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Focus] Barbara Kruger: Forever
강렬하고 직접적인 텍스트와 이미지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바바라 크루거의 개인전 《BARBARA KRUGER: FOREVER》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6월 27일부터 12월 29일까지 열린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첫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산세리프(Sans-serif)체로 적힌 명확한 텍스트를 사진에 결합하여 남성 위주 주류 사회의 모순을 성토한다. 동시대 이슈에 대한 발언에서 시작한 그의 작업은 최근 장소 특정적인 시트지 작업이나 4채널 영상과 같이 공간에 밀접하게 연계되어 관객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작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관객이 수동적인 관람자가 아닌 참여자 혹은 행위자로 변모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과 관객의 관계를 재고해 보자.
전복적인(subversive) 기호와 생성의 수사학
글: 손영실 | 경일대 교수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1945~)의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6월 27일 개막해 12월 29일까지 계속될 이 전시는 40년에 걸친 크루거의 작품세계를 집약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있다. 대규모 텍스트 설치작업인〈 Untitled(Forever) 〉와 한글로 제작된 〈 Untitled (충분하면 만족하라) 〉 및 〈 Untitled(제발 웃어 제발 울어) 〉 등이다.
크루거는 그래픽 디자이너와 사진 편집자로 경력을 쌓았다. 그녀의 이런 경력은 작품의 시각적이고 형식적인 면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76년 여름 크루거는 ‘문화변동을 위한 예술가들의 모임AMCC (Artist meeting for Cultural Change)’의 주요 멤버로 활동했고 이 경험으로 그녀의 작품세계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 모임은 바바라 블룸, 데이비드 살르, 로스 블레크너와 같은 캘리포니아 예술학교 출신 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되었다. 크루거는 여기서 발터 벤야민, 롤랑 바르트, 테오도르 아도르노 등의 저서들을 접하고 사회문화이론을 알게 되면서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사회적, 정치적 관계에 대해 사고할 수 있었다.
1977년부터 크루거는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사진과 텍스트를 분리했으나 1978년 이후 사진 위에 문장이나 단어를 결합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사진을 찍기보다는 오래된 사진 연간물, 실용 안내서, 잡지 등에서 사진을 골라내어 편집한 뒤 여기에 대중적 명언, 정치 문구, 광고 선전 문구 등에서 유래한 텍스트를 결합했다. 이는 1920년대의 포토몽타주(photomontage)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또한 그래픽 디자인, 사진 편집, 영화 평론과 같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대중매체의 힘을 인식한 크루거는 작품의 비평적 기능 수행을 위해 이런 형식을 취했다. (기사 더 보러가기)
< 월간미술 > vol.415 | 2019.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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