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강/릉/연/구〉

11.4~12.4 강릉 서부시장 일대, 노암터널
대추무파인아트, 크리에이티브1230

홍승혜 〈서치라이트〉플래시 애니메이션, 디지털 사운드, 4분 20초 가변크기 2022
노암터널 설치 전경

예술과 장소, 사람을 잇는 축제
배우리 기자

강릉 기반의 파마리서치문화재단 주최 · 주관으로 제1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이하 GIAF) 〈강 / 릉 / 연 / 구 江陵連口 Tale of a City〉가 11월 4일부터 한 달간 강릉 일대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한자 제목이 암시하듯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 연속된 문처럼 이어지는 강릉의 공간과 풍경, 토착민과 이주민 그리고 앞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사람들, 시간을 잇는 서사,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전문가를 연결”하는 통로로써 기획되었다. 기획을 맡은 어떤콜렉티브 박소희 감독은 문향과 예향의 고장인 강릉 구석구석 숨어있는 커뮤니티 공간과 명소들을 찾아내
15명의 국내외 작가들과 GIAF를 꾸렸다.
GIAF는 서부시장을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대추무파인아트와 크리에이티브1230, 동쪽으로는 노암터널과 고래책방으로 이어진다. 첫 번째로 방문할 곳은 노암터널. 일제강점기부터 서울과 영동지방을 이어주던 철길은 2018년 지하 KTX 철로가 생기면서 공원이 되었다. 철길공원과 함께 유명 관광지가 된 노암터널에서는 홍승혜의 〈서치라이트〉가 빛나고 있다. 원형과 타원형의 조명 같은 빛은 낡은 터널 내부 벽을 탐색하며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에 이르기까지의 비극적 역사를 비춘다. 2020년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새롭게 태어난 서부시장 일대에서는 홍이현숙의 신체와 생태 탐구(서부시장 예집), 박경종이 포착한 강릉 풍경 조각, 서동진의 지도(서부시장 CCC라운지), 송밍앙의 강릉시민 연구, 박가연의 단오 그림자놀이(서부시장 상가번영회 교육관)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강릉의 순수예술공간 대추무파인아트에서는 이창훈과 이소요가 각각 남대천 강물과 선병산 자연사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강릉 대표서점 고래책방과 크리에이티브1230에서 국동완, 조혜진, 박연후, 배철, 수임, 정순호, 루시아 켐커스, 하라다 유키의 타인과 공간을 잇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기간 내 서부시장 예집에서 진행되는 다이닝 퍼포먼스는 GIAF의 기획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다. 고유선 소셜셰프가 강릉 고유의 맛으로 구성한 식사 자리에 둘러앉은 6인이 예술과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야말로 입으로 연결되기 때문. 관동팔경과 금강산의 길목에 위치해 풍류객들의 교류의 장이기도 했던 강릉은 다시금 현대문화 교류의 장으로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위 왼쪽 크리에이티브1230 전시전경
오른쪽 대추무파인아트 2층에 설치된 이소요의 〈회양목: 석병산〉석회석, 회양목, 혼합매체 가변크기 2018 /2022
아래 왼쪽 서부시장 바로 옆에 자리한 ‘서부시장 예집’은 도시 인문학자, 요리사,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 청년들의 아지트다
가운데 박경종은 강릉의 풍경 드로잉이 담긴 자석을 강릉 곳곳에 숨겨놓고 관람객이 가져갈 수 있게 했다
오른쪽 박가연 〈태양의 축제〉한지, 낚싯줄, 조명 450×180×27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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