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 판화, 판화
2020. 5. 14 – 8. 16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홍선웅, < 제주 4.3 진혼가 >, 목판화, 62x182cm, 2018.
판화는 전 세계적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매체다. 한국에서는 특히 1960년대부터 1990년대 다양한 판법이 발전했으며 작가들에게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매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오늘날 인쇄와 복사 기술이 발전함과 동시에 판화는 미술사 속에서 재발견이 필요한 장르로 변모했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판화가 지닌 가치를 재확인하고 미술 장르의 확장과 장르 간 균형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판화를 대표하는 국내 작가 60여 명의 작품 1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강행복, < 화엄(아티스트 북) >, 21x15x18cm, 2019.
< 판화, 판화, 판화 > 전은 ‘책방’, ‘거리’, ‘작업실’, ‘플랫폼’ 4가지로 구성해 판화라는 특수한 장르이자 매체를 집중 조명한다. 일상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장소의 특징을 빌려와 판화가 앞으로 존재하고 설 자리를 장소의 개념으로 접근했다. ‘책방’에서는 판화로 제작된 아티스트 북을 비롯해 인쇄 문화와 판화의 관계를 나타낸 작품을 볼 수 있다. ‘거리’에서는 사회 이슈와 판화의 만남을 통해 예술이 일종의 미디어로 기능했던 작품을 선보인다. ‘작업실’에서는 다양한 판법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장르 중 하나로서 확장된 판화의 면모를 만나볼 수 있다.
김인영, < 매끄러운 막 >, 아크릴, 수전사, 스캐노그라피, 210x105cm, 2019.
‘판화’라는 단어가 거듭 반복되는 이번 전시명은 복수성을 특징으로 하는 판화의 특징을 담았다. 또한 타 장르에 비해 낯설면서도 누구나 한 번쯤 접해본 판화, 자기만의 고유한 매력을 지닌 판화, 작가의 주제의식과 기술 속에서 계속 이어질 판화를 강조해 살펴보려는 전시의 의도를 반영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소외 장르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매체적 가능성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료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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