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에디토리얼

상하이의 무한한 시공간 표류 <에픽 상하이>

조덕현 : 에픽 상하이

2018년 1월 19일 – 2월 20일

PKM 갤러리 

http://www.pkmgallery.com


조덕현은 PKM 갤러리에서 2018년 1월 19일부터 2월 20일까지 개인전을 펼친다. ‘Epic’은 서사시, 혹은 장편서사영화라는 뜻이다. <에픽 상하이>는 이미 세상을 떠난 어떤 (가상) 인물의 실존을 추적하며 그 삶의 다양한 국면을 들추어 시각화하는 서사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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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물 조덕현의 20대 상하이 시절’

<1935>, 2017, Graphite & acrylic on oriental paper, 391x582cm , 조덕현 (사진제공: PKM갤러)

조덕현 작가(61)는 상하이 출신의 소설가 미엔미엔(棉棉)과 협업하여 이야기를 만들었다. 주인공은 작가와 같은 이름인 ’조덕현’. 1914년에 태어나 험난한 20세기의 격랑을 헤쳐 나가다가 1995년에 고독사했다. 가상 인물 ‘조덕현’의 말년 정황은 이전 전시(꿈 Dream,2015년 일민미술관)에서 작업으로 언급된 바 있다. 이번 전시엔 덕현의 20대 시절이자 상하이 생활을 다룬다. 남 주인공 외에도 1930년대 상하이의 전설적인 여배우 완령옥(阮玲玉), 조선에서 건너가 상하이의 슈퍼스타가 되었던 김염(金焰), 당대의 아이돌인 배우 겸 가수 저우쉬엔(周璇)등 다수의 실존 인물들과 여주인공 홍(紅)이 공존하며 서사에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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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상하이’

작가는 20세기 초반 동서양의 자본이 밀집되며 세계 5대 도시로 꼽힐 만큼 급성장했다가 사라진 ‘올드 상하이’라는 시공간을 현대에 소환한다. 올드 상하이(현재의 상하이와 구별하기 위해 중국인들이 붙인 명칭)는 화려한 기억으로 현대인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하지만 올드 상하이는 동양과 서양, 전근대와 근대, 식민과 탈식민의 여러 가치가 극단적으로 대립했던 곳이기도 하다. 계층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온갖 문제가 끊이지 않아 범죄와 테러, 국지적인 전투가 빈번했으며 전쟁의 징후 등 두려운 예감이 엄습하던 뒤숭숭한 곳이었다. 작가는 그 독특한 시공간에서 얼핏 현재 글로벌 세계의 모습을 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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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초월하는 이미지들의 중첩’

<꿈꿈>, 2017, Graphite & acrylic on oriental paper, 391x582cm , 조덕현 (사진제공: PKM갤러)

출품작 중 초대형 회화인 <1935>는 에픽 상하이의 서사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화면에는 가상과 실제 요소들이 뒤섞여있다. 실존 인물과 허구 인물, 과거와 현재, 그리고 실제 상하이의 모습과 영화 세트 등 각각 다른 시공간의 이미지들이 중첩한다. 이런 레이어들 간의 충돌과 조화를 읽어내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발생하는데, 이는 장편 서사를 시각적인 한 장면으로 표현하는 ‘미적 실험’으로 문학이나 영화 등 서사 위주의 장르와는 다른 방식의 독해법을 요구한다.

<꿈꿈>의 경우 상징성이 더욱 농후하다. 작품 속엔 근현대의 온갖 전쟁과 재난 난민들이 한데 모여있다. 작가는 세계대전의 난민, 팔레스타인 난민, 이탈리아 지진 피해자까지 세계적인 사건의 피해자들을 수몰되는 올드 상하이를 배경으로 배치하였다. 이런 격렬한 구도는 바로크 회화나 낭만주의 회화를 연상시키며 대재앙의 광경을 연출한다.

Midnight Shanghai1, 2017. Mixed media on oriental paper, 100 x 100 cm . 조덕현 (사진 : PKM갤러리 제공)

이 외에도 현대 상하이 번화가 ‘난징루’의 네온사인 간판들을 모티브로 한 <미드나잇 상하이>, 올드 상하이 시절부터 존재하는 건물들을 찍어 명암 반전을 이룬 사진 작업 <메티포>,  전시 동선 마지막에 위치한 영상 설치작업인 <에픽 상하이> 등 조덕현의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올드 상하이와 현재 상하이 속에서 마치 무한한 시공간을 표류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조덕현의 전시는 2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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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PKM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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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monthlyart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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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번째 한국문화원, 홍콩 개원

(사진:주홍콩 한국문화원 안내데스크 / 사진제공: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아시아의 중심 도시인 홍콩에 한국문화원을 개원한다. 주홍콩 한국문화원(이하 문화원)은 북경, 상해에 이은 중국 지역의 3번째 문화원이며, 재외한국문화원으로서는 32번째 문화원이다. 문화원 개원식은 1월 24일(수) 현지 시각 오후 6시 30분(한국 시각 오후 7시 30분), 홍콩의 유명한 문화복합공간인 피엠큐(PMQ, Police Married Quarters: 옛 경찰기혼자숙소)에서 열린다.

 

– 한국 근현대 미술 전시로 개원

(사진: 개관전시 참여작가 김수자의 작품, 보따리, 2011/ 사진제공 : 국제갤러리, 2017년 )

홍콩이 세계 3대 미술시장인 점을 고려해 한국 근현대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개원 기념 전시회 ‘접점개화(Blooming at the Junction)’를 개최한다. 1월 25일(목)부터 3월 31일(토)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백남준, 김수자, 김아타, 김구림 등 한국 미술 대표작가 19명의 작품 30여 점을 집중 조명한다.

 

개원 전시는 동양과 서양의 만남을 통해 개화한 접경의 도시 홍콩의 특징에 착안하여 기획되었다. 한국과 홍콩의 접점을 찾고 앞으로 한국과 홍콩의 미술적 교류 확대의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한다. 한국적 정서와 역사, 문화를 바탕으로 작업하고 있는 19인의 한국현대미술작가들을 소개하고, 한국적 사유가 현대미술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고자 하며 한국 현대미술 다양성의 측면을 제시한다.

 

– 홍콩 심장부에서 한국 문화 전파

(사진 : 주홍콩 한국문화원 K-POP 체험존 / 사진제공: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원은 홍콩센트럴에 있는 피큐엠(PMQ) 내 2개 층(약 1,072m^2)을 사용해 전시·공연 등을 위한 다목적홀, 한국문화체험관(한식, 전통문화, K-pop ), 강의실, 한식조리실, 도서자료실, 멀티미디어실 등을 제공한다. 문화원은 앞으로 미술 전시, 소규모 공연, 한국어 강좌, 한식 강좌, 케이팝(K-pop) 감상, 한국영화 감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7층 자료실을 통해서는 한국 미술, 한식, 한국 문학 등 3대 분야 도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2011년부터 홍콩에서 한국문화 종합축제로 자리매김해 온 ‘한국 10월 문화제(Festive Korea)*’를 문화원의 대표 브랜드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 2015년 국립오페라단 공연, 이영희 한복 패션쇼, 2016년 국립현대무용단, 리처드 용재오닐 콘서트, 2017년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회 등 한국 정상급 예술단이 ‘한국 10월 문화제’를 통해 홍콩에 소개된 바 있음.

 

– 지정학적 이점을 가진 동서 문화의 융합지 홍콩, 앞으로 한국 문화를 세계 속에 전파하는 데 큰 역할 기대

사진: 개관전시 참여작가 백남준 작품, 문학은 책이 아니다,1988 / 사진제공: 갤러리 신라 )

홍콩은 2004년에 한국·홍콩 정부 간 문화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 2014년 한·홍콩 창조산업 협력 양해각서 체결,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홍콩예술발전국간 문화교류협력 양해각서 체결, ▲ 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관광공사와 홍콩 피엠큐(PMQ)간 융·복합 콘텐츠 분야 협력 양해각서 체결 등을 통해 문화적으로 긴밀한 교류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홍콩 한국문화원은 새 정부 출범 후 개원하는 첫 번째 문화원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 홍콩이 지정학적 이점을 가진, 동서 문화의 융합지라는 점에서 앞으로 한국 문화를 세계 속에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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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monthlyart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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