의미하는 불보(佛寶), 부처의 가르침인 불경을 가리키는 법보(法寶) 그리고 계율을 지키고 불도를 닦아 실천하는 승려를 뜻하는 승보(僧寶)를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세부전시는 1부 ‘부처의 세계’, 2부 ‘부처의 가르침’, 그리고 3부 ‘구도의 길’로 각각 명명됐다.
전시에는 국보와 보물 각 7점을 비롯해 총 40여 점의 불화, 불상, 사경, 불구 등이 출품됐다. 주요 출품작을 살펴보면 1부에는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가지 주요 장면으로 그린 <팔상도(八相圖)>(조선, 18세기, 위 사진)와 제작 과정이 명문에 밝혀진 국보 85호 <금동 신묘명 삼존불(金銅 辛卯銘三尊佛)>과 삼국시대 유일한 삼존불인 국보 134호 <금동 보살 삼존상(金銅菩薩三尊像)> 등이 눈에 띈다. 2부에는 섬세한 묘사와 필선이 금색으로 표현된 국보 235호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紺紙金泥 大方廣佛華嚴經普 賢行願品)>과 대승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공(空)사상을 담은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初雕本大般若波羅蜜 多經)>(국보 241호)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장승업의 <송하고승도(松下高僧圖)> 등 고승을 그린 회화작업과 고려와 조선시대에 제작된 법구 및 불교 관련 공예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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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미술사학 권위자의 갑작스런 타계
김미경 교수 별세
김미경 강남대 교수가 지난 4월 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58세. 고인은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사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표적인 저서로 《한국의 실험미술》, 《모노하의 길에서 만난 이우환》 등이 있다. <제11회 하종현미술상(평론부문)>을 수상했으며 현대미술사학회 회장, 한국예술연구소 (KARI) 소장을 역임했다. 한국의 실험미술과 단색조 예술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해왔다. ‘단색화’의 용어에 대한 재검토부터 국제적인 전시와 세미나를 기획하는 등 국내 미술자료 아카이브에도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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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수상소식
〈제7회 홍진기 창조인상〉〈제1회 박수근미술상〉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이 〈제7회 홍진기 창조인상〉 문화예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5월 9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 원과 상패 및 메달이 주어진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인재 발굴과 지원에 힘을 쏟았던 홍진기 前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2010년 제정된 상으로, 문화예술·과학기술·사회발전 세 분야에서 창의적인 업적을 남긴 개인 혹은 단체를 뽑아 상을 수여한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미술상도 있다. 박수근 화백의 정신을 계승하고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박수근 미술상〉이다. 첫 수상자로 작가 황재형이 선정됐다. 중앙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황재형은 강원도 태백에 정착한 1983년부터 탄광촌 광부들의 일상과 그곳 풍경을 그려온 작가다. 심사위원들은 “무게감 있는 색감과 인본주의적 리얼리즘을 구사해온 그의 작품은 시각적 자극이 난무하는 동시대 미술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시상식은 5월 6일 박수근 미술관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0만 원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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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선박, 초현실주의 건축으로 변신
신스랩 아키텍처(신형철),〈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6〉최종 선정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과 현대카드 (대표이사 정태영), 뉴욕 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2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6〉에 신스랩 아키텍처(신형철)가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팀은 1000만원의 상금과 별도의 작품제작 설치 지원을 받는다. 작품 제목은 ‘템플 (Temp’l)’. 템퍼러리(temporary)와 템플(temple)의 합성어이다. 임시로 설치되는 파빌리온 형태의 명상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버려진 선박 내부를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규모, 조형성, 재활용이라는 3가지 개념을 바탕으로 한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7월 6일부터 10월 3일까지 국립현대 미술관 서울관 마당과 제8전시실에 선보인다. ‘쉼터, 그늘, 물’을 주제로 진행해온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2014년 문지방(권경민 박천강 최장원)의 〈신선놀음〉, 2015년 SoA(이치훈 강예린)의 〈지붕감각〉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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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1주년 맞아 다양한 볼거리 마련
4월 22일 거리예술 및 서커스예술 창작기지인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개관 1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이 기획한 이번 행사는 지난 한 해 동안의 성과를 모은 공연 3작품, 거리예술전문가 양성과정인 ‘구조물 기획·제작’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모형전시를 선보였으며 국내외 거리예술, 서커스 관련 도서, 간행물, DVD 등을 열람할 수 있는 자료실을 공개했다. 또한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진행될 창작지원사업에 서커스 장르를 새롭게 추가해 서커스 창작활동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교육 대상도 초등학생과 청소년으로 확대해 전문가 육성과 거리예술, 서커스 기반을 넓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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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비춘 거울로 시간의 궤적을 읽다
윤광준 사진전〈달아난 시간의 발라드〉
지난 4월 7일부터 17일까지 팔레 드 서울 갤러리에서 사진작가 윤광준의 〈달아난 시간의 발라드전〉이 열렸다. 파버 카스텔(Faber-Castell) 창립 255주년 기념 초대전으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윤광준은 1980~1990년대를 살아온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사건을 주로 기록하며 사진을 시대의 기록물로 간주해온 여타 사진가들과 달리 그의 렌즈는 유독 ‘사람’을 향했다.
“실재했던 기억이 오늘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윤광준. 그는 작고 낡은 흑백필름을 5000만 화소의 최첨단 카메라로 재촬영해 1200×1800cm, 1120×70cm의 크기로 프린트 하는 등 작품 제작에도 과거와 현재를 접목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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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뉴욕에서〈장치길 개인전〉열려
한국 전통화와 일본의 판화 방식을 재구성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가 장치길이 5월 6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뉴욕 텐리문화학회(Tenri Cultural Institute)에서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우리나라의 민속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공간에서 오브제로 표현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의 작품 중 특히 주목되는 시리즈는 고향인 통영의 풍경을 전통적인 색상으로 담은 향토색 짙은 작업이다. 한국적인 색을 재현해내기 위해 분채와 석채 등의 재료를 사용해 한국전통의 색채감각을 일깨우고 있다.
작가 장치길은 1961년 통영에서 태어나 계명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1992년 열린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 통영 부산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매년 이어오고 있다. 2015년 11월 〈제3회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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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명호, 작품 무단 도용한 英디자이너 상대로 미국서 소송
사진작품에 대한 국제적 보호 안건 본격적으로 제기
사진작가 이명호가 4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영국 패션디자이너 마리 카트란주(Mary Katrantzou)가 자신의 작품 〈나무…#3〉(위 사진)을 표절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마리 카트란주가 ‘마리 A to Z’ 컬렉션 중 알파벳 T에 해당하는 반팔 T와 가방(아래 사진)에 자신의 작품 일부를 무단으로 도용 및 변형했다며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인정과 손해 배상, 제품 판매 및 홍보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 중임을 밝혔다. 소송가액은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 원)에 달하며 오는 7월 재판 예정이다. 경기도 시화호 인근에서 촬영된 〈나무…#3〉은 나무 뒤에 캔버스를 세운 뒤 멀리서 찍은 작품으로, 회화와 사진의 재현에 관한 미술사적 담론을 다룬 이 작가의 대표작이다.
한국미술의 대중화를 꿈꾸다
sky A&C 주관〈아틀리에 Story전〉열려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아틀리에 Story전〉이 열렸다. 스카이라이프와 스카이TV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에서는 스카이A&C에서 방영된 동명의 프로그램 〈아틀리에 STORY〉 시즌 1, 2편과 단색화 편에 출연한 강찬균 강형구 김근중 김호득 등 작가 22인의 작품 200여 점이 출품됐다. 또한 작가들의 스케치, 재료, 도구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작업실을 옮겨와 재현했다. 이를 통해 작업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시각화해 보여줌으로써 관객과 작가의 거리감을 좁혔다. 회화 조각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현대미술의 이면을 다각도로 접근해 보여준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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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탐방
“작업실에서 미술관으로” 엄미술관
철, 구리 등 금속과 알루미늄 등을 사용한 추상조각으로 한국 추상조각 1세대 축을 이룬 조각가 엄태정(서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의 이름을 딴 엄미술관(관장 진희숙)이 경기도 화성시 봉담에 들어섰다. 미술관이 들어선 공간은 작가 엄태정이 작업실로 사용하던 곳으로 원로 작가의 지난 30년간의 예술적 흔적이 묻어난다. 우선 고 김성국 교수의 설계로 지어진 건물을 포함한 총 4동의 작업 공간 중 한 동을 미술관으로 설립허가 받고 개관했다. 앞으로 차츰 전시공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엄미술관은 지난 몇 년 전부터 지역의 젊은 작가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면서 작업 공간, 수장고 이상의 문화공간 역할을 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26일 개관식을 열고 정식 미술관으로서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개관전은 ‘문자 추상’으로 잘 알려진 남관의 회화작품으로 꾸며졌다. 전시는 5월 26일까지 계속된다. 진희숙 관장은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서 아뜰리에705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살려 다소 평가절하된 원로 작가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엄미술관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특별전은 1년에 3~4회 정도 준비 중이다. 원로 작가의 특별전이 열리는 1층과 달리 2층은 엄태정의 조각과 드로잉이 전시되는 상설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상설 전시장이지만 시기에 따라 작업을 바꿔가며 전시할 예정이다. 또한 야외 정원에서도 그의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진희숙 관장은 “작가의 이름을 건 미술관이자 그의 작업장을 미술관으로 변형한 만큼 완성도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자 한다. 또한 문화시설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기도 화성시에 등록된 사립미술관으로서 지역문화공간 역할도 하고 싶다”며 미술관 운영 방향을 내비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융·건릉에 인근해 자리해 앞으로 문화예술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화성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www.ummuseum.com)
임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