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그립나요?
Do You Miss the Future?
1.전시 소개
<미래가 그립나요?(Do You Miss the Future?)> 전시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1의 최종 수상자로 선정된 심소미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이다.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Hyundai Blue Prize Design)은 2021년 국내에서 처음 시작되어 전문 디자인 큐레이터를 양성하는 어워드 프로그램으로 현대자동차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 하에 인간의 삶에 밀접한 디자인의 가치를 조명하고 소통하고자 한다.
올해의 주제는 “시간의 가치“로 팬데믹 시대에 직면한 오늘날, 우리가 바라보게 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시간의 가치를 삶의 여러 각도에서 반추해 보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전시 제목인 <미래가 그립나요?(Do You Miss the Future?)>는 인류에게 상실된 미래와 문화적 퇴보를 염려한 문화연구자 마크 피셔(Mark Fisher)의 한 인터뷰 제목에서 빌려왔다.
본 전시를 통해 동시대 사회의 기대 감소와 만연한 불안으로부터, 인류가 잃어버린 미래의 시간을 복기해보고자 한다.
2. PART 1 : 포스트 시티(Post City)
드로잉 아키텍처 스튜디오 Drawing Architecture Studio 호기심의 캐비닛 Cabinet of Curiosities, 2021
전시는 도시, 산업, 객체, 근미래라는 네 가지 소주제를 바탕으로 하여, 미래로 향하는 시간 기제를 재구상해본다. 첫 번째 파트 <포스트(post city)>에서는 위기에 대비해온 도시공간의 현재와 미래를 다룬다. 현재 도시의 위기는 사회적, 생태적 불안이 급속히 진행되어 오고 있다.
Part 1의 전시 중 하나인 드로잉 아키텍처 스튜디오의 <호기심의 캐비닛> 작품에서는 부산의 제조업 및 산업적 맥락을 바탕으로 미래 도시의 포스트-산업 풍경을 제시하는데, 파사드 유리가 사용되어 도시 곳곳에서 작품 관람이 가능하다.
위태로워진 일상과 도시를 민주적으로 회복해 나가기 위해, 도시공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다시 상상해 보자.
3. PART 2 : 고스트 워크&휴먼(Ghost work&human)
피플즈 아키텍처 오피스 People’s Architecture Office 리미널 시티 Liminal City, 2021
Part 2 : <고스트 워크&휴먼(Ghost work&human)>에서는 기술과 노동, 그리고 인간 사이의 잃어버린 관계에 대해 사유한다.
인류의 역사 속 기술은 시스템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문명과 산업의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미래는 마냥 낙관적이지 않다. 19세기 초, 러다이트로 시작된 기술에 대한 대항은 동시대 사회에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되고 있다.
<리미널 시티>를 통해 파이프 구조물과 내부의 잠망경을 이용해 도시 시스템과 산업현장 사이의 연결고리를 생성하고 서로 닿지 않는 시선을 연결하여, 관계와 연결의 의미에 대해 어렴풋이 바라볼 수 있다.
4. PART 3 : 하이퍼 오브젝트(Hyper Object)
알렉스 리켓 · 존 브럼리 Alex Rickett · John Brumley 소프트웨어 Etc. Software Etc., 2016(vers.2021)
세 번째 파트는 인간과 비인간, 문명과 자연, 정치와 생태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사고에 도전하는 ‘하이퍼 오브젝트(Hyper Object)’의 쟁점을 다룬다. 거대 객체라 해석되는 이 용어는 상상 너머의 시공간에 영향을 미치나, 인간에게 지각되지 않는 비가시적 객체를 지칭하는, 생태이론가 티머시 모턴(Timothy Morton)이 고안한 단어이다.
인간 중심적 디자인의 결과물인 거대 객체들이 범람하는 세계에서 인류에게 요구되는 시각은 무엇일까?
Part 3의 작품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에서는 미래 도시 풍경을 인간 중심적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존재들의 세계로 다룬다. 미래 쇼핑몰 단지를 배회하는 기이한 존재들은 AI를 지니고 있어, 관객과 SNS를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5. PART 4 : 2050
안성석 Sungseok Ahn 어린이 Children, 2021
전시의 마지막 파트는 <2050>으로, 상상하기 쉽지 않은 근미래의 시간대로 관객을 안내한다. <1984>의 조지 오웰, 금융위기 기점, “미래는 이미 여기 와 있다."를 말한 윌리언 깁슨이 상상한 미래이자 현재인 지금으로부터, 30년 후인 2050년을 우리는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일찍이 SF 속 미래에 대한 공상은 유토피아보다 디스토피아에 가깝게 묘사되어 왔지만, <2050>의 작품들은 불확실한 미래의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재설계 하기를 요청한다.
특히 <어린이> 작품은 현실에 도착해 있는 미래형 인간 ‘어린이’를 주제로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을 회상함으로써, 어른들의 사회가 가진 불안과 회의, 좌절을 가로지르는 미래형 비전을 현재로부터 점검한다.
6. 마무리
스튜디오 힉 Studio Hik 오프 리버스 Off Reverse, 2021
미래를 인식하는 문화적 변형과 아포칼립스적 상상을 바탕으로 한 이 전시는 궁극적으로 다음의 질문을 향한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 세계에서, 어떠한 인간으로 디자인 되어가는가?”
디자인과 인문학, 예술과 일상, 산업과 도시의 접점에서 현재에 ‘도착해 있는 신호들’을 포착하고, 미래의 시간을 되찾고자 하는 우리의 인식과 실천의 범위에 도전하는 전시를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감상해 보자.
장소 :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일정 : 2021.12.09-2022.03.31
글: 하연지
자료 제공: 현대 모터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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