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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 금고미술관 개관
수은의 철학과 공명하는 이명호 작가와 작품이 등장한 수은 광고 스틸컷
금고미술관 개관전으로 열린 남종현 〈O ·1OO(공백)〉(2021.9.13~ 2021.11.12) 전경
문화시설로 탈바꿈한 유휴공간은 국책은행에도 있다
2021년 9월 13일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 여의도 본점, 유휴공간이었던 1층 금고 자리에 금고미술관(gallery SAFE)이 문을 열었다. 영문 이름 ‘SAFE’는 Sustainable Art For Exim으로, 수은이 추구하는 환경 · 사회 · 지배구조 (ESG)경영 방식을 예술 향유에서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개관전은 남종현 작가의 〈공백〉으로, 11월 12일까지 열렸다. 한국 고유의 사물과 풍경사진을 전통 한지에 인화해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그의 작품으로 K - 콘텐츠 수출 산업에 스며들듯 지원하고 있는 수은의 행보를 알린 것이다.
수은에 갤러리가 만들어진 건 2019년 취임한 방문규 행장의 공이 크다. 그는 기획재정부 차관 시절 공연 및 고궁 티켓 지원사원 등의 아이디어를 낼 만큼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다. 취임 후 청전 이상범과 같은 대가들의 작품이 자신과 임원진의 사무실에 걸린 것을 보며 은행 내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작품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게 됐다고 한다. 전시 공간을 찾던 중 코로나시대 필요성이 커진 고객상담실을 따로 설치하며 새 고객상담실의 복도를 공동점유하던 금고를 갤러리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채권 등을 보관하던 금고는 전산화가 이루어진 20년 전에 이미 할 일을 잃고 창고가 된 상태였다. 갤러리로 탈바꿈한 이곳에선 남종현 작가의 전시에 이어 두 번째 전시 〈수출입은행 소장품전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들〉이 열리고 있다. 수은 각 사무실에 걸려 순환하지 못한 채 한정적인 관람객만 만나던 추상작가 유영국 오수환 김봉태 김상구 김인근 유영희 이상조 김익모 허은영 김란희의 판화와 유화작품이 오랜만에 모여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갤러리 운영은 건축가 최춘웅, 전시디자이너 김용주, 아트디렉터 조인경의 자문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회복지공동 모금회, 한국메세나협회 활동으로 공공기관, 미술대학과 교류하며 앞으로의 전시도 꾸려나갈 계획이다. 소장품전 또한 한국화, 구상화 부문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12월 6일에는 로비에 미디어월을 오픈해 디스트릭트의 작품 〈Eco - Therapy〉, 〈Whale〉 등을 선보이고 있다. 미디어월이 있던 자리에는 수은이 설립될 당시 설치된 지구본 조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구본 조각에서 미디월로의 변화는 그 자체로 4차산업혁명시대 글로벌 시장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보여준다. 미디어월에서는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작품을 계속해서 보여줄 예정이다.
갤러리 설치 전에도 사진 작업을 통해 평범한 것의 가치를 드러내는 이명호 작가를 초대해 수은의 정체성을 〈Tree〉 연작으로 보여준 일이 있다(2021.6.14~2021.7.31). 문화예술을 입고 한층 부드러워진 수은의 로비에서 방문규 행장은 앞으로 수은이 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하고 고객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해외 진출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 행장
유영국 〈무제〉(사진 왼쪽) 85×85cm 〈수출입은행 소장품전 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들〉 광경
배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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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월간미술》 2022년 1월호 SIGHT&ISSUE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