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²
2019. 11. 27 ~ 2020. 3. 8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오메르 파스트, <5,000 피트가 최적이다>, 영상 스틸컷 | 사진: Nicholas Trikonis
서울시립미술관은 동시대를 구성하고 사로잡는 심리적 강박을 조명하는 전시 <강박²>을 개최한다. ‘반복’이 동시대 예술에 구현되는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개인 문제로 다루어져 온 강박을 동시대 사회구조 문제 속에서 탐구한다. 국내외 9명(팀)의 현대미술 작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의 언어를 전유하는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이재이, <한때 미래였던> (영상)
기존에 반복이라는 의미는 주로 복제, 모방 등과 연결돼 열등하게 취급받곤 했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반복은 더이상 같은 것의 회귀가 아닌 차이를 생성하는 창조의 근원으로 부상하며 사회적, 정치적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강박²> 전시는 강박의 의미를 ‘내적인 강제에 의해 실행하지 않을 수 없는 반복적 행동의 형태’라고 정의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강박이 지니는 반복적인 속성에 주목하며 동시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반복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정연두, <DMZ 극장 시리즈 – 도라 극장>(디테일 컷)
전시는 자신을 반복하는 강박, 즉 ‘강박 X 강박’(강박²) 이라는 예술적 전유의 전략을 내세워 새로운 가능성을 외부에서 찾는 대신 내파(內破)*의 원리에서 모색한다.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그것의 위반이나 대안과 같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즉 전시는 자본주의적 강박이 고착되지 않도록 내부에서 여는 힘, 자본주의 밖을 상상하는 예술적 가능성이 곧 반복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내파(內破)*: 파열음 조음 과정의 첫 단계에서 일어나는 폐쇄 작용만으로 발음되는 일.
에밀리아 스카눌리터 , <T 1/2> (영상)
물질과 비물질의 동시적인 체계화, 표준화를 향해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개인이 겪는 정신 병리적 증상은 점차로 증가하지만, 이를 제도적인 측면에서 타개하려는 움직임 혹은 개인의 삶과 결부된 사회의 문제로 환원하여 살펴보려는 노력은 미약하다. 이에 전시는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강박이 작동하는 방식과 해방의 가능성을 예술을 통해 탐구한다.
자료제공: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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