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 몽중애상-삼색도

자하미술관 6.5~7.12

김병수 미술비평

현대미술에서 정치미학이 작동하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영어식 전시 제목이 넘쳐나는 시대에 한자어만으로 이루어진 전시를 만나러 자하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역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일대가 안평대군, 흥선대원군을 비롯한 조선 왕조의 여러 인물과 연관돼서이기도 하지만 개인사적 소회가 있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학원 시절 환기재단 이사장이셨던 조요한 선생님께서 <비교예술론> 강의를 환기미술관에서 진행하셨기에 매주 찾았었다.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그 풍경은 조선시대에도 안목 있는 이들에게는 분명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미학은 예술을 규정하기도 하지만 그 입장 혹은 태도가 정치적이기도 하다. 그렇게 채택된 풍경 또한 미학적인 동시에 정치적이다. 조선시대 초기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그 자체가 정치적 풍경화인 것이다. 그래서 전시기획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이 풍경은 가상일 수도 실체일 수도 있지만 회화적 구성과 재현 속에서 훨씬 풍부한 ‘의도’가 의미심장하게도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부각시킬 수도, 무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과 같이 전시에 대하여 설명한다. “전시는 안평의 몽유와 애상 그리고 그것을 상징하는 삼색도를 주제화하여 펼쳐진다.” 이번에 기획된 전시가 특정한 작품이 아니라 한 인물과 연관한 역사적/정치적/미학적 상황에 대한 일종의 해석학이라는 의미이다.
서용선, 김영헌, 권기수, 강경구, 홍순명, 문봉선, 신태수, 김종구, 정광호, 유근택, 박방영. 다양한 작가들이 자신들의 스타일을 간직한 채 전시를 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적 풍경으로서 전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이 지점은 전통적 회화미학에 대한 비판으로서 현대미술을 위치시키듯이 좀 더 적극적인 개입과 해석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견주어 드러내는 직유보다는 어떤 흥취 혹은 분위기를 풍기는 은유를 채택하는 동아시아 미학의 전통으로 말미암아 정치적 판단을 스스로 숨기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것은 대개의 경우 그것이 망각이나 은폐로 스스로를 감추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것은 “산수에 대한 전통적 관념은 과연 심미적 상상의 힘만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현재 수준의 답변처럼 보인다.
정명(正名)사상에 의해 분할된 영역이 동등하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정치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이 미학적 권력 관계에서 불평등했고 따라서 폭력적으로 행사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 해독으로서 미학과 전시는 새로운 기능을해야 한다. 상황 혹은 사건의 구성은 그 자체가 정본이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자체가 정치적이고 미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正)의 원리로서 내러티브만이 아니라 장식성과 고유성을 동시에 풍부하게 하는 ‘기(奇)’의 차원이 좀 더 탐구되고 모색되지 못해 아쉬웠다. 자기 스타일로 자기의 스타일을 벗어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에도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김수영, <절망>) 보였기 때문이다.

문봉선 <무계동천>(왼쪽 유리장 안) 종이에 수묵담채 2015

CRITIC 눈에는 이, 이에는 눈

아트스페이스 풀 5.28~6.28

신현진 미술비평

아트스페이스 풀의 전시 <눈에는 이, 이에는 눈>은 ‘미술작품의 가치는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상정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평소 제도비판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필자에게는 여간 흥미로운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이어서 기획자는 질문에 왜 굳이 ‘상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지를 논하면서 현대미술의 현상이 상대적인 조건 아래에서 작동하는 것임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그가 상대적인 현상에 주목한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모더니즘의 거대서사가 몰락한 이후의 예술은 사회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예술은 초월적 관념에 의해서가 아니라 체험세계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는 의미이다. 초월적 진리가 더 이상 예술에 규범을 제공할 수 없는 현 사회에서 이제 예술을 관찰하는 방법은 상대적 현상이 되거나 (그래서 소통의 정치로부터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맥락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윤리적인 태도로 간주된다. 이제는 ‘예술이 무엇이다’를 밝히는 것이 개인으로서의 주체에게는 중요한 한편 그것이 진리라고 강제하는 메커니즘은 사라졌다. 단지 우리는 주어진 혹은 선택한 맥락에 따라 특정 예술이 존재하는 방식의 흔적을 따라갈 뿐이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예술에 대한 가치판단은 작가와 관객 등 개개인의 의무이자 권리이며 판단을 내리는 시공간인 미적 체험은 상대적 판단 기준자가 된다.
포스트 모더니즘과 함께 시작한 제도비판은 사회적 맥락이 개입된 예술의 현상에서 예술이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설득하려는 시도였다. 이정헌의 기획 또한 미적 체험을 제도비판의 방식으로 실험하는 시도로 보인다. 그는 예술작품의 가치생산 현상을 관찰하기 위해 전시를 일종의 실험장치로 전환했는데 작품 제작의 조건에서 자본, 교환 가치를 빼고, 작가-관객 사이의 소통을 작품의 가치 생산의 변수로 끌어들였다. 즉 관객은 작가에게 작품의 출발점이 될 선물을 주고 작가는 선물에 대한 답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기획자가 보기에 현대미술은 사회화된 현상에도 불구하고 “작가와 사회의 상호연관관계는 사라진”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그가 제시한 관객이라는 변수는 예술이 사회적으로 의미를 갖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아닐 수 없다. 예술작품이 보여지고 읽히는 소통의 사건과 내용은 후속 소통으로 연결될 때에만 사회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이를 위해 기획자가 고안한 장치는 ‘증여’다. 관객이 작가에게 선물을 증여함으로써 생기는 상호 의무관계는 능동적인 미적 체험을 야기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제도비판적 실험이다.
미적 체험을 전시한다는 것. 안타깝지만 이 흥미로운 미적 체험의 제도비판은 실험 결과를 보여줄 수 없었다. 전시장에서 기획의도는 슬라이드 쇼를 통해 언어로만 제시되었고 관객이 증여한 선물이 알리바이로 놓여 있을 뿐 전시(작품이)라는 미적 체험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증여라는 사회학 용어를 사용해서 암묵적인 상호호혜작용을 강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작업 20점 정도씩을 걸어 놓은 것으로는 상호작용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관객과 작가의 관계가 작품의 가치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실험의 결과는 가시화되지 않았다. 더구나 어느 작가는 ‘정확한 등가관계’의 교환을 강조했기 때문에 교환가치를 빼자는 의도를 이해하기나 했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다른 작가는 관객의 증여에 대하여 예술이 아닌 물질적인 보상을 약속했다. 그리고 나머지 작가는 참여관객이 말동무가 되어주기만을 바랐다. 작가의 작품세계가 관객이나 소비자에 의해 변화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실험에서 관객과의 체험을 자신의 언어로 해석하거나 입장을 밝힐 필요는 있었다. 혹시, 이 작가들이 관객은 자신의 예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위 이윤호 <Untitled>(맨 오른쪽) 잉크젯 프린트 2015

REVIEW

오윤석 개인전
갤러리 폼 6.3-30

종교적 색채 짙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종이에 구멍을 내어 표현하는 작가의 이번 전시는 <Hidden Memories>로 명명됐다. 특히 불교 경전과 성경의 구절, 추사의 글씨와 같은 고전에 대한 오마주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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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졸전

자기소개서
동덕아트갤러리 6.11-16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제15회 졸업기획전시로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가 꾸며지는 모순과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며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강정석, 백현주, 이우성, 호상근 등 15명의 작가(팀)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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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1)

김범수 개인전
아라아트센터 6.17-23

<잠재적인 것들>을 타이틀로 한 이번 개인전은 ‘시각중심주의 극복’을 탐구했던 그의 작업을 일견할 수 있는 전시다. 작가는 사진과 더불어 각종 오브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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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젬마 (2)

못 나눌 이야기
성북구 성북동 133-81 6.19-21

철거를 눈앞에 둔 오래된 집에서 발견된 수많은 못에 담긴 사연을 담았다. 못이 박히게 된 사연, 용도, 그리고 그것이 뽑힌 이유까지.
이렇듯 작은 물건이지만 그것을 매개로 삶의 여정을 공유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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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지니리 개인전
갤러리EM 5.21-6.27

친근한 캐릭터가 한눈에 들어오는 작가의 이번 개인전에는 총 67점이 출품됐다. “원형의 캔버스를 통해 우주와 같은 우리 인간의 마음을 표현했다”는 작가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헤매며 여행을 하는 우리의 모습 또한 담았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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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원

문성원 개인전
인사아트센터 6.17-22

시간으로 작품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오방색과 오간색을 이용한 기하학적 형태의 작품을 선보였다. 육면체를 입체 공간에서 환조형식의 회화로 표현하는 작가는 평면에 구현되는 착시 효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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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묵_미광화랑 (2)

김양묵 개인전
미광화랑 6.2-20

흰 바탕의 캔버스에 놓인 찻잔 하나. 깊이를 알 수 없는 공간에 놓인 이 찻잔이 전하는 고요함은 삶의 깊이에서 연유한 것이다. 이렇듯 작가의 작업은 공간과 대상이 어우러져 화면에 어떤 초월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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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김성호 개인전
선화랑 6.17-30

캔버스에서 한 걸음 떨어지면 도시의 멋진 야경이 펼쳐지지만, 화면에 다가갈수록 속필에 의한 거친 붓질이 도시의 속도감을 보여주는 듯하다. 한강, 남산, 해운대 등의 풍경을 담은 작품은 이렇듯 도시의 다이내믹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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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서영 개인전
문래동 3가 54-1번지 6.20-7.18

이번 전시는 프로젝트 그룹 ‘7 1/2’의 두 번째 기획으로 전시명인 <수분(受粉)>이란 ‘매개자’를 의미한다,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그곳에서 만난 이들과 발견된 오브제를 활용하여 설치작업과 벽화작업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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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현

김시현 개인전
갤러리 일호 6.10-23

극대화된 사실적 감각을 드러내는 작업을 하는 작가는 ‘보따리’가 품고 있는 다양한 상황을 펼쳐 보인다. 그것은 전시명 <품다>와 다양한 프레임을 통해 암시하듯 어떤 형태든지 품을 수 있는 보따리의 유연함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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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물결

송수련 개인전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갤러리 5.7-7.29

아버지의 서재에 있던 도자기를 작업을 위해 다시 바라봤을 때 모든 게 새롭게 보였다는 작가. 너무 익숙해서 그 존재 가치를 잊고 있음을 깨달았다. <조용히 바라보다전>은 평면과 도자기가 어우러진 이미지를 전시장에 구현했다.

PREVIEW

뉴스킨 : 본뜨고 연결하기
일민미술관 7.3~8.9

변화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성장기를 보낸 젊은 미술가들은 지난 세대의 미술가와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이러한 차이를 확실히 알아보고 이런 차이가 미술에 주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lt;뉴 스킨 : 본뜨고 연결하기&gt;가 기획되었다. 과거 신체의 노동으로 완성이 되었던 조소작품은 입체 모델링 소프트웨어인 3D MAX로 공간을 창조해내고 많은 기술과 장비가 필요했던 비디오작업은 스마트 폰을 통해 쉽게 구현된다. 노동이 먼저였던 미술의 모습이 점차 간단하고 실체없는 가상의 세계에서 이루어지고있음을 인터넷,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 등 디지털화 된 시각과 지각에 익숙한 신진작가 6인 강동주 강정석 김동희 김영수 김희천 박민하가 참여해 다양한 설치 미디어 작품을 통해 증명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생활의 변화가 예술의 양상 또한 변화시켰음을 눈으로 확인하며 젊은 세대가 세상을 관찰하고 세상에 다가가는 방법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김동희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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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비비안

비비안마이어x게리 위노그랜드
성곡미술관 7.2~9.20

동시대에 활동했지만, 전혀 다른 인생을 산 두 사진가의 사진과 필름으로 구성되었다. 아이를 돌보는 유모로 삶을 지탱했던 비비안마이어와 당대의 유명사진가 게리위노그랜드의 시선의 차이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다각도의 관점을 제시한다.
비비안 마이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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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안시형

조우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6.12~8.16

생활 속에서 접하는 일상의 사물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여 예술적 산물로 재탄생시킨 작품들을 선보인다. 일상 속의 사물들을 미술관에서 만나는 경험을 통해 현대미술의 세계에 친근하게 다가갈수있는를 기회를 제공한다.
안시형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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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 Kong_Black out (부분)_2014_린넨에 유채_각각 30x30cm_24 pieces

공시네&amp;양만치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7.9~8.23

한국과 중국의 여성 작가의 개인전이 한 공간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1층와 2층에서는 10년 동안 아라리오 갤러리의 전속작가로 활동해 온 공시네의 개인전이 열린다. 자신이 상상한 사물들을 점토로 제작하여 연극 무대를 만든 후, 다시 페인팅으로 옮기는 독특한 작업과정으로 잘 알려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화해, 소통, 치유 등 삶의 관계에 집중한다. 같은 갤러리의 지하공간에서는 개인의 심리적 경험이 작품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에 관심을 가지며 그 과정을 기록하는 중국작가 양만치의 개인전이 열린다. 추상적인 감각으로 에너지를 탐구하며 회화, 설치 등 활동 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작가는 직선으로 구성된 평면, 뚜렷한 경계와 흐려지는 배경이 대비되는 다각적인 시야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공간을 창조해낸다. 한 공간에서 열리는 다른 성격의 두 전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현대미술을 되돌아보고 그 다양성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공시네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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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엽

이동엽
학고재갤러리 7.17~8.23

50여 년간 단색화에 매진한 이동엽의 개인전. 작가는 정신성을 구현하기위해물질감을 가능한 배제하고 구도(求道)하듯이 흰색 바탕 위에 하얀 붓질을 반복하여 생성되는 자연스러운 겹침과 스며듦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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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장미로 엮은 이 왕관
아뜰리에 에르메스 6.25~8.23

안정주와 전소정이 p.2라는 팀명으로 첫 공동 작업을 선보인다. 예술 창작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들과 서로 다른 판타지들이 대립, 충돌, 화해하는 과정 속에서 예술을 통해 꿈꿔왔던 ‘그 무엇’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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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지혜

염지혜
아트선재센터 7.14~8.2

자발적 혹은 강제적으로, 육체적 혹은 내면적으로 망명을 떠나는 현대인의 실향을 그려낸 연지혜의 개인전. 이번 전시 &lt;모든 망명에는 보이지 않는 행운이 있다&gt;에서는 4편의 영상 작업을 통해 슬픔과 기쁨이 어우러져있는 아이러니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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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리-장파

장파
갤러리 잔다리 7.2~25

장파의 개인전 &lt;레이디 엑스Lady-X&gt;. 여성의 성욕을 소재로 자기 안에만 머물러 있는 대상에 대한 매혹과 불안을 극복하고 타자를 품을 수 있는 윤리적 주체로 거듭나고자 하는 시도와 과정을 회화 및 드로잉 300여 점으로 이미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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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GB_The Glass Eye, 2011, oil on canvas, 40x50cm

The Liminal Space
갤러리 바톤7.2~8.1

분기점을 의미하는 &lt;The Liminal Space&gt;을 타이틀로 갖는 이번 전시는 시간, 공간, 존재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호함 혹은 혼미함을 주제로 다루는 아일랜드 출신 젊은 작가 캐롤앤맥고윈 데이비드오케인 에이먼오케인이 참여한다.
캐롤앤 맥고윈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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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루비아다방_PREVIEW_IMAGE_201507

적극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7.15~8.14

탈장소성과 장소 특정성을 의미하는 합성어 ‘다페르튜토 스튜디오’라는 타이틀로 공연이 펼쳐진다. 작가의 주제의식을 펼쳐놓는 일방적 공연이 아닌 공간에 있는 모든 요소가 새롭게 조합되어 다각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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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김성윤
트렁크갤러리 7.2~28

&lt;관조ㆍ공평성ㆍFairness&gt;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김성윤의 개인전. 작가는 대상을 바라보는 행위가 언어적 정의나 본질적 해석에 갇히는 행위라고 해석한다. 그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하며 ‘보다’라는 시각적 행위를 지각, 인식, 기억의 과정으로 전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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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놈

아트놈
표갤러리 6.19~7.17

동양화의 한 장르인 민화와 팝아트적인 캐릭터의 합치점을 찾아가는 아트놈의 개인전. 이번 전시 &lt;색즉시공, 공즉시색&gt;에서 작가는 기존의 관계, 인연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집착과 번뇌에서 벗어나는 세계에 접근한다.

PRIVIEW 2

풍-덩
블루메미술관 7.4~9.29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고찰하는 미디어아트 작품 12점을 통해 미술관을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전시. 디지털 기술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을 발견하고 타자를 이해하게하는 디지털미디어의 기능과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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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1._Compound_Construction_1_2015_115_x_115cm_paint_jangji_paper_on_white_birch_plastic

이주연
갤러리담 7.3~10

아크릴, 장지 등을 이용해 입체 회화작품을 선보이는 이주연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Window of Being 시리즈와 Compound Construction 시리즈를 통해 성질이 서로 다른 재료들의 충돌과 교차에서 오는 오묘한 조화와 소통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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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김영갑
아라아트센터 6.27~9.28

김영갑의 사진을 통해 제주의 참모습을 바라본다. 전체 4부로 이루어진 전시는 그의 초기, 중기, 후기 작품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관객은 김영갑과 그의 사진을 품은 위대한 제주의 자연, 그 고요하고 평화로운 모습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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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혁

임자혁
누크갤러리 6.25~7.23

일상의 느낌을 밝고 신선한 드로잉으로 보여주는 임자혁의 개인전 <조금 이상한 날>. 작가는 스쳐 지나가는 것을 놓치지 않고 주목하며 주변의 사소한 사물을 통해 내면의 감정을 이미지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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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실비

김실비
인사미술공간 6.26~7.26

사회에서의 경험을 재해석하고 기저의 정체성과 정치성에 주목하는 작가 김실비의 개인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생명의 서식지에 대한, 또 ‘거대한 외부’에 노출된 우리 욕망의 자족적 공간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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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임지빈

아트플라주—레인보우 비치
롯데갤러리 영등포점 6.25~7.21

바캉스 시즌을 맞이한 갤러리에 해변이 찾아왔다. 이기일 이상원 임지빈 최종운이 자신의 개성을 살린 무지개빛 해변을 갤러리에 구현해 현대미술로 만들어진 바다를 체험하며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고 휴식과 힐링의 기회를 마련한다.
임지빈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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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황인선
갤러리 파비욘드 6.30~7.11

한국현대판화가협회 지명공모수상자로 선정된 황인선의 수상자전이 열린다. 몽유도원도를 모티프로 삼고 진경산수화를 토대로 해 우리 강산을 화폭에 담은 작가는 특유의 제작방법을 통해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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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규

유석규
청원 쉐마미술관 7.9~8.2

문명에 의한 사회적 모순과 왜곡된 현실의 이중적 현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표현하는 유석규의 개인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를 사적 표현의 공간보다는 타자와 대면하는 공간으로 전용하려는 시도를 지속하는 최근 시리즈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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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이은영
아트스페이스 루 6.23~7.20

꽃을 소재로 보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가 이은영의 개인전<Inflorescence>. 작가는 부조처럼 보일만큼 질료를 두텁게 사용해 거친 붓질로 세세함을 표현하며 밝고 어두움, 밀집과 여백, 형태와 행위가 공존하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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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박일선
갤러리 그림손 7.22~28

단청과 회화의 접목시킨 단청 산수화를 그리는 박일선의 개인전 <몽유 금강산>. 작가는 단청의 색과 제작방법을 이용해 금강전도를 재해석하며 전통문화 융합을 통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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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철

권철
토포하우스 7.8~14

사진가 권철은 자본이 만들어낸 기이한 현상을 포착한다. 삶에서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 현실과 구조를 파헤치고 자본이 자연을, 사람을, 역사를 침식해가는 과정을 사진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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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슬라

박보석
강릉 하슬라현대미술관 6.1~8.30

반복 구조나 자기복제 구조를 뜻하는 프렉탈이론을 기초로 하여 시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박보석의 개인전. 작가는 프렉탈 아트 장르를 통하여, 수많은 나뭇가지와 뿌리들을 그리고 아름다운 색의 무한 반복의 미학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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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늠

한기늠
부산 해운아트갤러리 7.23~8.5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대리석 석산에 둘러싸여 작품 활동을 해온 한기늠의 개인전 <자연 속에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이색적인 환경에서 느끼는 생경한 감정을 회화, 조각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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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채민

류채민
경북 칠곡 힐링갤러리 6.1~7.30

정물과 풍경의 혼합된 구성으로 독특한 작업세계를 펼치는 서양화가 류채민의 두번째 개인전. 건물 안에서 바깥을 내다보는 시점의 일정한 앵글로 바깥풍경을 화면에 담아내는 작가는 정물화도 아니고 풍경화도 아닌 이색적인 화면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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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153318

이성주
조형갤러리 7.15~21

1997년부터 시도해 온 촛불을 테마로 한 작품을 선보인 이성주의 개인전. 작가의 삶을 반추하듯 작품에 녹여낸 여러 가지 기법으로 그려진 촛불작품은 개인적 경험에 따른 주관적 해석과 생각을 가다듬게 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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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운

권성운
Pialux갤러리 6.25~7.8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우리를 만든다. 우리라는 단어는 단순한 그룹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져 하나가 되는 진실한 공동체를 뜻한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우리는 무지개를 보았습니다>로 명명한 전시를 통해 각자 다른 시선들이 만나는 진실한 교차점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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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김영경
진주아트갤러리 7.6~8.31

스케치 하듯 간결한 표현으로 대상을 구현하는 김영경의 개인전, 작가는 공기의 흐름과 생성이 일어나는 여백을 통해 화면을 구성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과 현상을 향기롭고 따뜻한 시공간으로 이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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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박지나

Pause &
최정아갤러리 7.7~8.7

독창적인 감성과 시각으로 자신들이 주목한 대상과 그 안에서 생성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가는 박지나와 장인희의 2인전. 두 작가는 흘러가는 일상생활 안에서 자신이 포착한 상황을 정지된 순간처럼 기록한다.
박지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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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Lutz_Garmsen - 복사본

노마딕이미지네이션2015
대구 아트스페이스펄7.15~8.14

예술의 고유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연결하는 목적으로 기획된 전시. 서예가 노상동과 타이포그래퍼 류현국, 단편영화 및 영상설치를 하는 러츠감센이 만나 다른 듯 비슷한 문자와 영상을 통해 유목적 상상을 펼쳐낸다.
러츠 감센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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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거이헛되다-사일로 랩(SILO Lab), 묘화(Mysterious fire), 2015, Photo by STILLM45(01)

All (is) Vanity
서울미술관 6.5~8.9

삶의 허무, 허영의 덧없음 등을 화폭에 담은 바니타스 회화를 다각도로 재현한 작품을 모았다. 김태은 SILO Lab 양정욱 이병호 정현목 HYBE 한승구 짐 캠벨 샘 징크가 참여해 미디어 아트,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다채로운 삶을 이야기한다.
SILO Lab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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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이소정
창원 구복예술촌 미술관 7.4~17

자연에서 보이는 사물의 흐름을 색의 중첩을 통해 선과 면으로 구성하는 이소정의 개인전. 작가는 대상을 풍부한 색조를 이용해 현대적 조형 언어로 표현하며 그 안에 현대인의 희노애락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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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박일정
갤러리 생각상자 7.3~30

회화의 평면성과 도자의 입체 조형세계를 함께 모색하는 박일정 작가는 “오래된 풍경”을 테마로 작업한다. 전통 회화를 바탕으로 흔히 보는 주변의 풍경, 무인도, 월선리 등 익숙한 삶의 풍경을 도자기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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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선

김정선
에이블파인아트갤러리 7.1~14

새로운 공간에서 만난 여행자의 동선을 눈으로 좇는 김정선의 개인전. 이번 전시는 2013년부터 시작된 여행자 시리즈로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을 담았다. 작가는 청색 단색조로 현실과 비현실이 한 화면 안에 공존하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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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김상우
대구 동원화랑 7.16~31

언덕을 주제로 작업하는 김상우의 개인전 <그 언덕>. 언덕에서 느끼는 강렬한 햇빛과 그 햇빛을 받고 선 강변의 여름나무들, 소실점 너머로 사라져버린 길 등을 작가만의 붓터치로 화폭에 담아 자연의 평안함과 아름다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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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일-윤동천-

난처한 공존
가일미술관 6.20~8.20

자본주의, 물질만능의 시대에 살면서 느끼는 공허함을 말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구본주 김상돈 송필 윤동천 전채강 정승 6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소외, 불안, 상실감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키워드를 통해 공허한 내면을 드러낸다.
윤동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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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연

안정연
가나인사아트센터 7.8~14

생명체가 없는 도시의 콘크리트 건물들이 재현된 이미지로 현대인의 심상을 표현하는 작가 안정연의 개인전. 작가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통일된 시선으로 도시의 풍경을 기하학적 형태로 구성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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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기

김은기
창원 그림갤러리 7.9~8.9

In solar system story를 주제로 작업하는 김은기의 개인전. 작가는 드로잉과 유화를 넘나드는 자신만의 기법을 통해 내용은 물론 작업과정에서부터 차별화된 회화로 현대미술의 자율성에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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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득

조원득
57th갤러리 7.1~6

사회 속에서 인간이 갖는 감정을 인간의 몸을 소재로 표현해 온 조원득의 개인전 <묻다>. 이번 전시에서는 폭력과 억압 속에 감춰졌던 그 무엇에 대해 질문하는 과정을 그리며 진정한 극복과 회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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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신-윤길현YUN_Gilhyeon_내게_믿을만한_사람이_생겼어_65x53x22cm_2014_자~

전설에 m.t 그리고 자정 30분전
전주 서신갤러리 7.8~14

제26회 전주조각회 정기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국훈호 김성석 권성수 김용주 김경일 김원용 박근우 박재석 윤상욱 윤길현 윤효은 이명훈 이상 이효문 이창희 이한우 조정 17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윤길현 작

KIM SHIN'S DESIGN ESSAY 11

SONY DSC

《월간미술 》 2002년 6월호에 게재된 안상수의 개인전 <한.글.상.상.>(로댕갤러리 2002.5.25~7.21) 기사.
“컴퓨터가 뛰어난 디자이너의 능력까지 위협할 일은 없을 것이다.”

전문성의 평준화

김신 디자인 칼럼니스트
21년 전 잡지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나에게 가장 경이로웠던 전문가는 편집장도 기자도 아닌 디자이너였다. 당시 기자는 제목과 본문을 모두 10포인트 글자로 써야 했다. 그걸 프린트해서 디자이너에게 넘겨주면 디자이너는 붉은색 사인펜으로 제목의 글꼴과 크기, 단의 폭과 자간, 행간 등의 지시사항을 써넣었다. 그 지시사항이 적힌 용지, 그리고 텍스트 데이터가 담긴 1.4MB짜리 디스켓을 사식집에 보내면, 반나절 뒤에 지시사항대로 출력된 인화지가 배달된다. 그 인화지를 가지고 대지란 걸 만든다. 디자이너는 대지 위에 유산지를 씌우고 그 위에다 또다시 지시사항을 적는다. 이번에는 색상에 대한 것으로 시안 30%, 마젠타 20%, 옐로 10%, 먹 40%, 뭐 이런 식으로 글자나 배경, 패턴이 있는 곳에 적는다. 지시사항이 적힌 흑백의 대지가 출력소를 다녀오면 컬러 교정쇄가 나온다. 그제서야 나는 디자이너가 기호처럼 적은 CMYK의 비율이 진짜 색상으로 바뀐 모습을 보는 것이다.
경이롭지 않은가! 그는 글자의 꼴과 크기, 단의 크기, 글자의 간격, 행의 간격, 그리고 삼원색과 먹색이 특정 비율로 합쳐졌을 때의 색상 따위를 모두 머릿속으로 정확하게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마치 차트에 영어로 알아들수 없는 전문용어를 쓰면서 처방을 내리는 의사와 같은, 대체할 수 없는 전문가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디자이너는 기자보다 뭔가 더 전문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애플 컴퓨터가 이런 디자이너의 위상을 위협했다. 이른바 위즈윅(what you see is what you get) 기능, 즉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것이 최종 인쇄된 것과 같다는, 이 똑똑한 기능이 디자이너의 신비감을 걷어내버렸다. 신비감을 걷어낸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컴퓨터 모니터에 디자이너가 선택한 글꼴, 색상, 레이아웃이 온전하게 드러났다. 데스크톱 출판 이전에는 마지막 교정쇄에서나 볼 수 있던 것이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처음부터 데스크톱 출판에 길든 사람에게는 이게 당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대지를 만들던 시대에는 이건 업계 비밀이 들통난 거나 마찬가지다. 그러자 참견꾼들, 훼방꾼들이 디자이너 등 뒤로 몰려들었다. 저마다 한 마디씩 했다. “글자가 큰 거 아니야?” “고딕보다 명조가 안 나아?” “먹을 더 높여야 하는 거 아니야?” 아예 지시를 내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디자이너 옆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서 “옐로 10%만 높여봐.” 디자이너로서는 속이 뒤집힐 일이다. 글 쓰는 사람 옆에 누가 앉아서 “야 그 단어 다른 걸로 써봐.” 하면 좋겠나! 물론 예전에도 발행인이나 편집장이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마지막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시간과 돈이라는 한계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바로 바로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컴퓨터는 디자이너들에게 엄청난 가능성을 줄 것으로 선전되었다. 실제로 컴퓨터는 디자이너들에게 빠른 시간에 많은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그런 장점보다 디자인 행위의 기술적 전문성이 위축당한 것이 훨씬 커 보인다. 물론 감각적 능력과 창의성은 그런 기술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므로 디자인 가치가 완전히 땅에 떨어진 건 아니다. 그렇지만 옛날처럼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이라는 위상은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마치 금속활자가 생기자 필경사들의 지위가 추락한 것과 비슷하다.
앞으로 컴퓨터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아예 사람 디자이너 대신 디자인을 직접 해줄 지도 모른다. 제레미 리프킨이 《노동의 종말》에서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소설을 창작하는 컴퓨터를 만들었는데, 그 소설의 질이 형편없었다. 그런데 미국에서 출판되는 모든 소설과 견주면 중간 정도의 점수는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뛰어난 디자이너의 능력까지 위협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능력의 디자이너들에게는 분명 위협적 존재다. 컴퓨터는 전문성을 평준화한다. 요즘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인해 기존의 방송, 신문, 잡지와 같은 제도권 미디어 외에 수많은 미디어가 등장했다. 그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아나운서, 개그맨, 사진가, 영상인이 등장한다.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 미디어의 아마추어적인 콘텐츠가 제도권의 프로가 제작한 콘텐츠를 위협하는 세상이다. 컴퓨터가 미디어를 다변화하고 전문성을 갉아먹고 있다. 전문가들이 먹고살기 더 힘들어졌다. 이 모든 발전은 디자이너와 같은 전문가가 아니라 그를 고용한 사장님과 자본가들에게만 유리하게 전개될 뿐이다.●

ART BOOK

체험을 바탕으로 쓴 공공미술 현장 기록지

이태호《미술, 세상을 바꾸다》 미술문화 2015

DF2B3415책 제목에 물음표를 달아본다. 미술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그러나 대부분 비아냥거림과 조소가 섞였거나 자조적으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그래? 미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겠어?”라는.
이 책의 저자 이태호 경희대 교수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는 바를 넌지시 풍겼다. 책 제목을 지을 때 단정적인 문체가 아닌 “미술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의문형을 먼저 떠올렸다고. “미술이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바가 정치권력에 비해 매우 미미하죠. 그러나 근본적으로 미술이 미술가 자신을 위한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말은 어떻게 보면 미술이 어두컴컴한 작업실에서 치열한 고독함에 매몰돼던 개인화된 양상을 콕 찍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책은 작업실을 박차고 나온 작가들이 사회와 소통하려는 다양한 미술운동과 프로젝트를 팩트 위주로 전달하려 했다.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파트 1은 ‘미술, 사람들과 함께하다’, 파트 2는 ‘미술, 세상에 맞서다’, 그리고 마지막 파트 3는 ‘미술, 그 시대정신’이다. 파트 1에는 미국 뉴욕에서 짐 허버드가 벌인 슈팅 백 프로젝트, 브라질의 무시무시한 우범지역인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 그리고 뱅크시, 팀 롤린스+K.O.S, 존 에이헌이 사우스 브롱스에서 벌였던 인체조각상 프로젝트, 그리고 마야 린의 <월남전 참전용사 기념비>가 소개됐다. 파트 2는 과거 적극적인 미술운동을 소개한다. 알프레도 자르, 예술노동자연합, 68혁명 포스터를 통한 프로파간다, 그리고 페미니즘 운동의 전설로 내려오는 게릴라 걸스까지 말이다. 이런 흐름에서 파트 3는 이 교수가 발언하고 싶은 내용을 담은바, 모더니즘에 반기를 들면서 공공미술이 출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에 한국 공공미술의 상황 등을 내용에 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는 이 교수가 미국 뉴저지 유학시절 실제로 겪고 목도한 사건에 바탕을 둔 것들이다.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이 막 시작되던 시기(1986)에 유학을 가게 되었어요. 대학원 수업은 아티클을 읽고 토론하는 식이었지요. 그때 벌인 토론 주제는 대부분은 ‘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였어요. 게릴라 걸스가 벌인 버스 광고 프로젝트인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들어가려면 여자는 옷을 벗어야 하는가?(Do women have to be naked to get into the Met. Museum?)>를 몰랐을 정도로 한국에서는 접하지 못한 내용이었지요.” 그래서 더욱 현지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미술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모른다. “체험에서 비롯한, 그래서 내가 변화했던 것, 나의 변화를 통해 미술하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변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개인적인 것 말고 시대와 역사, 현실을 같이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지요. 우리 미술인들은 개인의 현실에 매몰되는 경향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작가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작품에 들어가야, 움직이고, 변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2000년 즈음 귀국했다. 유학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공공미술추진위원회가 벌인 공공미술프로젝트에서 낙산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오히려 그때 발간되었으면 훌륭한 매뉴얼로서 기능하지 않았을까? “뉴욕 맨해튼에 배터리파크라고 있어요.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통해 낙후지역이던 그곳이 뉴욕 최고의 명소로 변모했지요. 다양한 조형물이 세워지면서 말이죠.” 조소를 전공한 이 교수는 그곳에 세워진 기념비적 조형물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그러나 낙산프로젝트에 임해서는 그러한 예를 그대로 들여오기보다는 우리식으로 변형하려 애썼다. “그래도 낙산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요. 지속성과 작품의 보존에서 말이죠.” 솔직한 이 교수의 답변에 신뢰가 갔다. 그래서 이 책은 제도로서 미술이 이 땅에 어떻게 연착륙할 수 있는지를 몸소 증명하려 한 흔적의 결과로 보인다.
황석권 수석기자

이 태 호 Lee Taeho
이태호는 1951년 태어났다. 홍익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뉴저지 몽클레어주립대 대학원을 다녔다. 《계간미술》 기자를 거쳐 <아시아의 지금전>(2003), 부산비엔날레 ‘부산조각프로젝트’(2006), 공공미술 낙산프로젝트(2006), <Women Artists in Action전>(2007, 샌프란시스코) 등을 기획하고 감독직을 수행했다. 현재 경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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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간다라미술
이주형 지음
간다라미술 권위자인 저자의 성과가 응축된 개설서가 12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그간의 새로운 학설과 현지의 사회 지리적 변화를 반영해 추가보완된 도판으로 간다라미술을 접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가깝게 다가선다.
사계절 440쪽·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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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기
최란아 지음
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미술 전시기획과 아트페어, 디자인 관련 경력을 쌓은 저자가 전하는 생생한 미술 현장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 상하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술계 이모저모를 에세이 형식으로 읽기 쉽게 풀어나갔다.
학민사 288쪽·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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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미술의 집은 어디인가
김병수 지음
미술을 둘러싼 창작과 비평, 생산과 소비,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등 미술의 저변을 이루는 요소들에 초점을 맞춰 시각미술을 해석하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짧은 글 모음으로 다양한 시각을 집약적으로 전달한다.
신원 190쪽·1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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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행복의 디자인
김지원 지음
디자인 저널리스트이자 디렉터로서 디자인과 삶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는 저자의 디자인 에세이.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 속에서 우리 삶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용품과 이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지콜론북 30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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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력에 맞선 상상력, 문화운동 연대기
양효실 지음
20세기 초중반부터 21세기까지, 프랑스에서 펼쳐진 국제상황주의와 한국의 두리반까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문화운동과 상상력과 연대라는 공통된 특징으로 권력에 맞서 싸운 대표적인 인물을 소개한다.
시대의창 376쪽·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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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옛 그림 읽어주는 아빠
장세현 지음
청소년을 위한 우리 옛 그림 입문서. 서양회화와 다른 해석 방식으로 우리 회화의 정신세계와 그림에 표현된 상징적 의미를 이해에 필요한 배경 지식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한다. 45점의 도판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학고재 175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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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툴루즈 로트레크의 파리
세라 스즈키 지음/강나은 엮음
툴루즈 로트레크 탄생 150주년을 맞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를 바탕으로 엮은 책. 그만의 관능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포스터와 석판화 등 전시에 공개한 185점의 작품이 해설과 함께 담겨 있다.
RHK 159쪽·4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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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서양미술의 뿌리 사랑, 비극, 문명의 신화
윤익영 지음
서양미술의 핵심 주제를 사랑 비극 문명의 신화에서 찾아 설명했다. 미술사적으로 가치 있는 240여 작품을 테마에 맞게 정리하고 그리스 로마 신들의 계보와 연결해 친근함을 더하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참터미디어 243쪽·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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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미술출장
곽아람 지음
한 일간지에서 3년간 미술기자로 일했던 저자가 미술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꼼꼼히 기록해 책에 담았다. 예술가들과의 인터뷰, 굵직한 전시를 취재한 경험뿐 아니라 취재 과정에 얽힌 에피소드가 포함되었다.
아트북스 328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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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나, 찰스 사치, 아트홀릭
찰스 사치 지음/주연화 엮음
현대미술계의 최대 아트 컬렉터 중 하나인 찰스 사치가 자신을 둘러싼 질문에 대해 거침없이 답했다. 언론계 종사자와 비평가들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책을 써 찰스 사치만의 재치 있는 말주변을 전한다.
오픈하우스 239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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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더 아티스트
강희경 지음
오랜 기간 뉴욕 미술시장에서 아트 컨설턴트로 일하며 뉴욕에 기반을 둔 10명의 컬렉터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더 컬랙터스》를 출간한 저자가 이번에는 뉴욕 아티스트 10명의 작품과 작업실 그리고 그들의 일상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1984 202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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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잃어버린 낙원, 원명원
왕롱주 지음/김승룡·이정선 옮김
중국 원림 예술의 최절정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정원 원명원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건축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문헌자료를 통해 재구성한 원명원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통해 청나라의 정원을 정치적 장소로서 분석했다.
한숲 464쪽·15,000원

ART JOURNAL

미술관에 들어온 지-드래곤
서울시립미술관에서〈피스마이너스원 展〉열려

전시로 미술계가 설왕설래하기는 오랜만이다. 그 술렁임의 중심에 대중 음악가 지-드래곤(G-Dragon)을 전면에 내세운 전시〈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서울시립미술관, 6.9~8.23)가 있다. 2013년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에서 열린 데이빗 보위의 음악적 연대기를 다룬 전시〈David Bowie is〉는 10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뉴욕 모마에서 열린 뷔욕의 회고전(3.8~ 6.7)은 비판과 옹호의 공방 속에서 막을 내렸다. 대중음악가와 미술관의 만남은 최근 몇 차례의 국외 사례만 보더라도, 논란과 함께 관객몰이에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서울시립미술관에 들어온 지-드래곤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시에는 유니버설 에브리띵, 콰욜라, 페브리커 건축사무소 SoA, 방앤리, 박형근, 손동현 등 국내외 14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지-드래곤이 제안한 ‘피스마이너스원’이라는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류하며 저마다의 해석으로 신작을 제작했다. 전시 제목 ‘피스마이너스원’은 평화(PEACE)로운 유토피아적 이상향이 결핍(MINUS)된 현실 세계에서 이상과 현실의 교차점(ONE)을 찾는다는 의미다. 동시에 무대 위 화려한 아이돌 가수이자 외로운 인간 지-드래곤을 뜻하기도 한다.
이 전시를 둘러싼 논란의 초점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지닌 공공성에 맞춰진다. 우선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입장료(성인기준 1만3000원, 청소년 1만1000원)에 대한 비판이 있다. 또한 대형연예기획사가 아이돌스타에게 아티스트 이미지를 덧입히는 마케팅에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이 멍석을 깔아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심지어 예술의 범주가 무엇이냐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6월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홍희 관장은 논란을 예상했다는 듯, 취임 후 강조해 온 포스트뮤지엄 개념을 강조했다. 미술의 대중화와 관련 “미술관은 대중 공간으로서 사회적 소통의 장”이라는 것이다. “크로스장르로 펼쳐진 이번 전시는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포스트모던 큐레이션의 본보기로서 충분한 명분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안타까운 것은 전시 구성과 내용에 대한 비평보다는 아이돌과 미술관의 만남이라는 이슈만 중점적으로 회자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제에 미술관을 찾는 관람층 저변을 확대하고, 탈장르와의 접점을 찾는다는 미술관의 의도를 고려하더라도, 전시 구성과 내용의 화살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애매모호하다. 지-드래곤에 대한 관심이든 그의 생각을 공유하는 대중음악과 현대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이든 전시가 끊임없이 ‘말’을 생산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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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 (1)

〈아트부산2015〉의 비약, 세계적 국제아트페어를 꿈꾸다
3만6000여 명 방문, 판매액을 152억 원 돌파

6월 5일부터 8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아트부산2015>(운영위원장 손영희)이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양적·질적인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갤러리 수가 지난해 162개보다 24% 늘어, 전 세계 16개국 201개의 갤러리가 참여해 총 4,5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5월부터 전국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의 영향으로 기대치에 못 미친 3만6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판매액은 지난해 85억 원을 훌쩍 넘긴 152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아트부산’ 측은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올해부터 ‘아트쇼부산’에서 ‘아트부산’으로 행사명을 변경하고 조직을 개편해 출범된 ‘사단법인 아트쇼부산’이 주관을 일임했다. 해마다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아트부산>이 세계적인 국제아트페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규모뿐 아니라 내실을 다지며 안정적인 자립의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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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튜디오(1)

자동차와 미디어의 만남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에브리웨어의〈앙상블〉선보이다

방현우 허윤실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작가 그룹 에브리웨어의 신작 〈앙상블〉이 강남구 신사동 현대모터 스튜디오 1층에서 전시된다. 이 작품은 현대차 중 제네시스 쿠페를 구성하는 부품과 배관 등을 분해하여 그 위로 소형 모형차들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작가는 2만개 이상의 부품이 어우러져 움직이는 자동차가 되듯 작가도 많은 이와의 협업을 통해 작업을 완성시킨다는 뜻에서 작품명을 〈앙상블〉로 정했다.‘자동차를 타고 자동차 내부를 여행한다’는 콘셉트를 내건 이 작업은 소형차에 카메라를 부착해 지나가는 인물 및 풍경을 찍어 설치물 뒤에 부착한 미디어 월을 통해 보여준다. 자동차의 시점에서 촬영된 화면은 독특한 미감과 분위기로 관객의 이목을 끈다. 작가는 “최근 미디어에서 유행하는 ‘1인칭 시점 촬영’을 활용하면서 자동차가 자동차를 관찰하는 모습을 담아 기계 본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려 했다”고 말했다.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6월 3일부터 9월 30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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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미술관

‘다원적 예술가’로서의 이응노를 조명하다
〈이응노의 조각, 공간을 열다전〉열려

1960~1980년대 제작된 고암 이응노의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이응노미술관 소장품전이 6월 16일부터 8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소장품전은 그동안 미술사적으로 주목받은 회화작품을 넘어 추상적 미감이 돋보이는 조각을 소개해 이응노의 예술적 흐름의 해석을 확장시켰다. 조각 100점과 드로잉 20점, 콜라주 2점, 회화 2점, 태피스트리 1점 총 125점과 고암의 미망인 박인경 여사가 기증한 조각작품 57점이 최초 공개되어 이응노의 조각예술 세계를 폭넓게 조망하는 사료로서의 기능을 강화했다. 최초 공개되는 작품 중에는 고암이 나무 도시락을 쪼개 간장 고추장으로 색을 낸 〈구성〉, 사람들이 팔을 벌리고 서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높이 3.5m의 대작 〈구성〉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전시에 대해 이지호 이응노미술관 관장은 “회화뿐 아니라 조각 등 다양한 장르로 외연을 넓힌 이응노 화백의 양식적 다양성을 확인하고, 국제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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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

캠핑으로 의기투합한 레지던시 아티스트
〈2015 가창창작캠프〉열려

최근 캠핑문화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미술이 동승했다. 지난 6월 9, 10일 이틀간 대구시 인근 가창창작스튜디오(달성군 가창면 삼산리 우록분교 터)에서 <2015 가창창작캠프>가 열렸다. 가창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대구권역에서 운영 중인 레지던시 프로그램 소속 작가들을 주축으로 예술발전소, 영천창작스튜디오, 미술광장 레지던시 작가들 그리고 광주 미디어레지던시 작가들이 합세했다. 이는 최근 광주시와 대구시가 맺은 “달빛동맹”이 예술계까지 확산된 양상이다.
이번 창작캠프는 비슷한 표제 아래 진행된 여러 행사와 비교해, 형식적인 내용을 가급적 줄인 것이 띄었다. 캠핑이라는 말 그대로 놀이와 식도락을 행사의 중심에 놓고, 개별적인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폐교를 활용한 스튜디오 운동장에서 진행하면서 각종 운동 시합과 둘렛길 산책을 하고, 심야에는 카를 드레이어 감독의 ‘잔다르크의 수난’ 등 고전 예술영화도 상영했다. 평론가 이선영이 ‘독백과 대화’라는 주제로 강연했으며, 희망자를 중심으로 작가별 작업 소개와 자유토론도 이어졌다.
창작캠프는 원 거주지를 떠나 창작스튜디오를 찾아간 젊은 작가가 또다시 그곳을 떠나 만난 집결지라 할 수 있다. 가창창작스튜디오는 현재 거주한 국내외 작가들의 개인전을 릴레이 형식으로 벌인다. 또한 10명의 작가와 5명의 평론가(반이정, 윤규홍, 이대범, 이선영, 홍경한)를 연결한 멘토링 및 비평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작가들에게는 중국 항저우 예술단지에 선발 파견하는 혜택도 부여한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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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_이당 (2)

동네 목욕탕에서 미술관으로
군산 이당미술관 개관전,〈김수남, 아시아의 원(原)풍경전〉열려

군산시 영화동 40여 년 된 목욕탕 건물이 전면적 리모델링을 거쳐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5월 23일 개관한 군산 이당미술관(관장 정태균)이 들어선 ‘영화빌딩’은 1969년 준공된 건물로 1층에 300m2 규모의 목욕탕이 있었고, 2층에서 4층까지는 20여 개의 객실을 갖추고 군산항을 찾은 선원을 맞이했던 여관이었다. 2008년 이후 빈 건물로 방치되다가 지난해 5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여 4층 990m2 규모의 미술관으로 변모했다. 미술관 측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 창작 지원에 힘쓰고 미술관이 위치한 군산 근대역사문화거리의 특성에 맞게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다양한 예술실험이 시도되는 공간을 지향한다”며 젊은 미술인의 창작 지원과 군산지역의 문화적 특수성을 반영해 미술관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객실로 이용되던 일부 공간에서 5명의 입주작가가 작업하고 있다.
이당미술관은 5월 23일 개관식을 갖고 개관전으로 〈김수남, 아시아의 원(原)풍경〉(5.23~ 7.19)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고(故) 김수남(1949~2006) 선생의 1980~1990년대 아시아의 토속문화를 기록한 <아시아> 시리즈와 <한국의 굿> 등 대표작 60여 점이 전시되었다. 김수남 선생은 1970년대 화전민, 부산베트남 난민수용소 등을 기록하였고, 전국 각지를 돌며 한국의 무속신앙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였다. 굿판의 모습을 담은 《한국의 굿》 20권 전집(열화당)은 예술적 가치는 물론 사라져가는 한국의 무속신앙을 기록한 문화인류학 자료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아시아로 관심을 돌려 아시아 각국 소수민족의 무속과 문화를 촬영했다. 2006년 마지막 촬영지인 태국 치앙마이에서 카메라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전주=최정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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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

제주를 담은 그림으로 마음을 전하다
왈종미술관,〈유니세프 기금마련전〉 열어

6월 2일 왈종미술관 개관 2주년을 맞아 〈북한 어린이 돕기 유니세프 기금마련 이왈종 판화전〉(6.2~8.31)과 한국유니세프 친선대사 ‘안성기의 팬 사인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기영 (주)월간미술 대표, 서대원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 김칠성 KBS제주방송총국장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와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왈종은 인사말을 통해 “북한 어린이에게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의 따뜻한 마음이 함께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힘닿는 데까지 유니세프 기금마련 행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이왈종은 2012년부터 유니세프 기금마련 판화전을 개최했으며 매년 유니세프에 3,000만원을 기부해 왔다. 올해는 ‘북한 어린이 돕기’ 유니세프 기금으로 3,000만 원을 기부할 계획이다. 이왈종의 판화 25점이 전시된 〈북한 어린이 돕기 유니세프 기금마련 이왈종 판화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alartmuseum. co.kr)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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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감정책 (1)

한국미술 감정의 이모저모
《2014한국미술품감정 학술연구집》발간

(사)한국미술품감정회가 2013,2014년 2회에 걸쳐 주최한 미술품진위감정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엮어서 학술연구집을 출간했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서 지난 10년간 감정한 주요 작가 중 김환기 이대원 오지호 김창열 천경자 김종학을 선정해 각 분야 전공자들의 심화 연구 결과를 담았다. 김미정 기혜경 김인아 최정주 김이순 김기리 김상균의 연구문이 게재됐고 오광수가 책 머리말을 썼다. 미술작품의 진위감정은 미술사 연구에서 전제되어야 하는 분야로 이 분야의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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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기간 (1)

생명의 약동이 펼쳐지다
7월 개막하는〈2015 평창비엔날레〉

〈2015 평창비엔날레〉가 7월 2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215일간의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생명의 약동(Élan Vital)’이라는 주제 아래 주제전시, 특별전, 부대행사 등 3부분으로 나뉜 6개의 행사가 17곳의 장소에서 펼쳐진다. 주제전은 강요배 김영준 이이남 등 한국작가 29명과 세계 13개국 22명의 작가가 참가한다. 특별전으로는 박수근 서거 50주년 전시인 〈포스트 박수근전〉, 비무장지대 (DMZ)를 방문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DMZ 별곡전〉과 강원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힘 있는 강원전〉이 여러 강원지역에서 펼쳐진다.
한편 평창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평창비엔날레의 주제와 비전을 발표했다. “2013년 창설돼 올해 2회를 맞는 행사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문화올림픽’ 실현과 강원 문화의 세계화 기여를 목표로 한다”는 것.
전시 및 행사 관련 자세한 장소 및 일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www.pcbie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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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대의 어둠을 알아채는 작가들
〈민중미술 2015-잠수함 속의 토끼전〉열려

토끼는 사람보다 감각이 예민하다고 한다. 그래서 과거에 잠수함 내 산소가 얼마나 남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토끼를 잠수함 내부에 사람과 함께 투입했다고 한다. 산소가 부족하면 토끼가 먼저 죽었다.
모든 시대는 그 동시대성을 체험하는 자들에게는 어둡다. 자신의 시대에 시선을 고정함으로써 빛이 아니라 어둠을 지각하는 일, 더불어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빛을 지각해야만 하는 일. 이처럼 동시대의 예술가는 이 시대의 암흑과 어둠을 잠수함 속의 토끼처럼 먼저 알아채야만 한다.
민주항쟁 28주년을 맞아 〈민중미술 2015-잠수함 속의 토끼전〉이 부산민주공원, 부산가톨릭센터, BNK부산은행갤러리에서 열렸다. 올해 전시는 (사)부산민주항쟁기념 사업회가 소장한 민중미술계 주요 작가 작품과 신진 작가들의 다채로운 참여로 이루어졌다.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는 ‘민중미술가 열전’ 두 번째 기획으로 〈박불똥 작가 특별전〉(6.10~7.12), 가톨릭센터 대청갤러리에서 〈우정의 외면〉(6.10~7.12), 부산은행갤러리에서 〈민중미술 소장 작품전〉(6.10~23)이 진행된다.
부산=김은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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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각과 이론의 발전을 위하여
‘2015 김세중 조각상’ 수상자 선정

김세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남조)는 윤석남 이완 김홍희를 각각 ‘제29회 김세중 조각상’, ‘제26회 김세중 청년조각상’, ‘제18회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세중 조각상’과 ‘김세중 청년조각상’ 심사위원으로는 최만린 김이순 문주 최태만 최은주가 맡았고 한국미술저작·출판상 심사는 이어령 오광수 이기웅 최열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7월 14일 용산구에 위치한 ‘예술의 기쁨’에서 열린다. 이날 시상식의 사회는 김태곤이 맡고 이어령과 김남조가 참석한다. 한편 같은 날, 김세중기념사업회가 운영하던 공간에 신축한 작은 회관 ‘예술의 기쁨’ 개관 기념전(7.14~12.24)도 열린다.
김세중기념사업회는 1986년 조각가 김세중 교수가 별세한 후 유가족 및 고인과 친분이 있던 문화계 인사들이 뜻을 합해 발족됐다. 광복 이후 한국 조각계를 이끈 1세대로서 고인의 위치와 의미를 기려 조각상을 설정했다.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제1회 김세중 조각상을 시상했다. 이후 1990년에 40세 미만의 젊은 작가에게 수여하는 ‘김세중 청년조각상’을 제정하고 이후 미술이론의 심도있는 발전을 도모하고자 비평가를 위한 수상제를 만들어 지원 범위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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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P_가로형

산업으로서의 디자인
새롭게 단장한  〈201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15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오는 10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디자인과 더불어 신명’을 주제로 열린다. 6회째를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올해 처음으로 광주디자인센터 주관으로 진행된다. 총감독은 최경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장이 맡았다. 행사는 2개의 주제전, 3개의 본전시, 4개의 특별전, 학술행사, 부대행사 등으로 꾸며진다. 전체 예산은 23억 원이다. 올해 디자인비엔날레가 내건 화두는 ‘산업으로서의 디자인’이다. “그동안 행사를 주관해왔던 광주비엔날레재단에서 분리된 이유는 ‘예술’과 ‘산업’의 모호한 경계에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이전 행사들과 차별화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것이 최경란 총감독의 각오다.
올해 디자인비엔날레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일본의 건축가 이토 도요와 뉴욕현대미술관의 수석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 뮤지엄의 안드레아 칸첼라토 관장 등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들이 전시 큐레이터와 작가로 참여한다. 특히 이들은 광주지역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 모델을 제시한다. 최경란 총감독은 “세계 경제와 문화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동·서양의 가치가 융합된 디자인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제시할 것”이라며 “미래 디자인산업의 지역 핵심 콘텐츠로 발돋움시키고자 로컬과 글로벌의 융합을 통한 지역 디자인산업의 브랜드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박진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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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상

프랑스에 펼쳐진 해송
임무상 초대전〈Betagne 海松〉열려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대서양 연안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트레가텔의 시의회 센터에서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에는 2013년 12월 이탈리아 초대전(Padova, Abano ARTisima Gallery) 참석차 우연히 들른 트레가텔 지역에서 해송을 보고 스케치한 것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작업한 수묵회화 3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평소 소나무에 애정을 갖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소나무 생태에 대해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작업에서는 영국과 마주한 브르타뉴 지방의 지리적 특성에 주목했다. 임무상은 2010년부터 서울, 파리, 이탈리아 등에서 20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 파리 Selective Art 전속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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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현대미술을 말하다
평양현대미술 특강 열려

2011년 9월 첫 방문을 시작으로 7차례 평양을 오가며 북한의 현대미술을 연구해 온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지난 6월 26일 서울 종로구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동시대미술을 통해 본 평양’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화가이자 교육자로서 그는 지난 5년간의 행보를 <평양-서울 프로젝트>라 명명하고 평양 방문 시 작가 인터뷰, 전시, 미술 관련기관 등을 방문하며 연구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 존스홉킨스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강연을 펼치기도 한 그는 현재 평양현대미술에 대한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책을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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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잡지

‘우수콘텐츠잡지’ 《월간미술》
기사 내용, 편집 디자인 등 우수한 경쟁력 인정받아

지난 5월 29일 한국잡지협회 대회의실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5년도 우수컨텐츠잡지 선정증 수여식이 열렸다. 우수콘텐츠잡지 선정·지원 사업은 지난 2005년, 잡지 산업 진흥 정책의 일환으로 국내 잡지시장을 활성화하고 잡지 콘텐츠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작됐다. 매년 모든 분야의 잡지를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우수콘텐츠잡지를 선정하고 있다. 이기영 (주)월간미술 대표는 “미술 전문지의 역할뿐 아니라 일반 독자층에 미술지식을 공급하는 대중지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것이며, 미술문화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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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균“예술은 영혼을 되찾는 길이다”
이균 前 홍익대 무역학과 교수

최근 출간된 책 《한국 여인상 조각사》 (코람데오)의 저자를 만났다. 그의 경력이 이색적이다. 홍익대 무역학과 교수를 지낸 이균은 정년퇴임을 한 학기 남겨두고 홍익대 미술대학원에 진학해 조각을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받았다. 각종 미술공모전에서 수상한 그는 현재 마가미술관에서 세 번째 개인전 <새로운 구상>(5.23~7.23)을 열고 있다.
늦게 미술을 공부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원래 고1까지 미술반 활동을 활발히 했고 사생대회에서 문교부장관상을 받은 적이 있다. 취미가 미술관 순례와 컬렉션인데 재직한 학교도 미대로 유명한 홍익대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동기는 신문칼럼에서 78세에 그림을 시작해 100세에 화가가 되었다는 미국의 대표적인 민속화가 로버트슨의 이야기를 읽은 것이다. 60세는 충분히 젊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백화점의 문화교실에 등록해 드로잉을 익히고 미대입시학원에서 조각모델링을 배웠다. 이왕 시작할 바에야 제대로 배우자고 생각해 대학원에 입학했다.
국제무역학을 전공했는데 미술과 관련성이 있다면?
경제학이라는 학문과 예술은 전혀 무관하다. 예술은 정서적이고 심적인 부분을 채워준다. 사람들은 경제학자가 예술에, 그것도 늦은 나이에 조각을 시작하는 것을 기이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내 작품에서 연결고리가 하나 있다면 <블랙스완>을 들 수 있다. 1770년 영국의 쿡 함장이 호주 대륙을 발견하면서 블랙스완이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이 한 마리가 ‘백조는 희다’라는 통념을 깨트렸다. ‘블랙스완’은 경제학에서는 관찰과 경험에 의존한 예측을 벗어나 극단적인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1930년대 세계대공황,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 등의 사건을 들 수 있다. 실제로 국제경제에서나, 인생살이에서나 꽤 자주 출몰하는 현상이다. 이처럼 블랙스완은 기존의 수많은 사례로 정착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단 한 가지의 반례를 상징한다.
동시대 조각은 재료의 물성뿐 아니라 비물질적인 측면까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대학원 과정에서 다양한 재료와 매체를 접했다. 하지만 나는 난해한 이론이나 미학을 동원하기보다 명료한 언어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다. 늦깎이 조각가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조각에 임하고 싶다.
《한국 여인상 조각사》를 출간한 동기는 무엇인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작가는 조각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여인상부터 만든다. 이 책에 포함된 유학 1세대 작가 7명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조각사에 관한 책은 있지만 여인상 조각에 대한 책은 없어 출간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조각사를 계속 연구할 계획이다. 이 책에 다룬 작가들에게서 배운 후진들이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다루고 싶다.
이슬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