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철미술관 특별기획전 〈사유하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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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10.20 안상철미술관

위 안상철미술관 특별기획전〈사유하는 빛〉 전시 전경
아래 안재혜 관장

실험적인 한국화의 맥을 잇다
염하연 기자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안상철미술관은 故  안상철 화백을 기리기 위해 안 화백의 아들인 건축가 안우성의 설계로 2008년 개관해 현재까지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생전 전원생활을 꿈꿨던 안 화백의 아틀리에 근처에 지어진 이곳은 기선저수지와 국도의 고저 차를 이용해 미술관 건물의 반을 땅에 묻히도록 했다. 풍경을 훼손하지 않고 지형을 고려했기 때문에 국도를 지나가다 보면 미술관의 외관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비로소 기산저수지가 한눈에 보인다.
1953년 국전을 통해 화단에 등단한 안상철 화백은 보수적인 한국 화단에서 자유로운 실험을 전개하며 주목받았던 작가로, 전통회화에서 벗어난 다양한 오브제와 설치를 보여주었다. 특히 수묵화 위에 돌을 부착한 작업은 동양회화 최초로 시도된 것이기도 했다. 그의 전위성은 한국 화단에서 분명 중요한 분기점이었기에 안 화백이 작고한 후에는 수묵 위주의 초기작부터 후기 오브제 작업까지를 총망라한 회고전 〈안상철 : 수묵과 오브제전〉(2003)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기도 했다.
안 화백의 딸인 안재혜 관장은 개관 15년 만에 관장직을 맡아 미술관을 이끌어 가게 됐다. 〈사유하는 빛〉은 그가 관장을 맡은 뒤 처음으로 연 기획전이다. 다소 추상적인 제목이지만, 서양미술사에서 주요하게 다뤄져 온 ‘빛’을 한국화에서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다. 안 화백의 실험정신을 이어가면서 한국화와 현대회화의 연결지점을 찾아보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전시를 위해 안 관장은 정통 한국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찾아 나섰는데, 첫 기획전인 만큼 전시를 구상하는 데 있어서 작가들의 도움이 컸다. 조환, 조순호, 최익진, 한기창, 홍순주, 김대열, 김성희, 이철주, 이종목, 이길원, 이만수, 이승철, 오숙환, 신학, 송수련, 서용, 서윤희 등 17인의 한국화 작가가 전시에 참여했다.
안 관장은 “동양화의 빛은 외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마음의 희망이나 여백을 상징하기도 한다. 처음 맡은 전시에 큰 작가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 동시대 한국화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기획을 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년은 안상철 화백 작고 30주기가 되는 해다. 생전 끝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왔던 안 화백의 작업을 회고하고 동시대 작업들의 맥을 짚어볼 수 있는 전시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안상철미술관 외관
안상철미술관 마당에서 보이는 기산저수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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