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 차승언 아그네스와 승환스

살롱드에이치 2014.11.27~2014.12.23

줄 매기의 달인 차승언이 작정하고 직조기에 앉았다. 대학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하고 미국 유학을 통해 회화와 설치작업으로 변화를 시도한 차승언은 귀국 이후 2011년 첫 개인전에서 설치와 퍼포먼스, 비디오 등의 작업을 선보였다. 이때 작업의 주제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살아가는 태도 등에 대한 성찰을 투명 줄이나 검은 실 등으로 가시화하는 것이었다. 이후 2012년 무렵부터 장르적으로는 복고적이며, 양식적으로는 과거 회귀적인 직조 작업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
섬유미술 전공자로서 늦깎이 미국 유학을 통해 애써 섬유공예의 장르에서 벗어났다면,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섬유예술의 작업 방식 중 하나인 직조기를 다시 등장시킨 차승언은 어쩌면 스스로 벗어나고자 했던 것, 스스로 거부하고자 했던 것을 다시 돌이켜 보는 방법을 택한 것 같다. 더욱이 이번 개인전에는 희미한 미색 실을 베틀에 걸어 몇 가지 패턴으로 직조해낸 천을 규격 캔버스 틀에 메운 작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는데,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20세기 추상회화의 전형적인 외형을 닮았기에, 그의 의도가 20세기 미술사의 주요 전제였던 회화와 공예, 공예와 회화의 구분을 되새기는 데 집중되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직조기로 짜낸 작품은 전체적으로 회화의 지지체 그 자체를 상기시키는 백색 캔버스를 닮았으며, 직조 과정에 사용된 짙은 톤의 염색사는 캔버스 틀을 거울처럼 반사함으로써 직조로 반추한 회화의 의미, 패턴으로 되새긴 평면의 의미를 거듭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캔버스 틀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형태로 직조된 캔버스 천은 어느 순간 날실만 남기고 배경의 틀을 드러내기도 하고, 이면의 뼈대를 드러낸 날실은 서로 엇갈려 꼬이기도, 연속된 캔버스 사이에 포물선을 그리며 드리워지기도 한다. 또한 직조된 천 위에 기하학적 형태를 채색으로 부과하는 방법으로 차승언은 회화와 섬유공예, 시각적 이미지와 촉각적 실체, 그리기와 짜기, 이미지와 패턴, 칠하기와 염색하기, 이념과 물질의 문제를 의도적으로 집요하게 반추하고 있다.
상반되지만 함께 하는 의미는 전시 제목에도 드러난다. ‘아그네스와 승환스’에서 ‘아그네스’는 차승언이 그렇게 불러내어 되새기는 추상미술의 정점, 즉 미니멀리즘 시기 미국의 여성 추상미술가 아그네스 마틴에 대한 오마주이며, ‘승환스’는 작가의 주변 사람들, 즉 ‘승언’이 삶을 이어가고 관계를 형성하는 주변 사람들의 존재를 의미하는데, 이는 다시 말하여 차승언의 삶을 구성하는 작업과 생활, 예술과 신앙의 문제를 대유법적으로 지칭한 것이다.
서구에서 발원한 모더니즘의 시대에 추상은 새로운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혁신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러한 신화를 믿지 못하는 21세기에 추상은 미래지향적인 의미를 갖지 못한다. 폐기된 추상의 미학을 반복적인 직조기법으로 되뇌는 차승언은 아무런 혁신도 미래도 논할 수 없는 상실의 시대에 비록 불발에 그쳐버렸을지라도 과거의 이상을 다시 불러내야 하지 않냐고 묻는 것 같다. 순수 미학이 애써 떨쳐버리려 했던 장식과 공예의 기법으로 완고하게 소환해낸 추상의 미학은 다시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 무엇인가를 지향해야 하지 않냐고 묻는다. 차분하지만 단호한 직조의 방법으로 부활한 캔버스 평면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 추상의 미학을 다시 생각한다.
권영진 미술사

CRITIC 금민정 격.벽.

갤러리 세줄 2014.12.11~26

2층 전시장에서 상영되는 5편의 영상 속에는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격벽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무용수와 움직이는 격벽이 담겨 있다. <역사가 된 세트장을 위한 연출_격벽장>이 전체 구조가 부채꼴임을 알게 해주는 조감도라면, 나머지 4편의 영상은 다양한 시점에서 포착한 모습을 상하 또는 좌우 대칭으로 배치한 2채널로 보여준다. 영상 속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은 동이 트고 해가 지는 과정으로 보이고 이것은 작품의 제목처럼 삶과 죽음의 오래된 비유임이 짐작되며, 무용수의 안무와 따로 또 같이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벽은 삽입된 숨소리 덕분에 공간이 호흡하는 환영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명쾌한데, 왜 가슴 한 켠이 먹먹하고 찌릿해오는가. 도대체 무엇이 작품 앞에서 한참을 응시하고 머무르게 만드는가.
이 작업의 공간적 배경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복원된 격벽장이다. 이곳에서는 수감자들을 단체로 운동시키되, 상호 간에 대화를 방지하고 용이하게 감시하기위해 여러 개의 두꺼운 벽을 치고 벽 사이의 좁은 칸에 수감자들을 분리 수용했다고 한다. 사상범들의 신체를 구속할 목적으로 세워진 감옥에서 신체의 건강 유지나 증진을 목적으로 운동을 시키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러나 천국과 지옥 사이에 있다는 연옥처럼 삶과 죽음의 격벽 그 사이 공간에서 희망과 절망을 번갈아 경험했을, 갇혀 있고 감시 받지만 자신의 몸을 움직여 신체의 건강을 도모하는 인간의 심리적인 혼돈을 무용수의 몸짓과 견고하고 단단한 건축적 요소들의 물리적 움직임으로 표현해낸다는 것은 더더욱 아이러니다. 그런데 바로 이 흥미로운 아이러니가 금민정의 작업을 보다 중층적이고 깊게 한다.
금민정 작가는 그동안 작품이 될 장소를 찾고, 그 장소를 소재로 영상작품을 만든 후 이를 다시 그 장소에 설치하는 장소특정적인 작업을 해왔다. 주로 무형무취의 물리적인 공간 자체를 움직이는 환영으로서의 숨에 천착했다면, 지난해 문화역서울 284에서 퍼포먼스와 함께 보여준 <숨쉬는 벽>을 시작으로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공간이 보다 깊고 풍부하고 다층적인 숨을 쉬게 한다. 그 숨은 인간의 본질과 가치를 대신하는 상징이자 감정의 주체이며, 영상 속 빛은 정신적인 영의 움직임이다. 무용수가 다가오는 죽음과 갇혀 있음의 공포, 슬픔과 애통의 감정을 몸을 움직여 표현하면, 금민정은 영상 속 공간에 혼을 담는 것이다.
2층의 전시장에서 안무가, 사운드아티스트와 함께 진행한 협업의 결과물을 비디오 설치로 보여준다면, 3층의 전시장에는 10여 점의 비디오-조각을 보여준다. 서구 열강의 침입으로 부침을 겪은 대만 무역항구 탐수이(Tamsui) 지역의 역사적 장소들을 소재로 한 2~3점의 작업과 함께 작가는 한국 근현대사를 기록한 역사책들을 서대문형무소의 벽, 계단, 문의 비디오 이미지와 조형적으로 연결시키고, 모니터 2~3대를 결합해 여옥사의 건축물과 공간을 확장했으며, 사형장 앞에 서서 한맺힌 인간사를 목도했을 <통곡의 미루나무>를 설치했다. 이 작업들을 보노라니 작가가 조각과 출신임을 새삼 상기하게 된다. 주객의 구분 없는 매체의 융합이 중요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비디오는 단지 시간성을 갖는 움직이는 영상이 아니라 흙이나 돌과 같은 전통적인 조각의 질료과 다를 바 없다. 질료 자체에 혼이 스며 작가는 적합한 형상을 찾아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미켈란젤로처럼 말이다.
윤형주 가인갤러리 큐레이터

위 금민정 <시나리오_삶과 죽음의 미네르바>(오른쪽) 비디오 설치 가변크기 2014

CRITIC 김윤철 백시(白視)

대안공간 루프 2014.12.8~23

전시장에서 나는 ‘백시’를 경험한다. 백시(白視). 화이트아웃. 하얗게 드러남과 하얗게 지워짐의 현기증 나는 중첩. “늘 보던 말을 새삼 바라보는 눈 내린 아침”의 바쇼. 백시는 매터링을 통해 가능해진다. 매터링은 물질과 그것의 (언어적 시각적) 재현 사이에서 물질 자체로 방향을 돌려 ‘물질의 물질 되기’라는 생장의 흐름에 온몸을 맡기는 실험이자 수행이다. 김윤철에게 물질은 명사 matter가 아니라 현재진행형 동사 mattering이다. 기실 물질은 몇 개의 성분과 특성들로 나뉠 수 없는, 이질적 원소들이 하나로 뒤섞인 덩어리 자체, 흐름 자체, 출렁이며 스스로 생육해가는 관계 자체가 아닌가. 기실 물질은 한 번도 순수하고 본질적인 적 없는, 끊임없이 변하는 잡(雜) 자체여서 무한한 생성에의 잠재성을 품고 있지 않은가. 김윤철은 현재진행 중인 물질의 물질 되기라는, 물질이 주체인 변화 과정에 휘젓기, 가열하기, 관찰하기 등등의 실험적 수행을 통해 ‘참여’한다. 그리고 그의 참여를 통해 전시장에 ‘현시’되는 물질되기의 과정에 나도 참여하게 된다. 하여 나도 바쇼처럼, 늘 보던 물질을 새삼 바라보게 된다. 서구인들은 물질과 인간을 분리하고, 물질을 호명함으로써 물질의 ‘그림자’들의 체계, 재현의 체계를 구축해왔다. 호명과 분류를 통해, 물질에 ‘대한’ 풍경으로서의 세계가 인간 앞에 세워졌다. 모든 것이 재현인 세계, 모든 것이 그림자이자 우상인 동굴의 시공간인 세계, 거기서는 인간의 삶조차 통째로 재현이며 그림자다. 이 도저한 재현의 경계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불교적이면서 도교적인 이 질문은 현대예술의 가장 중요한 화두이며, 현대과학이 양자역학을 통해 봉착한 의미심장한 위기의 어떤 생성적 가능성에 대한 요청이다. 김윤철은 매터링에 몸을 던짐으로써 현대예술과 과학이 벌이는 재현과의 고군분투를 놀랍도록 가볍게, 놀랍도록 무겁게 뛰어넘는다. 재현된 세계 풍경, 호명된 이름과 특성들의 연쇄를 하얗게 지우며 동시에 드러나는 (전시장을 흐르는) 이 끊임없는 물질 되기의 과정들…. 그것은 생장하는 현존 그 자체다. 날마다 획을 긋고 또 그었던 선비들의 무한정한 수행을 통해 현시되는 일필휘지의 무거운 가벼움. 부단한 실험을 통해 연금술사들이 불러내던 물질의 정령들의 빛나는 어둠. 동서가 공유하는 물질 되기의 실천, 예술과 과학이 공유하는 탈재현에의 화두, 김윤철의 <백시전>은 이 모두에 정진하는 한 수행자가 나에게 건네주는 놀라운 선물이다.
박영선 사진가, 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원

위 김윤철 <백시> 하이드로젤, 산・염기 혼합액 유리, 폴리비닐 아세탈 가변설치 2014

CRITIC 매뉴얼 Part & Lavour

문화공장오산 2014.11.14~2014.12.14

미술가는 작품의 아이디어를 내고, 일반 참여자가 미술가가 작성한 매뉴얼에 따라 제작한 작품으로 이루어진 전시. 종종 볼 수 있는 방식의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미술관에서 특별하게 설정한 의도와 목표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역시 드물다.
이번 전시는 “기획자가 동일한 재료들을 제시하고 작가들은 그 제한된 재료 안에서 작품을 구상”하며, “그 구상된 작품은 하나의 지시서(매뉴얼)로 제작되어 작가의 도움 없이 제3자의 손에 의해 제작”된 작품을 전시했다. 이를 위해 오산 시민 60여 명이 참가, 5일간 작업 지시서를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작가를 작품을 제작하는 창조자의 역할이 아닌 주어진 재료 안에서 작품을 구상하는 연출자의 역할로 제한하고, 작품 제작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의 활동을 통해 예술작품 탄생 과정에서 간과되기 쉬운 ‘노동’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려는” 목적을 표방했다. “현대예술이 담고 있는 의미를 ‘재료’와 ‘노동력’이라는 새로운 측면에서 고찰해 볼 기회를 관람객에게 제공”하려 했다는 것이다.
관람객을 그저 감상자나 향수자로서의 역할로부터 불러내어 완성된 작품의 한 부분이나 작품 완성을 위한 참여자로서 끌어들이는 것은 현대미술의 한 경향 가운데 하나이다. 메일아트 등의 개념적인 미술도 그렇고, 전자기기의 발달에 의해 점차 복잡하고 정교해지는 인터랙티브 아트 형식의 작품 또한 그렇다.
그러나 이번 <매뉴얼전>은 기성예술이나 제도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메일아트나 유희적인 성향이 강한 근자의 인터랙티브 아트와 달리, 작품 아이디어와 제작방식을 미술가가 담당하고 참여자는 그 지침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자율성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실제 작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많이 다르다. 마치 작곡가의 음악을 자신의 해석을 담아 연주하는 연주자와 유사하다고 할까.
미술가가 제작한 매뉴얼, 그것도 지정된 재료라는 제한 속에서 제작한 매뉴얼은 자연스럽게 미술, 미술행위, 작품 등에 관한 작가의 관점이나 이념이 드러나리라 생각한다. 나아가 이러한 취지(특히 미술(가)와 관람객의 접촉이나 교류 또는 미술교육 등과 관련된)에 대한 평소의 생각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참여한 작가로서도 자신의 미술과 행위가 무엇에 근거하고 있으며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한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자신의 작업이 구체화되는지를 되돌아보고 반성해볼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생각된다. 관람객으로서도 미술에서 재료와 노동의 의미를 고찰해보도록 한다는 기획의도도 물론 성과가 있겠지만, 미술이나 미적 활동에 대해 평상적인 관람과는 다른 관점과 태도로 접근하도록 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좋지 않은 조건 때문에 참여를 고사한 몇몇 작가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아쉽다. 교육을 표방하는 오산시로서도 예술교육이 단지 ‘즐기며 체험하는’ 것에만 있지 않음을 확인하고 숙고와 준비를 거친 전시를 통해 예술의 의미를 깊이 있게 교육하는 미술관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박정구 독립 큐레이터

위 문화공장오산에서 열린 <매뉴얼> 전시광경

CRITIC 리경 역전이(逆轉移)

도쿄 메종 에르메스 2014.10.31~1.7

현대 건축의 거장 렌조 피아노가 디자인한 도쿄 긴자의 메종 에르메스는 건물 자체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이 대기와 빛의 변화에 반응해, 투명한 아이스큐브를 쌓아놓은 듯한 유리 표면은 한낮의 하늘과 구름의 표정을 담아내고 밤에는 실내의 불빛으로 황금색을 머금는다. 자신과 외부를 물리적으로 규정하고 구분짓는 건축물의 외피가 대기의 변화를 컨트롤하기보다 겸허히 받아들이는 까닭에 ‘빛’을 주제와 소재 삼아 작업해온 리경에게는 전시 공간 자체가 영감이자 작업의 출발점이 된다.
대기의 변화가 만들어내는 ‘빛’의 흐름을 담기 위해 작가가 택한 재료는 ‘자개’다. 전시장 바닥을 오색의 영롱한 빛깔로 뒤덮은 자개는 이른 아침 서늘한 연못이 되고, 정오의 햇살 아래 찬란의 빛의 향연을 펼치다가 도시의 현란한 네온사인을 배경으로 차분히 밤을 맞이한다. 빛을 발산하거나 반사하는 것이 아니라, 빛을 ‘품는다’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대기와 건축물과 리경의 신작이 함께 만들어낸 경이로운 풍경은 시간에 따라 방향과 톤이 바뀌는 사운드와 어우러져 보이지 않는 태양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강렬한 빛을 발산하는 전구와 초현실적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레이저 등 인공광을 주로 사용해온 작가가 햇살을 가득 머금은 텅빈 갤러리와 조우하는 순간 빛의 근원인 태양을 강렬히 의식하고 이를 작업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이기로 한 것은 빛을 ‘만들기’보다 ‘받아들이기’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식과 태도의 전환은 빛의 시각 효과를 넘어선 총체적인 신체 경험을 통해 절대 가치에 대한 방법적 회의를 거듭해온 그가 바로 인식의 주체인 자기 자신으로부터 작업의 여정을 다시 출발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러한 신작 <뱀의 키스(Serpentine’s Kiss)>와 2003년에 발표한 바 있는 <선악과(The Tree of Knowledge of Good & Evil)>로 구성된 리경의 이번 개인전은 ‘역전이(Countertransference)’ 라는 심리학 용어를 제목으로 삼고 있다. 이는 심리 상담에서 환자가 주변 인물들에게 느끼는 감정을 치료자에게 옮기는 전이 현상에 대한 영향으로서 치료자가 환자의 무의식에 반응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이러한 심리적 과정을 통해 작가가 자신과 동일시하는 대상은 현실의 존재가 아니라 전설 속의 인물 ‘아사녀’이다. 햇빛을 머금고 수면처럼 반짝이는 자개 바닥은 사찰에 격리된 채 불상을 제작 중인 남편 아사달을 만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왔다가, ‘불탑이 완성되면 연못에 탑 그림자가 떠오른다’는 스님의 말을 믿고 연못가를 지키던 중 기다림에 지쳐 물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의 한 장면이 된다.
리경은 이러한 이야기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야기한 ‘기다림의 대상’이 무엇인가는 질문한다. 결코 연못에 떠오를 리 없는 불탑의 그림자, 그리고 아사녀의 속절없는 기다림에서 뚜렷한 목표도 그에 따른 보상도 보장받지 못하는 예술이라는 활동을 통해 앞만 보고 질주하는 사회인들이 이미 의식의 뒷구석에 봉인해놓은 인식론적 질문들을 끌질기게 되묻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이다. <뱀의 키스>는 <마지막 희생(Last Sacrifice)>, <(하나님이) 아담을 불렀다(He called to Adam)>, <선악과(The tree of knowledge of good & evil)> 등의 제목이 암시하듯, 특정 종교의 언어와 도상을 빌려 지각과 인식의 이율배반이라는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어온 그의 작업 맥락에서 연속성을 가진다.
바다에서 태어난 자개가 하늘의 빛을 반사하여 수만 가지 색을 만들어내듯이, 작가는 자신을 성경과 전설의 인물에 투영함으로써 그들이 발신하는 메시지를 증폭시킨다. 빛이 자개에 부딪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듯, 그들이 작가를 통해 우리 개개인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 신의 아들 예수, 세속적 순교자 아사달과 아사녀가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루어진 리경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수많은 의미는 전시장 입구에 쓰여진 가스통 바슐라르의 글귀로 함축할 수 있겠다. “그 자신을 소멸시키며 순수하게 타오르는 것은 바로 자신의 불순물이며, 이는 순수의 양식과 재료가 된다.”
임근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

위 리경 <역전이-Serpent’s Kiss> 자개, 합판, 멀티채널 사운드, PAR 조명, 자연광 가변설치 2014
ⓒ Naca’sa&partners Inc. / Courtesy of Foundation d’enterprise Hermes

PREVIEW 1월-1

젊은모색201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14.12.16~3.29

신진 작가들의 실험정신과 독창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정례전 <젊은모색 2014>. 올해로 18회를 맞이하는 이번 전시에는 현실적인 사건이나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향해 노골적인 일침을 가하기보다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현실을 적절히 혼용하여 ‘잔혹동화’와 같이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경향을 갖는 권용주 김도희 김웅용 김하영 노상호 윤향로 오민 조송이 참여한다. 작가들은 일상 속에서 지각되는 사회의 긴장과 충돌을 해결하려 하거나 직접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보다 일상의 풍경 그대로를 담담하고 감각적으로 도상화 하는 모습을 통해 젊은 세대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여러 가지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회화, 한국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각 분야의 작가 8명이 선보이는 약 40여점의 작품을 통해 우리 미술에 나타난 젊은 정신과 향후 미술의 가능성을 촉발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이 시대의 조형담론을 예견해보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김웅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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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_梅-체르마트 하늘을 날다

음풍농월

이천시립월전미술관 2014.12.3~1.25

전통과 현대라는 접점에서 사군자의 의미와 풍류를 되짚고자 기획되었다. 매화·난초·국화·대나무를 일컫는 사군자는 예로부터 군자의 덕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해 다양한 예술작품에 등장했다. 특히 사대부들이 즐겨 그렸던 그림으로 단순한 묘사가 아닌 유교적 이념을 식물에 부여하여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도달해야 할 군자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사군자의 위치는 어떠한가?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작가들도 있지만 이전과는 사뭇 다른 방식을 시도하는 작가들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군자가 지닌 전통적인 의미에서 한발 나아가 각기 다른 삶을 일궈온 10명의 작가 김현경 이동원 이재삼 유미란 유윤빈 윤정원 조종성 조은령 조환 최현주의 삶 속에서 사군자의 정신이 어떤 방식으로 물들어 있는지 살펴본다. 회화, 설치작품 30여점을 통해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작품부터 현대적이고,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작품들을 통해 사군자화를 재조명한다. 최현주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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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병기

김병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14.12.2~3.1

한국현대미술 형성 초기에 추상미학을 적극 주창한 김병기의 60여 년의 역작들을 선보인다. 100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자기를 비워가며 예술과 인생에 대한 인문적 통찰을 멈추지 않는 주체성과 확신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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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소정

송은미술대상

송은아트스페이스 2014.12.12~1.31

14회를 맞은 송은미술대상 최종 4인의 수상자 도수진 이진주 전소정 조소희 작가의 그룹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개인과 사회 안에서 예술이라는 화두를 놓지 않고 고민하는 4명의 작가의 설치, 페인팅, 영상 등으로 구성된다. 전소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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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PaTI + 장영철_피타집 다큐멘터리

협력적 주거공동체

서울시립미술관 2014.12.9~1.25

획일적인 주거 공간을 공유의 개념으로 재구성하는 시도.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연대하는 삶의 터를 상상하는 작업이다. 9명의 작가는 오늘의 현실을 면밀히 관찰해 각기 다른 시선과 언어로 다양한 협력적 공동체를 제안한다. 장영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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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전윤조

전윤조

김종영미술관 2014.12.12~2.8

<머리가 알지 못하는 마음>이라는 타이틀로 선보이는 전윤조의 개인전. 작가의 작업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해가는 치유의 과정으로 작가가 오랜 시간 실을 꼬아 만든 인형들이 공중에 매달려있는 각각의 형태를 통해 불안감과 고통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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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의도적 긴장

의도적긴장

우민아트센터 2014.12.22~1.17

현실 속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지 자문하며 작업으로 사회 이면의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려하는 6명 작가의 작업들로 구성된다. 김동령 남대웅 이영민 이완 전소정 정은영은 작업을 통해 당장 눈앞에 닥친 삶의 무게를 ‘직면’하기보다 상처에 눈감고 망각을 향해 내달리도록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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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임선이

임선이

갤러리 잔다리 2014.12.23~1.16

자연과 인공의 상태,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정체성의 혼란과 심리적 갈등을 겪는 현대인의 삶을 이야기하는 임선이의 개인전. 작가는 자신이 연출한 낯설고 불안한 풍경을 통해 고립과 단절이라는 현대인의 절박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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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김승영_깃발_2012-2013_소금, 깃발,모터,푸른형광등,브라인드,가변크기

Silence of Flaubert

갤러리 스케이프 1.7~2.24

김승영 고명근 이혜승 유영진이 참여해 시각성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개인을 에워싼 침묵의 배경에 대해 살핀다. 네 작가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형성된 모호한 암시의 기류를 통해 공간과 시간, 개개인의 내면에 담긴 침묵의 본질에 다가간다. 김승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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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유스케코무타

유수케 코무타&다이수케 오바

리안갤러리 서울 2014.12.12~1.17

일본의 젊은 작가 유수케 코무타와 다이수케 오바의 2인전.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두작가는 이 전시에서 종이접기와 수묵화라는 일본 전통예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자신만의 시각언어로 전환시켜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 유수케 코무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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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청-강봉준

도시의 빛

서울시청 시민청갤러리 2014.12.27~1.25

다양한 미디어아트와 공간 설치를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_도시의 빛’. 2014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다가오는 2015년 희망의 빛을 다채로운 미디어 아트에서 찾고 공간의 재해석을 통해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선사한다.
강봉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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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룩스-박진영

장면의 재탄생 1부

갤러리 룩스 1.22~2.21

재개관 후 새로운 공간에서의 첫 전시. 다양한 세대의 사진작가가 각기 ‘익숙한 상황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는 형식’의 작업을 1부와 2부로 나뉘어 전시한다. 1부는 권오상 김도균 박승훈 박진영 백승우 원성원 윤정미 이윤진 등이 참가한다. 박진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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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두산-최윤석

다른 방식의 ○

두산갤러리 1.14~2.14

두산갤러리의 신진 기획자 양성 프로그램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 참가자 김소영, 박보람, 박은지가 공동 기획한 전시. 이번 전시는 오디너리피플 장서영 장파 최윤석 한받이 참여해 사진, 영상, 설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최윤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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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rla현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갤러리 로얄 2014.12.12~2.24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에서 따온 제목으로 시간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5명의 작가는 각자의 내면에 숨어 발견되지 않은 특별한 기억의 유물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각기 다른 기억의 변주를 펼친다. 김현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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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판핑유

Cre8tive Report

OCI미술관 1.8~2.15

2014년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8명 서재현 전은희 최현석 허용성 박종호 범진용 이진영 홍정욱과 OCI미술관의 국제교류 프로그램 참여작가 판핑유가 참여한다. 각 작가는 저마다 연구해 온 주제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판핑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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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신민주

신민주

pkm갤러리 1.14~2.10

캔버스 위에 물감을 칠하고 마른 뒤 그 위에 또 칠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리는 것인지 지우는 것인지 경계가 모호해진다. 신민주는 그 경계에서 그리기보다는 지우기, 구성보다는 해체에 가까운 무채색 그림을 통해 고정된 상태가 아닌 끝없는 움직임을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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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정정주

Affinity90

갤러리 조선 2014.12.30~1.20

갤러리 조선에서 전시를 한 적 있는 작가의 작품을 모았다. 전시를 위해 준비했지만 선보이지 못했던 작품, 기존 작업 경향을 탈피해 새롭게 시도, 구상한 작품 등으로 구성된다.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한 공간에서 77가지 개성을 드러내며 서로 관계 맺는다. 정정주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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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팔로우미-민진영

팔로우-미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2014.12.18~1.18

서울시립 난지창작스튜디오 8기 입주작가들이 서로 벗이 되어 길을 나선다는 뜻이면서, 길을 개척하는 아방가르드 미술가를 지향함을 의미하는 제목아래 전시가 구성된다.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작가 21명이 한 해 동안 일궈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민진영작

PREVIEW1월-2

풍경을 만나다

갤러리 나우 1.14~20

김경호 박영무 박혜정 안순분 이훈 이흥우가 참여해 <풍경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사진전을 연다. 수없이 스쳐 지났을 풍경들이 어느 순간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남긴 흔적들을 사진예술회원 6명이 포착해 보여준다. 박영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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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서은애

마흔 넘어 붓 놓긴 글렀어

UNC 갤러리 2014.12.23~1.16

40대 작가 12인의 그룹전. 청년시절의 풋풋함을 간직한 채 어느덧 불혹을 맞아 노련함을 더한 12인의 중견작가가 모여 서로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입문시기 초심을 기억하며 유명 작가로 성장하기 위한 다짐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서은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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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임선구,_움직이는_숲,_종이에_연필,_29.6x61.2cm,_2014

생성된 풍경

갤러리 가비 1.15~29

일상의 사건과 기억에서 비롯된 이미지들을 재구성하여 각자의 풍경을 구현하는 임선구 조미나 홍재진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들은 사물의 외형을 왜곡, 변형시킨 사물을 등장시키며 비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임선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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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한소현

마음의 기억

단원미술관 2014.12.18~1.18

감추어두었던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며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마음의 기억>. 이번 전시는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상실감을 드러내는 작업들과 상처를 위로하고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주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한소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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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형섭

동아시아국제교류전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2014.12.17~2.28

대안적 미술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한국과 대만, 중국, 홍콩, 마카오, 일본 큐레이터 6명이 협력한 전시. 29명의 작가가 ‘지금 예술인들은 무엇을 말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그림과 사진, 영상, 설치미술을 통해 이야기한다.
조형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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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황영기

황영기

이공갤러리 1.22~28

일상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중첩, 나열, 병렬, 에디팅의 덧붙이기 등의 기법으로 보정하고 무한 복제와 전송 시스템을 활용하는 작가 황영기의 개인전. 작가는 ‘디지털 노마드’ 라는 타이틀아래 우리 시대의 삶의 모습을 구체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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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곽상원

곽상원

갤러리 이마주 2014.12.11~1.5

<헤엄치는 새>라는 제목으로 낯선 곳에 던져진 실존적 존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곽상원의 개인전. 작가는 정처 없이 배회하는 인간의 시선이 머무는 장소를 통해 정체성조차 익명화되어버린 지금의 시대를 평면회화로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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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빈우혁

빈우혁

갤러리 바톤 2014.12.17~1.17

이상적 아름다움을 뜻하는 전시명 <아르카디아>는 숲이나 공원 등 작가가 자주 찾는 주변 장소에 대한 세심한 탐구와 회화화 시도가 작품의 출발점이었음을 암시한다. 이번 전시는 독일의 지명에서 제목을 따온 작품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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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문상직

문상직

갤러리 제이원 1.6~17

섬세한 감성을 바탕으로 서정적인 풍경을 그리는 작가 문상직의 개인전. 작가는 완만한 곡선과 포근한 색채로 자연을 내면으로 끌여들여 재구성하는가 하면, 단순화하고 왜곡시켜 내면을 물들이는 심상풍경을 변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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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금산-김창겸

김창겸

금산갤러리 1.7~2.1

‘이미지와 실제’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이미지를 합성하고 편집 기술 프로세스를 통해 가상 현실을 창조하는 김창겸의 개인전. 이번 전시는 그간의 대표작과 최근작인 비디오 설치작업 10여점과 사진작업 4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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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한혜연

한혜진

아트필리아갤러리 1.7~20

생명력을 잃지 않는 존재, 위안을 찾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며 경험을 통한 감정을 꽃의 형상으로 나타내는 한혜진의 개인전. 작가는 ‘비워야만 채울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많은 생각과 상념들을 비우려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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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서신 윤길현_그녀에게주는선물_75x35x56cm_2014

꽃미전:11 <사람 사이>

서신갤러리 2014.12.27~2.28

한 해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꽃미전』. 박성수 박시완 양순실 이주리 윤길현 윤철규 조헌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인간, 관계, 사람과 사람의 사이이라는 의미의 부제를 붙이고 인물 작업을 하는 작가 7인을 초대한다.
윤길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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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최진욱

최진욱

더케이갤러리 1.28~2.3

나무상자를 통해 사람 사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최진욱이 주변의 일상을 기록한 입체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일정 크기의 나무상자 안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나무인형을 통해 정해진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형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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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박성환_’14_그녀의_해(her_sun)_聖水,_acrylic_on_canvas,_53_x_41cm

박성환

토포하우스 1.14~20

한국의 미는 언어-광학-시지각적 조형구축의 한계가 없는 영적 창조 그 자체의 존재라고 생각하는 박성환의 개인전. 작가는 지난 전시인 <朴성환의 영적-실재 그 자체의 세계 우주최초 창시 전>의 연장선에 있는 작업들을 <그녀의 해>라는 타이틀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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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박주호_fresh

Fresh

갤러리 마레 1.5~20

산뜻하고, 신선한 작품의 전시로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희망을 전하기 위해 기획한 전시. 박주호 에밀리영 두 작가의 조합에서 생성된 참신한 이미지는 새로운 시작의 의지와 희망을 보여주며 작품에서 풍기는 아름다운 느낌과 주제는 보는 이의 가슴을 편안하게 한다. 박주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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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문형태

문형태

롯데갤러리 광복점 2014.12.11~1.25

화려한 색채와 감각적인 표현으로 본인 내면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문형태 개인전 . 이번 전시는 흥미로운 구성을 통한 문형태 작가의 다채로운 신작을 선보이며 전시장에서 작품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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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낙_월간미술_1월_프리뷰

전낙

에이블서울갤러리 2014.12.17~1.13

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이는 작가 전낙의 첫 개인전. 작가는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일상의 테두리에서 소재를 찾아 부단히 노력하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집중했다. 작품 속 말풍선을 통하여 때론 환하고, 때론 어두운 사람들의 마음을 투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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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최예태

’14 – ’15 송구영신 24인 초대전

예일화랑 2014.12.20~1.10

다사다난했던 2014년을 결산하고 2015년 새해를 맞이하는 전시. 장두건 하반영 전뢰진 이한우 이동표 조규일 김형대 윤명로 정관모 최예태 신현국 우희춘 신종섭 송용 서봉한 곽석손 양태석 신범승 김충곤 이건임 이병학 김재열 이수 김수남이 참여한다. 최예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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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임정민

임정민

경인미술관 1.14~20

단순화한 꽃의 형상을 소재로 외형과 내면의 이야기를 전하는 임정민의 개인전. 개인 감정의 사회화를 표현하기위해 꽃이라는 하나의 대상을 선정한다.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기억, 감각, 감정 그리고 추억들이 타인의 전이되는 과정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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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든-백영수

근·현대 한국 미술의 흐름

해든뮤지움 2014.9.5~3.1

해든뮤지움의 소장품 중 한국미술의 변화를 주도하며 전통 동양화의 독자적 환경을 이룩한 36명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 한국만의 고유한 정신성이 담긴 추상미술과 예술적 시도로 한국미술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백영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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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겐마-부산달마이길62번

겐마 히사타카

갤러리 파비욘드 1.26~2.4

일본인에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을 살펴본다. 한국에서 생활한 지 3년이 되는 작가가 그린 한국 풍경은 우리가 우리 땅에서 의식하지 못한 채 잊고 살아가는 감정들을 되살려낸다. 작가의 철학적 사상과 감정, 경험을 기록적인 풍경 묘사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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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김령

김령

갤러리 그림손 1.7~20

작가는 인생의 덧없음을 역설적으로 나타내기위해 꽃의 화려한 모습을 반짝이는 비즈 알갱이로 부각시켜 표현한다. 아무리 화려하고 찬란한 꽃이라도 시간이라는 실제 속에서 덧없이 무너져가는 과정을 경험하며 삶의 덧없음을 전한다.

 

 

KIM SHIN’S DESIGN ESSAY 6

과잉 사회

김신 디자인 칼럼니스트

호칭으로서 ‘씨’는 상대방을 꽤 높여주는 말이었다. 사전에서도 씨를 “그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하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이제는 씨가 별로 대접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은 ‘씨’ 대신 차라리 ‘님’을 쓴다. 우리는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부를 때 그 사람의 직위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쓴다. 사장님, 실장님, 대리님, 위원님 하는 식으로 호칭을 붙여야 그 사람을 무시하지 않고 예의를 갖춰 대접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냥 아무개씨라고 말하면 왠지 그 사람을 하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직위를 모르면 차라리 아무개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오늘날 호칭은 과잉되었다.
실수를 한 점원이 고객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리고 쩔쩔매며 “네 네 고객님” 한다. 고객은 왕이 아니지만 기업은 고객을 왕으로 모실 것을 직원들에게 강요한다. 그리하여 고객을 높이 받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객에게 팔 물건까지 높이는 웃지 못 할 일이 일어난다. “네 고객님, 이 물건은 1백만 원이세요.” 1백만 원이 아니라 수억 원의 물건이라도 물건이 높임을 받을 순 없다. 오늘날 서비스는 과잉되었다.
영화 <카트>를 보면 계산원이 잘못했다며 벌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손님은 계산원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고 명령한다. 진상 주민들에게 고통 받은 아파트 경비원도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 대한항공의 오너 2세 조현아 씨도 승무원을 무릎 꿇리고 잘못을 빌라고 했다 한다. 아니 승무원이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었다는 말도 있고. 어찌되었든 잘못을 하면 무릎을 꿇는 것이 기본이 된 거 같다. 오늘날 사죄 방식은 과잉되었다.
얼마 전 수입 자동차 브랜드 행사장엘 갔다.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핸들과 대시보드를 보니 뭔 작동 버튼이 그렇게 많은지…. 내장 컴퓨터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갖춘 것은 기본이고 메뉴가 엄청 많고 아주 디테일하게 각종 정보들을 보여준다. 구식 자동차에 익숙한 나로서는 이 차를 몰다간 사고가 날 것만 같았다. 자동차뿐인가. 스마트폰, 카메라 같은 기기들은 쓰지 않는 기능들로 가득 차 있다. 각종 물건의 기능 역시 과잉이다.
과잉은 현대 소비사회의 본질이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처음으로 자동차가 발명되었을 때 자동차는 극도로 호사스러운 물건이었다. 자전거조차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는데, 자동차는 오죽했을까. 20세기 초반에 헨리 포드가 저렴한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자 자동차는 민주화되었고 이제 지위재로서의 역할을 잃어버린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GM에서 스타일링을 통해 화려하고 값비싼 자동차들을 내놓음으로써 특별한 자동차 소유로 자신을 뽐내고 구별짓기를 하고자 하는 부자들의 욕망을 충족해주었다. 이때 나온 럭셔리카들은 쓸데없이 과잉된 디자인을 낳게 된다. 화려한 크롬도금, 테일 핀 같은 디테일이 추가되고 형태는 비행기를 흉내 내기까지 한다. 전화기, 오디오, 라디오, TV, 컴퓨터가 모두 그런 진화과정을 거쳤다.
모든 사람이 그 물건을 소유했다는 것 자체로는 더 이상 자랑이 될 수 없을 때 물건은 과잉적 속성을 띠기 시작한다. 어떤 기능을 갖추었느냐, 어떤 재료로 만들었느냐, 마감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물건의 가격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평범한 물건에서 지위재로 격상된다. 그렇지만 기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대신 외모를 눈에 띄게 만드는 것은 좀 더 쉽게 물건이 업그레이드되었음을 보여주는 수단이 된다. 금으로 만든 시계라고 시간을 더 잘 알려주는 건 아니다. 독일의 디자이너 디터 람스는 “혁신은 고갈되지 않는다”고 혁신 찬양의 말을 했지만, 현실에서는 혁신은 고갈되는 것 같다. 그럴 때 과잉 디자인은 얼마나 좋은 대안인가. 뭔가를 과잉되게 디자인하는 건 고갈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편도 요금이 1000만 원 넘는 비행기 1등석 손님은 도대체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아야 할까? 서비스가 과잉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그 서비스는 마치 루이 14세가 통치하는 베르사유 궁전의 대단히 복잡하고 엄격한 궁전 법도를 흉내 내기에 이른다. 그런 법도 아래에서 인간은 초라한 노예가 되어 절절매게 되는 것이다. ●

위 감정의 시대 프로젝트팀(김숙현 임샛별 조혜정)이 2014년 9월 23일부터 30일까지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에서 열린 <감정의 시대: 서비스노동의 관계미학전>에 선보인 영상작업 <역할극> 스틸컷

[Art Journal]

장민승__보이스리스_전시전경

여다함__죽은 불_ 전시전경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예술가 창작 지원의 새로운 방향

슬기와 민, 장민승, 여다함 제15회 후보작가 전시 열려

제15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후보 작가인 슬기와 민, 여다함, 장민승의 전시가 2014년 12월 18일부터 오는 2월 15일까지 서울 신사동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지하 1층에 위치한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다.
디자이너 듀오 슬기와 민은 신작 <테크니컬 드로잉>을 통해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투명한 세계를 구축하는 데 동참한 것에 대한 반성으로 정체불명의 대상을 흐릿하고 거대하게 확대한 프린트 작업을 선보였다. 사진, 음악,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자유분방하게 넘나드는 작가 장민승은 지난해 세월호 사건을 접하고 무기력과 우울증을 느꼈다며 일본 고유의 함축적인 시 하이쿠와 소리 없는 언어인 수화(手話)를 통해 슬픔을 애도하고 치유를 희망하는 작업 <보이스리스>를 발표했다. 또 다른 후보작가 여다함은 버려진 플라스틱 포장재를 석고 캐스팅한 <죽은 불>과 세계 각지에 있는 동상의 자세를 춤으로 연결한 작업 <무뢰한 정신>을 출품해 현대사회에서 진리의 오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이 미술상은 작가 3명을 선정해 작품 제작 및 전시를 지원하고 전시 평가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제15회 최종 수상자는 오는 2월 13일 발표된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은 지난 2000년 국내 진출 외국 기업 최초로 제정된 미술상으로 지난 15년간 중견 작가보다 젊은 작가 발굴에 앞장서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재단 측은 수상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한국 미술계에 젊은 작가 층은 한정된 반면 그동안 시상제도가 급격하게 늘어나 이 상의 방향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카트린 츠키니트 재단 이사는 “후보 작가 없이 16회부터 수상자 1명을 선정해 파리에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신작 제작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작가들에게 수준 높은 창작지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더 역동적이고 풍요로운 한국현대미술 현장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추어 미술상도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이번 전시부터 전 몽인아트센터 디렉터로 활동한 김윤경이 아뜰리에 에르메스 디렉터로 참여한다. 김 디렉터는 에르메스 재단이 한국과 프랑스의 국제교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작가 지원뿐 아니라 프랑스의 전도유망한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위에서부터 슬기와 민 <테크니컬 드로잉>, 장민승 <보이스리스>, 여다함 <죽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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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8)

개인 컬렉터가 사랑한 한국근현대미술
서울미술관 소장품전〈거장〉〈오 홀리나잇!〉열어

서울미술관은 11월 28일부터 2015년 2월 15일까지 소장품전 〈거장〉과 〈오 홀리나잇!〉 을 이어간다. 〈거장〉은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근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36명의 회화 70여 점을 전시한다. 전시작 중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가 특히 주목된다. 한편 〈오 홀리나잇!〉은 운보 김기창이 신약성서의 주요 장면을 한국적인 성화로 재해석한 <예수의 생애> 연작 30점을 선보인다. 두 전시는 서울미술관 설립자인 안병광 회장(사진)이 지난 30여 년이란 세월 동안 수집한 작품의 일부를 대중에 공개하는 자리로 한국근대미술을 향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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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웅 콜렉터
역사적인 미술품 기증, 광주에 자리 잡는다
하정웅미술관 건립 추진

광주시가 재일교포 사업가 하정웅(사진)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의 이름을 딴 가칭 ‘하정웅미술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장현 광주시장과 하정웅 명예관장은 하정웅 컬렉션을 상설전시하기 위한 공간 건립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쳤다”며 “건립될 공간은 전시공간과 수장고 등을 갖춘 전시관으로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과 같은 분관의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하정웅미술관’ 건립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같은 이유는 하 명예관장의 미술품 기증 역사가 광주시립 미술관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하 명예관장은 고(故) 오승윤 화백과의 인연을 계기로 미술품을 기증하기 시작했다. 1992년 고 오승윤 화백과 함께 광주시립 미술관을 찾은 하 명예관장은 개관 초기 시립미술관이 소장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신이 평생 수집한 작품들을 기증하게 된 것. 하 명예관장은 1993년 212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모두 2,524점을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서울시립미술관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등 전국 시·도립미술관 에서 하 명예관장 기증 작품 순회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하 명예관장의 기증 정신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전국 시·도립 미술관 네트워크가 진행하는 전시다.
광주=박진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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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_이종만

전주_최수일

전북미술계를 결산하다
이종만 목정문화상, 최수일 전라미술상, 이호철 김치현청년미술상에 각각 선정

(재)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은 제22회 목정문화상 미술부문 수상자로 서양화가 이종만을 선정하고 12월 28일 전북대학교 진수당에서 창작지원비 1,000만을 지원하는 시상식을 열었다. 이종만은 원광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고 1978년부터 중등학교 교사로 34년간을 재직하면서 한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11번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전라미술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일청)와 김치현청년미술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강신동)는 제20회 전라미술상 수상자로 문자조형작가 최수일을, 제4회 김치현청년미술상 수상자로 조각가 이호철을 각각 선정하고 12월 12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작가 최수일은 회화성을 가미한 미술서예를 추구하면서 현대적 문자조형을 선보였다. 전주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서각을 중심으로 여덟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큐레이터를 역임하였다. 조각가 이호철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현실에서 느끼는 권태와 위트, 서정성을 중심으로 유희적 태도를 견지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현재 전북대 미술대학 조소과 박사과정에 있으며 다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구상조각대전에서 장려상과 대교문화재단 조각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전라미술상은 전북화방 고 이승갑 사장의 후원으로 1994년 제정되었다. 김치현청년미술상은 고 김치현 화백의 유지를 모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제정되어 유족이 지원하고 있다.
전주=최정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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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레다띠스

쉽게 다가가는 미술시장
까레다띠스 오픈

2014년 12월 10일, 서울 삼청동에 프랑스 갤러리 까레다띠스Carréd’artistes가 개관했다. 현대미술 대중화를 목표로 2001년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시작해 현재 파리, 뉴욕 등 세계 주요 대도시에 30개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까레다띠스 서울 지점은 아시아 최초로 오픈해 특히 주목된다. 갤러리 소속작가 중 선정된 20명의 작품 9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작은 사이즈 작품을 모두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해 누구나 경제적 부담 없이 쉽게 미술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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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예술의 낭만주의를 찾아서
실험적 예술프로젝트 2014

대구예술발전소가 기획한 <실험적 예술프로젝트 2014>가 지난 12월 9일 개막했다. ‘수퍼 로맨틱스’(Super Romantics)를 표제로 내건 이번 전시는 1월 25일까지 계속되며 현대 미술의 여러 영역에 걸쳐 이완 전리해 차지량 왕우양을 포함한 국내외 작가 25명이 참여하고 있다.
‘수퍼 로맨틱스’이란 말은 유진상 전시 총감독계원예술대 교수의 설명에 따르자면, 과거의 낭만주의 개념을 이루던 유무형의 여러 태도가 현재에 이르러 더욱 강화돼 드러남을 뜻한다. 낭만주의가 오늘날의 새로운 문화에서 어떤 양상을 띠는지를 작업의 동기로 삼아 풀어내는 시도가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이다.
전시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복합적인 매체실험을 시도한 3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실험적인 색을 입힌 작업은 전시가 벌어지는 대구 지역 작가 조명과 국제 교류에 의해 다양성을 보장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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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실험적 예술프로젝트 2014>는 일반 관객에게는 다소간 어렵거나 다른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낭만주의’를 현대미술 작품을 통해 흥미롭게 환기시키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거꾸로 현대미술을 전시장에 펼쳐놓기 위해 낭만주의를 억지로 뒤틀어 끌어왔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시감독이 언급한 대로, 낭만주의는 보통사람과 전문가 사이에 개념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큰 사조다. 근대사회 이후 등장한 낭만주의와 거기서 파생된 예술사조에 굳이 사회학적 관점을 적용해 냉랭하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전문가 입장에 선 기획자와 감독들은 디지털 세대의 일반인에게 ‘사실은 이런 것이 예술에서 통하는 낭만주의’라고 명쾌하게 밝히는 태도 대신 대중이 생각하는 모호한 낭만성에 전시 홍보를 은근슬쩍 기대어버린 듯하다. 이는 매우 영리하거나, 혹은 안이한 생각에서 비롯됐다 하겠다한 면이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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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작품

한국 조각에 힘을 더하다
김윤경, 최태만 김종영조각상 김종영학술상 각각 수상
제13회 김종영조각상과 제2회 김종영학술상 시상식이 지난 12월 12일 김종영미술관에서 개최됐다. 조각상 수상자인 김윤경(사진)은 그동안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작업을 선보였다. 1970년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거쳐 영국 골드스미스대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학술상을 수상한 최태만은 1962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2010 이천국제 조각심포지엄〉 〈2014 창원조각비엔날레〉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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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전경 (2)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망
고은사진미술관에서〈다큐멘터리 스타일전〉열려

고은사진미술관과 고은컨템포러리사진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전 <다큐멘터리 스타일> (2014.12.9~2.25)은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을 스타일, 즉 형식이라는 특정한 관점에서 조망하는 전시이다. 이 전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고은사진미술관이 지금껏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추구해 온 사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오롯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지방 최초의 사진전문미술관으로서 <부산사진의 재발견전>(2011.7.16~2011.10.2)을 통해 중요도에 비해 얕고 척박하기 그지없었던 부산지역의 사진 역사를 전시와 담론의 맥락에서 끌어냈고, 이후의 지속적인 연계 전시로 부산사진을 연구·정리해왔다. 뿐만 아니라 <근원The Origin전>(2012.12.8~ 2013.2.21)을 통해 부산사진에서 한국사진으로 확장하여, 한국사진의 역사적 정통성과 사진 본질의 정통성에 근거한 11인의 동시대작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스타일>은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형식과 문제의식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보여주는 사진가 8인의 작업을 통해 사진의 형식적인 요소와 내용적인 차원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망을 부분적으로나마 제시하려 한다.
이번 전시에는 노순택, 박홍순(사진), 손승현, 이갑철, 이상일, 강용석, 이상엽, 주명덕이 참여했다.

부산=김은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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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미술 (1)
후학들을 위한 기금 마련 전시
홍대, 미술대학 교수작품전 열어

홍익대 현대미술관(관장 전영백)은 2014년 12월 3일부터 23일까지 <LA캠퍼스 건립을 위한 201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대학원 교수작품전>을 열었다. 이 전시에는 홍익대 교수 63명이 참여 작품 120여 점을 선보였다.
학교 측은 “후학을 위해 판매금을 기부형식으로 내놓아 그 의미가 크다”고 이번 전시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홍익대는 LA에 해외캠퍼스를 건립, 매년 300여 명의 학생을 파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ditor’s Letter]

어제 같은 오늘

젊음과 늙음의 경계는 오늘에 있다. 늙은이의 오늘은 과거와 가깝고, 젊은이의 오늘은 미래와 가까운 까닭이다. 늙은이는 어제를 회상하고 젊은이는 내일을 기다린다. 그렇다면 지금에 나는 분명 늙은이 임에 틀림없다. 언젠가부터 미래를 꿈꾸기보다 과거의 기억을 갉아먹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좀처럼 희망이, 밝은 내일이 보이지 않는 요즘이다. 그래서일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이번호 특집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공교롭게도 이 기사를 담당한 임승현 기자는 우리 편집부 식구 가운데 가장 젊다. 같은 날 태어난 쌍둥이 사이에도 세대 차이가 난다는데, 십 수 년 나이 차이 나는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오죽이나 세대 차이를 실감 했을까. 그래도 내일을 좇는 임 기자에게 이번 기회는 여러 모로 공부가 되었을 게다.
최근에 본 전시 가운데 인상 깊었던 두 장면 있다. 먼저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레트로 ’86-’88전〉(11.14~2015 1.11). 액자소설 같은 이 전시에서 그림마당 민 전시(김인숙 박영숙 윤석남 정정엽 등)와 관훈갤러리에서 열렸던 <로고스&파토스전〉(노상균 문범 문주 이기봉 등) 은 그야말로 감회가 남달랐다. 그리고 또 하나는 국제갤러리 도날드 저드와 조습의 개인전이다. 눈치 챘겠지만, 내가 이 전시를 흥미롭게 견주어 본 이유는 이들 전시 사이에 존재하는 성격 차이와 다름의 간극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 현대미술의 묘미가 있는 게 아닐까? 각기 다른 내용과 형식을 추구하고 차별화/전문화된 입장에서 미술과 세상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작가들의 폭넓은 스펙트럼 말이다. 이런 다양성의 공존이야말로 한국 현대미술의 지층을 두텁게 하는 요소일 게다. 이렇듯 미술에는 정답이 없다. 절대적인 가치판단도 불가능하고 우열도 없지만 호(好)-불호(不好)는 가능하다. 그러니 창작자와 향유자 모두 나름대로의 가치관과 취향에 따라 판단하고 즐기면 된다. 여기서 《 월간미술》이 아주 적절한 ‘참고서’ 노릇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월간미술》이 ‘교과서’는 아니다. 그렇다고 대충 한번 쓰윽 훑어보고 버리는 그저 그런 ‘잡지(雜誌)’ 나부랭이도 아니다. 서가에 두고두고 꽂아 놓고 다시 꺼내서 보는 ‘책’이다. 전문가와 일반인은 미술을 대하는 눈높이가 다르고 기대치에서도 차이가 난다. 사정이 이러니 누구나 흡족하지는 않겠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전시의 차이와 간극을 즐기듯《 월간미술》을 즐겼으면 좋겠다.
어느덧 한 해가 또 저물어 간다. 多事多難하지 않았던 해가 어디 있었으랴. 그럼에도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유독 깊게 남는 2014년이다. 오늘도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길 바란다.
편집장 이준희 dam2@unitel.co.kr

[bold_title]CONTRIBUTORS[/bold_title]

MS-co

김언호 한길사 대표

마감기간이 되면 여기저기에 전화를 걸어 사진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김신의 디자인에세이 참고도판으로 헤이리 한길책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윌리엄모리스의 《초서저작집》 이미지를 구하기 위해 김 대표에게 S.O.S.를 청했다. 이 박물관은 윌리엄 모리스의 책공방 캠스콧 프레스가 간행한 모든 책을 소장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을 위해 김 대표는 몇 번 통화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책을 예술품이라고 생각하며 책 만드는데 정성을 쏟는다는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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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영정은영 한국교원대 미술교육과 교수

저드 재단 공동대표의 바쁜 일정에 맞추어 촉박한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대담 진행을 맡아주었다. 그리고 전시 리뷰까지. 이번 도날드 저드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 덕분에 가능했다. 정 교수는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예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에서 미술사 석사과정을 마치고 동 대학원에서 댄 플래빈(Dan Flavin)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윌리엄앤메리대와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방문교수, 필립스 컬렉션 미술관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한남대 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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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MG_0391권유정 전시코디네이터

전시 진행을 위해 서울과 창원을 오가는 생활을 했던 권유정 코디네이터. 창원 현지에서 취재진을 이끌고 현장을 설명했다. <창원조각비엔날레>를 소박한 듯 큰 행사라고 정의했다. 이 전시가 열린 창원은 현란함이 매력적이었다는 말과 함께. 지역에서 벌어지는 현대미술 행사가 쉽지 않았지만 그러한 상황을 변화시키는 데 이번 비엔날레가 일조할 것임을 확신했다. 미술이론과 예술경영 프로그램 등을 공부한 그녀의 관심사는 당연히 ‘커뮤니티 아트’다. 큰 키만큼이나 성장했을 계기가 되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