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진상규명 운동의 또 다른 역사, 25회 4.3 미술제 개최

“제주 4·3 진상규명 운동의 또 다른 역사, 4·3미술제”

올해 개최되는 4·3 미술제 <기억을 벼리다(Forged into Collective Memory)>는 ‘제주4·3사건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를 맞아 어느 때보다 관심이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총감독은 아트스페이스 씨의 안혜경 대표가 맡았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제주 4⋅3사건의 ‘현재적 해석’에 관심을 기울인다. 전시 참여작가는 총 37팀 40명으로 회화, 판화, 만화, 설치,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되며 다양한 연계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사진 | 25회 4·3미술제 공식 포스터)[/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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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은 제주 4·3 진상규명 운동에 누구 보다 앞장섰다. 미술인들은 1994년에 <닫힌 가슴을 열며>라는 제목으로 처음 4·3 미술제를 개최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미술제를 진행해왔다. 4·3 미술제는 21회부터 외부 감독 제도를 도입하여 제주 출신뿐만 아니라 국내외로 참여작가 폭을 과감하게 확장해 규모 있는 연대 기획 전시로 발전했다. 올해는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주목되리라 보인다. 

(사진 | 왼쪽부터 4·3 미술제 6회 도록표지 스캔본, 7회 포스터 촬영본, 8회 도록표지 스캔본, 9회 도록표지 스캔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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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목은 <기억을 벼리다>. ‘벼리다’는 ‘무디어진 연장의 날을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든다.’는 뜻으로, 제주 4·3 사건의 기억을 되새긴다는 의미다. 제목은 팔레스타인의 시인 자카리아 모하메드(Zakaria Mohamed)의 <재갈>이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 “저 검은 말은 무얼 저리 씹고 있을까?/소년은 묻는다/대체 무얼 씹고 있을까?/검은 말은/깨물어 씹고 있다/차가둔 쇠로부터 벼리어진/한 조각 기억의 재갈을/죽을 때까지/씹고 또 씹어야 할/그 기억의 재갈을” 의 내용처럼 전시 제목은 제주도민들에게 제주 4·3사건은 검은 말이 씹고 있는 기억의 재갈과 같음을 표현한다.

전시는 아트스페이스 씨의 안혜경 대표가 감독을 맡았다. 원도심 중앙로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씨는 일상과 사회적 이슈를 예술로 소통하기 위한 전시 공간으로 2006년부터 제주도 내외의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일을 해 왔다. 안혜경 감독은 2008년 제주 4·3 평화공원 개관 특별전 <동백꽃 지다>를 기획·진행했고, 2014년 미국 캘러포니아주 소노마카운티뮤지엄 초대전 을 개최하는 등 제주 4·3사건과, 이를 기억하는 예술가들을 알리는 데 힘써왔다. 그는 영화에도 조예가 깊어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으로 오랜 기간 활약했으며 최근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이사로도 선정되었다.

(사진 | 25회  4·3미술제 공식 포스터)

전시는 제주 4⋅3사건의 현재적 해석에 관심을 기울인다. 전시는 최근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난민’, ‘여성’ 등 소수자에 대한 이슈와 ‘이주’, ‘노동’, ‘환경’ 등 우리 삶에 밀접한 사회문제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안혜경 전시 감독이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70년 전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통일을 염원하며 피어오른 제주 4⋅3사건의 횃불이 부정부패 청산을 요구하며 타오른 광장의 촛불, 민주적 시민의식의 표출로 재점화된 점이다.    

‘2018 제주 방문의 해’를 맞아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집중된 4.3미술제는 다양한 연계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홍보람 작가는 커뮤니티 아트 워크숍 <마음의 지도>를 선보인다. 작가는 제주 4·3사건 유가족들과 함께 <마음의 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워크숍은 삶의 경험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공유하며 ‘지금 여기’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음을 드러낸다. 작가가 참여자와 직접 소통하여 참여자가 자신의 느낌과 마음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박주애 작가와 제주대학교 미술학부 학생들은 함께 만드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예술가와 함께하는 제주 4·3사건 유적답사, 예술포럼, 함께 보면 좋은 영화 추천 등 다양한 전시 연계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참여작가는 총 37팀 40명으로 회화, 판화, 만화, 설치,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된다. 탐미협 회원 및 도 내외, 국외 작가도 포함되어 있다. 명단은 아래와 같다.

강동균, 강문석, 고경일, 고경화, 고길천, 고승욱, 고혁진, 김수범, 김영화, 김영훈, 김옥선, 노순택, 박경훈, 박소연, 박진희, 서성봉, 송동효, 송맹석, 신소연, 신예선, 양동규, 양미경, 양천우, 연미, 오석훈, 오현림, 이경재, 이승수, 이종후, 이준규, 이지유, 임흥순, 정용성, 정현영, 홍덕표, 홍보람, 홍진숙, Guston Sondin-Kung 거스톤 손딩 퀑(미국), Jane Jin Kaisen 제인 진 카이젞(덴마크), Kip Kania 킵 카니아(미국)

○ 전시 기간 : 2018.04.03.(화) ~ 04.29(일)

○ 장소 :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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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민경 (monthlyart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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