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속의 마법

2020. 1. 14 ~ 4. 19

대구미술관

artmuseum.daegu.go.kr


<당신 속의 마법> 전시 전경 |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은 신진작가 발굴과 젊은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Y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이어왔다. 2016년부터는 Y+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만 40~49세 지역의 중견 작가들이 한국미술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인전을 지원했다. 이번에 개최하는 전시 <당신 속의 마법>은 그간 Y, Y+ 아티스트 프로젝트에 선정된 젊은 작가와 중견 작가 12명을 불러 모아 그동안의 작업을 한번에 보여준다.

“당신 속의 마법(You have witchcraft in your lips.)”은 1599년경 쓰인 셰익스피어의 『헨리 5세』 속 마지막 대사다. 프랑스를 정복하고 공주 캐서린에게 결혼을 요구하는 달콤한 사랑 고백 장면 속 명대사다. 단순한 고백을 넘어 많은 정치적 상황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은유적인 문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신 속의 마법>전은 셰익스피어의 대사를 제목으로 인용하며 ‘은유’를 키워드로 건넨다. 전시에 참여하는 12명 작가는 매체를 통해 시대와 사회 현상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며 이를 통한 질문을 제시한다.

염지혜, <분홍 돌고래와의 하룻밤>, 단채널 영상, 21’47’’, 2015 | 대구미술관 제공

류현민 작가는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적 이야기에 웃음과 재치를 더한다. 안유진 작가는 예술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소통’에 초점을 맞추며 사회 속 개개인과 타인과의 관계를 작업에 은유한다. 안동일 작가의 신작 은 세대별 시선 차이를 어린이에 대한 교육관을 통해 바라본다. 염지혜 작가는 마치 백과사전처럼 나열한 키워드를 재구성하며 다양한 이미지를 수집하고 텍스트, 사운드, 내레이션과 결합해 하나의 ‘무빙 이미지’로 만든다. 윤동희 작가는 미술 재료가 아닌 것으로 미술을 만들어냄으로써 미술이 이루어지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시한다. 이완 작가는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그 속에서의 개인의 주체성과 자유를 꾸준히 은유해왔다. 이혜인 작가는 몸으로 지각되는 순간을 감각적으로 담아내며 동시대 미술에서 회화의 조건, 회화의 공간, 작가의 신체성에 관한 새로운 태도를 제시한다. 정재훈 작가는 예술과 일상을 구분하는 근거와 예술과 노동의 경계에 대해 질문한다.하지훈 작가는 무의식과 내면세계에서 길어 올린 형상을 선, 면,색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덩어리로 재탄생시킨다.

이혜인, <내일의 여가>, 캔버스에 유화, 35x27cm, 2013 | 대구미술관 제공

배종헌, 한무창, 박정기 작가는 ‘Y+ 아티스트 프로젝트’ 에 선정된 작가다. 박정기는 후기 자본주의의 경쟁주의가 빚어낸 경제적 불균형, 사람과 사람 혹은 집단과 집단 간에서 발생하는 언어 소통 불가능성 등을 작업 주제로 다뤄 왔다. 배종헌은 역사의 지층, 생태학적 위기, 현대 시스템이 안겨주는 불안의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무창은 회화의 본질을 추구하면서도 회화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는 중이다.

이렇게, <당신 속의 마법>전시는 작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의 여러 풍경을 색다르게 펼쳐낸다. 그간의 동시대 작가 작업을 꺼내 보여줌으로써 작가들의 작품 변화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19일까지.

자료제공: 대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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