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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
김달진은 1955년 충북 옥천에서 출생했다. 서울과학기술대 금속공예과,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화예술학과를 졸업했다. 『월간 전시계』,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에서 근무했고 가나아트센터 자료실장으로 일했다. 2001년 김달진미술연구소를 개관했고 2002년 월간 서울아트가이드를 창간했다. 연구소에 이어 2008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개관했다. 2013년 한국아트아카이브협회 창립 및 협회장, 한국박물관협회 감사 및 홍보위원장, 서울시박물관협의회 이사, 종로구사립박물관협의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2010), 한국미술저작출판상(2014), 홍진기창조인상(2016)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미술사의 틈을 메우는 아키비스트 김달진
염하연 기자
한국박물관협회(회장 조한희)는 2023년 1월 9일 박물관·미술관인 신년교례회에서 박물관·미술관 정부포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2023년 발전유공 정부포상 대통령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달진 관장. 한국박물관협회는 “한국미술 자료들을 소장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설립해 학술연구를 지속하고, 수집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무료로 공개하는 등 한국미술 연구와 대중화에 이바지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대통령상 수상은 김 관장이 2008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개관한 이후 14년 만에 이룬 쾌거다. 수상의 소회를 듣기 위해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김 관장을 만났다. 박물관 1층에서는 한국독일수교 140주년 기념전 《한국독일미술교류사》가 열리고 있었다. 한국과 독일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은 과정과 결과를 서신과 작품, 책, 기록물 등으로 제시한 전시다. 1923년 배운성의 독일 유학, 1950년대 독일에서 유학한 백남준, 박래경, 그리고 안규철, 뮌 등의 후대 작가들의 작업물까지 한국과 독일의 구체적인 문화교류 현장들을 일별할 수 있다.
아카이브실 겸 관장실로 사용되고 있는 박물관 2층에는 그간 김 관장이 수집, 기록해 온 자료들이 정리되어 있다. 2년 전 방문했을 때보다 한결 정갈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알다시피 김 관장은 국내 미술계에서 전시와 작가로부터 파생된 부산물 대부분을 수집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 방대한 자료를 어떻게 보관하고 기록할 것인지는 김 관장이 오랫동안 직면해 왔던 숙제였다. 어렵게 미술관과 자료실을 확보했지만, 현재도 매일 늘어나는 자료 탓에 여전히 물리적인 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디지털 아카이빙이겠지만 자료의 양이 너무도 방대하고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관장이 유튜브를 시작한 연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미술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은 종이 잡지 혹은 기록물의 한계를 벗어나 대중에게 쉽고 편리하게 미술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방편이었다. 2018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만 5년동안 운영한 채널의 구독자는 2960명 남짓, 동영상은 무려 2400여건에 달한다. 작년 여름에는 박물관협회 지원 사업으로 박물관 학예사의 이야기를 담은 웹드라마 〈선인장이 자라는 박물관〉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하지만 부족한 재원으로 공간 운영, 전시, 유튜브 등 여러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들인 공력만큼 성과를 내기는 어려웠다. 김 관장에게도 매너리즘이 찾아왔고, 변화의 통로를 모색해야 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수상한 발전유공 정부포상 대통령상은 김 관장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가질 터다. 김 관장에게 수상 소감을 물었다.
“나보다 더 고생하고 계신 선배들이 많은데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 사실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 상이 앞으로도 하고자 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이자 힘이 될 것 같다.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셨던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님과, 박물관 등록에 도움을 주셨던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장님, 가나아트 자료실을 맡겨 주신 이호재 회장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님,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후원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미술사의 중요한 자료들이 잠시나마 그 보금자리를 찾기까지, 김 관장에게 힘을 보태준 것은 선배들의 이름이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부터 김 관장은 오랜 시간 미술계 틈새에 버려진 자료들을 정성스레 수집하고 정리해 왔다. 시간이 지나자 그것들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던 자료들, 자칫 잊혔을 사건들과 추억들을 수집하는 행위는 이가 빠지거나 벌어져 있는 역사의 틈을 메워 궁극적으로는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다듬는 일이라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김 관장은 올해 상반기 아트북스에서 책 출간도 앞두고 있다. 가제는 『수집에서 공유로』. 곧 흥미로운 부제목이 추가될 예정이다. 부디 이 책도 미술계의 많은 이에게 공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 염하연 기자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2층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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